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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하나가 시장에 나오기까지 평균 10년 이상의 기간과 수조 원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된다.
수천 개의 후보물질 가운데 실제 허가를 받는 신약은 손에 꼽힐 정도다. 이 오랜 난제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양자컴퓨팅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AI, 방대한 화학 공간에서 '바늘' 찾는다
전통적인 신약 개발 방식은 수년 간의 합성과 반복 실험에 의존해 왔다. 연구자들이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에 비유할 만큼 비효율이 컸다. AI는 이 출발점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AI 알고리즘은 방대한 문헌 데이터와 실험 결과를 학습해 특정 질환에 유효할 가능성이 높은 분자 구조를 단시간에 수만 개 단위로 추려낸다. 초기 후보물질 탐색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대가 높다.
다만 AI가 만능 도구는 아니다. 기존 데이터 기반의 패턴 학습에 강점이 있는 반면, 인류가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분자를 설계하거나 전자 수준의 정밀한 분자거동을 예측하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학습 데이터의 편향 문제도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양자컴퓨팅, AI가 못 보는 '전자 세계'를 계산한다
약물과 표적 단백질이 결합하는 과정은 단순한 '열쇠-자물쇠' 모델로 설명되지 않는다. 전자의 분포와 에너지 상태, 결합·해리 반응이 복잡하게 얽힌 양자역학 현상이다.이를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하려면 현재의 슈퍼컴퓨터로는 분자 크기가 조금만 커져도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한계에 부딪힌다.
양자컴퓨팅은 이 지점에서 돌파구를 모색한다. 중첩과 얽힘 등 양자역학 원리를 활용해 복수의 연산을 병렬로 수행하는 양자컴퓨터는, 분자 에너지 준위와 화학 반응 경로를 기존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는 이론적 가능성을 갖는다. 현재는 안정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글로벌 주요 제약사들은 관련 연구기관과의 협력과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두 기술 결합… ‘예측과 설계’ 신약 개발 시대 연다
AI와 양자컴퓨팅은 경쟁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조합이다. AI가 광대한 화학 공간에서 유망한 후보물질을 신속하게 추려낸다면, 양자컴퓨팅은 그 후보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분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검증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두 기술의 결합은 시행착오 중심이던 기존 신약 개발 방식을 '예측과 설계' 기반 과학으로 전환하는 토대가 될 전망이다.
물론 이 같은 기술 혁신이 신약 개발 전 과정의 시간을 단번에 단축시키지는 못한다. 임상시험과 규제 허가 등 후속 단계에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그러나 초기 단계 효율성이 높아질수록 전체 개발 파이프라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술 도입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역시 이 흐름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AI와 양자컴퓨팅을 접목한 신약 개발 역량 확보가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가운데, 새로운 신약 개발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선제적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자(황채영 Ph. D) 약력
고려대학교 생명공학과 박사과정
충남대학교 MBA 재학
한국과학기술원 연구교수 (바이오 및 뇌공학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수연구원
Emory University. 방문연구원

신약 하나가 시장에 나오기까지 평균 10년 이상의 기간과 수조 원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된다.
수천 개의 후보물질 가운데 실제 허가를 받는 신약은 손에 꼽힐 정도다. 이 오랜 난제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양자컴퓨팅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AI, 방대한 화학 공간에서 '바늘' 찾는다
전통적인 신약 개발 방식은 수년 간의 합성과 반복 실험에 의존해 왔다. 연구자들이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에 비유할 만큼 비효율이 컸다. AI는 이 출발점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AI 알고리즘은 방대한 문헌 데이터와 실험 결과를 학습해 특정 질환에 유효할 가능성이 높은 분자 구조를 단시간에 수만 개 단위로 추려낸다. 초기 후보물질 탐색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대가 높다.
다만 AI가 만능 도구는 아니다. 기존 데이터 기반의 패턴 학습에 강점이 있는 반면, 인류가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분자를 설계하거나 전자 수준의 정밀한 분자거동을 예측하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학습 데이터의 편향 문제도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양자컴퓨팅, AI가 못 보는 '전자 세계'를 계산한다
약물과 표적 단백질이 결합하는 과정은 단순한 '열쇠-자물쇠' 모델로 설명되지 않는다. 전자의 분포와 에너지 상태, 결합·해리 반응이 복잡하게 얽힌 양자역학 현상이다.이를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하려면 현재의 슈퍼컴퓨터로는 분자 크기가 조금만 커져도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한계에 부딪힌다.
양자컴퓨팅은 이 지점에서 돌파구를 모색한다. 중첩과 얽힘 등 양자역학 원리를 활용해 복수의 연산을 병렬로 수행하는 양자컴퓨터는, 분자 에너지 준위와 화학 반응 경로를 기존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는 이론적 가능성을 갖는다. 현재는 안정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글로벌 주요 제약사들은 관련 연구기관과의 협력과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두 기술 결합… ‘예측과 설계’ 신약 개발 시대 연다
AI와 양자컴퓨팅은 경쟁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조합이다. AI가 광대한 화학 공간에서 유망한 후보물질을 신속하게 추려낸다면, 양자컴퓨팅은 그 후보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분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검증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두 기술의 결합은 시행착오 중심이던 기존 신약 개발 방식을 '예측과 설계' 기반 과학으로 전환하는 토대가 될 전망이다.
물론 이 같은 기술 혁신이 신약 개발 전 과정의 시간을 단번에 단축시키지는 못한다. 임상시험과 규제 허가 등 후속 단계에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그러나 초기 단계 효율성이 높아질수록 전체 개발 파이프라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술 도입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역시 이 흐름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AI와 양자컴퓨팅을 접목한 신약 개발 역량 확보가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가운데, 새로운 신약 개발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선제적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자(황채영 Ph. D) 약력
고려대학교 생명공학과 박사과정
충남대학교 MBA 재학
한국과학기술원 연구교수 (바이오 및 뇌공학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수연구원
Emory University. 방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