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아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 예방의 목표가 감염과 하기도 질환 발생을 줄이는 데서 입원과 중증 질환 부담까지 낮추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RSV로 인한 중증 위험은 미숙아나 기저질환을 가진 영아에게 높지만, 실제 입원 부담은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영아에게도 광범위하게 발생한다. 이에 따라 일부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예방 전략을 생후 첫 RSV 유행 계절을 맞는 영아 전반으로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MSD는 28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영아 RSV 예방 전략: 감염 예방을 넘어 입원 예방으로!’를 주제로 RSV 예방항체 ‘엔플론시아 프리필드시린지(클레스로비맙)’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윤기욱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감염분과 교수는 국내 영아에게 집중되는 RSV 질병부담과 예방 전략, 엔플론시아의 임상적 가치를 설명했다. 조재용 한국MSD 백신사업부 전무는 제품의 국내 허가 의미와 소아 감염질환 예방 포트폴리오의 확장 방향을 소개했다.
엔플론시아는 생후 첫 RSV 유행 계절에 진입하거나 유행 계절 도중인 신생아와 영아의 RSV 하기도 질환 예방을 적응증으로 지난 6월 1일 국내 허가됐다. 장기지속형 단클론 예방항체로, 체중에 따른 용량 조절 없이 105mg 고정용량을 한 차례 근육주사한다. 투여 후 최소 5~6개월간 예방 효과가 지속돼 한 번의 투여로 RSV 유행 계절 전반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재용 전무는 “RSV는 전 세계적으로 영아에서 중증 하기도 감염과 입원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호흡기 바이러스로, 엔플론시아는 이러한 질병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장기지속형 예방항체”라며 “이번 허가를 통해 국내 영아 RSV 예방 영역에 새로운 선택지를 더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RSV 환자 44.7% 입원…건강한 만삭아도 예외 아니다
RSV는 영유아에게 흔한 호흡기바이러스다. 초기에는 콧물이나 기침 등 감기와 유사한 상기도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감염이 하기도로 진행하면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호흡곤란과 저산소증이 동반되면 입원해 산소요법이나 호흡보조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영아는 성인이나 연령이 높은 소아보다 RSV 하기도 감염에 취약하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호흡기 상피세포에서 염증반응이 일어나면 점액 분비가 늘고 기도 벽이 부으면서 공기가 지나가는 기도 내강이 좁아진다. 영아는 기도 자체가 작고 면역체계도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같은 정도의 염증과 분비물에도 호흡이 빠르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미숙아나 선천성 심장질환·만성 폐질환을 가진 영아는 중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이들 고위험군이 전체 영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만삭아는 모집단 자체가 커 실제 RSV 입원 환자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 윤 교수의 설명이다.
윤 교수는 “고위험군 영아는 전체 해당 연령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도 미치지 않는다”며 “모수가 훨씬 큰 건강한 만삭아에서 RSV 감염 후 입원하는 전체 환자 수가 많아지면서 예방 전략도 고위험군을 넘어 건강한 영아를 함께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기반으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RSV 질병부담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5세 미만 소아에서 연간 최대 1만8434건의 RSV 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환자의 44.7%는 입원 치료가 필요했다.
연령별로는 생후 6~11개월 영아가 전체 RSV 입원 환자의 48.2%를 차지했다. 같은 연령대가 중환자실 입원 환자에서 차지한 비중은 57.3%였다. 생후 6개월 미만 RSV 환자의 평균 입원기간은 8.35일로 가장 길었다.
입원 부담은 환아 개인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어린 영아가 입원하면 보호자가 장기간 병실에서 환아를 돌봐야 하고, 입원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족의 돌봄과 근로 공백, 심리적 부담, 의료자원 이용도 함께 증가한다.
