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제도 초안 vs 건정심 최종 통과안…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
제네릭 약가 산정률 45.0% 전격 하향… 제약계, 48% 요구 불발에 27일 긴급 비대위 소집
계단식 인하 11번째→13번째로 기준선 완화, 시장연동형 실거래가는 전면 보류 등 '속도 조절'
혁신형 우대 60%로 단순화… 약 60개 중견 제약사 혜택 보는 '준혁신형' 트랙 신설로 숨통
입력 2026.03.27 06:00 수정 2026.03.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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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보건복지부는 26일 제6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개최하고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최종 심의 및 의결했다. 이번 확정안은 지난해 11월 28일 건정심에 보고되었던 초안을 바탕으로 국회 토론회, 제약협회 간담회, 환자단체 등 각계각층의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다듬어진 결과물이다. 

최종안은 환자의 혁신 신약 접근성을 높이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산업계의 우려를 적극 수용해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하 속도를 조절하고 중견 제약사를 위한 보상 체계를 신설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제네릭 약가 산정률 45%로 전격 하향… 계단식 인하는 ‘속도 조절’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에서 제약업계의 이목이 가장 집중된 부분은 단연 제네릭 산정률 인하다. 최종안에 따르면, 현행 53.55%인 제네릭 및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은 우리의 약제비 구조와 주요국 사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45% 수준으로 전격 하향 조정된다. 지난해 11월 초안 발표 당시 ‘40%대’로 다소 모호하게 제시되었던 목표치를 두고, 그간 제약업계에서는 산업계에 미칠 막대한 타격을 우려해 최소 48% 수준은 유지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 왔다. 하지만 최종안은 이를 45%로 확정하며 정부의 건보재정 절감 의지와 업계의 방어 논리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은 모양새다. 다만 산업계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 등재 약제에 대해서는 등재 시점별로 그룹을 나누어 약 10년에 걸쳐 연차별·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간다는 완충 장치를 두었다. 제약업계 약가인하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장 27일 긴급 회의를 열고 이번 개편안 통과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과다품목 난립 방지를 위해 도입된 ‘계단식 약가 인하’ 제도는 당초 계획보다 기준선이 한층 완화되었다. 지난해 11월 방안에서는 동일 제제 ‘11번째 품목’부터 약가를 깎겠다고 발표하며 업계를 긴장시켰다. 하지만 26일 통과된 최종안에서는 이를 ‘13번째 제네릭’부터 직전 최저가 대비 15%씩 인하하는 것으로 기준을 늦춰 제약계의 반발을 수용했다.

특정 성분에 제품이 무분별하게 몰리는 것을 막는 ‘다품목 등재 관리’ 역시 한발 물러섰다. 최초 제네릭 진입 시 ‘10개 이상’ 등재되면 1년 후 11번째 약가로 일괄 조정하려던 초안의 강력한 규제는, 최종안에서 ‘동일 성분 제제 13개 초과’를 유발한 제네릭에 대해 계단식 약가 인하 기전을 적용하는 것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가장 큰 쟁점 중 하나였던 ‘시장연동형 실거래가 조사’ 전환은 전면 보류되었다. 복지부는 당초 요양기관이 적정 약가로 의약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저가구매 장려금 지급률을 현행 20%에서 50%로 대폭 확대하려 했다. 그러나 유통구조 개선 등 타 정책과의 병행 검토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우려가 거세자, 최종안에서는 이를 철회하고 현행 실거래가 조사 및 직권인하 제도를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제약산업 혁신 보상, 차등 우대 폐지하고 약 60개사 혜택 ‘준혁신형’ 신설

제약산업의 R&D 혁신을 유도하기 위한 약가 보상 체계는 그 기준이 훨씬 직관적으로 단순화되었으며, 중소·중견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는 새로운 트랙이 전격 마련되었다.

