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약 허가심사 체계를 전면 개편하며 국내 의약품 규제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했다. 표면적으로는 신약 허가 목표기간을 기존 295일에서 240일로 단축하는 제도 개편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을 글로벌 혁신신약의 초기 출시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보다 큰 전략이 담겨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식약처는 최근 전문지 기자단 대상 브리핑을 통해 심사인력 대폭 확충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허가심사 체계를 소개했다. 브리핑에는 규제과학정책추진단, 의약품허가총괄과, 바이오의약품허가과, 의료기기허가과 등 관련 부서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브리핑 말미에는 “몇 년 뒤에는 세계적인 신약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먼저 한국에서 허가될 수도 있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이는 단순한 허가기간 단축을 넘어 한국의 신약 허가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한국은 글로벌 신약 개발 과정에서 후발 허가국에 가까웠다. 일반적으로 미국 FDA 승인 이후 유럽 EMA 허가가 이어지고, 이후 국내 허가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국내 환자들은 혁신신약 접근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시간차를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식약처는 수년 전부터 해외 허가증명서(CPP) 제출 의무를 폐지하며 글로벌 신약의 국내 동시 허가 신청 환경을 마련했다. 여기에 이번 240일 체계가 더해질 경우 미국, 유럽, 한국이 사실상 동일 선상에서 허가 심사를 진행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식약처의 판단이다.
실제로 이번 제도 개편의 가장 큰 배경은 인력 증원이다.
지난해 대통령 주재 혁신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계기로 식약처는 대규모 심사인력 확충을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해 신규 채용된 인력만 약 195명에 달한다. 전체 심사인력 역시 기존 369명에서 564명 수준으로 확대됐다.
식약처는 이러한 인력 확충이 단순한 조직 확대가 아니라 허가심사 체계 전면 개편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신약 심사기간 단축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특히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허가 지연은 환자 접근성 저하뿐 아니라 국내 시장의 전략적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식약처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는 심사인력 부족이라는 한계가 존재했다. 제한된 인력이 품질, 안전성, 유효성, GMP, GCP 등 다양한 영역을 검토해야 했고, 이에 따라 보완 요청 역시 상당히 늦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존 보완 절차다.
기존 체계에서는 허가 신청 후 약 87일이 지나서야 첫 보완 요청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업체 입장에서는 수개월이 지난 뒤에야 자료 부족 사항을 확인하게 되는 셈이다. 이후 자료 보완과 재검토 과정이 반복되면서 전체 심사기간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식약처는 이번 개편을 통해 이러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새 체계에서는 25일, 45일, 65일 시점에 단계적으로 보완 의견이 제공된다. 업체는 초기 단계부터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즉시 보완할 수 있으며, 식약처 역시 제출되는 자료를 실시간에 가깝게 검토할 수 있게 된다.
업계와 규제기관 간 피드백이 수시로 오가는 이른바 ‘수시검토·수시보완 체계’가 도입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심사기간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허가 과정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변화로 평가된다.
그동안 업계는 “무엇이 부족한지 너무 늦게 알게 된다”는 불만을 적지 않게 제기해 왔다. 반면 식약처 역시 “필수 자료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허가 신청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해 왔다.
수시보완 체계는 이러한 간극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여기에 허가 신청 전 단계도 대폭 강화된다.
새롭게 도입되는 허가 신청 전 대면회의(Pre-NDA Meeting)는 단순 상담을 넘어 사실상 허가 전략을 함께 점검하는 절차에 가깝다. 기업은 허가 신청 전 식약처와 최소 두 차례 대면회의를 진행할 수 있으며, 해당 결과는 공문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업계 입장에서는 규제기관의 판단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식약처는 이를 통해 개발 단계부터 허가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변화는 체크리스트 제도다.
식약처는 약 100페이지 규모의 상세 체크리스트와 별도 요약본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과거 신약 심사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보완 사례와 자료 누락 항목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특히 벤처기업과 중소 바이오기업 입장에서는 규제기관이 중요하게 보는 사항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도 존재한다.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본사 차원의 자료 확보와 검토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체크리스트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체크리스트가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허가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사전 점검 도구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식약처가 분석한 결과 과거 장기간 심사가 이뤄진 상당수 사례에서 자료 누락이나 보완 지연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제도의 핵심은 ‘빠른 심사’가 아니라 ‘잘 준비된 심사’에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식약처가 궁극적으로 기대하는 효과는 보다 크다.
240일 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경우 글로벌 제약사들의 한국 시장 전략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미국과 유럽 허가 이후 한국 허가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앞으로는 미국·유럽·한국 동시 신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제, 혁신 항암제, 세포유전자치료제와 같이 환자 수요가 높은 혁신 제품의 경우 국내 환자 접근성 향상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식약처 내부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을 단순한 행정 개선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 차원의 과제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신약 개발의 후발주자에서 주요 허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물론 240일 목표가 자동적으로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충분한 자료 준비, 업계의 협조, 신규 심사인력의 전문성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식약처가 제시한 방향성은 분명하다.
