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약품 안전성 관리 기준이 규제기관 보고 여부에서 수집 데이터의 연계·분석과 판단 과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임상시험과 시판 후 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성 정보가 늘고 글로벌 규제가 촘촘해지면서, 인력과 수작업에 의존해 온 기존 약물감시 체계도 전환점을 맞았다.
약물감시(Pharmacovigilance, PV)는 의약품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상사례를 수집·평가하고, 새로운 위험을 탐지해 환자 피해를 예방하는 활동이다. 과거에는 정해진 기한에 개별 사례를 규제기관에 보고하는 업무가 중심이었다. 이제는 임상시험, 허가, 시판 후 관리에서 축적된 안전성 데이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고, 제품의 유익성-위해성 판단과 위험관리 전략에 활용하는 역할까지 요구받는다.
변화를 촉발한 것은 데이터의 양과 복잡성이다. 개별증례안전성보고(ICSR)는 특정 환자에게 발생한 이상사례와 투여 의약품, 의학적 경과, 중대성, 인과관계 평가 등을 구조화한 보고 단위다. 여기에 문헌과 전자의무기록(EMR), 실사용데이터(RWD) 등 새로운 정보원이 더해지면서 PV 담당자가 살펴봐야 할 범위가 빠르게 넓어졌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의 전자보고 표준인 E2B(R3)도 안전성 데이터 항목을 한층 세분화했다. 데이터가 정교해질수록 단순 입력과 제출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서로 다른 출처의 정보를 같은 기준으로 정리하고, 변경 이력과 판단 근거를 추적하며, 그 안에서 의미 있는 위험 신호를 찾아야 한다.
셀타스퀘어 신민경 대표와 한경희 PVX 센터장, 이정민 PV 센터장은 최근 약업신문과 만나 글로벌 규제 변화가 PV 실무에 미친 영향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준비해야 할 대응 전략을 설명했다.
셀타스퀘어는 PV 서비스와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DX) 기술을 결합해 임상시험부터 허가, 시판 후까지 이어지는 안전성 데이터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세 사람은 PV를 규제 대응을 위한 지원 기능에 한정해서는 늘어나는 안전성 데이터와 글로벌 요구 수준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은 ‘실사 준비’, 국내는 ‘규정 충족’에서 출발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가 수행하는 PV 업무의 종류는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는 품질시스템을 어떤 기준에서 설계하고 운영하느냐에서 나타난다.
다국적 제약사는 여러 국가에서 동일한 제품을 개발·판매하는 만큼 글로벌 공통 품질시스템을 먼저 세운다. 이후 각 국가의 규정과 보고 요건을 해당 체계 안에 반영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 등 규제기관의 실사를 언제든 받을 수 있다는 실사 준비 태세(Inspection Readiness)도 업무 설계의 기본 전제가 된다.
한경희 센터장은 “다국적 제약사는 글로벌 수준의 품질시스템을 먼저 구축하고, 그 안에서 각 국가의 규정을 적용한다”며 “하나의 의사결정을 내릴 때도 특정 국가만이 아니라 여러 국가의 허가와 안전성 관리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규정을 충족하는 수준에서 체계를 만들고, 해외 진출이나 기술이전이 구체화된 뒤 글로벌 요구사항을 더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한 센터장은 “국내 제약사는 국내 규정을 중심으로 시스템을 구축한 뒤 필요에 따라 글로벌 요건을 추가해 왔다”며 “단순히 적용하는 규정의 범위가 다른 것이 아니라 품질을 관리하는 접근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2016년 ICH 회원국이 된 이후 국내 규제도 국제 기준과 조화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표준작업지침서(Standard Operating Procedure, SOP)를 갖췄는지 확인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해당 절차를 실제로 수행했는지 입증하는 근거와 기록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SOP가 존재해도 이상사례가 어떤 경로로 접수됐고, 누가 검토했으며, 어떤 근거로 보고 여부를 판단했는지 설명하지 못하면 실질적인 품질시스템으로 보기 어렵다. 문서를 보유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업무를 수행했다는 근거와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의미다.
