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발생할 수 있다.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시야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이상을 느끼기도 하며, 한 번 손상된 시신경과 시야 기능은 현재 치료로 회복시키기 어렵다.
녹내장 치료에서 조기 발견과 장기적인 질환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녹내장 치료는 안압을 낮추는 것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안압은 녹내장의 주요 위험인자이자 현재 치료를 통해 조절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안압 수치가 치료 목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단 당시의 안압과 시신경 손상 정도, 시야 변화, 연령, 질환 진행 속도 등을 고려해 환자별 목표 안압을 설정해야 한다.
약물치료 역시 세분화되고 있다. 방수 생성을 억제하는 기존 치료제와 방수 유출을 촉진하는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에 이어, 프로스타노이드 EP2 수용체와 Rho 키나아제(ROCK), 산화질소(NO) 등을 활용하는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됐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외국계 제약사의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비아트리스코리아가 품목허가를 보유한 잘라탄(라타노프로스트), 한국산텐제약의 타플로탄(타플루프로스트)·에이베리스(오미데네팍 이소프로필)·로프레사(네타르수딜), 바슈헬스코리아의 비줄타(라타노프로스틴 부노드) 등이 있다.
이들 치료제는 모두 안압을 낮춘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작용하는 수용체와 방수 유출 경로에는 차이가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녹내장 자체의 진행뿐 아니라 장기간 점안에 따른 안구표면 이상, 동반질환, 여러 점안제의 병용, 치료 지속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녹내장 치료가 단순한 안압 수치 조절을 넘어 남아 있는 시야 기능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배경이다.
정상안압에서도 발생하는 녹내장…안압 수치만으로 판단 어려워
녹내장은 시신경의 구조적 손상과 이에 따른 시야 기능의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형태는 원발개방각녹내장이며, 안압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도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이 나타나는 정상안압녹내장도 중요한 임상적 유형이다.
일반적으로 안압은 10~21mmHg 정도를 정상 범위로 설명하지만, 이 수치만으로 녹내장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안압이 21mmHg 이하이더라도 시신경 손상이 진행될 수 있고, 반대로 안압이 높은 고안압증 환자 가운데 녹내장성 손상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녹내장 진단과 추적관찰에서는 안압 측정뿐 아니라 시신경유두 평가, 망막신경섬유층 검사, 빛간섭단층촬영(OCT), 시야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한다.
정상안압녹내장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녹내장 치료를 설명할 때 특히 중요한 부분이다. 정상 범위의 안압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신경 손상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치료 목표 역시 단순히 정상 범위의 안압을 유지하는 데 있지 않다.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회복시키기 어려운 만큼 환자별로 목표 안압을 설정하고 추가적인 시신경 손상과 시야 결손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핵심이다.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는 환자에서도 추가적인 안압 하강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 이유다.
2026년 발표된 유럽녹내장학회(EGS) 제6판 가이드라인은 녹내장 진단과 치료에서 환자의 위험인자와 질환 진행 가능성, 치료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연령과 안압, 가족력, 근시 등 다양한 위험인자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으며, 환자별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와 레이저 치료, 수술을 선택하도록 제시한다.
방수 생성과 배출의 균형…녹내장 치료 기전의 출발점
녹내장 치료제의 작용기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눈 안의 방수(aqueous humor)가 어떻게 생성되고 배출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방수는 모양체에서 생성돼 눈 안을 순환한 뒤 섬유주와 슐렘관을 거치는 경로, 포도막공막 경로 등을 통해 배출된다. 방수 생성과 배출의 균형은 안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녹내장 점안제는 크게 방수 생성을 억제하거나 방수 유출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안압을 낮춘다.
방수 생성을 억제하는 대표적인 약물군으로는 베타차단제와 탄산탈수효소 억제제가 있다.
베타차단제인 티몰롤은 모양체에서 방수 생성을 감소시키며, 탄산탈수효소 억제제인 도르졸라미드 역시 방수 생성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를 억제해 안압을 낮춘다.
국내에서는 한국산텐제약의 티모프틱(티몰롤)과 트루솝(도르졸라미드) 등이 이러한 기전을 대표하는 제품이다. 두 성분을 결합한 코솝도 사용되고 있다.
반면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는 방수 유출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후 등장한 EP2 수용체 작용제와 ROCK 억제제, NO 방출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 등은 서로 다른 수용체와 방수 유출 경로에 작용하면서 치료 선택지를 넓혔다.
