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의 삶은 더욱 짧게 느껴지고, 연구는 반대로 너무 길게 느껴집니다.”
“오가노이드는 인간 장기를 모사하는 기술로 시작했지만, 우리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들에게는 빛을 창조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치료제를 기다리는 환자에게 5년과 10년은 단순한 연구개발 기간이 아니다. 그 사이에도 질환은 진행된다. 반면 의료진과 연구자는 안전성과 효능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개발 기간만 앞당길 수 없다.
환자가 체감하는 시간과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시간. 그 간극을 놓고 망막색소변성증(Retinitis Pigmentosa) 환자와 의료진, 연구자가 한자리에 앉았다.
이 같은 논의는 18일 경기 성남시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오가노이드 디벨로퍼 컨퍼런스 2026(ODC26)’의 세션 10 '치료제를 만드는 환자들’에서 진행됐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주관한 ODC26은 오가노이드 기술을 연구 단계에서 신약개발과 치료 현장으로 연결하기 위한 조건과 과제를 다루는 행사다.
세션은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최수영 한국실명퇴치운동본부 홍보대사가 진행했다. 패널에는 이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최정남 한국실명퇴치운동본부 회장(싱귤래리티바이오텍 회장), 방송인 이동우,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가 참여했다. 최수영은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인 최정남 회장의 딸이기도 하다. 최근 소녀시대 유닛 ‘효리수’ 활동으로 바쁜 일정에도 질환을 알리고 치료제 개발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최수영은 “치료법이 충분하지 않은 질환에서 환자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리고 의학과 과학은 그 기다림에 지금 어디까지 답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열었다.
“환자의 삶은 짧고, 연구의 시간은 너무 길게 느껴집니다”
이동우는 망막색소변성증이 진행되면서 삶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으로 경제활동과 인간관계, 그에 따른 심리적 변화를 꼽았다.
그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경제활동을 하면서 생존하는 것이 결국 우리 삶의 대부분인데, 그것 자체가 위협받기 시작했다”며 “굉장히 마음이 힘들고 위태로운 시기를 거쳤다”고 말했다.
치료제를 기다려온 시간도 길었다.
이동우는 “처음 병을 알았을 때는 언제쯤 치료가 시작될 수 있을까, 시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 학수고대했다”며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연구 성과가 있다고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환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환자에게 가장 절박한 질문은 결국 ‘언제 치료받을 수 있느냐’다.
그는 “안전성은 환자가 직접 검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결국 환자가 기다리는 건 실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다. 환자의 삶은 더욱 짧게 느껴지고 연구는 반대로 너무 길게 느껴지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힘들다”고 말했다.
치료제 개발을 환자와 연구자만의 몫으로 볼 수도 없다고 했다.
이동우는 “환자들의 간절한 바람과 연구자들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응원하고 후원하고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됐습니다…그래서 직접 치료제 개발에 나섰습니다”
최정남 회장은 환자가 치료제를 기다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개발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망막색소변성증을 진단받았을 당시에는 병의 원인도 치료 방법도 제대로 알기 어려웠다. 그는 비슷한 증상을 가진 환자들을 만나기 시작했고, 이후 유전자 데이터를 모으는 작업에 나섰다.
최 회장은 2005년부터 망막색소변성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유전자 분석 연구를 추진했다. 이후 10년 넘게 데이터를 축적하며 치료제 개발로 방향을 넓혔다.
그러나 개발이 시작됐다고 치료가 곧바로 환자에게 도달하는 것은 아니었다.
