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독감백신 허가…‘엠플루시바’ 80만명 검증대 오른다
FDA, 50세 이상 승인…모더나 ‘엠플루시바’ 50~64세 정식·65세 이상 가속승인
4만명 3상서 표준용량 백신 대비 상대 예방효과 26.6%
고령층 강화백신과 두 절기 실사용 비교…mRNA 미래 가를 시험대
입력 2026.08.10 06:00 수정 2026.08.10 06:01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이 계절독감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5일(현지시간) 모더나의 mRNA 기반 계절독감 백신 ‘엠플루시바(MFLUSIVA, 개발명 mRNA-1010)’를 50세 이상 성인의 독감 예방용으로 승인했다. 미국에서 계절독감을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최초의 mRNA 백신이다.

다만 이번 허가의 근거와 무게는 연령에 따라 다르다. 50~64세에서는 기존 표준용량 독감백신보다 실제 독감 발생을 줄였다는 임상적 예방효과를 근거로 전통적 승인을 받았다. 반면 65세 이상에서는 고용량 백신보다 높은 항체반응을 보였다는 면역원성 자료에 기반해 가속승인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엠플루시바는 50세 이상이라는 하나의 허가 연령을 확보했지만, 고령층에서 기존 우선권고 백신보다 실제 독감과 입원을 더 줄일 수 있는지는 시판 후 확증시험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 모더나는 65세 이상 약 80만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 독감 절기에 걸쳐 실사용 효과를 비교할 예정이다.

이번 승인은 최초의 mRNA 독감백신이라는 기술적 상징성을 넘어선다. 이미 여러 제품이 공급되는 성숙한 계절독감 시장에서 mRNA가 기존 플랫폼보다 나은 임상적·경제적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지를 평가받는 출발점이다.

엠플루시바는 A(H1N1)pdm09, A(H3N2), B/Victoria 계열의 헤마글루티닌(HA) 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3가 백신이다. 각 항원을 암호화하는 mRNA 12.5㎍씩 총 37.5㎍이 지질나노입자에 담긴다. 0.38mL를 1회 근육주사하며 단회용 프리필드시린지로 공급된다.

기존 독감백신이 주로 유정란이나 세포에서 바이러스를 증식해 항원을 생산하는 것과 달리 엠플루시바는 HA 단백질을 만들도록 설계한 mRNA를 체내에 전달한다. 세포가 mRNA 정보를 이용해 항원을 일시적으로 발현하면 면역계가 이를 인식해 면역반응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생산 과정에 유정란을 사용하지 않아 난 적응 돌연변이를 피할 수 있으며, 바이러스 배양이 필요하지 않아 제조기간을 단축할 가능성도 있다. 제조기간이 줄어들면 실제 독감 절기에 가까운 시점의 유행 바이러스 정보를 제품에 반영할 여지가 커진다.

다만 이는 플랫폼이 가진 잠재적 장점이다. 이번 승인만으로 백신주와 실제 유행주의 불일치 문제가 해결됐거나 매년 기존 백신보다 높은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경쟁력은 여러 독감 절기에 걸친 예방효과와 생산·공급 과정에서 확인해야 한다.

80만명 실사용 비교…고령층 가치 입증 관건
모더나가 수행할 P910 연구는 65세 이상 약 80만명을 대상으로 엠플루시바와 고령층 우선권고 독감백신의 실제 효과를 비교하는 4상 실용적 군집 무작위시험이다. 2027~2028년과 2028~2029년 두 차례 독감 절기에 각각 약 40만명을 등록할 계획이다.

연구 참여기관은 주별로 엠플루시바와 비교백신을 번갈아 사용한다. 접종 시점과 의료기관별 차이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실제 의료환경에 가까운 조건에서 두 백신을 비교하기 위한 설계다.

1차적으로는 검사로 확인된 의료이용 동반 독감에 대한 비열등성을 평가한다. 독감으로 인한 응급실·응급진료·입원과 독감 관련 입원, 바이러스 균주별 상대효과도 분석한다. 연구는 2029년 7월 완료하고 최종 결과는 2030년 5월까지 FDA에 제출할 예정이다.

고령층에서는 감염 자체를 줄이는 효과뿐 아니라 입원과 폐렴, 기저 심폐질환 악화, 사망을 얼마나 감소시키는지가 백신의 실질적인 가치를 결정한다. FDA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65세 이상은 독감 관련 사망의 약 70~85%, 입원의 50~70%를 차지한다.

P304 연구에서 입원이나 응급실·응급진료 등 높은 수준의 의료이용이 필요했던 독감에 대한 엠플루시바의 상대효과는 표준용량 백신 대비 47.9%로 나타났다. 그러나 신뢰구간이 넓고 비교 대상도 고령층 우선권고 백신이 아니어서 중증 예방의 우월성을 확정할 수는 없다.

허약 노인과 면역저하자에 대한 근거도 보완해야 한다. 75세 이상 분석은 통계적 불확실성이 컸고 면역저하자와 면역억제제 투여 환자는 핵심 임상시험에서 제외됐다. 독감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 위험이 높은 집단에 대한 자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셈이다.

접종 후 반응도 실사용 가치를 좌우한다. P304 연구에서 접종 후 7일 이내 이상반응은 엠플루시바군 75.7%, 표준용량 백신군 46.7%였다. 국소반응은 각각 67.5%와 32.1%, 전신반응은 58.0%와 32.4%였다.

주요 반응은 주사부위 통증과 피로, 두통, 근육통, 관절통, 오한 등이었다. 대부분 경증 또는 중등도로 약 2일간 지속됐다. 반면 중대한 이상사례는 엠플루시바군 2.2%, 대조군 1.9%, 사망은 양군 모두 0.2%로 유사했다. 접종 후 42일 이내 심근염이나 심낭염은 관찰되지 않았다.

