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o’s your bias?" (누가 네 최애야?)
"I’m your bias!" (내가 네 최애야!)
"It’s Me" (바로 나야)
4월 30일 4집 미니앨범 'MAMIHLAPINATAPAI(마밀라피나타파이)' 공개 후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는 하이브 산하 빌리프랩의 걸그룹, 아일릿(ILLIT). 이들의 신곡 ‘It’s Me’를 듣다 보면 유독 귓가를 맴도는 가사가 있습니다. 바로 "Who’s your bias?", "I’m your bias!", "It’s Me"라는 질문과 대답이죠.
아이돌 팬덤에서 Bias(바이어스)는 내가 가장 지지하고 응원하는 단 한 명의 최애(최고 애정하는 멤버)를 뜻합니다. 수많은 후보 속에서 나만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게 온 마음을 쏟는 것. 이는 팬덤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이고 당당한 선택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질문과 대답을 제약바이오와 임상시험 무대로 옮겨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집니다. 통계학에서 Bias(삐뚤림, 편향)는 결코 환영받지 못할 불청객이거든요. Bias는 극복해야 할 시스템의 오류이자, 통계학이 경계하는 가장 위험한 개념이니까요.
흥미로운 건, 데이터의 세계에서는 최애(선호하는 결과)를 정해두는 순간 과학은 길을 잃는다는 점입니다. 두 영역 모두 Bias를 만들어내는 주체가 결국 사람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Bias라는 개념을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임상시험에서 말하는 Bias는 결과가 실제보다 좋거나 나쁘게 왜곡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 왜곡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환자군을 나누는 방식이나 평가 과정, 분석 방법 등 연구 전 과정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무작위배정이나 이중눈가림 같은 장치를 통해 이를 최대한 줄이려 합니다.
젊은 연구자들은 흔히 신약 연구개발 과정을 아이돌 데뷔에 비유하곤 합니다. 자신이 공들여 키운 신약 후보물질이 데뷔 무대인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시장의 선택을 받아 "It’s Me!"라고 외치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 열정은 연구의 엔진이지만, 때로는 맹목적인 Bias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내가 만든 데이터가 "나의 최애(Bias)"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투영되는 순간, 과학적 객관성에는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임상시험 현장에서 연구자들이 빠지기 쉬운 가장 달콤한 함정은 바로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입니다. 내가 원하는 가설이 진실이길 바라며, 그 가설을 지지하는 데이터만 최애로 삼고, 불편한 결과는 서랍 깊숙이 넣어버리는 것이죠.
팬덤에서 최애의 단점조차 사랑으로 덮어주는 것이 미덕이라면, 데이터의 세계에서 그런 사랑은 곧 연구의 실패를 의미합니다. 특정 유리한 데이터만 골라 결과를 부풀리거나, 유리한 지표(endpoint)에만 조명을 비추는 행위는 결국 데이터의 본질을 왜곡하는 위험한 선택이죠.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노래 속 주인공은 "It’s Me"라고 자신 있게 외치지만, 그 당당함은 누군가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본질에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좋은 임상 데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구자의 애정과 편향된 기대를 걷어내고, 그 자체로 완전히 'It’s Me'를 증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임상시험 성공을 넘어 글로벌 기술수출, 나아가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완성됩니다.
이제 임상 데이터 앞에서 우리 스스로 물어볼 때입니다. 우리는 데이터에게 "너는 우리의 최애(Bias)가 되어야 해"라고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진정한 과학적 성공은 "Who’s your bias?"라고 물었을 때, 데이터가 최애가 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실만을 근거로 "It’s Me(바로 여기 진실이 있다)"라고 말할 때 완성됩니다.
데이터는 우리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Bias를 내려놓는 순간, 비로소 데이터는 자신의 진짜 얼굴을 드러냅니다.
부디 신약 개발이라는 거대한 서바이벌 현장에서, 욕심에 휘둘려 데이터에 집착하는 이른바 ‘사생(선을 넘은 집착)’이 아니라 거리를 두고 데이터를 냉철하게 해석하는 진정한 팬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결국 우리가 데이터에게 바라는 것은 최애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진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니까요.
▶Bias(삐뚤림, 편향)는 통계학과 역학(epidemiology), 임상시험 방법론에서 사용되는 개념으로, 연구의 설계·수행·분석·해석 과정에서 치료 효과 추정치가 참값에서 일정한 방향으로 벗어나도록 만드는 경향을 의미한다. 단순한 무작위 오차(random error)가 아니라 대상자 선정, 환자군 배정, 평가 과정, 분석 방법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오류다. 신약개발 과정의 임상시험에서는 편향이 치료 효과를 과대 또는 과소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작위배정(randomization), 눈가림(blinding), 사전 정의된 분석계획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를 최소화하도록 한다.


