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SAA) 치료에서 면역억제요법(IST)에 트롬보포이에틴 수용체 작용제(TPO-RA)를 처음부터 병용하는 치료 전략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
그동안 최소 6개월 이상 면역억제요법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환자에게 사용됐던 '로미플레이트주(성분명 로미플로스팀)'가 이달부터 치료 경험이 없는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의 1차 치료까지 건강보험 급여 범위를 넓히면서다.
특히 조혈모세포이식이 어렵거나 적합한 공여자를 찾지 못한 환자에게 기존 면역억제요법만 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 초기부터 TPO-RA를 병용할 수 있게 되면서 치료 반응을 높이고 수혈 의존과 후속 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DKSH코리아 헬스케어 사업부는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파크하얏트 서울에서 로미플레이트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1차 치료 급여 확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임상적 의미를 소개했다.
로미플레이트는 지난 1일부터 국내 TPO-RA 계열 약제 가운데 처음으로 SAA 1차 치료에서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받았다.
기존에는 최소 6개월 이상 면역억제요법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성인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에게 급여가 적용됐지만, 이번 확대에 따라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성인 SAA 환자 가운데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 불가능하거나 적합한 공여자가 없는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항흉선세포글로불린(ATG)과 사이클로스포린(CsA)에 로미플레이트를 병용하며, 급여 투여기간은 치료 6개월까지다.
이날 발표에 나선 장준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이번 급여 확대가 국내 SAA 치료 전략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재생불량성 빈혈은 골수 내 조혈모세포가 감소하면서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 혈액세포 생성이 저하되는 희귀질환이다. 질환이 중증으로 진행하면 반복적인 수혈이 필요해지고 감염이나 출혈 위험도 커진다.
현재 주요 치료법은 동종조혈모세포이식과 면역억제요법이다. 조혈모세포이식은 근치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환자 연령과 전신상태, 적합한 공여자 확보 여부 등에 따라 적용에 제한이 있다.
반면 ATG와 CsA를 병용하는 표준 면역억제요법은 이식이 어려운 환자에게 폭넓게 사용할 수 있지만 혈액학적 반응률이 약 60~70% 수준이며, 치료 후 10~40%에서 재발이 발생하는 등 한계가 있어왔다. 일부 환자에서는 골수이형성증후군(MDS)이나 급성골수성백혈병(AML)과 관련된 클론성 진화도 나타날 수 있다.
장 교수는 "지난 30년 동안 표준 면역억제요법의 결과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의미 있는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며 "조혈모세포이식은 연령과 공여자 등의 제한이 있는 반면 면역억제요법은 더 많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지만 치료 반응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TPO-RA를 면역억제요법과 처음부터 병용하는 전략이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부상했다.
로미플레이트는 이전에 면역억제요법 치료 경험이 없는 한국·일본·대만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국가 2/3상 임상연구에서 ATG와 CsA에 병용됐다.
그 결과 1차 평가변수인 27주차 혈액학적 반응률(완전관해+부분관해)은 76.5%로 나타났다. 연구 시작 당시 수혈이 필요했던 16명 가운데 13명(81.3%)에서는 수혈 비의존 상태에 도달하거나 수혈 요구량이 감소했다.
이어진 장기추적연구에서는 최대 5년 시점까지 혈액학적 반응률이 86.7%로 유지됐으며, 관찰기간 동안 새로운 염색체 이상이나 AML 또는 MDS로의 전환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장 교수는 "TPO-RA를 면역억제요법에 더했을 때 전체 반응률이 약 80% 수준까지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런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특정 연령층에서는 과연 조혈모세포이식을 1차 치료로 해야 하느냐는 치료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최근 환자의 연령과 공여자 유무 등을 고려해 IST와 TPO-RA 병용요법을 1차 치료에 적극 활용하는 방향의 권고안을 마련했다.
올해 국내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TPO-RA 전문가 권고안에 따르면 40세 미만이면서 적합한 형제 공여자가 있는 경우 조혈모세포이식을 우선 고려한다. 40~55세 환자에서는 공여자 유무와 환자 상태 등을 종합해 조혈모세포이식과 IST·TPO-RA 병용요법을 개별적으로 선택하며, 적합한 형제 공여자가 없는 경우에는 IST와 TPO-RA 병용요법을 적극 고려하도록 했다. 55~60세 이상 고령 환자군에서는 IST와 TPO-RA 병용요법을 1차 치료로 권고했다.
장 교수는 특히 40~55세 환자에서 이번 급여 확대가 치료 선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40세에서 55세 사이 환자에게 이식과 TPO-RA를 병용한 면역억제요법의 데이터를 모두 보여주고 치료법을 선택하게 한다면 상당수 환자가 TPO-RA와 IST 병용을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치료 초기부터 조혈 기능 회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반복적인 수혈 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수혈을 받기 시작하면 환자의 삶의 질이 정말로 떨어진다"며 "환자들은 수혈을 받아야 일정 기간을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 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수혈에서 보다 빨리 벗어날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며 "반응률이 높아지고 수혈에서 벗어나는 환자가 늘면서 이식이나 2차 치료로 가는 환자가 줄어든다면 사회경제적으로도 많은 비용을 줄이고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이번 급여 확대가 국내 재생불량성 빈혈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로미플레이트는 이달 1일부터 국내 TPO-RA 제제 가운데 처음으로 SAA 1차 치료에서 IST와 병용 시 급여가 적용됐다"며 "국내 치료환경에서 SAA 1차요법에 대한 임상근거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만큼, 이번 급여 확대를 통해 국내 재생불량성 빈혈 치료의 새로운 '스탠더드 오브 케어(Standard of Care)'가 정립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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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재생불량성 빈혈(SAA) 치료에서 면역억제요법(IST)에 트롬보포이에틴 수용체 작용제(TPO-RA)를 처음부터 병용하는 치료 전략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
그동안 최소 6개월 이상 면역억제요법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환자에게 사용됐던 '로미플레이트주(성분명 로미플로스팀)'가 이달부터 치료 경험이 없는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의 1차 치료까지 건강보험 급여 범위를 넓히면서다.
