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평 공장에서 시작해 전 세계 유수의 화장품 제조사에 서보 프레스(Servo Press)를 공급하는 기업, 레이덱스.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떨치기까지,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조 공정을 혁신해 온 설비 기업들의 헌신이 있었다. 레이덱스는 그 최전선에서 기술 표준을 새롭게 정립한 주역이다.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KOREA PACK & ICPI WEEK 2026' 현장에서, 단순한 기계 제작을 넘어 스마트 팩토리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정하일 대표를 만났다.

화장품 설비 분야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 사업을 계획했던 사람은 아니었다. 엔지니어 외길을 걷다 퇴사 후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평소 기술력을 눈여겨본 한 화장품 회사가 설비 제작 의뢰를 해왔다. 제품에 최적화된 설비를 직접 제작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나름대로 설비 전문가라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수 차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정성을 다해 만든 설비가 실제 생산 라인에서 작동되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 우연처럼 시작된 일로 이렇게 본격적인 사업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유압식 위주였던 프레스 시장에 서보 모터 방식을 도입한 배경은 무엇인가?
레이덱스만의 독보적인 정체성을 확보하고 싶었다. 당시 파우더 팩트나 섀도를 생산하는 프레스 설비는 대부분 유압식이었다. 오일의 압력을 이용하는 유압식은 온도 변화에 따라 유압유의 점도가 변하면, 미세한 오차가 발생하게 된다. 화장품 파우더는 아주 작은 차이에도 제품이 깨지거나 표면이 달라질 수 있어 압력 유지가 까다로운 작업이다. 오염 위험과 정밀도 저하라는 기존 유압 프레스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기적 신호로 완벽하게 통제되는 서보 모터를 접목했다. 이는 제조 공정을 한 단계 진화시킨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겪은 기술적 어려움은 없었나?
파우더는 압축 한계점에 도달할수록 밀도가 급격히 변하는 특성이 있다. 프레스의 압착 깊이가 단 0.1mm만 초과돼도 모터에 걸리는 회전 부하(Torque) 수치가 급격히 치솟는다.
이 미세한 오차를 제어하지 못하면, 제품이 깨지거나 경도가 불균일해지는 결함이 발생한다. 일정 시간 동안 일정한 힘으로 누르고, 공기를 빼주며 부드럽게 복귀하는 정밀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서보 프레스는 당시 세계 최고라는 유럽의 프레스 설비 업체들조차 내구성 문제로 포기했던 영역이었다. 그러나 사출기용 고압 스크류 구조를 연구하고, 새로운 부품을 도입해보며 연구를 이어갔다. 설비 두 대를 폐기한 끝에 결국 세 번째 모델에서 성공을 거뒀다.
실제 제조 현장에서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제조 공정이 까다로워 수작업에 의존하던 파우더 작업에 서보 프레스를 적용하자, 한 대 도입만으로도 일일 생산량이 8배 이상 늘었다. 게다가 오차 범위 개선으로 제품의 용량 편차도 1/10 이상으로 줄였다. 품질 안정화의 바탕이다. 한국의 파우더 제품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데 레이덱스의 설비가 밑거름이 되었다고 자부하고 있다.
최근 연구 중인 기술 혁신 분야는?
자기 부상 이송 시스템이 개발 마무리 단계에 있다. 기존의 벨트나 체인형 컨베이어는 마찰로 인한 발열, 소음, 분진 발생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위치 제어가 단조로워 화장품 같은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에는 대응이 어렵다.
반면 자기 부상 이송 시스템은 프로그램 제어를 통해 각 유닛이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필요에 따라 특정 위치에서 멈추거나, 속도를 높이거나, 역회전과 틸팅까지 가능하다. 한 라인에서 다양한 제품을 동시에 생산하거나, 공정 간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데 최적의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전시회도 꾸준히 참가 중인데, 한국산 설비의 위상은 어떤가?
20년 전만 해도 해외에서 한국 기업의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산 장비에 대한 신뢰도 동반 상승했다.
레이덱스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이 아니라, '한 번 납품하면 끝까지 책임진다'는 엔지니어링 기반의 사후 관리로 신뢰를 얻었다. 아프리카, 중동, 유럽 등지에서도 레이덱스 설비가 아니면 안 된다는 요청이 올 때 보람을 느낀다. 유럽의 하이엔드 기술력과 중국의 물량 공세 사이에서, '초정밀 제어'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것이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시장에서 중요하게 지키는 가치는 무엇인가?
설비의 핵심 구동 알고리즘이나 제어 프로그램은 자체 설계를 원칙으로 한다. 배선이나 조립 일부는 외주에 맡기더라도, 핵심 알고리즘과 최종 셋업은 반드시 레이덱스의 숙련된 직원들이 현지에서 직접 진행한다. 덕분에 설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외주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즉각적인 대응과 고도화가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고객사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곧 우리의 가치라는 신념이 해외 시장 개척의 원동력이다.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2031년 기업 공개(IPO)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레이덱스가 오늘날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10년 이상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베테랑 직원들 덕분이다. IPO는 이들과 성과를 나누고, 회사가 영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매년 성과를 내 직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직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세계 최고의 장비가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레이덱스가 화장품 산업 내에서 어떤 기업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화장품 제조사가 꿈꾸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 주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 '레이덱스와 함께라면 어떤 난해한 공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ODM 시장에서 한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듯이, 화장품 기계 설비 분야에서도 레이덱스가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쉼 없이 도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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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KOREA PACK & ICPI WEEK 2026' 현장에서, 단순한 기계 제작을 넘어 스마트 팩토리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정하일 대표를 만났다.

