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헬스 혁신은 결국 더 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와 건강한 삶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어느 한 기업이 모든 질병과 웰빙 수요를 혼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다양한 기술과 역량을 연결하는 일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 오픈이노베이션의 본질입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조헌제 전무이사는 지난 1일 제주도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개막한 ‘제24회 인터비즈 바이오 파트너링&투자포럼 2026(InterBiz Bio Partnering & Investment Forum 2026)’에서 약업신문과 만나, 올해 포럼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조 전무가 바라본 올해 인터비즈의 핵심 변화는 기술 수요와 치료 모달리티의 다변화다. 저분자 의약품, 항체·단백질 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 방사성의약품 기반 치료제 등 다양한 접근법이 동시에 검토되는 상황이다.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것은 개별 기술보다 기술 수요자와 기술 공급기관을 정밀하게 연결하는 파트너링 메커니즘이라는 진단이다.
3개월 검토, 2박 3일 협상…인터비즈가 만든 O2O 기술거래 모델
올해 인터비즈 포럼에는 국내외 바이오헬스 산·학·연·관·벤처·스타트업, 투자기관, 정부기관, 지자체 등 630여곳 기업·기관과 2100여명이 참가했다. 올해 현장에서는 320여곳 기술 공급기관이 제안한 약 1590개 기술·플랫폼·파이프라인을 놓고 수요기업과 1대1 협상이 진행됐다.
공식 수요그룹으로 등록한 기업은 170여곳이며, 자사 전략 노출을 피하기 위해 참관 형태로 참여한 기관까지 포함하면 수요기업과 전략 참관기관은 200여곳에 이른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인터비즈 포럼을 통해 도출된 기술이전, 투자유치 등 성과는 약 1514억원 규모다.
조 전무는 “세상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질병이 많고, 희귀질환만 해도 1만종이 넘는다”며 “시장의 수요와 치료 모달리티가 동시에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연결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며, 인터비즈가 지난 25년 동안 그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조 전무는 인터비즈 행사 자체보다 행사에서 이뤄지는 ‘협상 메커니즘’을 강조했다. 인터비즈 포럼은 7월 제주 현장에서 처음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다. 행사 개최 전 약 3개월 동안 온라인 파트너링 시스템을 통해 기술 공급기관과 수요기업이 비밀유지 대상이 아닌 기술 정보, 협력 희망 분야, 개발 수요를 사전에 검토한다. 이후 현장에서는 이미 검토가 끝난 기술을 대상으로 2박 3일간 1대1 협상을 진행한다.
그는 “인터비즈의 오프라인 행사는 컨퍼런스나 전시보다 1대1 협상에 초점을 맞춘다”며 “군더더기를 뺀 실전 협상의 장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는 조 전무가 말하는 O2O(Online to Offline) 파트너링의 핵심이다. 온라인에서 사전 탐색과 수요·공급 매칭을 진행하고, 오프라인에서 최종 사업화 가능성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조 전무는 “글로벌 파트너링 행사에도 온라인 미팅 시스템은 있지만, 인터비즈처럼 개최 전 3개월 동안 기술 정보와 수요 정보를 교류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협상장에 들어가는 구조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인터비즈는 조 전무의 현장 경험에서 시작됐다. 조 전무는 1992년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합류한 뒤 국책 신약개발사업 프로젝트 매니저로 산·학·연 공동연구를 관리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부처별 연구개발 지원 체계와 전문기관이 체계화되기 전이었다. 그는 기업, 대학, 출연연 연구자들을 직접 만나며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가 가진 한계를 확인했다.
조 전무는 “기업 혼자서 끝까지 갈 수 있을까, 대학 혼자서 끝까지 갈 수 있을까, 출연연 혼자서 끝까지 갈 수 있을까를 현장에서 계속 보게 됐다”며 “답은 결국 연결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998년 국내 민간 기술거래 기구인 제약산업기술거래센터를 기획했고, 2000년 5월 이를 조합 산하 공식 기구로 출범시켰다.
초기 기술거래 방식은 지금과 달랐다. 조 전무는 연구자와 발명자를 직접 차에 태우고 기업 연구소와 본사 개발부서를 찾아다니며 기술이전 협의를 중재했다. 그러나 이 방식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그는 “한 달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건 몇 건에 불과했다”며 “기술거래가 업무의 전부도 아니었고, 한국형 기술거래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커졌다”고 회고했다.
이후 그는 약 2년 동안 해외 기술거래 전문가, 딜메이커, M&A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글로벌 기술거래 관행과 네트워킹 방식을 익혔다. 그는 “대규모 산·학·연 지식재산과 노하우를 연결하지 않으면 한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은 요원하다는 생각에서 만든 모델이 인터비즈”라고 설명했다.