최 회장은 “임상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금방 치료제가 나올 것 같지만 대부분 2~3년씩 더 늦어진다”며 “환자 입장에서는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가 세포치료제에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인 유전자마다 각각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더 많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최 회장은 이 과정을 ‘빛을 다시 만드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비행기가 없던 시대에도 누군가는 비행기를 만들려고 했다”며 “오가노이드나 장기유사체도 결국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는 기술이다. 환자에게는 다시 빛을 되찾게 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 발전만큼 연구 현장과 제도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자들이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정부와 규제기관도 환자의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라도 빨라야 하지만, 안전성과 효능은 건너뛸 수 없습니다”
이준원 교수는 환자의 절박함에 공감하면서도 실제 치료제 개발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과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망막의 시세포가 점차 손상되면서 시야와 시력이 떨어지는 진행성 유전성 망막질환이다. 초기에는 야맹증과 주변부 시야 감소가 나타나고, 질환이 진행되면 중심 시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진단도 정교해졌다. 과거처럼 단순히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진단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떤 원인 유전자 변이로 질환이 발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치료제들이 유전자 타입별로 개발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환자가 자신의 원인 유전자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명 극복을 위한 치료 전략은 크게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인공망막으로 나눴다.
유전자치료는 원인 유전자에 직접 접근할 수 있지만 이미 소실된 세포를 되살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원인 유전자별로 치료제를 따로 개발해야 한다는 점도 제약이다. 반면 세포치료와 인공망막은 원인 유전자와 관계없이 적용할 가능성이 있어 상대적으로 범용성이 높다.
문제는 연구 결과가 실제 치료로 이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이 교수는 유전자치료제 개발 사례를 들며 중대형 동물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뒤 실제 허가까지 10년 이상 걸린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에게 치료하려면 효능뿐 아니라 안전성이 중요하다”며 “세포 연구와 전임상시험, 임상시험과 규제기관 검토까지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오가노이드 등 인간 유래 모델이 기존 동물시험을 보완하면서 개발 시간을 줄이는 데 기여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환자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빠른 것이 중요하지만,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절차까지 무시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과정은 지키되 그 과정을 어떻게 더 합리적으로 줄일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망가진 망막을 다시 복구하는 치료, 그게 우리가 가려는 방향입니다”
유종만 대표는 기존 치료의 한계를 ‘증상 조절’과 ‘근본적인 회복’의 차이로 설명했다.
그는 “많은 치료가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머물러 있다”며 “재생치료는 손상된 조직 자체를 다시 회복시키는 방향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바라보는 망막 치료도 같은 개념이다.
유 대표는 망막 자체를 오가노이드 형태로 만들어 손상된 망막을 복구하는 접근을 설명했다. 회사는 현재 장 오가노이드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망막을 후속 재생치료 분야로 보고 있다.
그는 “망막은 환자의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크고 기존 방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영역”이라며 “오가노이드와 같은 방식으로 재생적 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적용 범위도 망막색소변성증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손상된 망막을 복구하는 방식인 만큼 망막 손상을 동반하는 여러 질환으로 넓힐 가능성을 보고 있다.
유 대표는 지난 10여 년 사이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개발 환경도 크게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유전자 분석 비용이 낮아지면서 질환 원인을 더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유전자치료와 세포치료 기술도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질환에서도 치료제 개발을 논의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술 발전만으로 치료제가 환자에게 빨리 도달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유 대표는 “반드시 해야 할 과정은 해야 하지만 과학적으로 합리적으로 빠르게 갈 수 있는 부분은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환자의 미충족 수요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과학적 근거, 규제 변화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10년은 지난 10년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며 “10년 안에는 국내에서도 가시적인 치료제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 토크를 관통한 표현은 세션 제목인 ‘치료제를 만드는 환자들’이었다.
치료제 개발은 연구자나 기업만의 일이 아니다.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가 있고, 환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의료진이 있다. 아직 없는 치료법을 의약품으로 만드는 연구자와 개발자도 있다.
환자 역시 개발 과정의 마지막에 치료를 받는 대상에 머물지 않는다.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가장 먼저 말할 수 있는 당사자다.
최수영은 “빛을 창조한다는 말이 처음에는 막연하고 기적처럼 들렸지만 오늘 이야기를 들으면서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의 상상이 실제 치료로 이어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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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삶은 더욱 짧게 느껴지고, 연구는 반대로 너무 길게 느껴집니다.”
