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성·전이성 위암의 치료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세포독성항암제에 주로 의존했던 치료에 면역항암제가 도입되면서 생존기간 연장과 장기 치료 반응을 기대할 수 있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치료 전략이 구체화되고 건강보험 급여 범위도 확대되면서 환자의 특성에 따라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진행성·전이성 위암은 여전히 치료가 어려운 암종이다. 특히 진단 당시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됐거나 복막 전이를 동반한 환자는 치료 반응이 제한적이고, 질환이 빠르게 진행하면서 후속 치료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환자의 전신 상태와 바이오마커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첫 치료부터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면역관문억제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는 진행성·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서 화학요법과의 병용을 통해 장기 생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CheckMate-649 연구의 5년 추적 결과에서는 PD-L1 CPS 5 이상 환자군에서 화학요법 단독 대비 전체생존기간과 5년 생존율 개선이 확인됐다.
최근에는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또는 불일치 복구 결핍(dMMR)을 보이는 일부 위암 환자에게 PD-L1 발현 수준과 관계없이 옵디보 병용요법의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되면서 기존 급여 기준의 사각지대에 있던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도 개선됐다.
약업닷컴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권민석 교수를 만나 진행성·전이성 위암의 치료 현실과 1차 치료 선택의 중요성, 면역항암제 도입 이후 나타난 변화, 바이오마커에 따른 치료 전략 등을 살펴봤다. 아울러 최근 급여 확대가 실제 진료 현장에 갖는 의미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미충족 수요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권 교수는 "1차 치료는 첫 단추를 끼우는 과정이다. 일부 환자는 2차 치료까지 이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첫 치료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의 전신 상태와 바이오마커, 치료에 따른 위험과 내약성,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차 치료까지 못 가는 환자도"…첫 치료 중요성 커졌다
위암은 국내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암종 중 하나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위암 발생은 전체 암 발생의 10.0%를 차지했으며, 암 발생 순위 5위에 해당했다.
우리나라는 국가암검진을 비롯해 내시경 검사가 활성화돼 있어 상당수의 위암 환자가 조기에 진단된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이미 간이나 복막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돼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는 내시경 검진이 활성화돼 전체 위암 환자의 약 80~90%가 1기에 발견되지만, 일부는 이미 간이나 복막 등으로 전이돼 수술이 어려운 상태에서 진단된다"며 "진행성·전이성 위암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복수나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전이를 확인하는 비교적 젊은 환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암은 현재까지 평균 생존기간이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이며, 복막 전이 환자는 이보다 더 짧아 1년 미만인 경우도 있다"며 "흔한 암 가운데 아직 생존기간이 길지 않은 암종이어서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진행성·전이성 위암에서는 치료를 시작한 이후에도 환자의 상태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1차 치료 도중 질환이 진행하거나 전신 상태가 악화되면 다음 치료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권 교수가 첫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먼저 조직검사를 통해 HER2, PD-L1 등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고 환자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를 선택한다"며 "약의 개수가 많아진다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신체적으로 잘 견딜 수 있는지, 동반 질환이나 합병증으로 인해 약을 추가했을 때 위험이 커지지 않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부담 역시 실제 치료제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동일한 약제라도 급여 적용 여부에 따라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급여 여부에 따라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실제 치료가 가능한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진행성 위암 치료에서는 일부 HER2 양성 환자를 제외하면 세포독성항암제가 주요 치료 수단이었다.
치료 반응을 높이기 위해 여러 항암제를 병용하는 전략이 활용됐지만,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미치는 세포독성항암제의 특성상 부작용이 증가하고 생존기간 연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면역관문억제제가 도입되면서 새로운 치료 전략이 마련됐다. 기존 화학요법과 서로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는 면역항암제를 병용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이는 접근이다.
권 교수는 "옵디보와 같은 면역관문억제제가 등장해 여러 암종에서 치료 성과를 보였고, 위암에서도 1차 치료에 세포독성항암제와 병용했을 때 질병 진행이 줄고 환자가 더 오래 생존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전이 다른 약을 병용함으로써 환자의 부담은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효과를 높였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연구가 CheckMate-649다.
CheckMate-649는 진행성·전이성 위선암, 위식도접합부 선암 및 식도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옵디보와 화학요법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화학요법 단독과 비교한 무작위, 공개, 다기관 3상 임상시험이다.