윤 교수는 “영아 RSV 예방은 하기도 감염 자체를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환아와 가족에게 현실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입원과 중증 하기도 질환을 낮추는 방향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SV는 국내에서 가을부터 발생이 증가해 겨울철에 집중되고 이듬해 봄까지 이어지는 계절성을 보인다. 간담회에서는 국내 RSV 유행 계절을 주로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로 설명했다. 영아가 언제 태어났는지에 따라 생후 첫 유행 계절에 진입하는 시점과 당시 월령이 달라지는 만큼 출생 시점과 건강상태, 유행 상황을 함께 고려한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
감염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예방 필요성을 높인다. 실제 영아 진료에서는 산소 공급과 수액, 호흡보조 등 보존적 치료가 중심이다. 호흡곤란이나 저산소증이 발생하면 가정에서 대응하기 어려워 입원이 필요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같은 특성은 RSV 예방 대상을 일부 고위험군으로 한정해야 하는지를 다시 검토하게 한다. 미숙아나 심장·폐질환 영아의 우선적인 보호 필요성은 유지되지만, 기저질환이 없는 영아에게서 발생하는 입원까지 줄이려면 생후 첫 RSV 계절을 맞는 영아 전체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별 중증 위험과 전체 인구에서 발생하는 질병부담을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다.
예방의 평가 기준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감염이 발생했더라도 가벼운 증상을 거쳐 회복되는 경우와 산소치료나 기계적 호흡보조가 필요한 경우의 임상적 부담은 같지 않다. 이에 따라 감염 또는 외래진료 감소뿐 아니라 입원과 중환자실 치료, 중증 하기도 감염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예방 옵션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제시됐다.

105mg 한 차례 투여…수동면역으로 첫 RSV 계절 보호
엔플론시아는 영아의 면역체계가 스스로 항체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백신과 달리 완성된 항체를 직접 투여하는 수동면역 방식의 예방제다. 면역체계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신생아와 영아에게 항체를 직접 제공할 수 있지만, 외부에서 투여한 항체는 시간이 지나면 감소하기 때문에 유행 계절을 포괄할 수 있는 지속기간 확보가 중요하다.
엔플론시아는 항체가 체내에서 재활용되도록 해 반감기를 연장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체중이나 재태기간, 특정 위험요인에 따른 별도 용량 계산 없이 105mg을 한 차례 투여하고 최소 5~6개월간 효과가 지속되도록 설계됐다.
제품은 RSV가 호흡기세포에 침투할 때 관여하는 F단백의 ‘site IV’를 표적으로 한다. 발표에 따르면 이 부위는 RSV A형과 B형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존돼 있다. 윤 교수는 엔플론시아 투여 후 중화항체가가 비교적 빠르게 증가하고 약 5개월 시점에도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RSV 표면에는 호흡기 상피세포에 부착하는 데 관여하는 G단백과 바이러스막·숙주세포막의 융합에 관여하는 F단백이 존재한다. F단백은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 감염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RSV 백신과 예방항체 개발의 주요 표적으로 활용된다. 엔플론시아는 이 F단백에 결합해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발표에서는 엔플론시아가 혈액뿐 아니라 RSV의 유입 경로인 비강 조직에서도 일정한 항체 농도를 유지하는 특성이 소개됐다. 호흡기 점막에서 항체가 바이러스를 중화하면 감염이 하기도로 진행하기 전에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약리학적 특성이 실제 진료환경의 예방 효과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실제임상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체중별 용량을 계산하거나 유행 계절 동안 반복적으로 투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진료현장에서 투여 절차를 단순화할 수 있는 요소다. 다만 임상적 투여 편의성과 실제 접근성은 구분해야 한다. 실제 이용 범위는 제품 공급과 가격, 건강보험 급여 여부와 대상, 의료기관의 투여체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SV 관련 입원 84.2% 감소…중증 부담까지 평가
엔플론시아의 주요 허가 근거인 글로벌 제2b/3상 CLEVER 연구는 한국을 포함한 22개국에서 재태기간 29주 이상으로 태어난 건강한 미숙아와 만삭아 36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는 엔플론시아 1회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배정됐으며, RSV 관련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하기도 감염과 입원, 중증 하기도 감염 발생 등이 평가됐다.
연구 결과, 엔플론시아는 위약과 비교해 투여 후 150일까지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RSV 관련하기도 감염 발생을 60.4% 감소시켰다. 95% 신뢰구간은 44.1~71.9였으며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됐다.
RSV 관련 입원은 투여 후 150일까지 위약 대비 84.2% 감소했다. 95% 신뢰구간은 66.6~92.6이었다. 의학적 관리가 수반되는 중증 RSV 하기도 감염은 투여 후 180일까지 91.7% 감소했으며, 95% 신뢰구간은 62.9~98.1이었다.