같은 안압 하강 치료제라도 어떤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지에 따라 약물의 특성과 이상반응, 병용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
잘라탄·타플로탄…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가 형성한 치료 기반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는 현재 녹내장 약물치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외국계 오리지널 치료제로는 잘라탄과 한국산텐제약의 타플로탄이 있다.
잘라탄은 비아트리스코리아가 국내 품목허가를 보유한 라타노프로스트 성분의 점안제로, 프로스타글란딘 F2α 유사체에 해당한다.
라타노프로스트는 FP 수용체에 작용해 주로 포도막공막 경로를 통한 방수 유출을 증가시킨다.
이를 통해 안압을 낮추며 국내에서는 성인 개방각녹내장과 만성 폐쇄각녹내장, 고안압 등에 따른 안압 하강 목적으로 허가돼 있다.
라타노프로스트는 1일 1회 점안하는 치료제다. 다만 투여 횟수를 늘린다고 안압 하강 효과가 더 커지는 것은 아니며, 허가된 용법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한국산텐제약의 타플로탄은 타플루프로스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다.
타플루프로스트 역시 FP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며 방수 유출을 촉진해 안압을 낮춘다. 국내에서는 개방각녹내장과 고안압증 등에 사용된다.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는 강력한 안압 하강 효과와 비교적 간편한 점안 횟수 등을 바탕으로 녹내장 약물치료의 주요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다만 장기간 사용하는 과정에서 결막충혈과 눈 자극, 홍채 색소침착, 속눈썹의 길이와 굵기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안구표면 이상이나 점안제 사용에 따른 불편감도 치료 지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장기간 점안해야 하는 환자에서는 안압 하강 효과뿐 아니라 제형과 점안 편의성, 안구표면 상태 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플로탄과 타플로탄에스 등 서로 다른 제형이 사용되는 것도 이러한 치료 환경과 연결된다.
다만 1회용 제형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제품이 무보존제이거나 기존 제형보다 임상적으로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제품의 첨가제와 허가사항, 환자의 안구표면 상태를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
비줄타, 프로스타글란딘에 산화질소 결합…방수 유출 경로 확대
프로스타글란딘 계열의 작용기전을 확장한 치료제로는 바슈헬스코리아의 비줄타가 있다.
비줄타의 주성분 라타노프로스틴 부노드는 산화질소를 방출하는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다. 국내에서는 2021년 허가됐다.
라타노프로스틴 부노드는 안구 내에서 라타노프로스트산과 산화질소 관련 성분으로 대사된다.
라타노프로스트산은 FP 수용체를 통해 주로 포도막공막 경로의 방수 유출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산화질소는 섬유주와 슐렘관을 포함한 기존 방수 유출 경로의 저항을 낮추는 데 관여한다.
즉 하나의 성분이 서로 다른 방수 유출 경로에 작용하도록 설계된 치료제라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라타노프로스트가 주로 포도막공막 경로를 통한 방수 유출을 촉진한다면, 라타노프로스틴 부노드는 산화질소의 작용을 통해 섬유주 경로까지 함께 겨냥한다.
이러한 기전은 녹내장 약물치료가 기존 수용체 중심의 접근에서 방수 유출 경로를 보다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서로 다른 경로에 작용한다는 사실이 모든 환자에서 기존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보다 더 좋은 임상 결과를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치료 효과는 환자의 기저 안압과 질환 상태, 비교 약물 및 임상시험 조건 등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
에이베리스, 기존 FP 아닌 EP2 수용체 표적
한국산텐제약의 에이베리스는 기존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와 다른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다.
주성분 오미데네팍 이소프로필은 선택적 프로스타노이드 EP2 수용체 작용제로, 국내에서는 2019년 허가됐으며 2021년 2월 출시됐다.
기존 라타노프로스트와 타플루프로스트가 FP 수용체를 중심으로 작용한다면 에이베리스는 EP2 수용체를 통해 방수 유출을 촉진한다.
EP2 수용체 작용은 섬유주 경로와 포도막공막 경로 등 방수 유출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프로스타노이드 관련 치료제라도 서로 다른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전상의 차이가 있다.
이는 녹내장 약물치료가 단순히 방수 생성 억제와 유출 촉진으로 구분되는 것을 넘어, 방수 유출에 관여하는 개별 수용체까지 세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에이베리스는 기존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와 다른 안전성 특성을 가지고 있어 환자 선택이 중요하다.