화장품 설비 분야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 사업을 계획했던 사람은 아니었다. 엔지니어 외길을 걷다 퇴사 후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평소 기술력을 눈여겨본 한 화장품 회사가 설비 제작 의뢰를 해왔다. 제품에 최적화된 설비를 직접 제작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나름대로 설비 전문가라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수 차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정성을 다해 만든 설비가 실제 생산 라인에서 작동되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 우연처럼 시작된 일로 이렇게 본격적인 사업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유압식 위주였던 프레스 시장에 서보 모터 방식을 도입한 배경은 무엇인가?
레이덱스만의 독보적인 정체성을 확보하고 싶었다. 당시 파우더 팩트나 섀도를 생산하는 프레스 설비는 대부분 유압식이었다. 오일의 압력을 이용하는 유압식은 온도 변화에 따라 유압유의 점도가 변하면, 미세한 오차가 발생하게 된다. 화장품 파우더는 아주 작은 차이에도 제품이 깨지거나 표면이 달라질 수 있어 압력 유지가 까다로운 작업이다. 오염 위험과 정밀도 저하라는 기존 유압 프레스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기적 신호로 완벽하게 통제되는 서보 모터를 접목했다. 이는 제조 공정을 한 단계 진화시킨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겪은 기술적 어려움은 없었나?
파우더는 압축 한계점에 도달할수록 밀도가 급격히 변하는 특성이 있다. 프레스의 압착 깊이가 단 0.1mm만 초과돼도 모터에 걸리는 회전 부하(Torque) 수치가 급격히 치솟는다.
이 미세한 오차를 제어하지 못하면, 제품이 깨지거나 경도가 불균일해지는 결함이 발생한다. 일정 시간 동안 일정한 힘으로 누르고, 공기를 빼주며 부드럽게 복귀하는 정밀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서보 프레스는 당시 세계 최고라는 유럽의 프레스 설비 업체들조차 내구성 문제로 포기했던 영역이었다. 그러나 사출기용 고압 스크류 구조를 연구하고, 새로운 부품을 도입해보며 연구를 이어갔다. 설비 두 대를 폐기한 끝에 결국 세 번째 모델에서 성공을 거뒀다.
실제 제조 현장에서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제조 공정이 까다로워 수작업에 의존하던 파우더 작업에 서보 프레스를 적용하자, 한 대 도입만으로도 일일 생산량이 8배 이상 늘었다. 게다가 오차 범위 개선으로 제품의 용량 편차도 1/10 이상으로 줄였다. 품질 안정화의 바탕이다. 한국의 파우더 제품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데 레이덱스의 설비가 밑거름이 되었다고 자부하고 있다.
최근 연구 중인 기술 혁신 분야는?
자기 부상 이송 시스템이 개발 마무리 단계에 있다. 기존의 벨트나 체인형 컨베이어는 마찰로 인한 발열, 소음, 분진 발생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위치 제어가 단조로워 화장품 같은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에는 대응이 어렵다.
반면 자기 부상 이송 시스템은 프로그램 제어를 통해 각 유닛이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필요에 따라 특정 위치에서 멈추거나, 속도를 높이거나, 역회전과 틸팅까지 가능하다. 한 라인에서 다양한 제품을 동시에 생산하거나, 공정 간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데 최적의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전시회도 꾸준히 참가 중인데, 한국산 설비의 위상은 어떤가?
20년 전만 해도 해외에서 한국 기업의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산 장비에 대한 신뢰도 동반 상승했다.
레이덱스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이 아니라, '한 번 납품하면 끝까지 책임진다'는 엔지니어링 기반의 사후 관리로 신뢰를 얻었다. 아프리카, 중동, 유럽 등지에서도 레이덱스 설비가 아니면 안 된다는 요청이 올 때 보람을 느낀다. 유럽의 하이엔드 기술력과 중국의 물량 공세 사이에서, '초정밀 제어'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것이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시장에서 중요하게 지키는 가치는 무엇인가?
설비의 핵심 구동 알고리즘이나 제어 프로그램은 자체 설계를 원칙으로 한다. 배선이나 조립 일부는 외주에 맡기더라도, 핵심 알고리즘과 최종 셋업은 반드시 레이덱스의 숙련된 직원들이 현지에서 직접 진행한다. 덕분에 설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외주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즉각적인 대응과 고도화가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고객사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곧 우리의 가치라는 신념이 해외 시장 개척의 원동력이다.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2031년 기업 공개(IPO)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레이덱스가 오늘날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10년 이상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베테랑 직원들 덕분이다. IPO는 이들과 성과를 나누고, 회사가 영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매년 성과를 내 직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직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세계 최고의 장비가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레이덱스가 화장품 산업 내에서 어떤 기업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화장품 제조사가 꿈꾸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 주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 '레이덱스와 함께라면 어떤 난해한 공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ODM 시장에서 한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듯이, 화장품 기계 설비 분야에서도 레이덱스가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쉼 없이 도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