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뷰티는 오프라인서 뭘 보여줄까
홍대에 제 집 차려…인디 뷰티 '발견'의 장으로
입력 2026.09.11 05:00 수정 2026.09.1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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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서 11일 문을 여는 무신사의 첫 뷰티 단독 매장 ‘무신사 뷰티 홍대’ 2층 ‘넥스트 뷰티 존’의 모습.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무신사 뷰티가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확장에 도전한다. 그간 패션 매장에 '세 들어' 지내던 형태에서 벗어나 첫 단독 매장을 열고, 인디 브랜드와 기존 패션 고객을 앞세워 뷰티 유통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오는 11일 서울 마포구에 문을 여는 '무신사 뷰티 홍대'는 무신사가 처음 선보이는 뷰티 단독 매장이다. 무신사는 온라인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를 발굴해온 방식을 오프라인으로 옮겨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직접 찾아보고 경험하도록 했다.

첫 단독 매장의 시험대로 고른 곳은 홍대라는 점이 흥미롭다. 10일 오픈을 하루 앞두고 찾은 매장 주변엔 이미 뷰티 매장이 빼곡했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홍익대 정문으로 이어지는 인근에만 올리브영 6곳이 영업 중이다. 경쟁을 피하기보다 타깃 고객이 몰리는 핵심 상권에 직접 뛰어드는 정면 승부를 택한 것.

무신사 뷰티 오프라인팀 김연진 팀장은 "뷰티 후발주자로서 근처 강력한 경쟁사가 코덕(화장품 마니아)들을 모아준다면 오히려 낙수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입지 선정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무신사 뷰티 홍대’ 1층. 색조 및 향수 코너로 구성됐다. 발색과 제형을 확인하기 위한 조명도 따로 설치됐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첫 동선부터 색조·향수…'발견'에 초점

김 팀장은 "무신사 뷰티는 '넥스트 뷰티'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플랫폼에서 많은 새로운 브랜드들이 탄생하거나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표 '넥스트 뷰티' 전략은 이번 홍대점 공간에도 반영됐다. 홍대점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4개 층, 1262㎡ 규모로 조성됐다. 1층은 '취향 발견', 2층은 '카테고리 전문화'에 초점을 맞췄고 3층은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지하 1층엔 약국과 제약사 기반 화장품 등을 배치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1층 구성이다. 스킨케어 등을 2층으로 올리고,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1층 전면을 색조와 프래그런스에 내줬다.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에 맞는 브랜드를 먼저 '발견'하게 하려는 의도다.

온라인에선 익숙하지만 기존 대형 H&B 매장에서 쉽게 보기 어려웠던 색조 및 향수 브랜드들도 곳곳에 자리했다. 글맆, 에이오유, 센슬, 언리시아 등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국내 브랜드들을 비롯해 스나이델 뷰티, 캔메이크, 플라워노즈 등 해외 색조 브랜드도 자리하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홍대점엔 총 870개 브랜드, 1만2000여개 제품이 입점해 있다.

김 팀장은 "나의 '추구미'를 발견하고 그에 맞는 제품들을 구매하기 위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색조나 프래그런스를 1층에 전진 배치했다"며 "브랜드 상품의 SKU가 많지 않아도 브랜딩 공간을 가져갈 수 있도록 단일 브랜드 매대를 많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색조 제품을 테스트하는 거울 앞엔 제품의 발색과 제형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도록 뉴트럴한 화이트 조명을 따로 설치했다. 직접 발라보고 비교하며 자신에게 맞는 색을 '발견'할 수 있게 한 장치다.

2층에선 원하는 제품을 카테고리별로 한층 세분화해 탐색할 수 있다. 스킨케어와 헤어, 보디케어, 맨즈, 덴탈, 여성위생용품 등을 나눠 같은 제품군 안에서 여러 브랜드를 비교하기 쉽게 구성했다.

김 팀장은 "2층엔 뷰티 고관여 고객들이 전문성을 요하는 카테고리들을 모아놨다"며 "내가 원하는 카테고리에서 내가 원하는 브랜드를 디깅해 나갈 수 있는 재미 요소로 담아냈다"고 말했다.

‘무신사 뷰티 홍대’ 지하 1층. 온누리약국의 상주 약사들이 고객들의 피부 고민에 대한 상담과 알맞은 제품을 추천해준다. 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지하엔 약국 통째로…'파머시 뷰티' 실험

지하 1층에 내려가면 지상층과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176㎡ 규모의 '뷰티온누리약국'이 한켠을 차지했다. 일반의약품 판매와 처방 조제가 가능한 약국 기능을 유지하면서 화장품과 이너뷰티 상품 비중을 크게 높였다. 모발·두피, 여드름·트러블 등 고민별로 제품을 살펴본 뒤 상주 약사에게 상담받을 수 있다. 관광 상권 특성을 고려해 다국어 응대가 가능한 약사 2명 이상이 상주한다.

