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민 보험급여과장 “건보료 동결, 보장성 축소 아냐… '중증·혁신신약' 이동”
희귀·중증난치 본인부담 7%로 인하… 중증 2형 당뇨도 기기 신규 지원
내년 초 2단계 로드맵 발표… "고액 항암제 급여화 및 비급여 통제 정조준"
건보료 7.19% 동결 속 "보장성 축소 없다"… 재정 지출 효율화로 정면 돌파
입력 2026.09.10 06:00 수정 2026.09.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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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민 복지부 보험급여과장.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패러다임이 기존 검사비 위주의 '전통적 치료' 영역에서 고가의 혁신 신약, 재택 관리, 간호·간병 등 새로운 의료 수요로 전면 전환된다.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 발표될 2단계 로드맵에서는 고액 항암제 신속 급여화와 불필요한 비급여 의료 남용 통제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9일 유정민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전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한 '건강보험 보장 1단계 혁신방안'의 추진 배경과 향후 2단계 로드맵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이같이 밝혔다.

유 과장은 이번 1단계 보장성 강화의 타겟이 중증·희귀질환에 집중된 이유에 대해 "전통적인 치료 영역에서의 보장은 어느 정도 사각지대를 최대한 줄였다고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최근 신약이나 새로운 의료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 보니 경제성 평가 등의 문제로 건강보험이 이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발생했다"며 "이러한 혁신 신약과 고령화로 인해 수요가 급증한 간호·간병, 그리고 의료기관 밖에서 이루어지는 재택 및 예방 관리 기기 지원에 보장성 강화의 우선순위를 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전체 로드맵 완성을 기다리기보다 현장 요구도가 높은 과제부터 우선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희귀·중증난치 질환자의 본인부담률을 현행 10%에서 7%로 낮추고, 중증 당뇨의 급여 적용 범위를 1형에서 2형까지 확대하는 방안은 하위법령 개정을 거쳐 당장 올해 12월부터 시행된다.

복지부는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각계의 추가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상반기 또는 연초에 2단계 세부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유 과장은 2단계 핵심 과제로 '암 질환 보장성 확대'와 '비급여 관리'를 꼽았다.

유 과장은 "치료적 필요성이 있음에도 워낙 고액이라 본인 부담이 크거나 급여화가 안 된 항암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제외국 사례 등을 참고해 이들 고액 항암제의 신속한 급여화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의료계의 우려가 제기되는 비급여 정비에 대해서는 "모든 비급여를 통제하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며, 치료에 꼭 필요한 비급여는 우선순위를 정해 급여화하되 불필요하고 효과가 없는 비급여 치료는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기조"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본인부담상한제를 개선하고, 희귀·중증 치료 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자의 비급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브릿지 형태의 별도 계정' 마련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결정된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 7.19% 동결 조치가 기존 보장성 강화 계획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유 과장은 "보험료율 동결 때문에 기존 계획을 줄여야 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적정 법정 준비금 규모와 약 1조원 규모의 국고 지원 유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연말까지 예상 재정 추계를 다시 분석해 급여 지출 효율화 등과 종합적으로 연계해 살피겠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정부와 달리 '건강보험 보장률'이라는 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이유도 설명했다.

유 과장은 "건강보험의 직접적인 정책 수단은 급여인데, 보장률 지표에는 정부가 컨트롤하기 어려운 비급여 영역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수치적 목표로 제시하는 것은 건정심 내부에서도 논쟁이 컸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료비 상위 30위 내 중증 질환 보장률은 80% 내외로 안정적이지만, 새로운 고가 치료제 진입으로 수치가 일시적으로 떨어질 요인이 있다"며 "보장률은 획일적 달성 목표가 아니라, 급여 확대가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기 위한 참고 지표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수 희귀질환을 전문으로 보는 요양병원에 대한 수가 지원 계획도 구체화됐다. 

유 과장은 새로운 요양병원 종별을 신설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며 "루게릭병 등 근육성 희귀질환 특성상 지속적인 마사지와 카테터 교체 등 최고도 중증 환자를 거의 100% 진료하면서도 현행 수가 체계상 적자에 시달리는 병원들이 전국에 3곳 정도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러한 초고도 환자 전담 기관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맞춤형 수가 모형을 개발해 파일럿 스터디 형태로 건정심에 별도 보고할 계획이다.