한 센터장은 “국내 실사도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 SOP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보는 경향이 남아 있다”며 “글로벌 기준에서는 절차를 실제로 수행했는지, 관련 근거를 빠짐없이 보관하고 있는지까지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최소한의 PV’ 만드는 인력 부족…구조적 한계 풀어야
국내 기업의 PV 운영이 최소 규제 요건에 머무는 배경을 인식 부족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상당수 제약사와 바이오벤처는 제한된 인력으로 임상시험 안전성 관리, 시판 후 이상사례 보고, 문헌 검색, 정기 보고서 작성, SOP 관리와 교육까지 수행한다.
처리해야 할 데이터와 업무는 늘었지만 인력과 예산이 같은 속도로 확대되지 않으면서, 당장 기한을 맞춰야 하는 보고 업무가 우선된다. 반면 축적된 사례를 분석하고 새로운 위험을 평가하는 일은 뒤로 밀리기 쉽다.
한 센터장은 “PV 조직이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업무량에 비해 충분한 인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 여전히 많다”며 “규정과 실사 환경, 제한된 리소스가 맞물리면서 현실적으로 최소한의 요건만 충족하는 운영에 머물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 격차는 해외 사업이 확대될수록 선명해진다. 진출 국가가 늘어나면 국가별 보고 시한과 제출 형식, 파트너사 간 정보 교환과 책임 범위가 복잡해진다. 국내 기준으로 각각 관리하던 데이터를 글로벌 체계로 옮기는 과정에서 자료를 다시 정리하거나 검증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기술이전 과정에서도 안전성 데이터 관리 수준은 주요 검토 대상이다. 후보물질이나 품목을 도입하는 기업은 임상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발생한 이상사례, 평가 이력, 보고 기록과 사용한 안전성 데이터베이스를 함께 확인한다.
이정민 센터장은 “기술이전이 이뤄지면 해당 제품의 안전성 정보도 이관 대상이 된다”며 “실사 과정에서 어떤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관리했는지 확인하는데, 엑셀 파일 중심으로 관리했다면 데이터 관리 절차와 신뢰도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엑셀을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접근 권한과 변경 이력, 중복 사례 처리, 의학용어 코딩, 규제기관 제출 기록을 일관되게 제시하지 못하면 데이터의 완전성과 추적 가능성을 증명하기 어렵다.
PV 역량은 단순히 담당자를 몇 명 보유했는지를 뜻하지 않는다. 기업이 안전성 데이터와 평가 기준을 통제하고, 외부 파트너를 활용하더라도 최종 판단의 근거를 내부에 축적할 수 있어야 한다.
단발성 업무서 독립된 전문 기능으로
국내 PV 산업도 처음부터 독립된 체계를 갖춘 것은 아니었다. 이정민 센터장이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서 PV 전문 부서를 구축하던 당시에는 임상시험 중 발생한 이상사례 보고와 국제의약용어(Medical Dictionary for Regulatory Activities, MedDRA) 코딩 등이 각각 단발성 업무로 처리됐다.
MedDRA는 이상사례와 질환, 검사 결과 등 의학 정보를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에 따라 분류하는 용어 체계다. 같은 증상도 담당자가 서로 다른 용어로 입력하면 사례 집계와 안전성 분석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하고 일관된 코딩이 필요하다.
이 센터장은 “당시에도 이상사례 보고나 코딩 업무는 일부 존재했지만, 이를 하나의 PV 업무로 연결해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조직은 거의 없었다”며 “사실상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처럼 업무 기준과 운영 틀을 처음부터 세워야 했다”고 회상했다.
한국의 ICH 가입 전에는 제약사 내부에서도 PV의 필요성을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객사 교육과 SOP 구축부터 시작해야 했고, 글로벌 기술이전 품목에 필요한 안전성 보고서를 국내에서 직접 작성한 경험도 제한적이었다.
