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바이오 투자·라이선싱까지 조인다…K바이오 CDMO 반사이익 생기나
하원 이어 상원도 BINSA 초당적 발의…바이오 아웃바운드 투자 규제 확대
미중 공동R&D·라이선싱 위축 가능성…중국 외 생산·개발 파트너 수요 주목
입력 2026.08.10 06:00 수정 2026.08.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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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중국 바이오산업을 겨냥한 투자 규제를 라이선싱과 합작투자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미국의 대중국 바이오 규제가 공급망을 넘어 투자와 기술이전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국 바이오기업과 미국 기업 간 라이선싱과 합작투자, 지분투자 등 바이오 분야 거래에 대한 국가안보 차원의 심사를 강화하려는 법안이 미국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초당적으로 발의되면서다.

법안이 현실화할 경우 미중 바이오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과 라이선싱, 합작투자 등이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생산·개발 파트너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한국 CDMO 기업들이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9일 발간한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엘리사 슬롯킨 민주당 상원의원과 피트 리켓츠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6일 '바이오기술 투자 국가안보법(Biotech Investment National Security Act·BINSA)'을 발의했다.

앞서 지난 6월 2일에는 존 물레나르 공화당 하원의원과 데비 딩겔 민주당 하원의원이 하원에서 같은 이름의 법안을 발의했다. 하원과 상원 모두 민주·공화 양당 의원이 공동으로 법안을 내면서 대중국 바이오 투자 규제에 초당적인 움직임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BINSA의 핵심은 미국의 해외투자 규제 체계에 바이오기술을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포괄적 해외 투자 국가안보법(Comprehensive Outbound Investment National Security Act·COINS)'을 개정해 의약품 개발과 바이오의약품 제조, 임상 연구개발 등을 포함한 바이오기술 분야를 연방정부의 강화된 감독 대상에 추가하는 것이 골자다.

적용 범위도 단순한 지분투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중국 관련 주체와의 의약품 라이선스 계약과 합작투자, 지분투자 등 바이오 분야 거래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검토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재무부는 보건복지부(HHS), 국방부(DoD), 국가정보국장(DNI)과 협의해 법안 제정 후 1년 이내 관련 규정을 시행하도록 했다. 국방부 장관에게는 60일 이내 미국 자본의 중국 바이오 분야 유입이 국가안보와 군사 대비 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도록 요구한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바이오 규제가 외국 자본의 미국 내 투자를 들여다보는 '인바운드' 규제에서 미국의 자본과 기술이 우려국으로 향하는 거래까지 살피는 '아웃바운드' 규제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미국은 외국인투자위험심사현대화법(FIRRMA) 등을 통해 외국 자본의 미국 첨단산업 투자에 대한 국가안보 심사를 강화해왔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과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기업의 자본뿐 아니라 바이오기술과 지식재산권이 중국 등 우려국으로 이전될 가능성까지 국가안보 문제로 바라보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미국 기업의 바이오기술 및 지식재산권이 중국 등 우려국으로 나갈 수 있는 거래가 증가하면서 아웃바운드 투자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6월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초당적으로 BINSA가 발의되면서 COINS의 규제 대상에 바이오기술을 포함하려는 미국 의회의 움직임에도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미중 바이오 거래 문턱 높아지나…라이선싱·NewCo도 영향권

이번 법안은 최근 글로벌 바이오산업에서 활발해진 미중 간 기술거래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중국 바이오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하며 글로벌 신약개발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단순한 기술이전을 넘어 공동 연구개발과 지분투자, 합작법인 및 NewCo 설립 등 거래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BINSA가 현재 구상대로 제도화되면 이 같은 거래 가운데 미국 자본이나 기술이 중국 바이오산업으로 흘러가는 구조에 대한 정부의 심사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역시 해외투자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새롭게 마련한 '대외투자 규정'을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해 해외투자에 대한 심사와 관리를 강화했다.

미국과 중국 양측에서 국경을 넘는 자본과 기술 이동에 대한 관리가 동시에 강화되면서 미중 바이오제약 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과 라이선싱, NewCo 등 합작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의존 낮추면 생산 파트너 재편…K바이오 CDMO 기회될까

국내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바이오의약품 CDMO 산업에 새로운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BINSA가 국내 CDMO 기업의 수주 증가로 직접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중 간 바이오 투자와 기술거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경우 글로벌 제약사의 중국 의존도 축소와 공급망 다변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미국의 대중국 규제가 실제 투자와 라이선싱, 기술이전 영역까지 확대되면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중국 기업과 거래할 때 규제 검토라는 추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중국에 집중된 일부 연구개발과 생산 파트너십을 다른 국가로 분산하려는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의약품 생산은 단기간에 파트너를 교체하기 어렵고 규제기관의 품질 기준 충족 여부와 생산 경험, 공급 안정성, 대규모 생산능력 등이 파트너 선정의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 글로벌 제약사와 거래 경험을 확보한 국내 CDMO 기업에는 중국 외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로 연결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미국이 바이오산업을 경제 문제뿐 아니라 국가안보와 공급망 안정성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도 국내 업계가 주목할 대목이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의 바이오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BINSA는 현재 의회에 발의된 단계로 실제 법제화 여부와 최종 규제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중 바이오 거래가 위축되더라도 해당 투자나 생산 물량이 곧바로 국내 기업으로 이전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라이선스 계약과 합작투자 등 구체적인 거래 유형이 어느 범위까지 심사 대상에 포함되는지, 미국의 대중국 바이오 규제 강화가 글로벌 제약사의 연구개발·생산 파트너 선정에 실제 변화를 가져오는지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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