5년 장기 추적 결과, PD-L1 CPS 5 이상 환자군에서 옵디보 병용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14.4개월로 화학요법 단독군의 11.1개월보다 길었다. 사망 위험은 약 29% 감소했으며, 5년 생존율은 각각 16%와 6%로 나타났다.
PD-L1 CPS 10 이상 환자군에서도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옵디보 병용군 15.0개월, 화학요법 단독군 10.9개월이었다. 5년 생존율은 각각 17%와 7%로 확인됐다.
이는 진행성·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서 옵디보 병용요법의 장기 생존 혜택을 보여주는 결과다.
권 교수는 면역관문억제제의 임상적 의미로 치료 반응의 지속성을 꼽았다.
그는 "면역관문억제제의 큰 장점은 한 번 반응한 환자에서 그 반응이 오래 지속된다는 점"이라며 "실제로 옵디보를 2년, 3년간 사용하며 안정적으로 치료받는 환자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 생존 혜택을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아직 일부 환자에 해당하고 암을 조절 가능한 질환으로 말하기에는 이르지만, 면역관문억제제의 등장으로 그러한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열린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PD-L1 넘어 MSI-H까지…급여 확대로 치료 접근성 개선
면역항암제가 진행성 위암의 치료 선택지를 넓혔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바이오마커는 PD-L1이다.
PD-L1은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데 활용되는 지표로, 위암에서는 복합양성점수(CPS)를 통해 발현 수준을 평가한다.
권 교수는 "현재 임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중 하나가 PD-L1"이라며 "치료 전 조직에서 PD-L1을 검사하면 면역 활성화 정도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고, 임상시험에서도 점수가 높은 환자가 낮은 환자보다 효과가 더 좋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느 수준의 PD-L1 발현을 치료 기준으로 설정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CheckMate-649 연구에서는 전체 환자군에서도 옵디보 병용요법의 효과가 확인됐지만, 특히 CPS 5 이상 환자군에서 생존 혜택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권 교수는 "CPS 10 이상에서 효과가 더 좋지만 기준을 지나치게 높이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바이오마커 기반 치료에서 또 하나 중요하게 활용되는 지표가 MSI-H다.
MSI-H 또는 dMMR은 DNA 복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교정하는 기능에 이상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해당 암에서는 돌연변이가 많이 축적되는 특성이 나타나며,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인식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권 교수는 "여러 암종에서 일관되게 높은 반응을 보이는 대표적인 바이오마커가 MSI-H"라며 "돌연변이가 많을수록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할 수 있어 대체로 면역항암제에 좋은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암에서 면역항암제 단독 치료 시 20% 미만의 낮은 반응률을 보였지만, MSI-H 환자군에서는 50% 이상으로 나타난 연구도 있다"며 "MSI-H가 확인되면 면역항암제에 잘 반응하고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치료 전에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MSI-H는 위암 환자의 약 5~10%에서 확인된다.
비율 자체는 크지 않지만, 해당 바이오마커가 확인된 환자에서는 면역항암제 치료를 통해 상당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heckMate-649 연구의 MSI-H 하위군 분석에서도 이러한 특성이 확인됐다.
옵디보 병용요법을 받은 MSI-H 환자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38.7개월이었으며, 화학요법 단독 대비 사망 위험은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임상적 근거는 최근 건강보험 급여 확대와도 연결된다.
옵디보는 2021년 6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위식도접합부 선암 및 식도선암의 1차 치료에서 플루오로피리미딘계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23년 9월 HER2 음성이면서 PD-L1 CPS 5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 급여가 적용됐다.
2026년 9월 1일부터는 PD-L1 발현 수준과 관계없이 dMMR 또는 MSI-H를 보이는 수술 불가능 진행성·전이성 위선암 및 위식도접합부 선암 환자도 추가 급여 대상에 포함됐다.
기존 급여 기준에서는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MSI-H 환자라도 PD-L1 CPS가 5 미만으로 나타나면 급여를 적용받기 어려웠다.
권 교수는 "MSI-H 환자는 대체로 면역이 활성화된 경우가 많고 CPS가 20, 30, 50처럼 높게 나오는 경우도 많지만, 드물게 5 미만인 환자가 있다"며 "이들이 기존 급여 기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비용 때문에 치료하지 못했던 환자들이 이번 급여 확대를 통해 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는 환자의 경제적 부담과 직결된다.