FDA는 새로운 중대한 안전성 신호를 확인하지 않았지만,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일부 사망의 수치적 불균형을 추가 감시하도록 했다. 모더나는 시판 후 연구를 통해 사망과 심근염·심낭염, 길랭-바레증후군 등을 추적할 예정이다.

결국 엠플루시바가 고령층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려면 높은 항체역가보다 실제 독감과 입원 감소, 허약 노인에서의 효과, 반복접종 수용성을 보여줘야 한다. 기존 강화백신과 비교한 가격 및 비용효과성도 시장 경쟁력을 결정할 요소다.

복합백신으로 확장…mRNA 미래 가를 두 번째 시험대
엠플루시바의 승인은 독감백신 산업의 경쟁 기준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기존 시장에서는 유정란·세포배양 시설과 항원 생산능력, 공급 경험과 유통망이 핵심 경쟁력이었다. mRNA 백신이 시장에 안착하면 항원 설계와 염기서열 변경, 지질나노입자 생산, 신속한 품질검증과 규제 대응 능력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mRNA 방식은 선정된 항원의 유전정보를 토대로 제품을 설계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배양에 의존하지 않는다. 유행주 정보를 기존보다 늦게 반영할 가능성이 있지만 제조 속도가 곧바로 공급 속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변경된 제품의 품질과 일관성을 검증하고 규제 승인을 받아야 하며 충전·포장과 유통 계약도 필요하다.

기존 업체들은 고용량과 면역증강, 재조합 기술을 기반으로 축적된 임상자료와 공급 경험을 앞세울 수 있다. mRNA 개발기업들은 생산 유연성과 항원 업데이트,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 항원을 하나의 제품에 담는 복합백신을 차별점으로 제시할 전망이다.

모더나는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예방하는 mRNA 복합백신 ‘엠콤브리악스(mCombriax, 개발명 mRNA-1083)’도 개발했다. 유럽연합은 2026년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판매를 승인했다. 유럽에서 허가된 최초의 독감·코로나19 mRNA 복합백신이다.

복합백신은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을 따로 접종하는 대신 한 번의 방문과 주사로 접종을 마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령층의 의료기관 방문 부담을 낮추고 접종률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의료기관과 약국에서는 재고와 예약, 접종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반면 항원 간 면역간섭과 전체 mRNA·지질나노입자 용량, 접종 후 반응은 함께 관리해야 한다. 독감과 코로나19의 권고 대상 및 접종 주기가 항상 일치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특정 항원만 변경해야 할 때 제조와 허가, 공급을 어떻게 운영할지도 규제과제로 남는다.

차세대 mRNA 독감백신은 기존 백신과 같은 항원을 더 빠르게 생산하는 수준을 넘어 예방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엠플루시바는 기존 독감백신처럼 HA를 주요 표적으로 해 유행 바이러스가 크게 변하면 효과가 낮아질 수 있다.

향후에는 다양한 HA 항원이나 상대적으로 보존된 바이러스 부위를 함께 표적으로 삼는 전략이 가능하다. 하나의 백신에 여러 mRNA 서열을 조합해 더 많은 항원을 포함하거나 HA 이외의 항원까지 발현하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다만 모든 질환에서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속도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표적 항원의 선택과 필요한 면역반응, 용량과 투여 횟수, 장기 안전성은 질환마다 다르다. 매년 접종하는 독감백신에서는 mRNA와 지질나노입자 용량을 줄이면서 충분한 면역반응을 유지하는 기술도 중요하다.

코로나19 백신은 팬데믹이라는 비상상황에서 mRNA 플랫폼의 신속성과 면역원성을 입증했다. 엠플루시바는 다양한 제품이 공급되는 성숙한 시장에서 기존 백신보다 나은 효과와 편의성, 경제성을 보여줘야 한다.

고령층 확증시험에서 우선권고 백신과 대등하거나 높은 임상효과를 보이면 mRNA는 코로나19에 특화된 기술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계절백신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반대로 높은 항체반응이 실제 독감과 입원 감소로 연결되지 않거나 접종 후 반응과 비용이 시장 수용성을 낮춘다면 mRNA의 장점은 일부 영역에 한정될 수 있다.

결국 엠플루시바가 넘어야 할 기준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아니다. 고령층에서 실제 독감과 입원을 얼마나 줄이는지, 기존 강화백신보다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하는지, 매년 반복접종할 수 있는 수용성과 공급 경쟁력을 확보하는지가 중요하다.

엠플루시바의 FDA 승인은 코로나19 이후 mRNA 백신의 미래가 기술적 가능성에서 산업 경쟁력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이다. 약 80만명이 참여하는 고령층 확증시험은 엠플루시바의 정식 승인 여부뿐 아니라 mRNA가 계절독감과 복합 호흡기백신 시장의 주류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약업신문 공식 SNS 채널 구독
전체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기사 더보기 +
인터뷰 더보기 +
셀타스퀘어, 약물감시 ‘규제 보고’서 ‘데이터 의사결정’으로 "PVX 전환 요구 커진다"
[인터뷰] 조재철 교수 “지역 혈액암센터 경쟁력, 신속 진단과 신약 접근성에 달렸다”
“다발골수종, 효과적인 치료 뒤로 미룰 이유 없다…초기 반응 깊이가 관건”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산업]mRNA 독감백신 허가…‘엠플루시바’ 80만명 검증대 오른다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산업]mRNA 독감백신 허가…‘엠플루시바’ 80만명 검증대 오른다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