특히 무수정체안이나 인공수정체안 환자, 백내장 수술 후 환자 등에서는 황반부종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안구염증 등 허가사항상 금기 또는 주의가 필요한 상태와 다른 녹내장 점안제와의 병용 제한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무수정체안이나 인공수정체안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환자가 일률적으로 투여 금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허가사항에서 규정한 금기와 신중투여 대상을 구분해 환자 상태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새로운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녹내장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로프레사, 섬유주 유출 저항 겨냥…ROCK·NET 억제 기전 활용
최근 국내 녹내장 약물치료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ROCK 억제제의 도입이다.
한국산텐제약의 로프레사는 네타르수딜을 주성분으로 하는 치료제다.
2023년 국내 허가를 받았으며 2024년 10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 이후 국내에 출시됐다.
기존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가 주로 포도막공막 경로를 통한 방수 유출을 증가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네타르수딜은 섬유주를 통한 방수 유출 저항을 낮추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섬유주는 방수가 눈 밖으로 배출되는 주요 경로 가운데 하나다. 녹내장에서는 이 경로의 유출 저항이 증가하면서 안압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ROCK은 세포의 수축과 세포골격 조절 등에 관여하는 효소다.
네타르수딜은 ROCK을 억제해 섬유주 조직의 세포 수축과 유출 저항을 낮추고 방수 배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노르에피네프린 수송체(NET) 억제에 따른 방수 생성 감소도 네타르수딜의 작용기전으로 설명된다. 상공막정맥압을 낮추는 작용 역시 보고돼 있다.
즉 네타르수딜은 섬유주 유출 촉진을 중심으로 방수 생성과 유출 저항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치료제다.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되는 부분은 안압을 낮추는 과정에서 섬유주 유출 경로를 주요 약리 표적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로프레사는 개방각녹내장과 고안압증 환자의 안압 하강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다만 ROCK 억제제에서도 이상반응을 고려해야 한다. 결막충혈이 대표적이며, 각막과 관련된 이상반응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장기간 치료 과정에서 안구 상태를 살펴야 한다.
로프레사의 국내 도입은 녹내장 치료에서 기존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와 방수 생성 억제제 외에 섬유주 유출 저항을 조절하는 새로운 약물 선택지가 확보됐다는 의미가 있다.
단일 기전 넘어 복합제로…안압 하강 효과와 점안 부담 함께 고려
녹내장은 장기간 치료 과정에서 하나의 점안제만으로 목표 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서로 다른 기전의 점안제를 추가하거나 복합제를 사용하는 전략이 고려된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외국계 복합제로는 한국산텐제약의 코솝과 타프콤 등이 있다.
코솝은 탄산탈수효소 억제제인 도르졸라미드와 베타차단제인 티몰롤을 결합한 제품이다.
두 성분 모두 방수 생성을 억제하지만 작용하는 약리 표적이 다르다.
타프콤은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인 타플루프로스트와 베타차단제인 티몰롤을 결합한 복합제다.
한 성분은 방수 유출을 촉진하고 다른 성분은 방수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기전을 활용한다.
복합제의 장점은 여러 성분을 하나의 점안제로 투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환자에 따라 점안 횟수와 용기 수를 줄일 수 있어 장기적인 치료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ROCK 억제제와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를 결합하는 방향으로도 개발이 확대됐다.
한국산텐제약의 로클라탄은 네타르수딜과 라타노프로스트를 결합한 복합제로, 2025년 6월 13일 국내 허가를 받았다.
섬유주 유출 경로에 작용하는 ROCK 억제제와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를 하나의 제형에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허가자료에 따르면, 네타르수딜 또는 프로스타글란딘 유도체 단독요법으로 안압 감소가 충분하지 않은 개방각녹내장 및 고안압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임상시험에서는 네타르수딜·라타노프로스트 복합제가 각각의 단일제보다 추가적인 안압 하강 효과를 보였지만, 결막충혈 등 이상반응 발생 가능성도 함께 확인됐다.
다만 국내 허가와 실제 출시·급여 적용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로클라탄의 국내 허가 사실은 확인되지만 현재 국내 공급과 급여 현황은 별도 확인이 필요한 만큼 이미 널리 사용되는 치료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복합제 개발은 서로 다른 기전을 조합해 추가적인 안압 하강 효과를 얻는 동시에 장기간 점안해야 하는 환자의 치료 부담을 줄이려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령층 녹내장, 안압뿐 아니라 장기 점안과 전신질환도 고려
녹내장 치료는 대부분 장기간 지속된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환자라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안압과 시신경, 시야 변화를 확인해야 하며, 약물치료를 시작한 이후에도 치료 효과와 이상반응을 반복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점안제를 사용하는 과정 자체가 치료 지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력 저하와 손의 움직임 제한 등으로 정확하게 점안하기 어려울 수 있고, 여러 점안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투여 순서와 간격을 지키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점안 횟수가 많아지면 환자의 부담도 커진다.