“인터비즈, 글로벌이 찾아오는 플랫폼으로 나아갈 것”
글로벌 바이오헬스 시장은 기술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보건안보 이슈와 맞물리며 국가 전략산업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외부 기술과 글로벌 파트너를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신약개발 생산성과 시장 진입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인터비즈 다음 목표는 국내 중심 플랫폼을 넘어 글로벌 기업이 한국으로 찾아오는 파트너링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올해 포럼에는 이미 일라이 릴리, BMS 등 다국적 제약사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관계자, 중국 국가혁신기금 관계자, 일본·캐나다 기업 등이 참여했다.
조 전무는 “이제는 한국 기업이 해외 행사에 나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글로벌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구조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글로벌 진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인터비즈도 국내 산·학·연·벤처·스타트업 중심에서 글로벌과 직접 연결되는 메커니즘으로 승화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해외 파트너들이 한국으로 찾아와 국내 기업과 실제 딜을 희망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 전무는 한국 바이오헬스산업의 기술 경쟁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한국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약 3800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글로벌 톱3 수준”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기술이전 건수는 3~4위권이지만, 건당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1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산업이 가진 파이프라인, 역량, 인프라가 글로벌에 제대로 전달된다면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인터비즈는 이미 해외 협력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2003년에는 중국 과학기술부와 협력해 중국 100대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중 파트너링 포럼을 열었다. 2007년에는 덴마크에서 한국 기업과 스칸디나비아 지역 기업을 연결하는 파트너링 행사를 개최했다. 다만 해외 개최는 시간과 재원이 많이 드는 만큼, 앞으로는 글로벌 파트너를 국내로 불러들이는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전무는 “우리가 짐을 싸서 계속 해외로 나가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한국이 가진 파이프라인과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을 우리의 안방으로 불러들이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비즈가 기술이전, 투자, 공동연구, 글로벌 협력을 연결하는 실질적 딜 메커니즘으로 더 고도화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비즈는 1990년대 산·학·연 신약개발 현장에서 확인한 단절을 연결로 바꾸기 위해 만든 한국형 오픈이노베이션 시스템이다. 올해 제주 현장에서 약 1590개 기술·플랫폼·파이프라인이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질병과 기술, 자본과 시장 수요가 동시에 다변화하는 시대에 인터비즈는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이 독자 개발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협력으로 확장하는 연결 지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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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 혁신은 결국 더 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와 건강한 삶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어느 한 기업이 모든 질병과 웰빙 수요를 혼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다양한 기술과 역량을 연결하는 일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 오픈이노베이션의 본질입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조헌제 전무이사는 지난 1일 제주도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개막한 ‘제24회 인터비즈 바이오 파트너링&투자포럼 2026(InterBiz Bio Partnering & Investment Forum 2026)’에서 약업신문과 만나, 올해 포럼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조 전무가 바라본 올해 인터비즈의 핵심 변화는 기술 수요와 치료 모달리티의 다변화다. 저분자 의약품, 항체·단백질 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 방사성의약품 기반 치료제 등 다양한 접근법이 동시에 검토되는 상황이다.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것은 개별 기술보다 기술 수요자와 기술 공급기관을 정밀하게 연결하는 파트너링 메커니즘이라는 진단이다.
3개월 검토, 2박 3일 협상…인터비즈가 만든 O2O 기술거래 모델
올해 인터비즈 포럼에는 국내외 바이오헬스 산·학·연·관·벤처·스타트업, 투자기관, 정부기관, 지자체 등 630여곳 기업·기관과 2100여명이 참가했다. 올해 현장에서는 320여곳 기술 공급기관이 제안한 약 1590개 기술·플랫폼·파이프라인을 놓고 수요기업과 1대1 협상이 진행됐다.
공식 수요그룹으로 등록한 기업은 170여곳이며, 자사 전략 노출을 피하기 위해 참관 형태로 참여한 기관까지 포함하면 수요기업과 전략 참관기관은 200여곳에 이른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인터비즈 포럼을 통해 도출된 기술이전, 투자유치 등 성과는 약 1514억원 규모다.
조 전무는 “세상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질병이 많고, 희귀질환만 해도 1만종이 넘는다”며 “시장의 수요와 치료 모달리티가 동시에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연결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며, 인터비즈가 지난 25년 동안 그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조 전무는 인터비즈 행사 자체보다 행사에서 이뤄지는 ‘협상 메커니즘’을 강조했다. 인터비즈 포럼은 7월 제주 현장에서 처음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다. 행사 개최 전 약 3개월 동안 온라인 파트너링 시스템을 통해 기술 공급기관과 수요기업이 비밀유지 대상이 아닌 기술 정보, 협력 희망 분야, 개발 수요를 사전에 검토한다. 이후 현장에서는 이미 검토가 끝난 기술을 대상으로 2박 3일간 1대1 협상을 진행한다.
