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병원물류 표준화 ① '의료공급망의 단절구간, 병원 내부물류'
지영호 박사 / 청지LSI연구원 대표연구원
입력 2026.09.29 07:00 수정 2026.09.2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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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의료기기는 제조사 생산·출하에서 의약품유통기업 입고·보관·배송을 통해 병원에 공급되고, 병원에서는 입고검수–재고–불출–사용의 흐름으로 관리된다.

제조·유통 분야는 물류센터 자동화와 WMS를 기반으로 입고·보관·피킹·출고의 운영 정확도를 높이고, 콜드체인과 LOT·Serial 단위의 추적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등 공급망 운영 수준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왔다. 제조사와 유통기업이 보유한 제품 식별정보와 규격·포장단위, 생산·유통이력은 물류 운영과 품질관리의 핵심 데이터로 활용되고 있다.

병원물류 고도화는 자동화 설비나 정보시스템 도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제조·유통 단계에서 생성된 제품정보가 병원의 구매·입고·재고·불출·사용 단계까지 동일한 식별기준으로 이어지고, 병원별 Local Code를 표준 제품정보와 정확하게 Mapping할 수 있는 데이터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 이 기반이 확보돼야 의료물자 흐름과 정보 흐름을 하나의 공급망으로 연결하고, 병원 간 재고정보 연계와 공동구매·공동물류, 공급부족 대응까지 확장할 수 있다.

제품 기준정보 불일치는 병원 내부의 구매·재고관리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동일품목과 거래단위가 정확하게 식별되지 않으면 병원별 구매가격과 실수요, 가용재고를 같은 기준에서 비교하기 어렵고, 여러 의료기관 수요를 통합한 공동구매와 공동물류도 정확한 물량산정에 제약을 받는다. 공급차질이나 Recall 발생 시 제조사의 제품정보, 유통기업의 출고이력, 병원의 입고·재고·불출정보를 연결해 해당 의료물자 위치와 잔여수량을 확인하는 데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병원물류 정보 표준화는 제약·의료기기 제조–유통–병원을 하나의 Supply Chain으로 연결하기 위한 산업적 기반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오랜 기간 의약품·3PL과 물류현장을 경험하면서 물류 경쟁력은 자동화 설비 규모 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해 왔다. 의료물자를 제조사·제품명·모델·규격·포장단위에 따라 정확하게 식별하고, 병원별 Local Code와 제품 기준정보를 Mapping하며, 구매–입고–재고–불출–사용의 Transaction을 같은 기준으로 연결해야 데이터가 실제 운영정보로 기능한다. 이 기반이 확보되면 병원별 실수요와 재고보유 수준을 분석해 공동구매, 공동물류, 적정재고와 공급위험 관리로 활용범위를 넓힐 수 있다.

병원물류 표준화를 개별 의료기관의 자재관리 개선에 한정하지 않고 제약·의료기기 산업의 공급망 고도화, 유통·3PL의 새로운 물류운영 영역, 의료기관 간 공동구매·공동물류, 의료물자 수급 안정과 국가 보건안보를 연결하는 산업·제도적 과제​로 논의할 시점이라고 판단한다. 약업신문을 통해 제조–유통–병원 사이에 남아 있는 정보와 물류의 단절구간을 현장 관점에서 짚고, 병원물류 표준화가 의료산업 Supply Chain의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기반으로 어떻게 구축될 수 있는지를 제안하고자 기획칼럼을 기고한다.

[병원물류 표준화 ①]…의료공급망의 단절 구간, 병원 내부물류

의약품·의료기기의 공급망은 제조사의 생산·출하, 유통기업의 입고·보관·피킹·배송, 병원의 입고검수와 사용으로 이어진다. 제조·유통 단계에서는 제품 Master를 기준으로 수⋅발주와 재고를 관리하고 LOT·Serial, 사용기한 등 추적정보를 축적한다. WMS, 물류자동화, 콜드체인과 3PL도 이 정보체계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병원입고 시점부터 관리 기준이 달라진다. 납품된 의료물자는 발주내역과 대조·검수한 후 병원 ERP의 Local Code로 입고 처리된다. 중앙창고 또는 지정 보관구역에 적치되고, 수술실·병동·검사실 등 사용부서의 청구에 따라 불출된다. 제조·유통 단계의 제품정보가 병원의 구매·입고·재고·불출·사용정보와 표준화된 품목 식별체계로 연계되지 못하는 지점에서 의료물자 정보의 단절이 발생한다

◇ Local Code에서 발생하는 제품 정보 단절

병원별 Local Code는 구매계약, 원가, 입고, 재고, 불출과 사용실적을 관리해 온 내부 기준정보이다. 의료기관은 ERP 구조와 구매·재고관리 방식, 진료지원 업무체계가 서로 달라 기관별 운영환경에 맞춘 자체 품목코드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다만 개별 병원의 품목정보를 기관 간 비교하거나 통합 분석하는 단계에서는 서로 다른 코드체계가 동일제품의 식별과 데이터 연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제조사와 모델·규격이 같은 의료재료가 병원마다 다른 품명과 코드로 등록되고, BOX·EA 등 구매·재고 단위도 서로 다를 수 있다. 

A병원의 M-1025와 B병원의 002731이 동일제품인지 확인하려면 코드번호가 아니라 제조사·제품명·모델·규격·포장단위를 대조해야 한다.