이에 점안 횟수를 줄이거나 여러 성분을 하나의 제품으로 결합한 복합제, 보존제 노출을 줄이는 제형 등도 장기 치료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
다만 제형의 차이와 임상적 효과는 구분해야 한다. 점안 횟수가 적거나 무보존제라는 사실만으로 모든 환자에서 치료 효과와 지속성이 더 높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안구표면 상태 역시 중요하다.
장기간 점안제 사용 과정에서 눈 자극과 건조감, 결막충혈 등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환자의 치료 지속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점안제는 눈에 직접 사용하는 약물이지만 전신 이상반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티몰롤과 같은 점안용 베타차단제는 전신으로 흡수될 수 있어 서맥과 저혈압, 기관지수축 등의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천식이나 특정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에서는 홍채 색소침착과 속눈썹 변화, 결막충혈 등이, ROCK 억제제에서는 결막충혈과 각막 관련 이상반응 등이 고려 대상이다.
고령 환자가 이미 여러 만성질환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기존 약물과의 상호작용 가능성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녹내장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처방된 점안제의 종류뿐 아니라 환자가 해당 치료를 얼마나 정확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다.
2026 EGS, 약물과 레이저 치료 함께 강조…치료 선택지 다변화
녹내장 치료는 약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2026년 발표된 EGS 제6판 가이드라인은 원발개방각녹내장에서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를 주요 약물치료 선택지로 제시하는 한편, 선택적 레이저 섬유주성형술(SLT)도 중요한 1차 치료 선택지로 권고하고 있다.
SLT는 섬유주에 레이저를 조사해 방수 유출을 개선하고 안압을 낮추는 치료법이다.
일부 환자에서는 점안제 없이도 일정 기간 안압을 조절할 수 있으며, 점안제 사용에 어려움이 있거나 장기간 약물치료 부담이 큰 환자에서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할 수 있고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진행된 녹내장이나 매우 높은 안압을 가진 환자에서는 초기부터 복합적인 약물치료나 수술적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
진행된 녹내장이나 약물·레이저 치료만으로 목표 안압에 도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도 고려된다.
섬유주절제술과 방수유출장치 삽입술 등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최소침습녹내장수술(MIGS)도 일부 환자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MIGS를 비롯한 모든 수술이 동일한 수준의 안압 하강 효과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목표 안압과 질환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법을 선택해야 한다.
한편 녹내장 분야에서는 안압 하강 외에 시신경을 직접 보호하거나 손상된 신경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현재 임상적으로 확립된 녹내장 진행 억제 치료의 중심은 안압 하강이다. 2026년 EGS 가이드라인 역시 신경보호제를 일상적인 녹내장 치료로 권고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새로운 약물 표적과 수술기법이 등장하고 있지만 녹내장 치료의 핵심 목표는 여전히 추가적인 시신경 손상과 시야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있다.
안압 낮추는 치료에서 ‘남은 시야 지키는 치료’로
녹내장 약물치료는 방수 생성 억제와 유출 촉진이라는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약리 표적을 확보해 왔다.
잘라탄과 타플로탄으로 대표되는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는 FP 수용체를 통해 방수 유출을 촉진하며, 비줄타는 산화질소의 작용을 더해 서로 다른 방수 유출 경로를 겨냥한다.
에이베리스는 EP2 수용체를, 로프레사는 ROCK을 주요 표적으로 한다. 코솝과 타프콤 등 기존 복합제에 이어 로클라탄처럼 새로운 기전을 결합한 제품도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러한 변화는 환자별 목표 안압에 도달하기 위한 치료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그러나 치료 기전이 다양해졌다고 해서 녹내장으로 이미 손상된 시신경과 시야를 회복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상안압에서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고, 환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동안에도 시신경 손상이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고령층에서는 여기에 장기간 점안에 따른 부담과 안구표면 이상, 전신질환, 복용약, 점안 편의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국 녹내장 치료는 단순히 안압을 정상 범위로 낮추는 문제가 아니다. 환자의 시신경 손상 정도와 질환 진행 위험에 맞춰 목표 안압을 설정하고, 약물과 레이저·수술 가운데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며, 남아 있는 시야 기능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녹내장 치료의 기전이 세분화되는 가운데 Well Aging 관점에서 중요한 목표 역시 분명하다. 노화와 함께 증가하는 시력 손상 위험을 조기에 확인하고,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를 지속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시각 기능을 최대한 오래 보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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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은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발생할 수 있다.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시야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이상을 느끼기도 하며, 한 번 손상된 시신경과 시야 기능은 현재 치료로 회복시키기 어렵다.
