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마스터피스] ⑥ 코리아나화장박물관
K-뷰티의 역사적 뿌리와 전통 품고 있는 문화 플랫폼
입력 2026.03.23 06:00 수정 2026.03.23 06:01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프랑스 파리에서 K-뷰티의 뿌리와 변천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유럽 최대 아시아 미술 박물관인 프랑스 국립 기메동양박물관에서 지난18일 개막한 'K-뷰티. 한국의 미, 그 현상에 대한 이야기(K-Beauty. Korean Beauty, story of a phenomenon)다. 7월 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K-뷰티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조명한다.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행사다.

한국의 문화예술 관련 8개 국·공립 및 사립 기관이 협력한 이번 전시회에 가장 많은 소장품을 출품한 곳은 코리아나화장박물관이다. 참가 단체 중 유일한 사립기관인 코리아나화장박물관은 조선시대 백자청화 화장 용기를 비롯해 경대, 근대 화장품, 동의보감, 장신구 등 소장품 총 46점을 출품했다.

프랑스 국립 기메동양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조선시대 백자청화 화장용기(왼쪽)와 조선시대 경대. 모두 코리아나화장박물관 소장품이다. ©코리아나화장박물관

코리아나화장박물관 유승희 관장은 “K-뷰티가 단순히 현대의 상업적 성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삼국시대부터 시작돼 깊은 역사적 뿌리와 전통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메동양박물관은 "K-뷰티는 단순한 화장품을 넘어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독특한 이미지를 창조하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는 K-뷰티가 균형과 덕, 자연스러움과 세련됨 사이의 수 세기 전통을 담아내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세계 곳곳서 한국 화장 역사 알려

코리아나화장박물관(이하 화장박물관)의 해외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20년 전부터 민간 외교관 역할을 자처하며 K-뷰티의 세계화를 내다봤다.

첫 해외 나들이도 프랑스였다. 2006년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자연을 닮은 아름다움, 한국의 화장문화'를 열어 일찌감치 한국의 미를 알렸다. 당시에도 한불수교 12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이었다. 주프랑스 한국문화원과 공동 주최한 전시회에선 삼국시대 이후 개화기에 이르는 화장 용기와 도구, 장신구, 전통 화장 재료 등 유물 200여점을 소개했다. 분과 연지 등을 담던 고려시대 청자상감모자합을 비롯해 화려한 조선시대 공예품 화각경대와 보석삼작노리개는 파리지앵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코리아나화장품 유상옥 회장은 당시 "정부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한국문화 알리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 박물관 소장품을 유럽에 선보이기로 결정했다"면서 "한국의 화장문화에 나타나는 정갈한 아름다움이 현지인들과 소통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화장박물관은 파리 특별전을 시작으로 해외 개최를 통해 한국 전통 화장문화의 가치와 자부심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2009) △영국 런던(2013) △일본 오사카·도쿄(2014) 등지에서 한국 전통 화장문화전을 개최했고, 미국 뉴욕(2019)과 필리핀 마닐라(2022)에선 한국의 전통 모자 문화를 소개했다. 2024년 호주에서 '자연의 빛, 옻칠' 기획전을 열어 한국 전통의 미를 소개하기도 했다.  

화장박물관은 옻칠 기획전으로 지난해 5월 제28회 전국박물관인대회에서 '제5회 올해의 박물관·미술관상'을 수상했다. 박물관이 소장한 19세기 옻칠 유물을 중심으로 옻칠 장인 및 현대 작가의 작품 70여점을 선보였다. 우리나라의 전통 옻칠 작업 시연과 작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국제 교류 확대에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유상옥 회장이 2003년 개관

세계적인 뷰티 강국이 된 한국의 위상을 뒷받침하는 화장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화장 전문 박물관이다. 이는 1988년 11월 코리아나화장품을 설립해 5년 만인 1993년 국내 장업계 3위로 성장시킨 유상옥 회장의 신념에서 시작됐다.

유 회장은 한 국가의 저력은 물론 기업의 힘도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믿었다. 화장품 사업을 하며 해외 출장지에서 들른 유명 화장품 회사들이 박물관을 보유한 점을 눈여겨본 유 회장은 당시 '선배 기업들'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던 화장박물관을 2003년에 개관했다. 30여년간 개인적으로 수집해 온 화장 관련 유물과 도자기, 민속품, 그림 등을 아낌없이 내놨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여성들의 화장 문화와 생활상까지 엿볼 수 있는 폭넓은 수집품들이 이곳에 모였다.

유 회장은 개관 당시 "화장품 회사의 경영인으로서, 수집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으로 조금이나마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고 밝혔다.

 

통일신라부터 근대까지 화장 문화 유물 상설 전시

화장박물관은 서울 강남구 성수대교 남단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 씨'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엔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적극 수용하고 지원하는 '코리아나미술관'도 함께 있다.

박물관은 스페이스 씨 5층 상설전시 공간과  6층 특별전시 공간으로 나뉘어 운영 중이다. 개관 당시엔 1000여점의 유물을 전시했으나, 현재는 화장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화장 용구와 장신구 등 300여점을 엄선해 상설 전시를 구성하고 있다.