일반 약국에서 의약품이 80~90%를 차지하는 것과 달리 이곳은 화장품 등 뷰티 관련 상품 비중을 크게 높인 '리버스' 형태로 구성했다.

무신사는 소비자들이 어성초, PDRN 등 원료 중심으로 화장품을 고르던 데서 나아가 모공·노화 등 피부 고민을 스스로 진단해 제품을 찾는 단계로 소비가 세분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팀장은 "문제성 피부는 결과가 똑같더라도 생활 습관 등 원인이 다를 수 있다"며 "예컨대 잡티가 고민인 고객이 방문했을 때 잡티 완화에 좋은 화장품과 기미 치료에 좋은 의약품을 한 번에 함께 구매할 수 있는 것이 무신사가 그리는 파머시 뷰티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온누리약국과의 협업이 향후 모든 무신사 뷰티 매장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입지와 건물 형태, 계약 구조 등을 고려해 매장별 적용 여부를 결정하되, 조건이 맞는 곳에선 파머시 뷰티 서비스를 이어갈 가능성을 열어뒀다.

 

인디 브랜드 '발굴'해 '발견'토록

무신사는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고 자기 색깔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의지가 명확한 브랜드'를 인디 브랜드로 보고, 들여오고 있다.

홍대점 지상층에 입점한 약 600개 브랜드 가운데 70%가 이에 해당한다. 최근 3개월 판매 데이터를 기준으로 카테고리별 1~7위 제품을 보여주는 '무신사 뷰티 랭킹 존'에서도 선정 브랜드의 약 80%를 인디 브랜드가 차지했다.

이들 브랜드를 고객과 연결하는 과정엔 무신사가 온라인에서 쌓아온 콘텐츠와 고객 기반을 활용한다.

김 팀장은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어떤 색깔로 보여주고 싶은지 심층 취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며 "온라인에서 인디 브랜드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면 그 고객들이 오프라인으로 와서 직접 물리적으로 경험해보게 하는 게 무신사가 그리는 옴니채널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문을 연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뷰티존에선 이 같은 가능성을 먼저 확인했다. 입점한 500여개 브랜드의 온라인 일평균 거래액은 오픈 후 3주간 이전보다 약 35% 증가했다.

패션에서 쌓은 고객 기반도 뷰티로 연결한다. 올해 1~8월 무신사 뷰티 신규 고객의 83.1%는 이전에 패션 등 다른 카테고리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었다. 홍대에선 인근 무신사 스탠다드와 무신사 킥스, 패션 편집매장과 뷰티 매장 사이의 상호 송객을 강화한다.

김 팀장은 "옷을 산 고객이 무신사 뷰티에 와서 화장품을 살 때 혜택을 드리는 식으로 상호 송객 마케팅을 굉장히 강력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결국 무신사에서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게끔 하는 로열티를 증진시키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무신사 뷰티 김연진 팀장이 2층 ‘넥스트 뷰티 존’에서 인디 브랜드들의 ‘발견’을 돕겠다고 말하고 있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오프라인 방문 루틴'부터 만든다

무신사 뷰티가 홍대를 첫 단독점으로 택한 데엔 젊은 내국인뿐 아니라 방한 외국인이 함께 몰리는 관광상권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무신사 자체 데이터에 따르면 홍대 상권 유동인구 중 외국인 비중은 67%에 달한다. 패션을 찾아 홍대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을 뷰티 소비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의식해 상품 구성에도 신경 썼다. 김 팀장은 "내국인이 소비하는 제품과 외국인이 소비하는 제품은 차이가 있다"며 "외국인이 소비하는 제품과 현지에서 잘 먹히는 제품들을 방한 관광 외국인들에게 같이 보여줄 수 있는 게 차별화일 것 같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당분간 내국인과 방한 외국인이 몰리는 주요 상권에 거점을 내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홍대에 이어 오는 11월 11일 성수에 두 번째 뷰티 단독 매장을 열 예정이며, 제주엔 12월 3일 오픈을 목표로 신규 매장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출점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김 팀장은 "오프라인 사업은 '화장품을 사고 싶어, 그러면 무신사 뷰티 홍대를 가야 돼'라는 루틴을 만드는 게 초반 확장에 가장 중요하다"며 "당분간은 근린 상권보다는 조금 더 트래픽이 밀집돼 있는 지역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신사 뷰티 홍대’ 입구 전경.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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