이 센터장은 “가이드라인은 문서로 존재했지만 실제 보고서를 작성해 본 경험자는 많지 않았다”며 “기준을 실무 절차로 바꾸고 규제기관에 제출할 수 있는 결과물로 완성하는 과정 자체가 큰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PV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개별 업무의 집합에서 독립된 전문 기능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구축된 조직과 절차를 데이터 기반의 판단 체계로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이다.
PV에 DX 더한 ‘PVX’…현장 전문가가 기술의 방향 정한다
셀타스퀘어가 제시하는 PVX는 약물감시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을 결합한 개념이다. 단순히 기존 업무에 소프트웨어를 추가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실제 PV를 수행해 온 전문가가 현장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할 솔루션의 기획과 검증에 직접 참여한다.
한경희 센터장은 “PVX는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 필요한 솔루션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기획에 참여하는 조직”이라며 “개발된 기능이 실제 사용자의 관점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역할도 맡는다”고 말했다.
셀타스퀘어는 전통적인 PV 서비스와 디지털 솔루션 개발을 분리하지 않고 연결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정민 센터장이 CRO와 제약·바이오 현장에 맞춘 PV 서비스 체계를 고도화하고, 한경희 센터장이 글로벌 품질 기준과 규제기관의 기대 수준을 솔루션에 반영한다. 신민경 대표는 임상시험부터 허가, 시판 후까지 이어지는 안전성 데이터를 전주기 관점에서 연결하는 전략을 맡는다.
신 대표는 “도메인 전문가들이 현장의 문제를 정의하고, 기술로 해결한 뒤 서비스에서 직접 활용해 생산성과 품질을 확인한다”며 “서비스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한 불편과 과제를 다시 기술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가 셀타스퀘어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PV와 DX를 결합하는 목적은 담당자를 기술로 대체하는 데 있지 않다. 반복적인 검색과 입력, 형식 변환에 쓰이는 시간을 줄여 전문가가 인과관계 평가와 위험 신호 분석, 유익성-위해성 판단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신 대표는 “전문성이 높은 인력이 단순하고 노동집약적인 업무에 많은 시간을 쓰는 구조를 바꾸고 싶었다”며 “임상과 허가, 시판 후 데이터를 이어 PV가 전주기 관점에서 의사결정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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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감시(Pharmacovigilance, PV)는 의약품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상사례를 수집·평가하고, 새로운 위험을 탐지해 환자 피해를 예방하는 활동이다. 과거에는 정해진 기한에 개별 사례를 규제기관에 보고하는 업무가 중심이었다. 이제는 임상시험, 허가, 시판 후 관리에서 축적된 안전성 데이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고, 제품의 유익성-위해성 판단과 위험관리 전략에 활용하는 역할까지 요구받는다.
변화를 촉발한 것은 데이터의 양과 복잡성이다. 개별증례안전성보고(ICSR)는 특정 환자에게 발생한 이상사례와 투여 의약품, 의학적 경과, 중대성, 인과관계 평가 등을 구조화한 보고 단위다. 여기에 문헌과 전자의무기록(EMR), 실사용데이터(RWD) 등 새로운 정보원이 더해지면서 PV 담당자가 살펴봐야 할 범위가 빠르게 넓어졌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의 전자보고 표준인 E2B(R3)도 안전성 데이터 항목을 한층 세분화했다. 데이터가 정교해질수록 단순 입력과 제출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서로 다른 출처의 정보를 같은 기준으로 정리하고, 변경 이력과 판단 근거를 추적하며, 그 안에서 의미 있는 위험 신호를 찾아야 한다.
셀타스퀘어 신민경 대표와 한경희 PVX 센터장, 이정민 PV 센터장은 최근 약업신문과 만나 글로벌 규제 변화가 PV 실무에 미친 영향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준비해야 할 대응 전략을 설명했다.
셀타스퀘어는 PV 서비스와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DX) 기술을 결합해 임상시험부터 허가, 시판 후까지 이어지는 안전성 데이터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세 사람은 PV를 규제 대응을 위한 지원 기능에 한정해서는 늘어나는 안전성 데이터와 글로벌 요구 수준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은 ‘실사 준비’, 국내는 ‘규정 충족’에서 출발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가 수행하는 PV 업무의 종류는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는 품질시스템을 어떤 기준에서 설계하고 운영하느냐에서 나타난다.