요양병원 내 무의미한 연명치료와 장기 입원으로 인한 건보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대책도 언급됐다. 

유 과장은 "환자 본인은 원하지 않는데 보호자의 요구 등으로 불필요한 치료와 입원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러한 수요를 재택으로 흡수하기 위해 환자 중증도에 맞춰 방문진료 수가를 세분화하고, 집에서도 임종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가정형 호스피스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설계 중"이라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위주로 재편되면서 특정 비중증 진료과가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투트랙 보완책'을 제시했다.

유 과장은 "매우 고령인 환자의 슬관절 수술처럼 종합병원 이하에서 수행 시 합병증 유발 위험이 높아 상급종합병원에서 반드시 다뤄야 하는 고난도 필수 기능은 신속하게 상급종합병원 '적합 질환군'으로 재분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증 중심 개편으로 전공의 수련 기회가 위축될 수 있는 진료과를 위해 다기관 협력 수련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의료기관 간 네트워크 협력 진료 체계에 대한 보상을 새롭게 마련해 의료 전달체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상급종합병원 추가 지정에 따른 재정 영향에 대해서는 "통상 500병상 규모 병원이 처음 상종으로 진입하면 초기 수백억 원의 적자가 발생할 정도로 기준 충족에 많은 비용이 들고, 진입 시 종별 가산이 붙어 건보 재정 지출도 늘어난다"면서도 "상종 진입을 노리는 병원들은 이미 대규모 인프라를 갖추고 지향해 온 곳들이 많아 전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극단적으로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질의응답 전문

Q.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1단계 방안의 추진 배경과 핵심 내용, 그리고 시행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 기존 치료 영역의 사각지대는 상당 부분 해소됐으나, 발전 속도가 빠른 혁신 신약·의료기술과 간호·간병, 재택·예방 관리 영역은 보장 강화가 시급해 1단계 핵심 과제로 삼았다. 
전체 로드맵 발표를 기다리기보다, 환자 단체의 요구가 높았던 중증·희귀난치 질환자를 중심으로 연간 약 8,000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우선 지원한다. 
이에 따라 올 12월부터 하위법령 개정을 거쳐 희귀·중증 난치 질환자의 본인부담률을 10%에서 7%로 인하하고, 중증 당뇨의 급여 적용 범위를 1형에서 2형까지 확대한다. 
소아 충치 치료와 임플란트 관련 급여 확대는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Q. 향후 2단계 보장성 강화 로드맵의 추진 일정과 주요 검토 과제는 무엇인가?
-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중 각계 의견을 수렴해, 내년 상반기 또는 연초에 세부 방안을 마련하여 준비되는 과제부터 순차 발표할 계획이다. 
최근 혈액암 산정특례 등록 기준을 일부 개선한 것에 이어, 경제성 평가 등으로 진입이 늦어진 고액 항암제의 신속 급여화 등 암 질환 보장성 강화를 중점 검토한다.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는 우선순위를 정해 급여화하되, 불필요하고 효과가 없는 비급여 치료는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다. 
본인부담상한제를 개선하고, 희귀·중증 치료 진입 시 환자의 비급여 부담을 덜기 위한 브릿지 형태의 별도 계정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또한 중증 당뇨 등 기존에 요양비 형태로 지원되던 항목을 의료적 측면을 감안해 요양급여로 전환하는 세부 과제도 검토하고 있다. 

Q. 건강보험료율 동결이 기존 보장성 강화 및 급여 지출 계획의 축소로 이어지는 것인가? 
- 이번 건보료율 동결 결정으로 인해 기존에 계획했던 보장성 강화 항목을 축소해야 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이는 법정 적정 준비금 규모, 건강보험료 수입의 변동, 그리고 약 1조 원 규모의 국고 지원 유입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의사결정이다. 
연말까지 재정 추계를 다시 분석할 예정이며, 재정 안정화를 고려한 급여 지출 효율화와 전반적인 제도 개편을 병행할 것이다. 