"Who’s your bias?" (누가 네 최애야?)
"I’m your bias!" (내가 네 최애야!)
"It’s Me" (바로 나야)
4월 30일 4집 미니앨범 'MAMIHLAPINATAPAI(마밀라피나타파이)' 공개 후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는 하이브 산하 빌리프랩의 걸그룹, 아일릿(ILLIT). 이들의 신곡 ‘It’s Me’를 듣다 보면 유독 귓가를 맴도는 가사가 있습니다. 바로 "Who’s your bias?", "I’m your bias!", "It’s Me"라는 질문과 대답이죠.
아이돌 팬덤에서 Bias(바이어스)는 내가 가장 지지하고 응원하는 단 한 명의 최애(최고 애정하는 멤버)를 뜻합니다. 수많은 후보 속에서 나만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게 온 마음을 쏟는 것. 이는 팬덤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이고 당당한 선택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질문과 대답을 제약바이오와 임상시험 무대로 옮겨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집니다. 통계학에서 Bias(삐뚤림, 편향)는 결코 환영받지 못할 불청객이거든요. Bias는 극복해야 할 시스템의 오류이자, 통계학이 경계하는 가장 위험한 개념이니까요.
흥미로운 건, 데이터의 세계에서는 최애(선호하는 결과)를 정해두는 순간 과학은 길을 잃는다는 점입니다. 두 영역 모두 Bias를 만들어내는 주체가 결국 사람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Bias라는 개념을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임상시험에서 말하는 Bias는 결과가 실제보다 좋거나 나쁘게 왜곡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 왜곡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환자군을 나누는 방식이나 평가 과정, 분석 방법 등 연구 전 과정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무작위배정이나 이중눈가림 같은 장치를 통해 이를 최대한 줄이려 합니다.
젊은 연구자들은 흔히 신약 연구개발 과정을 아이돌 데뷔에 비유하곤 합니다. 자신이 공들여 키운 신약 후보물질이 데뷔 무대인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시장의 선택을 받아 "It’s Me!"라고 외치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 열정은 연구의 엔진이지만, 때로는 맹목적인 Bias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내가 만든 데이터가 "나의 최애(Bias)"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투영되는 순간, 과학적 객관성에는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임상시험 현장에서 연구자들이 빠지기 쉬운 가장 달콤한 함정은 바로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입니다. 내가 원하는 가설이 진실이길 바라며, 그 가설을 지지하는 데이터만 최애로 삼고, 불편한 결과는 서랍 깊숙이 넣어버리는 것이죠.
팬덤에서 최애의 단점조차 사랑으로 덮어주는 것이 미덕이라면, 데이터의 세계에서 그런 사랑은 곧 연구의 실패를 의미합니다. 특정 유리한 데이터만 골라 결과를 부풀리거나, 유리한 지표(endpoint)에만 조명을 비추는 행위는 결국 데이터의 본질을 왜곡하는 위험한 선택이죠.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노래 속 주인공은 "It’s Me"라고 자신 있게 외치지만, 그 당당함은 누군가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본질에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좋은 임상 데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구자의 애정과 편향된 기대를 걷어내고, 그 자체로 완전히 'It’s Me'를 증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임상시험 성공을 넘어 글로벌 기술수출, 나아가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완성됩니다.
이제 임상 데이터 앞에서 우리 스스로 물어볼 때입니다. 우리는 데이터에게 "너는 우리의 최애(Bias)가 되어야 해"라고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진정한 과학적 성공은 "Who’s your bias?"라고 물었을 때, 데이터가 최애가 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실만을 근거로 "It’s Me(바로 여기 진실이 있다)"라고 말할 때 완성됩니다.
데이터는 우리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Bias를 내려놓는 순간, 비로소 데이터는 자신의 진짜 얼굴을 드러냅니다.
부디 신약 개발이라는 거대한 서바이벌 현장에서, 욕심에 휘둘려 데이터에 집착하는 이른바 ‘사생(선을 넘은 집착)’이 아니라 거리를 두고 데이터를 냉철하게 해석하는 진정한 팬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결국 우리가 데이터에게 바라는 것은 최애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진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니까요.
▶Bias(삐뚤림, 편향)는 통계학과 역학(epidemiology), 임상시험 방법론에서 사용되는 개념으로, 연구의 설계·수행·분석·해석 과정에서 치료 효과 추정치가 참값에서 일정한 방향으로 벗어나도록 만드는 경향을 의미한다. 단순한 무작위 오차(random error)가 아니라 대상자 선정, 환자군 배정, 평가 과정, 분석 방법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오류다. 신약개발 과정의 임상시험에서는 편향이 치료 효과를 과대 또는 과소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작위배정(randomization), 눈가림(blinding), 사전 정의된 분석계획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를 최소화하도록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