녹내장 치료에서 조기 발견과 장기적인 질환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녹내장 치료는 안압을 낮추는 것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안압은 녹내장의 주요 위험인자이자 현재 치료를 통해 조절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안압 수치가 치료 목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단 당시의 안압과 시신경 손상 정도, 시야 변화, 연령, 질환 진행 속도 등을 고려해 환자별 목표 안압을 설정해야 한다.
약물치료 역시 세분화되고 있다. 방수 생성을 억제하는 기존 치료제와 방수 유출을 촉진하는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에 이어, 프로스타노이드 EP2 수용체와 Rho 키나아제(ROCK), 산화질소(NO) 등을 활용하는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됐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외국계 제약사의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비아트리스코리아가 품목허가를 보유한 잘라탄(라타노프로스트), 한국산텐제약의 타플로탄(타플루프로스트)·에이베리스(오미데네팍 이소프로필)·로프레사(네타르수딜), 바슈헬스코리아의 비줄타(라타노프로스틴 부노드) 등이 있다.
이들 치료제는 모두 안압을 낮춘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작용하는 수용체와 방수 유출 경로에는 차이가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녹내장 자체의 진행뿐 아니라 장기간 점안에 따른 안구표면 이상, 동반질환, 여러 점안제의 병용, 치료 지속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녹내장 치료가 단순한 안압 수치 조절을 넘어 남아 있는 시야 기능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배경이다.
정상안압에서도 발생하는 녹내장…안압 수치만으로 판단 어려워
녹내장은 시신경의 구조적 손상과 이에 따른 시야 기능의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형태는 원발개방각녹내장이며, 안압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도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이 나타나는 정상안압녹내장도 중요한 임상적 유형이다.
일반적으로 안압은 10~21mmHg 정도를 정상 범위로 설명하지만, 이 수치만으로 녹내장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안압이 21mmHg 이하이더라도 시신경 손상이 진행될 수 있고, 반대로 안압이 높은 고안압증 환자 가운데 녹내장성 손상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녹내장 진단과 추적관찰에서는 안압 측정뿐 아니라 시신경유두 평가, 망막신경섬유층 검사, 빛간섭단층촬영(OCT), 시야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한다.
정상안압녹내장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녹내장 치료를 설명할 때 특히 중요한 부분이다. 정상 범위의 안압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신경 손상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치료 목표 역시 단순히 정상 범위의 안압을 유지하는 데 있지 않다.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회복시키기 어려운 만큼 환자별로 목표 안압을 설정하고 추가적인 시신경 손상과 시야 결손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핵심이다.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는 환자에서도 추가적인 안압 하강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 이유다.
2026년 발표된 유럽녹내장학회(EGS) 제6판 가이드라인은 녹내장 진단과 치료에서 환자의 위험인자와 질환 진행 가능성, 치료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연령과 안압, 가족력, 근시 등 다양한 위험인자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으며, 환자별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와 레이저 치료, 수술을 선택하도록 제시한다.
방수 생성과 배출의 균형…녹내장 치료 기전의 출발점
녹내장 치료제의 작용기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눈 안의 방수(aqueous humor)가 어떻게 생성되고 배출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방수는 모양체에서 생성돼 눈 안을 순환한 뒤 섬유주와 슐렘관을 거치는 경로, 포도막공막 경로 등을 통해 배출된다. 방수 생성과 배출의 균형은 안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녹내장 점안제는 크게 방수 생성을 억제하거나 방수 유출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안압을 낮춘다.
방수 생성을 억제하는 대표적인 약물군으로는 베타차단제와 탄산탈수효소 억제제가 있다.
베타차단제인 티몰롤은 모양체에서 방수 생성을 감소시키며, 탄산탈수효소 억제제인 도르졸라미드 역시 방수 생성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를 억제해 안압을 낮춘다.
국내에서는 한국산텐제약의 티모프틱(티몰롤)과 트루솝(도르졸라미드) 등이 이러한 기전을 대표하는 제품이다. 두 성분을 결합한 코솝도 사용되고 있다.
반면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는 방수 유출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후 등장한 EP2 수용체 작용제와 ROCK 억제제, NO 방출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 등은 서로 다른 수용체와 방수 유출 경로에 작용하면서 치료 선택지를 넓혔다.