60.4%, 84.2%, 91.7%는 엔플론시아를 투여한 영아 전체의 절대적인 예방률이 아니라 위약군과 비교한 상대적 발생 감소율이다. 하기도 감염보다 입원과 중증 하기도 감염에서 더 큰 감소폭이 관찰됐다는 점은 이번 간담회가 제시한 ‘감염을 넘어 입원 예방으로’라는 방향의 핵심 근거로 제시됐다.
윤 교수는 의료기관 진료가 필요한 하기도 감염에는 환자가 병원을 찾는 기준과 의료진의 판단, 국가별 의료이용 환경이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입원이나 산소치료, 기계적 호흡보조는 상대적으로 중증도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연구 종료 후에는 하기도 감염과 중증도를 보다 엄격하게 정의한 사후분석도 이뤄졌다. 기존 평가에서 하기도 감염 또는 중증도 관련 지표를 한 가지 이상 충족한 경우를 포함했다면, 사후분석에서는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이 분석에서는 약 88%의 예방 효과가 관찰됐다. 다만 사전에 정한 주요 평가변수가 아니라 연구 후 추가로 시행한 분석인 만큼 1차 평가변수 결과와 구분해 해석해야 한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보고된 이상반응의 96% 이상이 경증 또는 중등증이었다. 윤 교수는 전반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이 위약군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중증 RSV 위험이 높은 영아를 대상으로 한 SMART 3상 연구도 진행됐다. 이 연구에는 재태기간 29주 미만으로 태어난 미숙아와 만성 폐질환 또는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영아 등이 포함됐다. 엔플론시아 투여군과 기존 예방항체 팔리비주맙 투여군을 비교한 결과, 엔플론시아는 팔리비주맙군과 전반적으로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투여 후 150일 시점에 확인한 엔플론시아의 혈청 항체 농도도 CLEVER 연구에 참여한 건강한 영아에서 관찰된 수준과 유사했다. 다만 이를 근거로 엔플론시아가 팔리비주맙보다 우월하거나 임상적 예방 효과가 동일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자료에서 직접 확인된 결론은 팔리비주맙군과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이다.
윤 교수는 “RSV는 생후 첫해 영아에게 입원과 중증 하기도 감염 부담이 집중되는 질환인 만큼 예방 옵션은 감염 자체뿐 아니라 의료적 관리와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병부담을 낮출 수 있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CLEVER 연구에서 엔플론시아가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RSV 관련하기도 감염뿐 아니라 RSV 관련 입원과 중증 하기도 감염 예방 효과를 확인한 것은 생후 첫 RSV 시즌 영아의 질병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예방 옵션으로서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엔플론시아의 국내 허가로 생후 첫 RSV 유행 계절을 맞는 영아에게 장기지속형 예방항체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됐다. 동시에 영아 RSV 예방의 성과를 감염이나 외래진료 감소뿐 아니라 입원과 중증 질환 감소까지 평가해야 한다는 과제도 제시됐다.
다만 광범위한 영아를 대상으로 허가됐다는 사실이 곧 모든 영아의 실제 이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 접근성은 출시와 공급, 가격, 건강보험 급여 여부와 적용 대상, 출생 시점별 투여체계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결정된다.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입원·중증 질환 감소 효과가 국내 진료현장의 질병부담 완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다음 과제로 남는다.
유행 계절 전에 태어난 영아와 유행 계절 도중 태어난 영아의 투여 시점도 달라질 수 있다. 출생 시점과 월령, 건강상태, 병력, RSV 유행 상황을 종합해 적절한 시기를 판단할 수 있는 진료체계가 요구된다. 신생아실과 소아청소년과의 연계, 의료진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정보 제공 역시 허가된 예방 옵션을 실제 질병부담 감소로 연결하기 위한 조건이다.
