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해외 사업을 확대해온 화장품 업계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환율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브랜드와 제조·유통사의 사업 구조에 따라 영향이 갈릴 전망이다.
지난 7월 1일 장중 1559.20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9일 종가 기준 1336.1원을 기록했다. 두 달여 만에 고점 대비 200원 넘게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달러로 거래하는 수출기업은 환율이 오르면 같은 판매대금을 원화로 바꿨을 때 더 많은 돈을 받지만, 수입기업은 상품과 원료를 사오는 데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하다. 환율이 내려가면 반대로 수출기업의 원화 환산 매출은 줄고 수입기업의 매입 부담은 낮아진다.
하나증권 박종대 연구원은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환율 하락이 화장품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실질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무역벤더 업체인 실리콘투에는 실질적인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에 완제품을 수출하는 브랜드는 환율 하락의 영향을 받겠지만, 현지 비용의 원화 환산 부담도 낮아져 수익성 악화를 일부 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환율이 내려가면 달러로 벌어들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 브랜드의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 다만 현지에서 광고와 물류 등에 달러로 지출하는 비용의 원화 환산액도 감소하기 때문에 이익 감소폭을 일부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판관비에서 FBA(아마존 판매의 경우) 서비스 수수료, 판매 수수료, 광고선전비, 운송비까지도 달러로 지급되는 금액이 작지 않기 때문에 마진 훼손 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비용 집행을 위해 해외 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체들은 작년 하반기 관세 인상, 올해 상반기 원부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모두 흡수하고 있다"며 "원가율이 낮기 때문에 이들 변수가 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매출만 크게 일어난다면 수익성 측면에서도 별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OEM·ODM과 부자재 업체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들은 브랜드의 주문을 받아 화장품이나 용기 등을 생산·공급한다. 브랜드가 해외에서 제품을 계속 팔고 생산 주문도 유지한다면 제조사와 부자재 업체의 일감이 줄어들 이유도 적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브랜드 업체들 대부분,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달러 판매 가격을 높일 생각은 없다"며 "환율 하락이 화장품 밸류체인상 브랜드 업체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고, 최소한 ODM·부자재 업체들의 실적 영향은 없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실리콘투와 같은 수출벤더는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원화로 제품을 사들여 해외에서 달러로 판매하는 만큼, 국내 매입대금이 그대로여도 원화로 환산한 판매대금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령, 국내에서 10만원에 사온 제품을 해외에서 100달러에 판다면, 환율이 1500원일 땐 원화 환산 판매대금이 15만원이지만 1400원이 되면 14만원으로 줄어든다. 다른 비용을 빼기 전 남는 금액도 5만원에서 4만원으로 감소한다.
실리콘투는 과거 환율 상승기에 이와 반대의 효과를 누렸다. 박 연구원은 2021년 대비 2024년 매출총이익률이 4%포인트 이상 높아진 데 환율 상승이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지금은 환율이 내려가면서 당시 이익률을 높여줬던 효과가 약해지는 국면이라는 것.
박 연구원은 "실리콘투는 브랜드 회사처럼 현지에 유보하는 현금이 거의 없으며, 현지 마케팅비 소요 예산도 제한적"이라며 "제품 매입을 위해 원화로 환전해야 하는 금액이 대부분이어서 매출과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으론 업태별 수익성 차이가 화장품 산업 전반의 성장 둔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가 여전히 굉장히 세고 채널·지역·카테고리 확대 효과가 예상보다 크다"며 "환율 하락이 산업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환율 하락은 국내 백화점 업계에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 내국인의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줄어 국내 쇼핑에 쓰이던 돈 일부가 해외로 향할 수 있고, 외국인 관광객에겐 한국 쇼핑의 가격 매력이 낮아진다.
박 연구원은 "8월 들어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환율 하락은 외국인 인바운드 위축은 물론, 내국인 아웃바운드 증가까지 겹치면서 백화점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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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해외 사업을 확대해온 화장품 업계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환율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브랜드와 제조·유통사의 사업 구조에 따라 영향이 갈릴 전망이다.