같은 안압 하강 치료제라도 어떤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지에 따라 약물의 특성과 이상반응, 병용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
잘라탄·타플로탄…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가 형성한 치료 기반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는 현재 녹내장 약물치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외국계 오리지널 치료제로는 잘라탄과 한국산텐제약의 타플로탄이 있다.
잘라탄은 비아트리스코리아가 국내 품목허가를 보유한 라타노프로스트 성분의 점안제로, 프로스타글란딘 F2α 유사체에 해당한다.
라타노프로스트는 FP 수용체에 작용해 주로 포도막공막 경로를 통한 방수 유출을 증가시킨다.
이를 통해 안압을 낮추며 국내에서는 성인 개방각녹내장과 만성 폐쇄각녹내장, 고안압 등에 따른 안압 하강 목적으로 허가돼 있다.
라타노프로스트는 1일 1회 점안하는 치료제다. 다만 투여 횟수를 늘린다고 안압 하강 효과가 더 커지는 것은 아니며, 허가된 용법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한국산텐제약의 타플로탄은 타플루프로스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다.
타플루프로스트 역시 FP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며 방수 유출을 촉진해 안압을 낮춘다. 국내에서는 개방각녹내장과 고안압증 등에 사용된다.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는 강력한 안압 하강 효과와 비교적 간편한 점안 횟수 등을 바탕으로 녹내장 약물치료의 주요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다만 장기간 사용하는 과정에서 결막충혈과 눈 자극, 홍채 색소침착, 속눈썹의 길이와 굵기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안구표면 이상이나 점안제 사용에 따른 불편감도 치료 지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장기간 점안해야 하는 환자에서는 안압 하강 효과뿐 아니라 제형과 점안 편의성, 안구표면 상태 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플로탄과 타플로탄에스 등 서로 다른 제형이 사용되는 것도 이러한 치료 환경과 연결된다.
다만 1회용 제형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제품이 무보존제이거나 기존 제형보다 임상적으로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제품의 첨가제와 허가사항, 환자의 안구표면 상태를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
비줄타, 프로스타글란딘에 산화질소 결합…방수 유출 경로 확대
프로스타글란딘 계열의 작용기전을 확장한 치료제로는 바슈헬스코리아의 비줄타가 있다.
비줄타의 주성분 라타노프로스틴 부노드는 산화질소를 방출하는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다. 국내에서는 2021년 허가됐다.
라타노프로스틴 부노드는 안구 내에서 라타노프로스트산과 산화질소 관련 성분으로 대사된다.
라타노프로스트산은 FP 수용체를 통해 주로 포도막공막 경로의 방수 유출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산화질소는 섬유주와 슐렘관을 포함한 기존 방수 유출 경로의 저항을 낮추는 데 관여한다.
즉 하나의 성분이 서로 다른 방수 유출 경로에 작용하도록 설계된 치료제라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라타노프로스트가 주로 포도막공막 경로를 통한 방수 유출을 촉진한다면, 라타노프로스틴 부노드는 산화질소의 작용을 통해 섬유주 경로까지 함께 겨냥한다.
이러한 기전은 녹내장 약물치료가 기존 수용체 중심의 접근에서 방수 유출 경로를 보다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서로 다른 경로에 작용한다는 사실이 모든 환자에서 기존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보다 더 좋은 임상 결과를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치료 효과는 환자의 기저 안압과 질환 상태, 비교 약물 및 임상시험 조건 등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
에이베리스, 기존 FP 아닌 EP2 수용체 표적
한국산텐제약의 에이베리스는 기존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와 다른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다.
주성분 오미데네팍 이소프로필은 선택적 프로스타노이드 EP2 수용체 작용제로, 국내에서는 2019년 허가됐으며 2021년 2월 출시됐다.
기존 라타노프로스트와 타플루프로스트가 FP 수용체를 중심으로 작용한다면 에이베리스는 EP2 수용체를 통해 방수 유출을 촉진한다.
EP2 수용체 작용은 섬유주 경로와 포도막공막 경로 등 방수 유출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프로스타노이드 관련 치료제라도 서로 다른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전상의 차이가 있다.
이는 녹내장 약물치료가 단순히 방수 생성 억제와 유출 촉진으로 구분되는 것을 넘어, 방수 유출에 관여하는 개별 수용체까지 세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에이베리스는 기존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와 다른 안전성 특성을 가지고 있어 환자 선택이 중요하다.
