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 급여 시장 ‘새 국면’… 제약업계 ‘제형 혁신·CMO’ 판도 뒤집는다
7월 중증 원형탈모 신약 급여 대폭 확대… 대웅제약 바리시티닙 첫 제네릭 선점
"매일 먹는 약에서 주사제로"… 종근당·대웅·삼익제약 '장기지속형' 개발 후끈
유유·JW신약·현대약품, 탄탄한 CMO·맞춤형 포트폴리오로 시장 팽창 수혜 기대
입력 2026.06.24 06:00 수정 2026.06.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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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탈모 치료제 건보 급여화 추진과 중증 원형탈모 신약의 급여 기준 확대로 탈모 치료 시장이 거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급격한 시장 팽창이 예고된 가운데, 국내 제약업계는 단순 제네릭 출시를 넘어 환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제형 혁신'과 위탁생산(CMO) 점유율 확대를 무기로 주도권 쟁탈전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불이 붙은 곳은 병적 탈모인 ‘중증 원형탈모’ 시장이다. 보건복지부가 바리시티닙 성분 경구제의 급여 적용 기준을 개정함에 따라, 당장 7월 1일부터 중증 환자들의 급여 범위가 대폭 확대된다.

이러한 정책 흐름 속에 국내 제약사들의 시장 진입도 본격화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일라이 릴리의 글로벌 신약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의 제네릭인 ‘바리시냅스정 4mg’의 품목허가를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오리지널의 특허 장벽(2031년~2032년 만료)으로 당장 제품 출시는 어렵지만, 우선판매품목허가권 획득의 핵심 요건인 최초 허가를 선점함으로써 확고한 시장 진입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오리지널 약물을 뛰어넘기 위해 꺼내든 핵심 무기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챙겨 먹어야 하는 기존 경구제의 치명적인 단점인 복약 순응도 저하를 극복하는 제형 차별화 전략이다.

종근당은 유전성 탈모 시장을 겨냥해 3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CKD-843’의 임상 3상을 순조롭게 진행하며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행보도 매섭다. 인벤티지랩, 위더스제약과 손잡고 1~3개월에 1회 투여하는 피나스테리드 주사제 ‘IVL3001’과 ‘IVL3002’를 공동 개발 중이다. 여기에 자사의 핵심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를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연구도 병행하며 다각화에 나섰다.

원형탈모 치료제 분야에서는 삼익제약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익제약은 최근 월 1회 투여하는 바리시티닙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기술 특허를 완료하며, 기존 경구제 중심의 원형탈모 치료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건보 적용으로 전체 탈모약 처방 수요 자체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통의 탈모약 강자들과 CMO 중견 제약사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국내 탈모약 위탁생산(CMO) 점유율 1위인 유유제약, 피부·모발 질환 분야에서 탄탄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온 JW신약과 현대약품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다품종 소량 생산에 최적화된 설비와 강력한 병의원 영업망을 바탕으로, 시장 파이가 커질수록 직접적인 매출 증대 수혜를 입을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원형탈모 시장을 개척한 오리지널 약물들이 이미 굳건한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인 국내 제약사들로서는 ‘편의성’이라는 빈틈을 파고들어야 한다”며 “건보 적용으로 탈모 치료의 문턱이 낮아지는 시점에 맞춰, 장기지속형 주사제 등 제형 차별화와 탄탄한 생산 능력을 입증한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질적 약값 인하 효과 나타날지에 대한 회의론 만만치 않아 … ‘약가 역전 현상’ 발생할 수도 있어

이처럼 제약업계가 시장 선점 준비에 분주한 가운데, 정부의 행정적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탈모약 급여 적용을 위한 대국민 의견 수렴을 공식화한 가운데, 사회적 합의만 도출되면 즉각 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급여 대상 및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다각적인 시뮬레이션까지 이미 완료했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제도적 인프라 구축은 사실상 마무리에 접어든 셈이다.

다만, 제도 시행 시 실질적인 약값 인하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 탈모 치료제는 수백 개의 제네릭 경쟁으로 인해 비급여임에도 한 달 치 약값이 7500원~15000원 선까지 하락한 상태다.

그러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쓰이는 동일 성분의 급여 약가는 한 달 기준 2만 원 안팎이다. 탈모약이 급여권에 진입해 기존 전립선 치료제의 약가를 따를 경우, 오히려 공식 가격이 현재의 비급여 시장가보다 높아지는 ‘약가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정 방어와 삶의 질 향상이라는 딜레마 속에서 정부의 탈모약 급여화 정책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그리고 이 기회를 발판 삼은 국내 제약사들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탈모 시장의 새 주역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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