한국MSD는 엔플론시아 허가를 통해 기존 백신 중심의 소아 감염질환 예방 포트폴리오를 예방항체 영역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이번 허가의 임상적 의미는 제품군 확장보다 국내 RSV 예방 논의가 고위험군을 넘어 생후 첫 유행 계절을 맞는 영아 전반으로 넓어졌다는 데 있다. 향후에는 예방항체의 임상근거와 함께 국내 보건의료체계에서 어떤 영아에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접근성을 제공할 것인지가 주요 논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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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 예방의 목표가 감염과 하기도 질환 발생을 줄이는 데서 입원과 중증 질환 부담까지 낮추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RSV로 인한 중증 위험은 미숙아나 기저질환을 가진 영아에게 높지만, 실제 입원 부담은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영아에게도 광범위하게 발생한다. 이에 따라 일부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예방 전략을 생후 첫 RSV 유행 계절을 맞는 영아 전반으로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MSD는 28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영아 RSV 예방 전략: 감염 예방을 넘어 입원 예방으로!’를 주제로 RSV 예방항체 ‘엔플론시아 프리필드시린지(클레스로비맙)’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윤기욱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감염분과 교수는 국내 영아에게 집중되는 RSV 질병부담과 예방 전략, 엔플론시아의 임상적 가치를 설명했다. 조재용 한국MSD 백신사업부 전무는 제품의 국내 허가 의미와 소아 감염질환 예방 포트폴리오의 확장 방향을 소개했다.
엔플론시아는 생후 첫 RSV 유행 계절에 진입하거나 유행 계절 도중인 신생아와 영아의 RSV 하기도 질환 예방을 적응증으로 지난 6월 1일 국내 허가됐다. 장기지속형 단클론 예방항체로, 체중에 따른 용량 조절 없이 105mg 고정용량을 한 차례 근육주사한다. 투여 후 최소 5~6개월간 예방 효과가 지속돼 한 번의 투여로 RSV 유행 계절 전반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재용 전무는 “RSV는 전 세계적으로 영아에서 중증 하기도 감염과 입원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호흡기 바이러스로, 엔플론시아는 이러한 질병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장기지속형 예방항체”라며 “이번 허가를 통해 국내 영아 RSV 예방 영역에 새로운 선택지를 더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RSV 환자 44.7% 입원…건강한 만삭아도 예외 아니다
RSV는 영유아에게 흔한 호흡기바이러스다. 초기에는 콧물이나 기침 등 감기와 유사한 상기도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감염이 하기도로 진행하면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호흡곤란과 저산소증이 동반되면 입원해 산소요법이나 호흡보조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영아는 성인이나 연령이 높은 소아보다 RSV 하기도 감염에 취약하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호흡기 상피세포에서 염증반응이 일어나면 점액 분비가 늘고 기도 벽이 부으면서 공기가 지나가는 기도 내강이 좁아진다. 영아는 기도 자체가 작고 면역체계도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같은 정도의 염증과 분비물에도 호흡이 빠르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미숙아나 선천성 심장질환·만성 폐질환을 가진 영아는 중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이들 고위험군이 전체 영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만삭아는 모집단 자체가 커 실제 RSV 입원 환자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 윤 교수의 설명이다.
윤 교수는 “고위험군 영아는 전체 해당 연령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도 미치지 않는다”며 “모수가 훨씬 큰 건강한 만삭아에서 RSV 감염 후 입원하는 전체 환자 수가 많아지면서 예방 전략도 고위험군을 넘어 건강한 영아를 함께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기반으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RSV 질병부담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5세 미만 소아에서 연간 최대 1만8434건의 RSV 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환자의 44.7%는 입원 치료가 필요했다.
연령별로는 생후 6~11개월 영아가 전체 RSV 입원 환자의 48.2%를 차지했다. 같은 연령대가 중환자실 입원 환자에서 차지한 비중은 57.3%였다. 생후 6개월 미만 RSV 환자의 평균 입원기간은 8.35일로 가장 길었다.
입원 부담은 환아 개인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어린 영아가 입원하면 보호자가 장기간 병실에서 환아를 돌봐야 하고, 입원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족의 돌봄과 근로 공백, 심리적 부담, 의료자원 이용도 함께 증가한다.