특히 무수정체안이나 인공수정체안 환자, 백내장 수술 후 환자 등에서는 황반부종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안구염증 등 허가사항상 금기 또는 주의가 필요한 상태와 다른 녹내장 점안제와의 병용 제한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무수정체안이나 인공수정체안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환자가 일률적으로 투여 금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허가사항에서 규정한 금기와 신중투여 대상을 구분해 환자 상태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새로운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녹내장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로프레사, 섬유주 유출 저항 겨냥…ROCK·NET 억제 기전 활용
최근 국내 녹내장 약물치료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ROCK 억제제의 도입이다.
한국산텐제약의 로프레사는 네타르수딜을 주성분으로 하는 치료제다.
2023년 국내 허가를 받았으며 2024년 10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 이후 국내에 출시됐다.
기존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가 주로 포도막공막 경로를 통한 방수 유출을 증가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네타르수딜은 섬유주를 통한 방수 유출 저항을 낮추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섬유주는 방수가 눈 밖으로 배출되는 주요 경로 가운데 하나다. 녹내장에서는 이 경로의 유출 저항이 증가하면서 안압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ROCK은 세포의 수축과 세포골격 조절 등에 관여하는 효소다.
네타르수딜은 ROCK을 억제해 섬유주 조직의 세포 수축과 유출 저항을 낮추고 방수 배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노르에피네프린 수송체(NET) 억제에 따른 방수 생성 감소도 네타르수딜의 작용기전으로 설명된다. 상공막정맥압을 낮추는 작용 역시 보고돼 있다.
즉 네타르수딜은 섬유주 유출 촉진을 중심으로 방수 생성과 유출 저항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치료제다.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되는 부분은 안압을 낮추는 과정에서 섬유주 유출 경로를 주요 약리 표적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로프레사는 개방각녹내장과 고안압증 환자의 안압 하강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다만 ROCK 억제제에서도 이상반응을 고려해야 한다. 결막충혈이 대표적이며, 각막과 관련된 이상반응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장기간 치료 과정에서 안구 상태를 살펴야 한다.
로프레사의 국내 도입은 녹내장 치료에서 기존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와 방수 생성 억제제 외에 섬유주 유출 저항을 조절하는 새로운 약물 선택지가 확보됐다는 의미가 있다.
단일 기전 넘어 복합제로…안압 하강 효과와 점안 부담 함께 고려
녹내장은 장기간 치료 과정에서 하나의 점안제만으로 목표 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서로 다른 기전의 점안제를 추가하거나 복합제를 사용하는 전략이 고려된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외국계 복합제로는 한국산텐제약의 코솝과 타프콤 등이 있다.
코솝은 탄산탈수효소 억제제인 도르졸라미드와 베타차단제인 티몰롤을 결합한 제품이다.
두 성분 모두 방수 생성을 억제하지만 작용하는 약리 표적이 다르다.
타프콤은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인 타플루프로스트와 베타차단제인 티몰롤을 결합한 복합제다.
한 성분은 방수 유출을 촉진하고 다른 성분은 방수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기전을 활용한다.
복합제의 장점은 여러 성분을 하나의 점안제로 투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환자에 따라 점안 횟수와 용기 수를 줄일 수 있어 장기적인 치료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ROCK 억제제와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를 결합하는 방향으로도 개발이 확대됐다.
한국산텐제약의 로클라탄은 네타르수딜과 라타노프로스트를 결합한 복합제로, 2025년 6월 13일 국내 허가를 받았다.
섬유주 유출 경로에 작용하는 ROCK 억제제와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를 하나의 제형에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허가자료에 따르면, 네타르수딜 또는 프로스타글란딘 유도체 단독요법으로 안압 감소가 충분하지 않은 개방각녹내장 및 고안압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임상시험에서는 네타르수딜·라타노프로스트 복합제가 각각의 단일제보다 추가적인 안압 하강 효과를 보였지만, 결막충혈 등 이상반응 발생 가능성도 함께 확인됐다.
다만 국내 허가와 실제 출시·급여 적용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로클라탄의 국내 허가 사실은 확인되지만 현재 국내 공급과 급여 현황은 별도 확인이 필요한 만큼 이미 널리 사용되는 치료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복합제 개발은 서로 다른 기전을 조합해 추가적인 안압 하강 효과를 얻는 동시에 장기간 점안해야 하는 환자의 치료 부담을 줄이려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령층 녹내장, 안압뿐 아니라 장기 점안과 전신질환도 고려
녹내장 치료는 대부분 장기간 지속된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환자라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안압과 시신경, 시야 변화를 확인해야 하며, 약물치료를 시작한 이후에도 치료 효과와 이상반응을 반복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점안제를 사용하는 과정 자체가 치료 지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력 저하와 손의 움직임 제한 등으로 정확하게 점안하기 어려울 수 있고, 여러 점안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투여 순서와 간격을 지키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점안 횟수가 많아지면 환자의 부담도 커진다.
