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뷰티 제품 앞에서 망설이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효능에 대한 의심, 가격 부담, 제품 이해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사볼까’에서 ‘그만두자’로 기울게 만든다. 소비자 분석 플랫폼 Vypr는 최근 ‘뷰티 구매 장벽: 소비자들은 왜 쉽게 지갑을 열지 않을까?’를 주제로 진행한 웨비나에서 뷰티 브랜드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데이터와 사례 중심으로 분석했다.
Cosmetics Business의 에디터 알레산드로 카라라(Alessandro Carrara)가 진행을 맡은 이번 웨비나엔 벤 데이비스(Ben Davies) Vypr 설립자, 프레이저 퍼기(Fraser Fergie) This Works 제품개발 디렉터가 연사로 참여했다. 논의는 ‘왜 소비자는 관심을 보이면서도 쉽게 구매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연사들은 소비자 태도의 변화보다, 이를 따라가지 못한 제품 설계와 커뮤니케이션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효능 회의와 가치 판단의 벽
소비자 망설임의 가장 큰 요인은 효능에 대한 회의감이다. 데이비스는 Vypr 조사 결과를 인용해, 웰니스 및 수면 보조 제품을 접하는 소비자의 약 40%가 실제 효과를 의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쇼핑 여정의 초반부터 확신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품을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효능에 대한 회의는 콘셉트의 매력과는 별개로 작동한다. 제품 아이디어에 호감을 느끼더라도, 실제 효과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구매는 유보된다. 데이비스는 “사람들이 제품이 기대한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지 않으면, 콘셉트가 아무리 흥미로워도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가격은 효능에 대한 회의감과 맞물려 작용한다. Vypr 자체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네 명 중 한 명은 ‘비용 때문에 웰니스·보조 제품 구매를 피하고 있다’고 답했다.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모든 지출은 더욱 엄격한 판단 이후에 이뤄지고 있다. 특히 웰니스처럼 아직까지 필수품으로 인식되지 않은 영역에선 ‘왜 이 돈을 써야 하는지’하는 당위성이 더욱 요구된다.
데이비스는 가격 자체보다 가치 설명의 부재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비용을 정당화할 명확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으면, 소비자는 지출을 미룬다는 것이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수요 늘리려면 '이해' 시켜야
제품에 대한 이해 부족은 효능과 가격에 대한 부담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제품에 대한 이해는 인지도와 일치하지 않는다. 데이비스는 ‘알고 있다’와 ‘이해하고 있다’ 사이의 간극이 실제 구매를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기능 포맷의 확산도 혼란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하나의 제품이 여러 효능을 내세우는 경우가 늘었지만, 소비자는 각각의 기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젊은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더 실험적인 태도를 보이기는 하지만, 효능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구매를 망설인다는 점에선 다른 세대와 같다.
데이비스는 “망설임은 수요 부족이 아니라 의심, 가격 민감도, 혼란이 겹친 결과”라며 “제품에 대한 관심 자체가 확신으로 전환되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명확성 중심의 과학·효능 커뮤니케이션
연사들은 ‘명확성’을 해법으로 꼽았다. 과학적 언어 자체가 신뢰를 보장하지 않는 시대에,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번역된 설명이 필요하다는 데 세 연사 모두 공감을 표했다.
데이비스는 “소비자가 알고 싶어 하는 정보는 단순하다”고 말했다. 어떤 성분이 작동하는지,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언제쯤 체감할 수 있는지를 알기 쉽게 표현하라는 의미다. 그는 “전문 용어를 나열하기보다는 효능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실질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며 “효능이 분명하게 드러날 경우, 약 30%의 소비자가 웰니스 향 제품을 사용해보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퍼기 디렉터는 효능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선 결과뿐 아니라 작용 기전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부나 뇌에서 어떤 메커니즘으로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데이터만으로는 설득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제품 개발 전부터 작용 기전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스킨케어 시장의 고함량 경쟁에 대한 문제도 짚었다. 특정 활성 성분을 얼마나 많이 넣었는지가 아니라, 흡수와 전달, 상호작용을 고려한 설계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숫자가 커질수록 신뢰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장된 주장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화 전략과 신뢰 회복의 조건
의사결정 피로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소비자는 점점 단순한 선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복잡한 루틴과 해석이 필요한 제품 구성은 체험 자체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Vypr 데이터에 따르면 18~24세 여성은 롤온 오일이나 밤, 향이 있는 바디 로션 사용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향 사용 습관 역시 단순성과 연결된다. 스프레이, 캔들, 디퓨저처럼 사용 시점과 방식이 명확한 포맷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데이비스는 “소비자가 빠르게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을 하는 제품인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두 가지”라고 강조했다.