제품 식별기준이 정리되지 않은 구매자료에서는 병원별 가격 차이가 실제 계약가격의 차이인지, 규격이나 포장단위의 차이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사용량과 재고량도 병원별 품목코드와 관리단위가 상이한 기준으로 운영될 경우 기관 간 데이터의 직접적인 비교와 통합 분석에 한계가 발생한다. 병원물류 데이터의 통합은 코드번호를 일률적으로 통일하는 작업보다 각 의료기관의 Local Code가 실제 어떤 제품과 규격·포장단위를 지칭하는지를 식별·검증하고, 이를 표준 품목정보와 정확하게 Mapping하는 과정에서 출발해야 한다.

◇ 병원 가용재고 관리의 한계

입고된 의료물자는 중앙창고에서 사용부서로 불출되는 시점부터 재고 보관위치와 관리주체가 전환된다. 중앙창고에서 수술실로 100EA를 불출한 후 80EA가 실제 사용됐다면, 미사용 수량 20EA는 수술실의 부서재고로 관리된다.

 ERP의 중앙재고에서는 이미 차감됐지만 병원 전체 재고에서는 여전히 가용 수량이다. 중앙재고가 부족해 긴급발주가 발생하는 시점에도 동일품목이 여러 사용부서에 분산돼 있을 수 있다. 병원의 실제 공급여력을 판단하려면 중앙재고뿐 아니라 부서재고, 평균사용량, 재고보유일수, 차기 입고예정일을 동일제품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공급차질 발생 시에는 의료기관별 실질 가용재고와 재고소진 시점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해당 품목 보유기관과 Location별 재고수량, 현재 사용량 기준 예상 재고소진일수, 대체 가능한 규격과 품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병원별 Local Code와 수량·포장단위에 대한 정규화가 선행돼야 한다. 중앙창고와 사용부서에 분산된 재고를 동일제품·동일단위로 식별하고 Location별 가용수량까지 연계하는 데이터 구조가 공급차질 대응 기반이 된다.

◇ 제조·유통 정보와 병원 Traceability 연결

Recall 대응은 제조·유통 단계의 제품 식별정보가 병원의 입고·재고·불출·사용정보까지 연계되어 추적 가능한지를 검증하는 핵심 과정이다.

특정 제조사의 제품 또는 LOT가 Recall 대상으로 지정되면 제조사는 대상제품을 확정하고 유통기업은 출고처와 출고수량을 조회한다. 

병원에서는 입고이력과 중앙재고를 확인한 뒤 사용부서 불출 여부와 잔여수량까지 추적해야 한다. 

제조사의 제품 식별정보, 유통기업의 출고정보, 병원의 Local Code가 연결되지 않으면 병원 입고단계에서 다시 제품명·모델·규격을 대조해야 한다. 

부서불출 이후 재고이동·사용·반품 등 Transaction 이력이 관리되지 않을 경우, 해당 품목 최종 위치와 사용 여부를 데이터로 추적하기 어려워 사용부서별 실물재고 확인과 보유수량 검증을 병행해야 한다. 

동일한 품목 식별정보와 재고 Transaction 데이터는 일상적인 구매·재고관리에서도 발주량 산정, 적정재고 유지, 재고회전 분석과 사용량 관리의 기초정보로 활용된다. 

제조사의 생산·출하정보, 유통기업의 재고·출고·배송정보와 병원의 입고·가용재고·사용정보를 동일제품 식별기준으로 연계하면, 의료기관별 실제 사용량과 재고소진 수준을 기반으로 실수요를 산정하고 유통단계의 공급가능 재고와 대응여력을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렇게 확보된 수요·재고정보는 공동구매의 적정 물량 산정, 공동물류 거점별 재고배치와 재고보충 기준을 설정하고, 공급부족 발생 시 의료기관별 가용재고와 소진예측을 반영한 물량배분 기준을 수립하는 데 활용된다. 

병원별 Local Code를 일률적으로 폐기하거나 단일 코드체계로 전환할 필요는 없다. 기존 ERP와 내부 품목코드 체계를 유지하되, 각 Local Code가 지칭하는 제조사·제품명·모델·규격·포장단위를 검증하여 제품 단위의 표준 Master와 Mapping하는 구조가 병원 업무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기관 간 품목정보를 연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적용방식이다.

제조사의 생산·출하정보, 유통기업의 재고·출고·배송정보, 병원의 입고·재고·불출·사용정보가 동일제품 식별기준으로 연계돼야 의료물자 흐름을 공급단계부터 병원 내 사용단계까지 추적할 수 있다. 병원물류 표준화 핵심은 개별 시스템의 코드를 하나로 통일하는 데 있지 않다. 공급망 각 단계에서 생성되는 제품정보와 재고 Transaction을 동일제품 기준으로 식별·연계할 수 있는 데이터 구조를 구축하는 데 있다.

제2회에서는 이 연계체계 기반이 되는 병원 품목 Master를 다룬다. 병원별로 축적된 품목정보를 실제 제품 단위로 식별·정비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준정보 체계를 살펴본다.

▶ 지영호 박사(청지LSI연구원 대표 연구원)=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에서 물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유한양행에서 27년 10개월간 생산·물류·경영혁신·기획관리 업무를 수행했으며, 이후 의약품 물류와 3PL 분야의 연구·컨설팅 활동을 이어왔다. 세중해운 기업연구소 소장, 대학 겸임교수,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 ‘3PL의 이해와 운영’, ‘병원 물류와 구매’, ‘3PL운영과 물류전략’, 알기쉬운 물류표준화' 등이 있으며, 의약품·바이오헬스 공급망과 병원물류 표준화, 출판물류를 주요 연구 분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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