윤 교수는 “영아 RSV 예방은 하기도 감염 자체를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환아와 가족에게 현실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입원과 중증 하기도 질환을 낮추는 방향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SV는 국내에서 가을부터 발생이 증가해 겨울철에 집중되고 이듬해 봄까지 이어지는 계절성을 보인다. 간담회에서는 국내 RSV 유행 계절을 주로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로 설명했다. 영아가 언제 태어났는지에 따라 생후 첫 유행 계절에 진입하는 시점과 당시 월령이 달라지는 만큼 출생 시점과 건강상태, 유행 상황을 함께 고려한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
감염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예방 필요성을 높인다. 실제 영아 진료에서는 산소 공급과 수액, 호흡보조 등 보존적 치료가 중심이다. 호흡곤란이나 저산소증이 발생하면 가정에서 대응하기 어려워 입원이 필요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같은 특성은 RSV 예방 대상을 일부 고위험군으로 한정해야 하는지를 다시 검토하게 한다. 미숙아나 심장·폐질환 영아의 우선적인 보호 필요성은 유지되지만, 기저질환이 없는 영아에게서 발생하는 입원까지 줄이려면 생후 첫 RSV 계절을 맞는 영아 전체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별 중증 위험과 전체 인구에서 발생하는 질병부담을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다.
예방의 평가 기준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감염이 발생했더라도 가벼운 증상을 거쳐 회복되는 경우와 산소치료나 기계적 호흡보조가 필요한 경우의 임상적 부담은 같지 않다. 이에 따라 감염 또는 외래진료 감소뿐 아니라 입원과 중환자실 치료, 중증 하기도 감염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예방 옵션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제시됐다.

105mg 한 차례 투여…수동면역으로 첫 RSV 계절 보호
엔플론시아는 영아의 면역체계가 스스로 항체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백신과 달리 완성된 항체를 직접 투여하는 수동면역 방식의 예방제다. 면역체계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신생아와 영아에게 항체를 직접 제공할 수 있지만, 외부에서 투여한 항체는 시간이 지나면 감소하기 때문에 유행 계절을 포괄할 수 있는 지속기간 확보가 중요하다.
엔플론시아는 항체가 체내에서 재활용되도록 해 반감기를 연장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체중이나 재태기간, 특정 위험요인에 따른 별도 용량 계산 없이 105mg을 한 차례 투여하고 최소 5~6개월간 효과가 지속되도록 설계됐다.
제품은 RSV가 호흡기세포에 침투할 때 관여하는 F단백의 ‘site IV’를 표적으로 한다. 발표에 따르면 이 부위는 RSV A형과 B형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존돼 있다. 윤 교수는 엔플론시아 투여 후 중화항체가가 비교적 빠르게 증가하고 약 5개월 시점에도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RSV 표면에는 호흡기 상피세포에 부착하는 데 관여하는 G단백과 바이러스막·숙주세포막의 융합에 관여하는 F단백이 존재한다. F단백은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 감염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RSV 백신과 예방항체 개발의 주요 표적으로 활용된다. 엔플론시아는 이 F단백에 결합해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발표에서는 엔플론시아가 혈액뿐 아니라 RSV의 유입 경로인 비강 조직에서도 일정한 항체 농도를 유지하는 특성이 소개됐다. 호흡기 점막에서 항체가 바이러스를 중화하면 감염이 하기도로 진행하기 전에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약리학적 특성이 실제 진료환경의 예방 효과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실제임상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체중별 용량을 계산하거나 유행 계절 동안 반복적으로 투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진료현장에서 투여 절차를 단순화할 수 있는 요소다. 다만 임상적 투여 편의성과 실제 접근성은 구분해야 한다. 실제 이용 범위는 제품 공급과 가격, 건강보험 급여 여부와 대상, 의료기관의 투여체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SV 관련 입원 84.2% 감소…중증 부담까지 평가
엔플론시아의 주요 허가 근거인 글로벌 제2b/3상 CLEVER 연구는 한국을 포함한 22개국에서 재태기간 29주 이상으로 태어난 건강한 미숙아와 만삭아 36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는 엔플론시아 1회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배정됐으며, RSV 관련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하기도 감염과 입원, 중증 하기도 감염 발생 등이 평가됐다.
연구 결과, 엔플론시아는 위약과 비교해 투여 후 150일까지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RSV 관련하기도 감염 발생을 60.4% 감소시켰다. 95% 신뢰구간은 44.1~71.9였으며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됐다.
RSV 관련 입원은 투여 후 150일까지 위약 대비 84.2% 감소했다. 95% 신뢰구간은 66.6~92.6이었다. 의학적 관리가 수반되는 중증 RSV 하기도 감염은 투여 후 180일까지 91.7% 감소했으며, 95% 신뢰구간은 62.9~98.1이었다.