“오가노이드는 인간 장기를 모사하는 기술로 시작했지만, 우리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들에게는 빛을 창조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치료제를 기다리는 환자에게 5년과 10년은 단순한 연구개발 기간이 아니다. 그 사이에도 질환은 진행된다. 반면 의료진과 연구자는 안전성과 효능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개발 기간만 앞당길 수 없다.
환자가 체감하는 시간과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시간. 그 간극을 놓고 망막색소변성증(Retinitis Pigmentosa) 환자와 의료진, 연구자가 한자리에 앉았다.
이 같은 논의는 18일 경기 성남시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오가노이드 디벨로퍼 컨퍼런스 2026(ODC26)’의 세션 10 '치료제를 만드는 환자들’에서 진행됐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주관한 ODC26은 오가노이드 기술을 연구 단계에서 신약개발과 치료 현장으로 연결하기 위한 조건과 과제를 다루는 행사다.
세션은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최수영 한국실명퇴치운동본부 홍보대사가 진행했다. 패널에는 이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최정남 한국실명퇴치운동본부 회장(싱귤래리티바이오텍 회장), 방송인 이동우,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가 참여했다. 최수영은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인 최정남 회장의 딸이기도 하다. 최근 소녀시대 유닛 ‘효리수’ 활동으로 바쁜 일정에도 질환을 알리고 치료제 개발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최수영은 “치료법이 충분하지 않은 질환에서 환자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리고 의학과 과학은 그 기다림에 지금 어디까지 답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열었다.
“환자의 삶은 짧고, 연구의 시간은 너무 길게 느껴집니다”
이동우는 망막색소변성증이 진행되면서 삶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으로 경제활동과 인간관계, 그에 따른 심리적 변화를 꼽았다.
그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경제활동을 하면서 생존하는 것이 결국 우리 삶의 대부분인데, 그것 자체가 위협받기 시작했다”며 “굉장히 마음이 힘들고 위태로운 시기를 거쳤다”고 말했다.
치료제를 기다려온 시간도 길었다.
이동우는 “처음 병을 알았을 때는 언제쯤 치료가 시작될 수 있을까, 시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 학수고대했다”며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연구 성과가 있다고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환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환자에게 가장 절박한 질문은 결국 ‘언제 치료받을 수 있느냐’다.
그는 “안전성은 환자가 직접 검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결국 환자가 기다리는 건 실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다. 환자의 삶은 더욱 짧게 느껴지고 연구는 반대로 너무 길게 느껴지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힘들다”고 말했다.
치료제 개발을 환자와 연구자만의 몫으로 볼 수도 없다고 했다.
이동우는 “환자들의 간절한 바람과 연구자들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응원하고 후원하고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됐습니다…그래서 직접 치료제 개발에 나섰습니다”
최정남 회장은 환자가 치료제를 기다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개발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망막색소변성증을 진단받았을 당시에는 병의 원인도 치료 방법도 제대로 알기 어려웠다. 그는 비슷한 증상을 가진 환자들을 만나기 시작했고, 이후 유전자 데이터를 모으는 작업에 나섰다.
최 회장은 2005년부터 망막색소변성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유전자 분석 연구를 추진했다. 이후 10년 넘게 데이터를 축적하며 치료제 개발로 방향을 넓혔다.
그러나 개발이 시작됐다고 치료가 곧바로 환자에게 도달하는 것은 아니었다.