지난 7월 1일 장중 1559.20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9일 종가 기준 1336.1원을 기록했다. 두 달여 만에 고점 대비 200원 넘게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달러로 거래하는 수출기업은 환율이 오르면 같은 판매대금을 원화로 바꿨을 때 더 많은 돈을 받지만, 수입기업은 상품과 원료를 사오는 데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하다. 환율이 내려가면 반대로 수출기업의 원화 환산 매출은 줄고 수입기업의 매입 부담은 낮아진다.
하나증권 박종대 연구원은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환율 하락이 화장품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실질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무역벤더 업체인 실리콘투에는 실질적인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에 완제품을 수출하는 브랜드는 환율 하락의 영향을 받겠지만, 현지 비용의 원화 환산 부담도 낮아져 수익성 악화를 일부 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환율이 내려가면 달러로 벌어들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 브랜드의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 다만 현지에서 광고와 물류 등에 달러로 지출하는 비용의 원화 환산액도 감소하기 때문에 이익 감소폭을 일부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판관비에서 FBA(아마존 판매의 경우) 서비스 수수료, 판매 수수료, 광고선전비, 운송비까지도 달러로 지급되는 금액이 작지 않기 때문에 마진 훼손 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비용 집행을 위해 해외 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체들은 작년 하반기 관세 인상, 올해 상반기 원부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모두 흡수하고 있다"며 "원가율이 낮기 때문에 이들 변수가 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매출만 크게 일어난다면 수익성 측면에서도 별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OEM·ODM과 부자재 업체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들은 브랜드의 주문을 받아 화장품이나 용기 등을 생산·공급한다. 브랜드가 해외에서 제품을 계속 팔고 생산 주문도 유지한다면 제조사와 부자재 업체의 일감이 줄어들 이유도 적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브랜드 업체들 대부분,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달러 판매 가격을 높일 생각은 없다"며 "환율 하락이 화장품 밸류체인상 브랜드 업체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고, 최소한 ODM·부자재 업체들의 실적 영향은 없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실리콘투와 같은 수출벤더는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원화로 제품을 사들여 해외에서 달러로 판매하는 만큼, 국내 매입대금이 그대로여도 원화로 환산한 판매대금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령, 국내에서 10만원에 사온 제품을 해외에서 100달러에 판다면, 환율이 1500원일 땐 원화 환산 판매대금이 15만원이지만 1400원이 되면 14만원으로 줄어든다. 다른 비용을 빼기 전 남는 금액도 5만원에서 4만원으로 감소한다.
실리콘투는 과거 환율 상승기에 이와 반대의 효과를 누렸다. 박 연구원은 2021년 대비 2024년 매출총이익률이 4%포인트 이상 높아진 데 환율 상승이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지금은 환율이 내려가면서 당시 이익률을 높여줬던 효과가 약해지는 국면이라는 것.
박 연구원은 "실리콘투는 브랜드 회사처럼 현지에 유보하는 현금이 거의 없으며, 현지 마케팅비 소요 예산도 제한적"이라며 "제품 매입을 위해 원화로 환전해야 하는 금액이 대부분이어서 매출과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으론 업태별 수익성 차이가 화장품 산업 전반의 성장 둔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가 여전히 굉장히 세고 채널·지역·카테고리 확대 효과가 예상보다 크다"며 "환율 하락이 산업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환율 하락은 국내 백화점 업계에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 내국인의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줄어 국내 쇼핑에 쓰이던 돈 일부가 해외로 향할 수 있고, 외국인 관광객에겐 한국 쇼핑의 가격 매력이 낮아진다.
박 연구원은 "8월 들어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환율 하락은 외국인 인바운드 위축은 물론, 내국인 아웃바운드 증가까지 겹치면서 백화점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