클레임 과잉은 브랜드가 신뢰 회복을 위해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연사들은 여러 효능을 나열하는 방식은 오히려 회의감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스는 “소비자는 하나의 핵심 효능이 단순하고 명확하게 설명될 때 더 설득된다”고 말했고 퍼기 디렉터 역시 “제품이 해결하려는 문제와 무관한 클레임은 혼란을 낳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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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etics Business의 에디터 알레산드로 카라라(Alessandro Carrara)가 진행을 맡은 이번 웨비나엔 벤 데이비스(Ben Davies) Vypr 설립자, 프레이저 퍼기(Fraser Fergie) This Works 제품개발 디렉터가 연사로 참여했다. 논의는 ‘왜 소비자는 관심을 보이면서도 쉽게 구매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연사들은 소비자 태도의 변화보다, 이를 따라가지 못한 제품 설계와 커뮤니케이션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효능 회의와 가치 판단의 벽
소비자 망설임의 가장 큰 요인은 효능에 대한 회의감이다. 데이비스는 Vypr 조사 결과를 인용해, 웰니스 및 수면 보조 제품을 접하는 소비자의 약 40%가 실제 효과를 의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쇼핑 여정의 초반부터 확신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품을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효능에 대한 회의는 콘셉트의 매력과는 별개로 작동한다. 제품 아이디어에 호감을 느끼더라도, 실제 효과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구매는 유보된다. 데이비스는 “사람들이 제품이 기대한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지 않으면, 콘셉트가 아무리 흥미로워도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가격은 효능에 대한 회의감과 맞물려 작용한다. Vypr 자체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네 명 중 한 명은 ‘비용 때문에 웰니스·보조 제품 구매를 피하고 있다’고 답했다.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모든 지출은 더욱 엄격한 판단 이후에 이뤄지고 있다. 특히 웰니스처럼 아직까지 필수품으로 인식되지 않은 영역에선 ‘왜 이 돈을 써야 하는지’하는 당위성이 더욱 요구된다.
데이비스는 가격 자체보다 가치 설명의 부재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비용을 정당화할 명확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으면, 소비자는 지출을 미룬다는 것이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수요 늘리려면 '이해' 시켜야
제품에 대한 이해 부족은 효능과 가격에 대한 부담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제품에 대한 이해는 인지도와 일치하지 않는다. 데이비스는 ‘알고 있다’와 ‘이해하고 있다’ 사이의 간극이 실제 구매를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기능 포맷의 확산도 혼란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하나의 제품이 여러 효능을 내세우는 경우가 늘었지만, 소비자는 각각의 기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젊은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더 실험적인 태도를 보이기는 하지만, 효능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구매를 망설인다는 점에선 다른 세대와 같다.
데이비스는 “망설임은 수요 부족이 아니라 의심, 가격 민감도, 혼란이 겹친 결과”라며 “제품에 대한 관심 자체가 확신으로 전환되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명확성 중심의 과학·효능 커뮤니케이션
연사들은 ‘명확성’을 해법으로 꼽았다. 과학적 언어 자체가 신뢰를 보장하지 않는 시대에,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번역된 설명이 필요하다는 데 세 연사 모두 공감을 표했다.
데이비스는 “소비자가 알고 싶어 하는 정보는 단순하다”고 말했다. 어떤 성분이 작동하는지,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언제쯤 체감할 수 있는지를 알기 쉽게 표현하라는 의미다. 그는 “전문 용어를 나열하기보다는 효능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실질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며 “효능이 분명하게 드러날 경우, 약 30%의 소비자가 웰니스 향 제품을 사용해보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퍼기 디렉터는 효능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선 결과뿐 아니라 작용 기전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부나 뇌에서 어떤 메커니즘으로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데이터만으로는 설득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제품 개발 전부터 작용 기전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스킨케어 시장의 고함량 경쟁에 대한 문제도 짚었다. 특정 활성 성분을 얼마나 많이 넣었는지가 아니라, 흡수와 전달, 상호작용을 고려한 설계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숫자가 커질수록 신뢰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장된 주장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화 전략과 신뢰 회복의 조건
의사결정 피로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소비자는 점점 단순한 선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복잡한 루틴과 해석이 필요한 제품 구성은 체험 자체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Vypr 데이터에 따르면 18~24세 여성은 롤온 오일이나 밤, 향이 있는 바디 로션 사용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향 사용 습관 역시 단순성과 연결된다. 스프레이, 캔들, 디퓨저처럼 사용 시점과 방식이 명확한 포맷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데이비스는 “소비자가 빠르게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을 하는 제품인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두 가지”라고 강조했다.
클레임 과잉은 브랜드가 신뢰 회복을 위해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연사들은 여러 효능을 나열하는 방식은 오히려 회의감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스는 “소비자는 하나의 핵심 효능이 단순하고 명확하게 설명될 때 더 설득된다”고 말했고 퍼기 디렉터 역시 “제품이 해결하려는 문제와 무관한 클레임은 혼란을 낳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