코리아나화장박물관 상설전시관 전경. ©코리아나화장박물관

5층 상설전시장은 한국 화장 문화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연표와 세안제, 분, 연지 등 자연에서 얻은 전통 화장 재료를 소개한다. 현대인의 화장품과 비교해 화장의 재료와 순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화장에 필요한 빗, 족집게, 경대 등 화장 도구와 분합, 항아리 등 화장 재료를 담는 용기 등을 통일신라시대부터 근대까지 시대별로 구분해 전시 중이다.

근대화장품 코너에선 1915년 국내 1호 공장제 화장품인 '박가분(朴家粉)'을 비롯해 1920~50년대 유통되던 국내외 가루분 제품, 50년대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코티분'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의 의복과 머리 장신구도 함께 전시해 전통적인 꾸밈의 개념을 폭넓게 보여준다.

6층엔 한국, 중국, 일본의 화장 문화 발달 과정을 비교할 수 있는 패널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선 특별기획전과 태마전 등이  열린다. 

박물관 관계자는 "한국 화장의 역사적 궤적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한·중·일 화장 문화를 비교 연구하여 동북아를 넘어 세계 화장 문화를 탐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기획전 전문가들도 호평 

코리아나화장박물관이 지난해 개최한 소장품 테마전 ‘정성을 담은 보자기’ 포스터.  ©코리아나화장박물관

2005년 8월 시작된 특별기획전은 매년 한두 차례 꾸준히 열리고 있다. 첫 기획전인 '성시도(城市圖)에 나타난 조선 후기 생활문화'에선 8폭 병풍 태평성시도(국립중앙박물관 소장)를 바탕으로 당시 여성들의 화장 문화를 소개해 전시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이후 화장 용기와 거울뿐만 아니라 여성의 일생을 톺아볼 수 있는 전시를 이어갔다. 

화장품박물관은  사대부의 일상, 세시풍속, 전통 문양, 갓과 신발, 고전 속 동물, 토기와 백자, 종이 보자기 등으로 주제를  확장했다.  기획전은 우리 조상들의 생각과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로, 일반 관람객은 물론 전문가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통·진로 잇는 체험형 교육

박물관은 전통 화장 문화와 현대 뷰티 산업을 연결한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유아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대상별 맞춤형 실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청소년 대상 진로 체험 프로그램인 '아름다운 꿈을 꾸다'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화장품 연구원, 조향사 등 뷰티 산업의 다양한 직무를 소개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도 4월 1일부터 12월 11일까지 페이스 차트 메이크업, 디퓨저 제작 실습 등을 포함한 진로 체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도 대표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여름 열린 ‘정성을 담은 보자기전’과 연계된 어린이 대상 클래스처럼, 전시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참여형 경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화장박물관은 이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 화장문화의 현대적 의미를 확장하는 동시에, 뷰티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융합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기업의 정체성 보여주는 공간 

한국 화장의 역사를 품고 있는 화장박물관은 코리아나화장품에겐 전시공간 그 이상이다. 코리아나화장품이 40년 가까이 지향해온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과 가치를 축적하고 공유하는 문화 플랫폼이다.

연간 4000만개 생산능력을 갖춘 천안공장이 생산의 핵심인 '손'이고 미래 기술시대의 트렌드를 제시하는 송파기술연구원이 '머리'라면, 화장박물관은 코리아나화장품의 '심장'과도 같다.

코리아나화장품 관계자는 "화장박물관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미의 흐름을 전시함으로써, 화장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정체성을 확장하고 고객과의 공감대를 넓혀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장박물관은 상설 전시 개편과 해외 전시 확대 등을 통해 보다 입체적으로 코리아나화장품의 K-뷰티 철학과 문화적 자산을 글로벌 무대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한국박물관협회 주최  2024년 ‘자랑스런 박물관인상’을 수상한  코리아나화장품 유상옥 회장이 상장을 보여주고 있다.   ©코리아나화장박물관

화장품업계에서 존경받는 원로인 유 회장은 박물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각별해 ‘박물관을 사랑하는 CEO’로 불린다. 유 회장은 그가 창업해 한국화장품의 대들보 역할을 해온 코리아나화장품의 회장 명함과 함께 화장박물관·미술관장 명함을 항상 지니고 다닌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옥관 문화훈장, 2022년 보관 문화훈장을 수훈했으며, 2024년엔 '자랑스런 박물관인상'을 수상했다.

유 회장은 수상 당시 "90세가 넘은 나이지만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문화 국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생을 다하는 날까지 역할을 다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유 회장이 생을 다한 먼 훗날에도 화장박물관은 세계 최고 화장품 강국으로 떠오른 K-뷰티의 역사와 전통을 보여주는 자랑스런 공간으로 남을 것이다.

전체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산업][K-뷰티 마스터피스] ⑥ 코리아나화장박물관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산업][K-뷰티 마스터피스] ⑥ 코리아나화장박물관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