이에 점안 횟수를 줄이거나 여러 성분을 하나의 제품으로 결합한 복합제, 보존제 노출을 줄이는 제형 등도 장기 치료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
다만 제형의 차이와 임상적 효과는 구분해야 한다. 점안 횟수가 적거나 무보존제라는 사실만으로 모든 환자에서 치료 효과와 지속성이 더 높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안구표면 상태 역시 중요하다.
장기간 점안제 사용 과정에서 눈 자극과 건조감, 결막충혈 등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환자의 치료 지속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점안제는 눈에 직접 사용하는 약물이지만 전신 이상반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티몰롤과 같은 점안용 베타차단제는 전신으로 흡수될 수 있어 서맥과 저혈압, 기관지수축 등의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천식이나 특정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에서는 홍채 색소침착과 속눈썹 변화, 결막충혈 등이, ROCK 억제제에서는 결막충혈과 각막 관련 이상반응 등이 고려 대상이다.
고령 환자가 이미 여러 만성질환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기존 약물과의 상호작용 가능성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녹내장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처방된 점안제의 종류뿐 아니라 환자가 해당 치료를 얼마나 정확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다.
2026 EGS, 약물과 레이저 치료 함께 강조…치료 선택지 다변화
녹내장 치료는 약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2026년 발표된 EGS 제6판 가이드라인은 원발개방각녹내장에서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를 주요 약물치료 선택지로 제시하는 한편, 선택적 레이저 섬유주성형술(SLT)도 중요한 1차 치료 선택지로 권고하고 있다.
SLT는 섬유주에 레이저를 조사해 방수 유출을 개선하고 안압을 낮추는 치료법이다.
일부 환자에서는 점안제 없이도 일정 기간 안압을 조절할 수 있으며, 점안제 사용에 어려움이 있거나 장기간 약물치료 부담이 큰 환자에서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할 수 있고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진행된 녹내장이나 매우 높은 안압을 가진 환자에서는 초기부터 복합적인 약물치료나 수술적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
진행된 녹내장이나 약물·레이저 치료만으로 목표 안압에 도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도 고려된다.
섬유주절제술과 방수유출장치 삽입술 등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최소침습녹내장수술(MIGS)도 일부 환자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MIGS를 비롯한 모든 수술이 동일한 수준의 안압 하강 효과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목표 안압과 질환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법을 선택해야 한다.
한편 녹내장 분야에서는 안압 하강 외에 시신경을 직접 보호하거나 손상된 신경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현재 임상적으로 확립된 녹내장 진행 억제 치료의 중심은 안압 하강이다. 2026년 EGS 가이드라인 역시 신경보호제를 일상적인 녹내장 치료로 권고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새로운 약물 표적과 수술기법이 등장하고 있지만 녹내장 치료의 핵심 목표는 여전히 추가적인 시신경 손상과 시야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있다.
안압 낮추는 치료에서 ‘남은 시야 지키는 치료’로
녹내장 약물치료는 방수 생성 억제와 유출 촉진이라는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약리 표적을 확보해 왔다.
잘라탄과 타플로탄으로 대표되는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는 FP 수용체를 통해 방수 유출을 촉진하며, 비줄타는 산화질소의 작용을 더해 서로 다른 방수 유출 경로를 겨냥한다.
에이베리스는 EP2 수용체를, 로프레사는 ROCK을 주요 표적으로 한다. 코솝과 타프콤 등 기존 복합제에 이어 로클라탄처럼 새로운 기전을 결합한 제품도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러한 변화는 환자별 목표 안압에 도달하기 위한 치료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그러나 치료 기전이 다양해졌다고 해서 녹내장으로 이미 손상된 시신경과 시야를 회복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상안압에서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고, 환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동안에도 시신경 손상이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고령층에서는 여기에 장기간 점안에 따른 부담과 안구표면 이상, 전신질환, 복용약, 점안 편의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국 녹내장 치료는 단순히 안압을 정상 범위로 낮추는 문제가 아니다. 환자의 시신경 손상 정도와 질환 진행 위험에 맞춰 목표 안압을 설정하고, 약물과 레이저·수술 가운데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며, 남아 있는 시야 기능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녹내장 치료의 기전이 세분화되는 가운데 Well Aging 관점에서 중요한 목표 역시 분명하다. 노화와 함께 증가하는 시력 손상 위험을 조기에 확인하고,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를 지속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시각 기능을 최대한 오래 보존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