‘미국 허가 이후 한국 진입’이라는 과거의 흐름에서 벗어나 ‘미국·유럽·한국 동시 허가’ 시대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식약처가 제시한 240일 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물론 국내 환자들의 혁신 치료제 접근 환경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몇 년 뒤 식약처가 언급한 것처럼 세계적인 혁신신약이 미국과 유럽보다 먼저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장면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약 허가심사 체계를 전면 개편하며 국내 의약품 규제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했다. 표면적으로는 신약 허가 목표기간을 기존 295일에서 240일로 단축하는 제도 개편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을 글로벌 혁신신약의 초기 출시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보다 큰 전략이 담겨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식약처는 최근 전문지 기자단 대상 브리핑을 통해 심사인력 대폭 확충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허가심사 체계를 소개했다. 브리핑에는 규제과학정책추진단, 의약품허가총괄과, 바이오의약품허가과, 의료기기허가과 등 관련 부서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브리핑 말미에는 “몇 년 뒤에는 세계적인 신약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먼저 한국에서 허가될 수도 있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이는 단순한 허가기간 단축을 넘어 한국의 신약 허가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한국은 글로벌 신약 개발 과정에서 후발 허가국에 가까웠다. 일반적으로 미국 FDA 승인 이후 유럽 EMA 허가가 이어지고, 이후 국내 허가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국내 환자들은 혁신신약 접근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시간차를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식약처는 수년 전부터 해외 허가증명서(CPP) 제출 의무를 폐지하며 글로벌 신약의 국내 동시 허가 신청 환경을 마련했다. 여기에 이번 240일 체계가 더해질 경우 미국, 유럽, 한국이 사실상 동일 선상에서 허가 심사를 진행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식약처의 판단이다.
실제로 이번 제도 개편의 가장 큰 배경은 인력 증원이다.
지난해 대통령 주재 혁신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계기로 식약처는 대규모 심사인력 확충을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해 신규 채용된 인력만 약 195명에 달한다. 전체 심사인력 역시 기존 369명에서 564명 수준으로 확대됐다.
식약처는 이러한 인력 확충이 단순한 조직 확대가 아니라 허가심사 체계 전면 개편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신약 심사기간 단축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특히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허가 지연은 환자 접근성 저하뿐 아니라 국내 시장의 전략적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식약처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는 심사인력 부족이라는 한계가 존재했다. 제한된 인력이 품질, 안전성, 유효성, GMP, GCP 등 다양한 영역을 검토해야 했고, 이에 따라 보완 요청 역시 상당히 늦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존 보완 절차다.
기존 체계에서는 허가 신청 후 약 87일이 지나서야 첫 보완 요청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업체 입장에서는 수개월이 지난 뒤에야 자료 부족 사항을 확인하게 되는 셈이다. 이후 자료 보완과 재검토 과정이 반복되면서 전체 심사기간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식약처는 이번 개편을 통해 이러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새 체계에서는 25일, 45일, 65일 시점에 단계적으로 보완 의견이 제공된다. 업체는 초기 단계부터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즉시 보완할 수 있으며, 식약처 역시 제출되는 자료를 실시간에 가깝게 검토할 수 있게 된다.
업계와 규제기관 간 피드백이 수시로 오가는 이른바 ‘수시검토·수시보완 체계’가 도입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심사기간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허가 과정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변화로 평가된다.
그동안 업계는 “무엇이 부족한지 너무 늦게 알게 된다”는 불만을 적지 않게 제기해 왔다. 반면 식약처 역시 “필수 자료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허가 신청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해 왔다.
수시보완 체계는 이러한 간극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여기에 허가 신청 전 단계도 대폭 강화된다.
새롭게 도입되는 허가 신청 전 대면회의(Pre-NDA Meeting)는 단순 상담을 넘어 사실상 허가 전략을 함께 점검하는 절차에 가깝다. 기업은 허가 신청 전 식약처와 최소 두 차례 대면회의를 진행할 수 있으며, 해당 결과는 공문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업계 입장에서는 규제기관의 판단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식약처는 이를 통해 개발 단계부터 허가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변화는 체크리스트 제도다.
식약처는 약 100페이지 규모의 상세 체크리스트와 별도 요약본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과거 신약 심사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보완 사례와 자료 누락 항목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특히 벤처기업과 중소 바이오기업 입장에서는 규제기관이 중요하게 보는 사항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도 존재한다.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본사 차원의 자료 확보와 검토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체크리스트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체크리스트가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허가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사전 점검 도구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식약처가 분석한 결과 과거 장기간 심사가 이뤄진 상당수 사례에서 자료 누락이나 보완 지연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제도의 핵심은 ‘빠른 심사’가 아니라 ‘잘 준비된 심사’에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식약처가 궁극적으로 기대하는 효과는 보다 크다.
240일 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경우 글로벌 제약사들의 한국 시장 전략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미국과 유럽 허가 이후 한국 허가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앞으로는 미국·유럽·한국 동시 신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제, 혁신 항암제, 세포유전자치료제와 같이 환자 수요가 높은 혁신 제품의 경우 국내 환자 접근성 향상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식약처 내부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을 단순한 행정 개선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 차원의 과제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신약 개발의 후발주자에서 주요 허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물론 240일 목표가 자동적으로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충분한 자료 준비, 업계의 협조, 신규 심사인력의 전문성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식약처가 제시한 방향성은 분명하다.
‘미국 허가 이후 한국 진입’이라는 과거의 흐름에서 벗어나 ‘미국·유럽·한국 동시 허가’ 시대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식약처가 제시한 240일 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물론 국내 환자들의 혁신 치료제 접근 환경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몇 년 뒤 식약처가 언급한 것처럼 세계적인 혁신신약이 미국과 유럽보다 먼저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장면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