다국적 제약사는 여러 국가에서 동일한 제품을 개발·판매하는 만큼 글로벌 공통 품질시스템을 먼저 세운다. 이후 각 국가의 규정과 보고 요건을 해당 체계 안에 반영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 등 규제기관의 실사를 언제든 받을 수 있다는 실사 준비 태세(Inspection Readiness)도 업무 설계의 기본 전제가 된다.
한경희 센터장은 “다국적 제약사는 글로벌 수준의 품질시스템을 먼저 구축하고, 그 안에서 각 국가의 규정을 적용한다”며 “하나의 의사결정을 내릴 때도 특정 국가만이 아니라 여러 국가의 허가와 안전성 관리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규정을 충족하는 수준에서 체계를 만들고, 해외 진출이나 기술이전이 구체화된 뒤 글로벌 요구사항을 더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한 센터장은 “국내 제약사는 국내 규정을 중심으로 시스템을 구축한 뒤 필요에 따라 글로벌 요건을 추가해 왔다”며 “단순히 적용하는 규정의 범위가 다른 것이 아니라 품질을 관리하는 접근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2016년 ICH 회원국이 된 이후 국내 규제도 국제 기준과 조화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표준작업지침서(Standard Operating Procedure, SOP)를 갖췄는지 확인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해당 절차를 실제로 수행했는지 입증하는 근거와 기록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SOP가 존재해도 이상사례가 어떤 경로로 접수됐고, 누가 검토했으며, 어떤 근거로 보고 여부를 판단했는지 설명하지 못하면 실질적인 품질시스템으로 보기 어렵다. 문서를 보유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업무를 수행했다는 근거와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의미다.
한 센터장은 “국내 실사도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 SOP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보는 경향이 남아 있다”며 “글로벌 기준에서는 절차를 실제로 수행했는지, 관련 근거를 빠짐없이 보관하고 있는지까지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최소한의 PV’ 만드는 인력 부족…구조적 한계 풀어야
국내 기업의 PV 운영이 최소 규제 요건에 머무는 배경을 인식 부족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상당수 제약사와 바이오벤처는 제한된 인력으로 임상시험 안전성 관리, 시판 후 이상사례 보고, 문헌 검색, 정기 보고서 작성, SOP 관리와 교육까지 수행한다.
처리해야 할 데이터와 업무는 늘었지만 인력과 예산이 같은 속도로 확대되지 않으면서, 당장 기한을 맞춰야 하는 보고 업무가 우선된다. 반면 축적된 사례를 분석하고 새로운 위험을 평가하는 일은 뒤로 밀리기 쉽다.
한 센터장은 “PV 조직이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업무량에 비해 충분한 인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 여전히 많다”며 “규정과 실사 환경, 제한된 리소스가 맞물리면서 현실적으로 최소한의 요건만 충족하는 운영에 머물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 격차는 해외 사업이 확대될수록 선명해진다. 진출 국가가 늘어나면 국가별 보고 시한과 제출 형식, 파트너사 간 정보 교환과 책임 범위가 복잡해진다. 국내 기준으로 각각 관리하던 데이터를 글로벌 체계로 옮기는 과정에서 자료를 다시 정리하거나 검증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기술이전 과정에서도 안전성 데이터 관리 수준은 주요 검토 대상이다. 후보물질이나 품목을 도입하는 기업은 임상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발생한 이상사례, 평가 이력, 보고 기록과 사용한 안전성 데이터베이스를 함께 확인한다.
이정민 센터장은 “기술이전이 이뤄지면 해당 제품의 안전성 정보도 이관 대상이 된다”며 “실사 과정에서 어떤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관리했는지 확인하는데, 엑셀 파일 중심으로 관리했다면 데이터 관리 절차와 신뢰도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엑셀을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접근 권한과 변경 이력, 중복 사례 처리, 의학용어 코딩, 규제기관 제출 기록을 일관되게 제시하지 못하면 데이터의 완전성과 추적 가능성을 증명하기 어렵다.
