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수출 성장세 뚜렷…글로벌 신약개발은 장기화·성공률 하락
2025년 생산 33조8466억원·수출 104.4억 달러…바이오의약품이 수출 73% 차지
글로벌 처방약 매출 2032년 2조160억 달러 전망…신약개발 기간 장기화
ADC·이중특이항체·CAR-T 임상 확대…국내 임상 783건, 다국가 임상 54%
입력 2026.09.22 13:30 수정 2026.09.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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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LIFE SCIENCE WEEK 2026’ 현장.©약업신문=허지수 기자
(왼쪽부터)정윤택 제약사업전략연구원 원장, 강승연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센터장.©약업신문=허지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내수 정체에도 수출과 바이오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글로벌 신약개발에서는 개발기간 장기화와 임상 성공률 저하, 환자 모집 경쟁 심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임상·사업화 역량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2026년도 제약·바이오헬스 통계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코리아 라이프사이언스 위크 2026(KOREA LIFE SCIENCE WEEK 2026)’의 전문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이재현 제약·바이오 사업개발연구회 연구회장은 인사말에서 차세대 모달리티 등장과 규제 환경 변화로 연구개발 패러다임과 글로벌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회장은 “국내 산업계가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선제적 대응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기술, 시장, 임상, 투자, 규제 등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향후 방향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정량적 데이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혜진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이사장은 이러한 데이터 활용을 임상시험 정보 기반 강화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 활용이 확대되면서 신약개발 방식에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통계는 산업의 현주소와 변화의 흐름을 보여주고 앞으로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근거”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임상시험 허브 플랫폼을 통한 정보 접근성 강화와 질환별 환자 수·연구자 정보를 담은 피지빌리티 자료 제공 확대, 제약·바이오 데이터 활용 전문인력 교육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윤택 원장 “내수 정체 속 수출 성장…임상·사업화 연결 과제”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의 국내외 시장 동향 및 전망’ 발표에서 국내 산업이 내수 정체 속에서도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5년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33조846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은 104.4억 달러로 12.4% 늘며 처음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내수시장 규모는 31조7054억원으로 0.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바이오의약품 성장세는 더 가팔랐다. 생산은 7조214억원으로 11.2%, 수출은 76.4억 달러로 17.5% 증가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전체 의약품 수출의 약 73%를 차지했다.

정 원장은 “국내 시장은 정체돼 있지만 눈에 띄는 것은 수출”이라며 바이오의약품과 위탁개발생산(CDMO)이 수출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투자도 확대됐다. 2026년 정부 바이오헬스 연구개발(R&D) 예산은 1조1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해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2025년 바이오·의료 신규 벤처투자는 1조1889억원, 기술수출은 19건·21조1398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국내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약 1650개 가운데 83%가 후보물질 도출과 비임상 단계에 집중돼 있어 임상 진입과 사업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신약개발에서는 차세대 모달리티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1~2025년 임상시험 기준 항체-약물접합체(ADC)는 52건에서 126건으로 늘어 연평균 24.8% 성장했다. 이중특이항체(BsAb)는 24.3%, CAR-T는 17.5%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정 원장은 “글로벌 신약개발에는 장기간과 대규모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력과 기술이전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높은 미충족 의료수요, 표준치료(Standard of Care, SOC) 대비 차별화된 효능, 시장독점 가능성, 개념증명(PoC)이 기술가치를 높이는 주요 요소로 제시됐다.

강승연 센터장 “신약개발 기간 길어져…한국 임상 경쟁력 재정비 필요”

강승연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센터장은 ‘국내외 임상시험 최신 동향 및 전망’ 발표에서 글로벌 제약시장 확대와 별개로 신약개발 기간과 임상시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처방의약품 매출은 2025년 1조2470억 달러에서 연평균 7% 이상 성장해 2032년 2조1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25년 글로벌 제약 R&D 투자액은 3030억 달러로 전체 처방약 매출의 24.3%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임상 1~3상에 투입되는 비중은 44.6%로, 임상시험 R&D 규모만 약 1350억 달러로 추산됐다.

신약개발 기간은 길어지는 추세다. 임상 1상부터 승인까지 걸리는 기간은 2025년 10.5년으로 늘었으며, 임상 3상에만 4.0년이 소요됐다. 1상 진입 이후 승인까지 이어지는 전체 성공률은 2020년 9.6%에서 2025년 8.2%로 낮아졌다.

강 센터장은 “최근 신약개발 프로토콜이 복잡해지고 환자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개발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2025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임상시험이 783건으로 전년 747건보다 증가했다. 제약사 주도 임상 668건 가운데 다국가 임상은 425건으로 전체의 54%, 국내 단일국가 임상은 243건으로 31%를 차지했다. 연구자 주도 임상은 115건(15%)이었다.

치료영역별로는 항암제가 전체 임상의 3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은 항암 다국가 임상에서 강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등 경쟁국의 임상시험 확대와 만성질환 환자가 많은 1·2차 의료기관의 참여 제한 등은 향후 글로벌 임상 유치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한편 이번 ‘2026년도 제약·바이오헬스 통계포럼’은 ‘정량적 데이터 기반 제약·바이오 최신 동향과 미래 전략’을 주제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KDRA 제약·바이오 사업개발연구회가 주관했다. 포럼에서는 제약·바이오 시장과 임상시험을 비롯해 투자, 특허, 라이선싱 등 산업 주요 분야의 정량 데이터를 토대로 글로벌 환경 변화와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정윤택 제약사업전략연구원 원장이 ‘주요 모달리티별 아시아 국가 임상시험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약업신문=허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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