최 회장은 “임상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금방 치료제가 나올 것 같지만 대부분 2~3년씩 더 늦어진다”며 “환자 입장에서는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가 세포치료제에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인 유전자마다 각각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더 많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최 회장은 이 과정을 ‘빛을 다시 만드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비행기가 없던 시대에도 누군가는 비행기를 만들려고 했다”며 “오가노이드나 장기유사체도 결국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는 기술이다. 환자에게는 다시 빛을 되찾게 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 발전만큼 연구 현장과 제도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자들이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정부와 규제기관도 환자의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라도 빨라야 하지만, 안전성과 효능은 건너뛸 수 없습니다”
이준원 교수는 환자의 절박함에 공감하면서도 실제 치료제 개발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과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망막의 시세포가 점차 손상되면서 시야와 시력이 떨어지는 진행성 유전성 망막질환이다. 초기에는 야맹증과 주변부 시야 감소가 나타나고, 질환이 진행되면 중심 시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진단도 정교해졌다. 과거처럼 단순히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진단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떤 원인 유전자 변이로 질환이 발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치료제들이 유전자 타입별로 개발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환자가 자신의 원인 유전자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명 극복을 위한 치료 전략은 크게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인공망막으로 나눴다.
유전자치료는 원인 유전자에 직접 접근할 수 있지만 이미 소실된 세포를 되살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원인 유전자별로 치료제를 따로 개발해야 한다는 점도 제약이다. 반면 세포치료와 인공망막은 원인 유전자와 관계없이 적용할 가능성이 있어 상대적으로 범용성이 높다.
문제는 연구 결과가 실제 치료로 이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이 교수는 유전자치료제 개발 사례를 들며 중대형 동물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뒤 실제 허가까지 10년 이상 걸린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에게 치료하려면 효능뿐 아니라 안전성이 중요하다”며 “세포 연구와 전임상시험, 임상시험과 규제기관 검토까지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오가노이드 등 인간 유래 모델이 기존 동물시험을 보완하면서 개발 시간을 줄이는 데 기여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환자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빠른 것이 중요하지만,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절차까지 무시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과정은 지키되 그 과정을 어떻게 더 합리적으로 줄일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망가진 망막을 다시 복구하는 치료, 그게 우리가 가려는 방향입니다”
유종만 대표는 기존 치료의 한계를 ‘증상 조절’과 ‘근본적인 회복’의 차이로 설명했다.
그는 “많은 치료가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머물러 있다”며 “재생치료는 손상된 조직 자체를 다시 회복시키는 방향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바라보는 망막 치료도 같은 개념이다.
유 대표는 망막 자체를 오가노이드 형태로 만들어 손상된 망막을 복구하는 접근을 설명했다. 회사는 현재 장 오가노이드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망막을 후속 재생치료 분야로 보고 있다.
그는 “망막은 환자의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크고 기존 방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영역”이라며 “오가노이드와 같은 방식으로 재생적 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적용 범위도 망막색소변성증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손상된 망막을 복구하는 방식인 만큼 망막 손상을 동반하는 여러 질환으로 넓힐 가능성을 보고 있다.
유 대표는 지난 10여 년 사이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개발 환경도 크게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유전자 분석 비용이 낮아지면서 질환 원인을 더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유전자치료와 세포치료 기술도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질환에서도 치료제 개발을 논의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술 발전만으로 치료제가 환자에게 빨리 도달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유 대표는 “반드시 해야 할 과정은 해야 하지만 과학적으로 합리적으로 빠르게 갈 수 있는 부분은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환자의 미충족 수요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과학적 근거, 규제 변화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10년은 지난 10년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며 “10년 안에는 국내에서도 가시적인 치료제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 토크를 관통한 표현은 세션 제목인 ‘치료제를 만드는 환자들’이었다.
치료제 개발은 연구자나 기업만의 일이 아니다.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가 있고, 환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의료진이 있다. 아직 없는 치료법을 의약품으로 만드는 연구자와 개발자도 있다.
환자 역시 개발 과정의 마지막에 치료를 받는 대상에 머물지 않는다.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가장 먼저 말할 수 있는 당사자다.
최수영은 “빛을 창조한다는 말이 처음에는 막연하고 기적처럼 들렸지만 오늘 이야기를 들으면서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의 상상이 실제 치료로 이어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