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개편 여파에 유통마진 '직격탄'…유통업계, 집단 대응 고심
某 다국적 제약사, 유통마진 절반 인하…"논의 없는 일방 통보" 반발
유통협회 정기총회서 대응책 논의…취급 거부·정책 건의까지 거론
입력 2026.02.04 06:00 수정 2026.02.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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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약가 제도 개편 여파로 제약사 유통마진 인하가 확산되면서 의약품 유통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약가 제도 개편 영향이 제약사의 유통마진 인하로 이어지면서 의약품유통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제약사가 거래 유통업체와의 사전 협의 없이 유통마진을 대폭 축소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상생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某 다국적 제약사가 일부 의약품에 적용하던 유통마진을 기존 대비 50% 가까이 인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10~11% 수준이던 유통마진이 5~6% 선으로 낮아진 것으로, 단순 수치상 인하 폭을 넘어 유통업계 전반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일 기업 차원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다른 제약사들까지 유통마진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도미노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초 이후 중소 제약사를 중심으로 적게는 1%, 많게는 4% 이상 유통마진을 인하하거나 인하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정부 약가 제도 개편으로 제약사들이 비용 압박을 받는 상황은 이해한다”면서도 “거래 파트너인 유통업체와 아무런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마진을 깎는 방식은 상생 관계를 스스로 허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유통업계의 반발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이미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마진 축소는 생존 문제로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유통 현장에서는 유통마진을 인하한 제약사 제품에 대해 취급을 거부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 고위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유통마진 인하는 제약사와 유통업체 간 상생 구조를 단절시키는 행위”라며 “유통업계의 정상적인 영업 기반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약가 인하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비용 구조 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유통업계는 그 부담이 일방적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반박한다.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방식이 지속될 경우 유통망 붕괴와 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4일(오늘) 정기총회를 열고 제약사의 유통마진 인하 움직임에 대한 공식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총회에서는 △제약사와의 협상 전략 △취급 거부 등 집단 행동 여부 △정부에 대한 약가 제도 개선 건의 방향 등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시선은 협회가 단순한 반발을 넘어 제약-유통 간 새로운 상생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동시에 정부 정책 변화 속에서 유통업계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통협회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약가 제도 개편으로 제약사와 유통업계가 서로를 압박하는 방식으로는 장기적인 해법을 찾기 어렵다”며 “약가 정책을 설계할 때 유통 구조의 현실을 반영하고, 제약·유통·정부가 함께 논의하는 협의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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