60.4%, 84.2%, 91.7%는 엔플론시아를 투여한 영아 전체의 절대적인 예방률이 아니라 위약군과 비교한 상대적 발생 감소율이다. 하기도 감염보다 입원과 중증 하기도 감염에서 더 큰 감소폭이 관찰됐다는 점은 이번 간담회가 제시한 ‘감염을 넘어 입원 예방으로’라는 방향의 핵심 근거로 제시됐다.
윤 교수는 의료기관 진료가 필요한 하기도 감염에는 환자가 병원을 찾는 기준과 의료진의 판단, 국가별 의료이용 환경이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입원이나 산소치료, 기계적 호흡보조는 상대적으로 중증도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연구 종료 후에는 하기도 감염과 중증도를 보다 엄격하게 정의한 사후분석도 이뤄졌다. 기존 평가에서 하기도 감염 또는 중증도 관련 지표를 한 가지 이상 충족한 경우를 포함했다면, 사후분석에서는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이 분석에서는 약 88%의 예방 효과가 관찰됐다. 다만 사전에 정한 주요 평가변수가 아니라 연구 후 추가로 시행한 분석인 만큼 1차 평가변수 결과와 구분해 해석해야 한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보고된 이상반응의 96% 이상이 경증 또는 중등증이었다. 윤 교수는 전반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이 위약군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중증 RSV 위험이 높은 영아를 대상으로 한 SMART 3상 연구도 진행됐다. 이 연구에는 재태기간 29주 미만으로 태어난 미숙아와 만성 폐질환 또는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영아 등이 포함됐다. 엔플론시아 투여군과 기존 예방항체 팔리비주맙 투여군을 비교한 결과, 엔플론시아는 팔리비주맙군과 전반적으로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투여 후 150일 시점에 확인한 엔플론시아의 혈청 항체 농도도 CLEVER 연구에 참여한 건강한 영아에서 관찰된 수준과 유사했다. 다만 이를 근거로 엔플론시아가 팔리비주맙보다 우월하거나 임상적 예방 효과가 동일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자료에서 직접 확인된 결론은 팔리비주맙군과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이다.
윤 교수는 “RSV는 생후 첫해 영아에게 입원과 중증 하기도 감염 부담이 집중되는 질환인 만큼 예방 옵션은 감염 자체뿐 아니라 의료적 관리와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병부담을 낮출 수 있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CLEVER 연구에서 엔플론시아가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RSV 관련하기도 감염뿐 아니라 RSV 관련 입원과 중증 하기도 감염 예방 효과를 확인한 것은 생후 첫 RSV 시즌 영아의 질병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예방 옵션으로서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엔플론시아의 국내 허가로 생후 첫 RSV 유행 계절을 맞는 영아에게 장기지속형 예방항체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됐다. 동시에 영아 RSV 예방의 성과를 감염이나 외래진료 감소뿐 아니라 입원과 중증 질환 감소까지 평가해야 한다는 과제도 제시됐다.
다만 광범위한 영아를 대상으로 허가됐다는 사실이 곧 모든 영아의 실제 이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 접근성은 출시와 공급, 가격, 건강보험 급여 여부와 적용 대상, 출생 시점별 투여체계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결정된다.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입원·중증 질환 감소 효과가 국내 진료현장의 질병부담 완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다음 과제로 남는다.
유행 계절 전에 태어난 영아와 유행 계절 도중 태어난 영아의 투여 시점도 달라질 수 있다. 출생 시점과 월령, 건강상태, 병력, RSV 유행 상황을 종합해 적절한 시기를 판단할 수 있는 진료체계가 요구된다. 신생아실과 소아청소년과의 연계, 의료진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정보 제공 역시 허가된 예방 옵션을 실제 질병부담 감소로 연결하기 위한 조건이다.
한국MSD는 엔플론시아 허가를 통해 기존 백신 중심의 소아 감염질환 예방 포트폴리오를 예방항체 영역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이번 허가의 임상적 의미는 제품군 확장보다 국내 RSV 예방 논의가 고위험군을 넘어 생후 첫 유행 계절을 맞는 영아 전반으로 넓어졌다는 데 있다. 향후에는 예방항체의 임상근거와 함께 국내 보건의료체계에서 어떤 영아에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접근성을 제공할 것인지가 주요 논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