11월 초안에서 혁신형 제약기업 우대율은 R&D 투자 비율에 따라 상위 30%에는 68%, 하위 70%에는 60%, 임상 2상 승인 실적이 있는 소규모 기업에는 55% 등 3단계로 복잡하게 나뉘어 있었다. 그러나 3월 최종안에서는 이 같은 차등 우대를 폐지하고 혁신형 제약기업 우대율을 60%로 단일화했다. 대신, 실질적인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대상 제네릭을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우대 기간을 최대 4년(1+3년)까지 안정적으로 연장해 보장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제약계의 환영을 받는 대목은 ‘준혁신형 제약기업’의 신설이다. 현재 48개에 불과한 혁신형 제약기업에 속하지 않더라도, 잠재력을 갖춘 견실한 제약사가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매출 규모 1,000억 원을 기준으로 의약품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이 각각 5% 또는 7% 이상인 약 60여 개의 기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신규 등재 제네릭에 대해 혁신형 기업에 준하는 최대 4년(1+3년)간 약가 50% 가산 혜택을 부여받게 된다.

필수의약품 대상 약제 확대 및 10년 보장, ‘선도기업’ 트랙 도입

수익성이 낮아 만성적인 공급 중단 위기에 처한 필수의약품을 보호하기 위한 보상 체계는 최종안에서 한층 더 두터워지고 실효성을 갖췄다.

원료를 직접 생산하거나 국산 원료를 사용한 국가필수의약품에 대해 68%의 파격적인 약가 우대를 제공하는 방안은 초안과 최종안 모두 공통으로 명시되었다. 여기에 더해 최종안은 수요 감소와 특화 제조시설 필요 등으로 생산기반 유지가 시급한 ‘신설 항생 주사제’와 ‘소아용 의약품’을 새롭게 68% 우대 대상에 추가로 포함시켰다. 우대 기간 역시 초안의 ‘5+5년’ 구조에서 진일보하여, 요건 충족 시 10년 이상의 기간(5+5+α년)을 전향적으로 보장해 기업이 안심하고 약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퇴장방지의약품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공급에 헌신하는 제약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수급안정 선도기업’ 트랙이 신설되었다. 전체 생산 품목 수나 청구 금액 중 퇴장방지의약품 비중이 20% 이상인 기업(잠정 19개사)이 신규 제네릭을 등재하고 이를 국내 생산할 경우, 최대 4년(1+3년)간 약가를 50% 가산해 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신약 환자 접근성 강화, 신속 등재 기조 속 촘촘해진 사후평가

중증 및 희귀난치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절차를 대폭 단축하여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11월 당시의 핵심 목표는 흔들림 없이 추진된다.

지난해 11월 방안과 이번 확정안 모두 희귀질환 치료제의 급여 등재 기간을 현재 최대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신속 급여화 방안을 확정했다. 혁신적 신약의 비용효과성을 평가하는 ICER 임계값 역시, 질병의 위중도와 치료적 이익 등을 반영한 가중치 모델을 도입해 적정 수준으로 상향하는 단기 계획이 확정되었다.

주목할 점은 신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인 만큼,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사후 관리 장치가 최종안에 보다 촘촘하고 구체적으로 담겼다는 것이다. 신속하게 등재된 치료제에 대해서는 실사용자료(RWE) 등을 활용해 임상적 성과를 사후에 정밀히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급여 범위와 약가 등을 재조정하는 체계를 새롭게 구축하기로 했다.

한편, 환자 접근성 제고를 위해 건보공단과 제약사 간 별도 계약을 맺는 가칭 ‘약가유연계약제’의 적용 대상을 신규 등재 신약, 특허만료 오리지널, 바이오시밀러 등으로 대폭 확대하는 계획은 당초 ‘2026년 1분기 시행’에서 ‘2026년 2분기 시행’으로 시행 시기가 한 분기 미뤄져 추진된다.

이번 약가제도 개편이 시장에 안착할 경우 고혈압, 당뇨 복합 만성질환자의 경우 연간 2 , 다발성 골수종 환자는 연간 1 3 이상의 본인부담금 절감 효과를 직접적으로 체감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복지부는 건정심 의결 결과에 따라 등재 의약품 조정을 위한 산정기준 개편 유관 고시 개정을 조속히 완료하고, 2026 하반기부터 단계적인 등재 약제 약가 조정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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