그는 “인터비즈의 오프라인 행사는 컨퍼런스나 전시보다 1대1 협상에 초점을 맞춘다”며 “군더더기를 뺀 실전 협상의 장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는 조 전무가 말하는 O2O(Online to Offline) 파트너링의 핵심이다. 온라인에서 사전 탐색과 수요·공급 매칭을 진행하고, 오프라인에서 최종 사업화 가능성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조 전무는 “글로벌 파트너링 행사에도 온라인 미팅 시스템은 있지만, 인터비즈처럼 개최 전 3개월 동안 기술 정보와 수요 정보를 교류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협상장에 들어가는 구조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인터비즈는 조 전무의 현장 경험에서 시작됐다. 조 전무는 1992년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합류한 뒤 국책 신약개발사업 프로젝트 매니저로 산·학·연 공동연구를 관리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부처별 연구개발 지원 체계와 전문기관이 체계화되기 전이었다. 그는 기업, 대학, 출연연 연구자들을 직접 만나며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가 가진 한계를 확인했다.
조 전무는 “기업 혼자서 끝까지 갈 수 있을까, 대학 혼자서 끝까지 갈 수 있을까, 출연연 혼자서 끝까지 갈 수 있을까를 현장에서 계속 보게 됐다”며 “답은 결국 연결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998년 국내 민간 기술거래 기구인 제약산업기술거래센터를 기획했고, 2000년 5월 이를 조합 산하 공식 기구로 출범시켰다.
초기 기술거래 방식은 지금과 달랐다. 조 전무는 연구자와 발명자를 직접 차에 태우고 기업 연구소와 본사 개발부서를 찾아다니며 기술이전 협의를 중재했다. 그러나 이 방식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그는 “한 달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건 몇 건에 불과했다”며 “기술거래가 업무의 전부도 아니었고, 한국형 기술거래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커졌다”고 회고했다.
이후 그는 약 2년 동안 해외 기술거래 전문가, 딜메이커, M&A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글로벌 기술거래 관행과 네트워킹 방식을 익혔다. 그는 “대규모 산·학·연 지식재산과 노하우를 연결하지 않으면 한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은 요원하다는 생각에서 만든 모델이 인터비즈”라고 설명했다.
“인터비즈, 글로벌이 찾아오는 플랫폼으로 나아갈 것”
글로벌 바이오헬스 시장은 기술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보건안보 이슈와 맞물리며 국가 전략산업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외부 기술과 글로벌 파트너를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신약개발 생산성과 시장 진입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인터비즈 다음 목표는 국내 중심 플랫폼을 넘어 글로벌 기업이 한국으로 찾아오는 파트너링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올해 포럼에는 이미 일라이 릴리, BMS 등 다국적 제약사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관계자, 중국 국가혁신기금 관계자, 일본·캐나다 기업 등이 참여했다.
조 전무는 “이제는 한국 기업이 해외 행사에 나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글로벌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구조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글로벌 진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인터비즈도 국내 산·학·연·벤처·스타트업 중심에서 글로벌과 직접 연결되는 메커니즘으로 승화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해외 파트너들이 한국으로 찾아와 국내 기업과 실제 딜을 희망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 전무는 한국 바이오헬스산업의 기술 경쟁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한국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약 3800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글로벌 톱3 수준”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기술이전 건수는 3~4위권이지만, 건당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1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산업이 가진 파이프라인, 역량, 인프라가 글로벌에 제대로 전달된다면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인터비즈는 이미 해외 협력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2003년에는 중국 과학기술부와 협력해 중국 100대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중 파트너링 포럼을 열었다. 2007년에는 덴마크에서 한국 기업과 스칸디나비아 지역 기업을 연결하는 파트너링 행사를 개최했다. 다만 해외 개최는 시간과 재원이 많이 드는 만큼, 앞으로는 글로벌 파트너를 국내로 불러들이는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전무는 “우리가 짐을 싸서 계속 해외로 나가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한국이 가진 파이프라인과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을 우리의 안방으로 불러들이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비즈가 기술이전, 투자, 공동연구, 글로벌 협력을 연결하는 실질적 딜 메커니즘으로 더 고도화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비즈는 1990년대 산·학·연 신약개발 현장에서 확인한 단절을 연결로 바꾸기 위해 만든 한국형 오픈이노베이션 시스템이다. 올해 제주 현장에서 약 1590개 기술·플랫폼·파이프라인이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질병과 기술, 자본과 시장 수요가 동시에 다변화하는 시대에 인터비즈는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이 독자 개발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협력으로 확장하는 연결 지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