권 교수는 암 환자가 산정특례를 적용받으면 급여 치료의 본인부담률은 5%지만, 급여가 되지 않는 약제는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급여 확대는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바이오마커 검사의 한계와도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PD-L1은 임상시험을 통해 유용성이 입증된 바이오마커지만, 실제 진료에서는 검사 결과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을 채취한 위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판독 방식이나 점수 산정 방법에 따라서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권 교수는 "치료를 앞둔 환자에게 매번 조직검사를 반복할 수 없고, 재검사로 치료가 지연될 수도 있다"며 "좋은 약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가 한 번의 PD-L1 결과 때문에 혜택을 받지 못했던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 급여 확대가 사각지대를 보완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권 교수는 바이오마커와 임상시험 데이터를 환자에게 설명하는 방식도 개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검사 결과와 임상연구 자료를 미리 확인하고 질문을 준비하는 환자가 있는 반면, 의료진에게 치료 결정을 맡기는 환자도 있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환자가 원하는 정보 수준에 맞춰 치료 효과를 설명하며,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하는 경우에는 바이오마커 결과와 연구 데이터, 기대 효과와 비용을 함께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치료 선택지 늘었지만…복막 전이·검사 접근성은 여전한 과제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가 도입되면서 진행성 위암의 치료 선택지는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진료에서는 바이오마커 결과뿐 아니라 환자의 섭취 상태, 전신 상태, 생활 여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옵디보 병용요법 역시 어떤 화학요법을 함께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치료 방식이 달라진다.
옵디보는 XELOX 또는 FOLFOX와 병용할 수 있다.
두 요법은 모두 옥살리플라틴을 포함하지만 함께 사용하는 플루오로피리미딘계 약제에 차이가 있다.
FOLFOX는 주사제인 5-FU를 약 46~48시간 연속 투여하는 반면, XELOX는 체내에서 5-FU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경구약 카페시타빈을 사용한다.
XELOX는 3주에 한 번 외래에서 주사 치료를 받고 카페시타빈은 집에서 복용할 수 있어 통원이나 직장생활 측면에서 편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권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방문 일정과 복약 편의성 등을 고려해 XELOX를 더 많이 사용한다"며 "다만 위암은 음식을 먹고 소화하는 위에 생기는 암이므로 약을 삼키거나 소화하기 어렵고 구토가 지속되는 환자에게는 FOLFOX와 같은 주사 치료를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가지 병용 옵션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섭취 상태, 내약성, 생활 방식과 치료 편의성에 맞춰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PD-L1뿐 아니라 CLDN18.2 발현 여부도 치료제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고려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권 교수는 실제 진료에서 PD-L1 점수가 낮고 CLDN18.2 발현이 높다면 졸베툭시맙을 먼저 고려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PD-L1과 CLDN18.2가 모두 높다면 면역관문억제제를 우선 선택한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치료제를 먼저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남아 있다.
권 교수는 "PD-L1 점수가 낮고 CLDN18.2 발현이 높다면 졸베툭시맙을 먼저 고려하는 편이지만, 이 경우 후속 치료에서 면역관문억제제를 사용할 기회가 제한될 수 있어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적의 치료 순서와 병용 전략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영역으로, 향후 임상연구 결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진행성 위암에서 치료 반응이 상대적으로 낮은 복막 전이 환자는 여전히 중요한 미충족 수요로 남아 있다.
복막 전이는 위암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지만 항암제가 충분히 도달하기 어렵고 면역억제 환경이 형성돼 있어 화학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 모두 반응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권 교수는 "임상 데이터는 환자 집단의 평균일 뿐 개별 환자의 반응을 정확히 예측하지는 못한다"며 "실제로 PD-L1 CPS가 0이나 1로 낮고 복막 전이가 있었음에도 옵디보 병용요법에 좋은 반응을 보인 환자를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개별 사례와 별개로, 초기부터 빠르게 진행하는 복막 전이 환자에게는 더 신속한 치료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암제가 효과를 나타내기까지 한두 달이 필요한데, 그사이 질환이 진행하고 전신 상태가 악화되면 다음 치료로 넘어가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환자에게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료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가운데 바이오마커 검사 접근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현재 위암 1차 치료에서는 HER2, PD-L1 등 바이오마커 확인이 중요하지만 약제에 따라 지정된 동반진단검사법이 다르다.