PV 역량은 단순히 담당자를 몇 명 보유했는지를 뜻하지 않는다. 기업이 안전성 데이터와 평가 기준을 통제하고, 외부 파트너를 활용하더라도 최종 판단의 근거를 내부에 축적할 수 있어야 한다.
단발성 업무서 독립된 전문 기능으로
국내 PV 산업도 처음부터 독립된 체계를 갖춘 것은 아니었다. 이정민 센터장이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서 PV 전문 부서를 구축하던 당시에는 임상시험 중 발생한 이상사례 보고와 국제의약용어(Medical Dictionary for Regulatory Activities, MedDRA) 코딩 등이 각각 단발성 업무로 처리됐다.
MedDRA는 이상사례와 질환, 검사 결과 등 의학 정보를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에 따라 분류하는 용어 체계다. 같은 증상도 담당자가 서로 다른 용어로 입력하면 사례 집계와 안전성 분석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하고 일관된 코딩이 필요하다.
이 센터장은 “당시에도 이상사례 보고나 코딩 업무는 일부 존재했지만, 이를 하나의 PV 업무로 연결해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조직은 거의 없었다”며 “사실상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처럼 업무 기준과 운영 틀을 처음부터 세워야 했다”고 회상했다.
한국의 ICH 가입 전에는 제약사 내부에서도 PV의 필요성을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객사 교육과 SOP 구축부터 시작해야 했고, 글로벌 기술이전 품목에 필요한 안전성 보고서를 국내에서 직접 작성한 경험도 제한적이었다.
이 센터장은 “가이드라인은 문서로 존재했지만 실제 보고서를 작성해 본 경험자는 많지 않았다”며 “기준을 실무 절차로 바꾸고 규제기관에 제출할 수 있는 결과물로 완성하는 과정 자체가 큰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PV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개별 업무의 집합에서 독립된 전문 기능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구축된 조직과 절차를 데이터 기반의 판단 체계로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이다.
PV에 DX 더한 ‘PVX’…현장 전문가가 기술의 방향 정한다
셀타스퀘어가 제시하는 PVX는 약물감시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을 결합한 개념이다. 단순히 기존 업무에 소프트웨어를 추가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실제 PV를 수행해 온 전문가가 현장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할 솔루션의 기획과 검증에 직접 참여한다.
한경희 센터장은 “PVX는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 필요한 솔루션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기획에 참여하는 조직”이라며 “개발된 기능이 실제 사용자의 관점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역할도 맡는다”고 말했다.
셀타스퀘어는 전통적인 PV 서비스와 디지털 솔루션 개발을 분리하지 않고 연결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정민 센터장이 CRO와 제약·바이오 현장에 맞춘 PV 서비스 체계를 고도화하고, 한경희 센터장이 글로벌 품질 기준과 규제기관의 기대 수준을 솔루션에 반영한다. 신민경 대표는 임상시험부터 허가, 시판 후까지 이어지는 안전성 데이터를 전주기 관점에서 연결하는 전략을 맡는다.
신 대표는 “도메인 전문가들이 현장의 문제를 정의하고, 기술로 해결한 뒤 서비스에서 직접 활용해 생산성과 품질을 확인한다”며 “서비스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한 불편과 과제를 다시 기술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가 셀타스퀘어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PV와 DX를 결합하는 목적은 담당자를 기술로 대체하는 데 있지 않다. 반복적인 검색과 입력, 형식 변환에 쓰이는 시간을 줄여 전문가가 인과관계 평가와 위험 신호 분석, 유익성-위해성 판단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신 대표는 “전문성이 높은 인력이 단순하고 노동집약적인 업무에 많은 시간을 쓰는 구조를 바꾸고 싶었다”며 “임상과 허가, 시판 후 데이터를 이어 PV가 전주기 관점에서 의사결정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