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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쥴릭 극복과 대형 도매상 행보
대형 도매상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쥴릭 문제를 논할 때 언제나 핵심에 자리 잡았지만, 어느 때보다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그만큼 쥴릭 극복에 대형도매업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대형 도매업소들이 올해 쥴릭에서 나올 것인가가 관심거리다. 지난해 동원약품 탈퇴 이후, 올 상반기 계약이 만료되는 대형 도매들이 기세를 몰아 대열에 합류할 지에 대한 관심이다.
일단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지오영도 계약만료와 동시에 종료를 약속했고, 어느 때보다 분위기도 고취됐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변했다. 지난해 탈퇴한 복산약품이 쥴릭에 다시 합류했다는 사실이 표면화되며 내부에서 웅성거림이 들리고 있다.
복산의 재가입은 사실 올 초 알려졌지만,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노출시키지 않은 면이 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알려진 상황에서 당장 도매업계 내부에서 ‘투쟁 동력’ 상실 얘기가 거론된다.
‘대형 도매도 나왔는데, 다른 업소들이 나올 수가 있겠는가’가 핵심이다. 도협과 도매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업계 한 인사는 “대형 도매들은 유통시장을 끌고 갈 업소들로 인수 합병 등도 있지만 쥴릭 극복을 통해 더 클 수 있다”며 “만일 올해 쥴릭 문제를 잘 마무리하면 그간의 갈등관계를 벗어나 도매업소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이렇지 못하면 더한 갈등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부분은 도협이 지난해부터 주창해 온 쥴릭 거래약정서 10조 부분이다. 쥴릭과 거래 즉시 쥴릭 가입 타 아웃소싱제약사와 거래가 막히는 이 조항에 대해서도 시비를 거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 조항을 빼달라고 하면 쥴릭이 싫어할 것이기 때문에 어렵다는 목소리다.
마지막 목소리는 원로로 연결된다.
다른 인사는 “그간 외자도매 부도 쥴릭 등에서 일부 원로답지 못한 행동들이 나오며 자존심을 무너뜨린 면이 있었다”며 “탈퇴 재가입을 했다는 것은 회원들에 대한 약속 위반이다.후배들이 무슨 말을 해도 할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탈퇴 재가입을 떠나 도협과 업계가 입는 상처가 심하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논란들이 쥴릭 극복 본질을 희석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쥴릭이 시장에서 빠질 경우와 세를 강화시킬 경우 모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소가 대형도매업소들이다.
쥴릭이 우월적 지위로 지적되는 거래약정서를 바탕으로 계속 영업을 하는 한 토종 도매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장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면 종속관계는 지속되며 도매업계의 위상강화와 발전을 위한 공동정책 사업 추진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거래약정서 10조항도 업계에서는 ‘이러쿵 저러쿵’ 말이 나오는 자체가 우습다는 분위기다.
핵심이 10조항이고, 이 조항으로 도매상들이 쥴릭에 계속 끌려 다니며 마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은 상황에서, 재계약시 조항을 삭제하고 계약하는 것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불리할 때와 눈 앞에 닥쳤을 때는 뒤에서 쥴릭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조금이라도 이득이 있거나 노출시켜야 할 때는 '나 몰라라' 허가나 제동을 거는 행위나 목소리들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10조항 삭제 후 재계약 분위기는 무르익은 상황으로, 일부 도매업소들이 계속 눈 앞의 이득만 따져 행동하려면 아예 쥴릭에 대해 문제제기도 하지 말고, 쥴릭과 관련해 도협에 기대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한 의지를 비춰 온 도협도 불쾌해하고 있다.
도협 이한우 회장은 "어른답지 못한 행동도 문제가 많지만, 이 핑계를 대도 안 된다. 또 거래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닌,10조항을 빼고 계약하자는 것으로, 개별 도매상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며 “시비를 거는 회원들은 그대로 계약하라. 다만 앞으로 합자사들의 마진 문제 등에 대해 협회와 논의할 생각을 하지 말라”고 강하게 말했다.
살기 위해 스스로 대응해야지, 쥴릭 극복이라는 거대한 담론 앞에서 유불리 조건을 따져 행동하면 결국 피해는 도매업소 스스로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이다.
이권구
2010.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