권 교수는 검사 결과가 약 95% 일치하더라도 허가된 동반진단검사에 맞추기 위해 별도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 따라 시행할 수 있는 검사법이 달라 검체를 외부로 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결과 확인까지 2주가 걸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사이 환자의 상태가 악화될 수 있고 환자의 유전자 검사 비용 부담도 크다"며 "바이오마커가 치료 선택에 필수적인 만큼 검사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급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치료제의 발전이 실제 환자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권 교수는 수술이 불가능한 4기 위암 환자라도 항암치료 초기에는 전신 상태와 삶의 질이 비교적 유지돼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치료가 누적되고 질환이 진행하면 체력이 저하되면서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옥살리플라틴은 치료가 누적되면서 말초신경병증이 심해질 수 있다. 손발 저림으로 시작해 증상이 악화되면 젓가락질이나 단추를 잠그는 것처럼 일상적인 동작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권 교수는 면역항암제의 등장으로 일부 환자에서 1차 치료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옵디보는 30회, 40회 투여한다고 해서 누적 투여 횟수에 비례해 부작용이 증가하는 약이 아니다"라며 "1차 치료를 오래 유지할 수 있으면 환자는 더 좋은 전신 상태로 더 오랫동안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면역항암제에서 이상반응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CheckMate-649에서도 옵디보 병용군의 중대한 이상반응과 이상반응에 따른 치료 중단 등이 보고됐다.
권 교수가 강조한 것은 치료 반응을 유지하면서 환자가 가능한 한 오랫동안 양호한 전신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갖는 의미다.
실제 진료에서는 자녀의 결혼식을 앞둔 환자가 치료 기간 동안 좋은 상태를 유지해 결혼식을 치른 사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권 교수는 "진행성·전이성 위암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는 아직 극소수"라며 "고식적 항암치료의 의미는 질병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줄여 환자의 삶을 유지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좋은 상태로 1차 치료를 오래 지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권 교수는 진행성 위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치료 환경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전했다.
그는 "현재 위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10년 전과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치료받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치료제 도입과 치료 성적 향상, 건강보험 급여 적용 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나치게 낙심하지 말고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면서 치료를 이어가면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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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진행성·전이성 위암은 여전히 치료가 어려운 암종이다. 특히 진단 당시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됐거나 복막 전이를 동반한 환자는 치료 반응이 제한적이고, 질환이 빠르게 진행하면서 후속 치료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환자의 전신 상태와 바이오마커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첫 치료부터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면역관문억제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는 진행성·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서 화학요법과의 병용을 통해 장기 생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CheckMate-649 연구의 5년 추적 결과에서는 PD-L1 CPS 5 이상 환자군에서 화학요법 단독 대비 전체생존기간과 5년 생존율 개선이 확인됐다.
최근에는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또는 불일치 복구 결핍(dMMR)을 보이는 일부 위암 환자에게 PD-L1 발현 수준과 관계없이 옵디보 병용요법의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되면서 기존 급여 기준의 사각지대에 있던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도 개선됐다.
약업닷컴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권민석 교수를 만나 진행성·전이성 위암의 치료 현실과 1차 치료 선택의 중요성, 면역항암제 도입 이후 나타난 변화, 바이오마커에 따른 치료 전략 등을 살펴봤다. 아울러 최근 급여 확대가 실제 진료 현장에 갖는 의미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미충족 수요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권 교수는 "1차 치료는 첫 단추를 끼우는 과정이다. 일부 환자는 2차 치료까지 이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첫 치료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의 전신 상태와 바이오마커, 치료에 따른 위험과 내약성,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차 치료까지 못 가는 환자도"…첫 치료 중요성 커졌다
위암은 국내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암종 중 하나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위암 발생은 전체 암 발생의 10.0%를 차지했으며, 암 발생 순위 5위에 해당했다.