특히 조혈모세포이식이 어렵거나 적합한 공여자를 찾지 못한 환자에게 기존 면역억제요법만 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 초기부터 TPO-RA를 병용할 수 있게 되면서 치료 반응을 높이고 수혈 의존과 후속 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DKSH코리아 헬스케어 사업부는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파크하얏트 서울에서 로미플레이트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1차 치료 급여 확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임상적 의미를 소개했다.
로미플레이트는 지난 1일부터 국내 TPO-RA 계열 약제 가운데 처음으로 SAA 1차 치료에서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받았다.
기존에는 최소 6개월 이상 면역억제요법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성인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에게 급여가 적용됐지만, 이번 확대에 따라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성인 SAA 환자 가운데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 불가능하거나 적합한 공여자가 없는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항흉선세포글로불린(ATG)과 사이클로스포린(CsA)에 로미플레이트를 병용하며, 급여 투여기간은 치료 6개월까지다.
이날 발표에 나선 장준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이번 급여 확대가 국내 SAA 치료 전략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재생불량성 빈혈은 골수 내 조혈모세포가 감소하면서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 혈액세포 생성이 저하되는 희귀질환이다. 질환이 중증으로 진행하면 반복적인 수혈이 필요해지고 감염이나 출혈 위험도 커진다.
현재 주요 치료법은 동종조혈모세포이식과 면역억제요법이다. 조혈모세포이식은 근치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환자 연령과 전신상태, 적합한 공여자 확보 여부 등에 따라 적용에 제한이 있다.
반면 ATG와 CsA를 병용하는 표준 면역억제요법은 이식이 어려운 환자에게 폭넓게 사용할 수 있지만 혈액학적 반응률이 약 60~70% 수준이며, 치료 후 10~40%에서 재발이 발생하는 등 한계가 있어왔다. 일부 환자에서는 골수이형성증후군(MDS)이나 급성골수성백혈병(AML)과 관련된 클론성 진화도 나타날 수 있다.
장 교수는 "지난 30년 동안 표준 면역억제요법의 결과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의미 있는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며 "조혈모세포이식은 연령과 공여자 등의 제한이 있는 반면 면역억제요법은 더 많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지만 치료 반응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TPO-RA를 면역억제요법과 처음부터 병용하는 전략이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부상했다.
로미플레이트는 이전에 면역억제요법 치료 경험이 없는 한국·일본·대만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국가 2/3상 임상연구에서 ATG와 CsA에 병용됐다.
그 결과 1차 평가변수인 27주차 혈액학적 반응률(완전관해+부분관해)은 76.5%로 나타났다. 연구 시작 당시 수혈이 필요했던 16명 가운데 13명(81.3%)에서는 수혈 비의존 상태에 도달하거나 수혈 요구량이 감소했다.
이어진 장기추적연구에서는 최대 5년 시점까지 혈액학적 반응률이 86.7%로 유지됐으며, 관찰기간 동안 새로운 염색체 이상이나 AML 또는 MDS로의 전환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장 교수는 "TPO-RA를 면역억제요법에 더했을 때 전체 반응률이 약 80% 수준까지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런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특정 연령층에서는 과연 조혈모세포이식을 1차 치료로 해야 하느냐는 치료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최근 환자의 연령과 공여자 유무 등을 고려해 IST와 TPO-RA 병용요법을 1차 치료에 적극 활용하는 방향의 권고안을 마련했다.
올해 국내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TPO-RA 전문가 권고안에 따르면 40세 미만이면서 적합한 형제 공여자가 있는 경우 조혈모세포이식을 우선 고려한다. 40~55세 환자에서는 공여자 유무와 환자 상태 등을 종합해 조혈모세포이식과 IST·TPO-RA 병용요법을 개별적으로 선택하며, 적합한 형제 공여자가 없는 경우에는 IST와 TPO-RA 병용요법을 적극 고려하도록 했다. 55~60세 이상 고령 환자군에서는 IST와 TPO-RA 병용요법을 1차 치료로 권고했다.
장 교수는 특히 40~55세 환자에서 이번 급여 확대가 치료 선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40세에서 55세 사이 환자에게 이식과 TPO-RA를 병용한 면역억제요법의 데이터를 모두 보여주고 치료법을 선택하게 한다면 상당수 환자가 TPO-RA와 IST 병용을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치료 초기부터 조혈 기능 회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반복적인 수혈 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수혈을 받기 시작하면 환자의 삶의 질이 정말로 떨어진다"며 "환자들은 수혈을 받아야 일정 기간을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 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수혈에서 보다 빨리 벗어날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며 "반응률이 높아지고 수혈에서 벗어나는 환자가 늘면서 이식이나 2차 치료로 가는 환자가 줄어든다면 사회경제적으로도 많은 비용을 줄이고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이번 급여 확대가 국내 재생불량성 빈혈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로미플레이트는 이달 1일부터 국내 TPO-RA 제제 가운데 처음으로 SAA 1차 치료에서 IST와 병용 시 급여가 적용됐다"며 "국내 치료환경에서 SAA 1차요법에 대한 임상근거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만큼, 이번 급여 확대를 통해 국내 재생불량성 빈혈 치료의 새로운 '스탠더드 오브 케어(Standard of Care)'가 정립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