Q. 혁신 신약 및 고비용 의료기술의 신속 급여화 기조는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는가?
- 과거 국민 체감도가 높았던 MRI 등 검사 분야 중심의 비급여 급여화는 어느 정도 제도화가 정착되어 급여권 진입 루트로 작동하고 있다. 
앞으로는 대동맥 판막 시술(TAVI, TEER 등)처럼 치료 효과는 분명하나 고비용 문제로 급여 진입이 지연됐던 혁신 의료기술과 고가 항암제의 급여화에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약제과에서 8월에 진행한 공모 결과를 바탕으로 희귀질환 신속 등재 시범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 빠르게 등재하는 등, 철저히 환자 편익을 중심으로 판단할 계획이다. 

Q. 과거처럼 '건강보험 보장률'이라는 명시적인 수치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 보장률 지표에는 건강보험 급여 지출로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비급여 영역이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평균적인 달성 목표로 내세우는 것은 건정심 내부에서도 논쟁이 컸다. 
현재 진료비 상위 30위 내 중증 질환의 보장률은 80% 내외로 안정적이나, 고가 신약이나 신의료기술 도입으로 보장률 수치가 다소 하락할 요인이 존재한다. 
따라서 보장률을 획일적인 목표로 삼기보다는, 수치가 떨어지는 질환별·계층별 원인을 파악해 실질적으로 급여 지원이 필요한 곳을 찾는 참고 지표로만 활용할 것이다. 

Q. 보도자료에 언급된 루게릭병 등 '특수질환 전문 요양병원' 제도의 구체적인 취지는 무엇인가?
- 요양병원의 새로운 유형을 획일적으로 신설 및 제도화하려는 취지가 아니다. 
루게릭병 등 근육성 희귀질환은 마사지와 카테터 교체 등 최고도 중증 의료 처치가 필요한데, 이런 초고도 중증 환자를 약 95% 이상 전담하는 특화 요양병원이 전국에 3곳 정도 있다. 
이들 병원은 손이 많이 감에도 현행 요양병원 수가 체계상 적자를 겪고 있으므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는 초고도 중증 환자 전담 기관을 돕기 위해 맞춤형 수가 모형을 개발하는 파일럿 스터디를 거쳐 건정심에 별도 보고할 예정이다. 

Q. 무의미한 연명치료 및 요양병원 장기 입원으로 인한 재정 누수 방지 대책이 있는가?
- 환자 본인은 연명치료를 원치 않으나 보호자의 뜻으로 불필요한 치료와 입원이 지속되는 사례가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상 혁신 차원에서 대안을 마련 중이다. 
불필요한 장기 입원 수요를 줄이려면 환자가 병원이 아닌 재택에서도 의료와 간병 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체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따라서 환자 중증도에 따라 방문진료 수가를 차등화하고, 집에서도 존엄하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가정형 호스피스 등 재택의료 지원 체계를 종합적으로 설계하고 있다. 

Q.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위주로 구조 전환될 때 비중증 진료과가 소외되는 '풍선효과' 대책은 무엇인가?
- 상급종합병원 내 모든 임상과가 필수적이지만, 과별로 유지해야 할 환자군과 기능이 다를 수 있어 투트랙으로 보완한다. 
첫째, 초고령 환자의 슬관절 수술처럼 종합병원 이하에서 수행 시 합병증 위험이 높아 상급종합병원에서 다뤄야 하는 필수 고난도 진료는 신속하게 '적합 질환군'으로 재분류한다. 
둘째, 중증 질환 외에도 전공의 수련을 위해 다뤄야 할 영역이 있으므로, 다기관 협력 수련 시범사업을 활용하고 네트워크 단위의 협력 진료에 대한 새로운 보상 기전을 마련해 전달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Q. 상급종합병원이 새롭게 추가 지정되어 그 수가 늘어날 경우,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로 추산하는가?
- 신규 지정 시 종별 가산 등이 새롭게 붙기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아직 정확한 재정 소요 규모를 구체적으로 추계하지는 않았다. 
500병상 이상 규모의 병원이 처음 신설될 경우 초기 적자가 200억~300억원대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재정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신규 진입 시 병상 감축 등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과 연계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목표로 하는 병원들은 이미 대규모 인프라를 갖추고 상급종합병원에 준하게 운영되는 곳들이 많아, 새롭게 지정되더라도 건보 재정 지출 증가 폭이 극단적으로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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