우리나라는 국가암검진을 비롯해 내시경 검사가 활성화돼 있어 상당수의 위암 환자가 조기에 진단된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이미 간이나 복막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돼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는 내시경 검진이 활성화돼 전체 위암 환자의 약 80~90%가 1기에 발견되지만, 일부는 이미 간이나 복막 등으로 전이돼 수술이 어려운 상태에서 진단된다"며 "진행성·전이성 위암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복수나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전이를 확인하는 비교적 젊은 환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암은 현재까지 평균 생존기간이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이며, 복막 전이 환자는 이보다 더 짧아 1년 미만인 경우도 있다"며 "흔한 암 가운데 아직 생존기간이 길지 않은 암종이어서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진행성·전이성 위암에서는 치료를 시작한 이후에도 환자의 상태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1차 치료 도중 질환이 진행하거나 전신 상태가 악화되면 다음 치료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권 교수가 첫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먼저 조직검사를 통해 HER2, PD-L1 등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고 환자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를 선택한다"며 "약의 개수가 많아진다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신체적으로 잘 견딜 수 있는지, 동반 질환이나 합병증으로 인해 약을 추가했을 때 위험이 커지지 않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부담 역시 실제 치료제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동일한 약제라도 급여 적용 여부에 따라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급여 여부에 따라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실제 치료가 가능한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진행성 위암 치료에서는 일부 HER2 양성 환자를 제외하면 세포독성항암제가 주요 치료 수단이었다.
치료 반응을 높이기 위해 여러 항암제를 병용하는 전략이 활용됐지만,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미치는 세포독성항암제의 특성상 부작용이 증가하고 생존기간 연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면역관문억제제가 도입되면서 새로운 치료 전략이 마련됐다. 기존 화학요법과 서로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는 면역항암제를 병용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이는 접근이다.
권 교수는 "옵디보와 같은 면역관문억제제가 등장해 여러 암종에서 치료 성과를 보였고, 위암에서도 1차 치료에 세포독성항암제와 병용했을 때 질병 진행이 줄고 환자가 더 오래 생존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전이 다른 약을 병용함으로써 환자의 부담은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효과를 높였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연구가 CheckMate-649다.
CheckMate-649는 진행성·전이성 위선암, 위식도접합부 선암 및 식도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옵디보와 화학요법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화학요법 단독과 비교한 무작위, 공개, 다기관 3상 임상시험이다.
5년 장기 추적 결과, PD-L1 CPS 5 이상 환자군에서 옵디보 병용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14.4개월로 화학요법 단독군의 11.1개월보다 길었다. 사망 위험은 약 29% 감소했으며, 5년 생존율은 각각 16%와 6%로 나타났다.
PD-L1 CPS 10 이상 환자군에서도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옵디보 병용군 15.0개월, 화학요법 단독군 10.9개월이었다. 5년 생존율은 각각 17%와 7%로 확인됐다.
이는 진행성·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서 옵디보 병용요법의 장기 생존 혜택을 보여주는 결과다.
권 교수는 면역관문억제제의 임상적 의미로 치료 반응의 지속성을 꼽았다.
그는 "면역관문억제제의 큰 장점은 한 번 반응한 환자에서 그 반응이 오래 지속된다는 점"이라며 "실제로 옵디보를 2년, 3년간 사용하며 안정적으로 치료받는 환자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 생존 혜택을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아직 일부 환자에 해당하고 암을 조절 가능한 질환으로 말하기에는 이르지만, 면역관문억제제의 등장으로 그러한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열린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PD-L1 넘어 MSI-H까지…급여 확대로 치료 접근성 개선
면역항암제가 진행성 위암의 치료 선택지를 넓혔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바이오마커는 PD-L1이다.
PD-L1은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데 활용되는 지표로, 위암에서는 복합양성점수(CPS)를 통해 발현 수준을 평가한다.
권 교수는 "현재 임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중 하나가 PD-L1"이라며 "치료 전 조직에서 PD-L1을 검사하면 면역 활성화 정도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고, 임상시험에서도 점수가 높은 환자가 낮은 환자보다 효과가 더 좋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느 수준의 PD-L1 발현을 치료 기준으로 설정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CheckMate-649 연구에서는 전체 환자군에서도 옵디보 병용요법의 효과가 확인됐지만, 특히 CPS 5 이상 환자군에서 생존 혜택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권 교수는 "CPS 10 이상에서 효과가 더 좋지만 기준을 지나치게 높이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바이오마커 기반 치료에서 또 하나 중요하게 활용되는 지표가 MSI-H다.
