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시행도 전인데 약 배송 확대?…약사사회 반발 확산
대한약사회 "사회적 합의 파기"…배송 확대 전제 민관협의체 참여 거부
약준모 "플랫폼 중심 정책에 동네약국 위협"…약사회에도 강경 대응 촉구
입력 2026.08.21 06:00 수정 2026.08.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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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비대면진료 의약품 배송 범위 확대 움직임에 약사사회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정부가 비대면진료에 따른 의약품 배송 허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약사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 과정에서 약국 외 의약품 수령 대상을 제한하기로 한 만큼, 법 시행에 앞서 배송 범위를 다시 넓히는 것은 입법 취지와 사회적 합의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한약사회와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은 각각 성명을 내고 정부의 의약품 배송 확대 움직임을 비판하며 정책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특히 대한약사회는 배송 확대를 전제로 한 민관협의체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대한약사회는 21일 성명을 통해 "국회와 정부, 보건의료계가 오랜 숙의 끝에 법제화한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되기도 전에 정부가 의약품 배송 범위 확대를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약사회는 비대면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약국 외 의약품 인도 대상을 도서·벽지 거주자와 취약계층 등 불가피한 경우로 제한한 것은 의약품 오남용 방지와 환자 안전을 고려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법 시행과 현장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배송 허용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당시 합의를 사실상 다시 뒤집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약사회는 특히 국무조정실과 중소벤처기업부를 겨냥해 정책 추진 과정에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 시스템과 비대면진료 지원체계, 관련 하위법령 등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으며 비대면진료와 불법 의약품 배송, 비급여 의약품 처방·배송 실태 등에 대한 기초적인 파악도 선행돼야 한다는 게 약사회의 입장이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과정에서 제기돼 온 탈모·비만·여드름 치료제 등 비급여 의약품의 처방·배송과 의약품 변질 및 오배송 문제에 대한 안전대책 역시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민관협의체에도 선을 그었다.

대한약사회는 "결론을 정해놓고 들러리를 세우려는 '약 배송 확대 전제 민관협의체'에는 결코 참여할 수 없다"며 "법률 시행 후 현장의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공적 전산 인프라 구축과 안전성 검증이 선행된 이후 평가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약준모도 성명을 내고 의약품 배송 범위 확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약준모는 그동안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과정에서 일부 플랫폼을 통한 전문의약품 광고와 특정 의약품 처방 유도, 비급여 의약품 오남용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이 같은 문제에 대한 관리체계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송부터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배송 확대가 비대면진료 플랫폼 시장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경우 지역 약국의 역할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약준모는 "동네약국의 최소한의 생존권과 약사의 존재 의의를 삭제시키는 약배달의 전면 확대는 창고형 약국과 더불어 동네약국의 마지막 숨통마저 끊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약국 감소에 따른 피해가 고령층 등 디지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계층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약준모의 비판은 정부에만 그치지 않았다. 대한약사회를 향해서도 정부의 정책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보다 강경한 대응을 주문했다.

약준모는 비대면진료 법제화 과정에서 이뤄진 기존 합의가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대한약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의약품 배송 확대에 대해 약사들이 전면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약사회 역시 정부가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지속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약사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을 훼손하는 어떠한 졸속 정책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무조정실과 중소벤처기업부에 의약품 배송 확대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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