MSI-H 또는 dMMR은 DNA 복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교정하는 기능에 이상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해당 암에서는 돌연변이가 많이 축적되는 특성이 나타나며,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인식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권 교수는 "여러 암종에서 일관되게 높은 반응을 보이는 대표적인 바이오마커가 MSI-H"라며 "돌연변이가 많을수록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할 수 있어 대체로 면역항암제에 좋은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암에서 면역항암제 단독 치료 시 20% 미만의 낮은 반응률을 보였지만, MSI-H 환자군에서는 50% 이상으로 나타난 연구도 있다"며 "MSI-H가 확인되면 면역항암제에 잘 반응하고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치료 전에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MSI-H는 위암 환자의 약 5~10%에서 확인된다.
비율 자체는 크지 않지만, 해당 바이오마커가 확인된 환자에서는 면역항암제 치료를 통해 상당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heckMate-649 연구의 MSI-H 하위군 분석에서도 이러한 특성이 확인됐다.
옵디보 병용요법을 받은 MSI-H 환자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38.7개월이었으며, 화학요법 단독 대비 사망 위험은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임상적 근거는 최근 건강보험 급여 확대와도 연결된다.
옵디보는 2021년 6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위식도접합부 선암 및 식도선암의 1차 치료에서 플루오로피리미딘계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23년 9월 HER2 음성이면서 PD-L1 CPS 5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 급여가 적용됐다.
2026년 9월 1일부터는 PD-L1 발현 수준과 관계없이 dMMR 또는 MSI-H를 보이는 수술 불가능 진행성·전이성 위선암 및 위식도접합부 선암 환자도 추가 급여 대상에 포함됐다.
기존 급여 기준에서는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MSI-H 환자라도 PD-L1 CPS가 5 미만으로 나타나면 급여를 적용받기 어려웠다.
권 교수는 "MSI-H 환자는 대체로 면역이 활성화된 경우가 많고 CPS가 20, 30, 50처럼 높게 나오는 경우도 많지만, 드물게 5 미만인 환자가 있다"며 "이들이 기존 급여 기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비용 때문에 치료하지 못했던 환자들이 이번 급여 확대를 통해 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는 환자의 경제적 부담과 직결된다.
권 교수는 암 환자가 산정특례를 적용받으면 급여 치료의 본인부담률은 5%지만, 급여가 되지 않는 약제는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급여 확대는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바이오마커 검사의 한계와도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PD-L1은 임상시험을 통해 유용성이 입증된 바이오마커지만, 실제 진료에서는 검사 결과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을 채취한 위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판독 방식이나 점수 산정 방법에 따라서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권 교수는 "치료를 앞둔 환자에게 매번 조직검사를 반복할 수 없고, 재검사로 치료가 지연될 수도 있다"며 "좋은 약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가 한 번의 PD-L1 결과 때문에 혜택을 받지 못했던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 급여 확대가 사각지대를 보완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권 교수는 바이오마커와 임상시험 데이터를 환자에게 설명하는 방식도 개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검사 결과와 임상연구 자료를 미리 확인하고 질문을 준비하는 환자가 있는 반면, 의료진에게 치료 결정을 맡기는 환자도 있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환자가 원하는 정보 수준에 맞춰 치료 효과를 설명하며,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하는 경우에는 바이오마커 결과와 연구 데이터, 기대 효과와 비용을 함께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치료 선택지 늘었지만…복막 전이·검사 접근성은 여전한 과제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가 도입되면서 진행성 위암의 치료 선택지는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진료에서는 바이오마커 결과뿐 아니라 환자의 섭취 상태, 전신 상태, 생활 여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옵디보 병용요법 역시 어떤 화학요법을 함께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치료 방식이 달라진다.
옵디보는 XELOX 또는 FOLFOX와 병용할 수 있다.
두 요법은 모두 옥살리플라틴을 포함하지만 함께 사용하는 플루오로피리미딘계 약제에 차이가 있다.
FOLFOX는 주사제인 5-FU를 약 46~48시간 연속 투여하는 반면, XELOX는 체내에서 5-FU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경구약 카페시타빈을 사용한다.
XELOX는 3주에 한 번 외래에서 주사 치료를 받고 카페시타빈은 집에서 복용할 수 있어 통원이나 직장생활 측면에서 편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권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방문 일정과 복약 편의성 등을 고려해 XELOX를 더 많이 사용한다"며 "다만 위암은 음식을 먹고 소화하는 위에 생기는 암이므로 약을 삼키거나 소화하기 어렵고 구토가 지속되는 환자에게는 FOLFOX와 같은 주사 치료를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가지 병용 옵션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섭취 상태, 내약성, 생활 방식과 치료 편의성에 맞춰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PD-L1뿐 아니라 CLDN18.2 발현 여부도 치료제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고려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권 교수는 실제 진료에서 PD-L1 점수가 낮고 CLDN18.2 발현이 높다면 졸베툭시맙을 먼저 고려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PD-L1과 CLDN18.2가 모두 높다면 면역관문억제제를 우선 선택한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치료제를 먼저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남아 있다.
권 교수는 "PD-L1 점수가 낮고 CLDN18.2 발현이 높다면 졸베툭시맙을 먼저 고려하는 편이지만, 이 경우 후속 치료에서 면역관문억제제를 사용할 기회가 제한될 수 있어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적의 치료 순서와 병용 전략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영역으로, 향후 임상연구 결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진행성 위암에서 치료 반응이 상대적으로 낮은 복막 전이 환자는 여전히 중요한 미충족 수요로 남아 있다.
복막 전이는 위암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지만 항암제가 충분히 도달하기 어렵고 면역억제 환경이 형성돼 있어 화학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 모두 반응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권 교수는 "임상 데이터는 환자 집단의 평균일 뿐 개별 환자의 반응을 정확히 예측하지는 못한다"며 "실제로 PD-L1 CPS가 0이나 1로 낮고 복막 전이가 있었음에도 옵디보 병용요법에 좋은 반응을 보인 환자를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개별 사례와 별개로, 초기부터 빠르게 진행하는 복막 전이 환자에게는 더 신속한 치료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암제가 효과를 나타내기까지 한두 달이 필요한데, 그사이 질환이 진행하고 전신 상태가 악화되면 다음 치료로 넘어가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환자에게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료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가운데 바이오마커 검사 접근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현재 위암 1차 치료에서는 HER2, PD-L1 등 바이오마커 확인이 중요하지만 약제에 따라 지정된 동반진단검사법이 다르다.
권 교수는 검사 결과가 약 95% 일치하더라도 허가된 동반진단검사에 맞추기 위해 별도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 따라 시행할 수 있는 검사법이 달라 검체를 외부로 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결과 확인까지 2주가 걸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사이 환자의 상태가 악화될 수 있고 환자의 유전자 검사 비용 부담도 크다"며 "바이오마커가 치료 선택에 필수적인 만큼 검사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급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치료제의 발전이 실제 환자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권 교수는 수술이 불가능한 4기 위암 환자라도 항암치료 초기에는 전신 상태와 삶의 질이 비교적 유지돼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치료가 누적되고 질환이 진행하면 체력이 저하되면서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옥살리플라틴은 치료가 누적되면서 말초신경병증이 심해질 수 있다. 손발 저림으로 시작해 증상이 악화되면 젓가락질이나 단추를 잠그는 것처럼 일상적인 동작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권 교수는 면역항암제의 등장으로 일부 환자에서 1차 치료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옵디보는 30회, 40회 투여한다고 해서 누적 투여 횟수에 비례해 부작용이 증가하는 약이 아니다"라며 "1차 치료를 오래 유지할 수 있으면 환자는 더 좋은 전신 상태로 더 오랫동안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면역항암제에서 이상반응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CheckMate-649에서도 옵디보 병용군의 중대한 이상반응과 이상반응에 따른 치료 중단 등이 보고됐다.
권 교수가 강조한 것은 치료 반응을 유지하면서 환자가 가능한 한 오랫동안 양호한 전신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갖는 의미다.
실제 진료에서는 자녀의 결혼식을 앞둔 환자가 치료 기간 동안 좋은 상태를 유지해 결혼식을 치른 사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권 교수는 "진행성·전이성 위암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는 아직 극소수"라며 "고식적 항암치료의 의미는 질병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줄여 환자의 삶을 유지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좋은 상태로 1차 치료를 오래 지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권 교수는 진행성 위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치료 환경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전했다.
그는 "현재 위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10년 전과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치료받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치료제 도입과 치료 성적 향상, 건강보험 급여 적용 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나치게 낙심하지 말고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면서 치료를 이어가면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