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항생제 내성균·독감 동시 차단…범용 감염 예방 물질 ‘DDM’ 효과 입증
기존 감염 대응에서 벗어나, 감염 전에 면역 준비시키는 새 접근법 제시
입력 2026.02.1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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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 단체사진(왼쪽부터 서휘원 박사, 류충민 박사).©한국생병공학연구원

항생제와 백신에 의존해 온 기존 감염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감염 이전 단계에서 면역 반응을 준비시키는 새로운 예방 전략이 제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면역 반응 자체를 강화해 항생제 내성균과 변이 바이러스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 감염 예방 접근법의 가능성이 실험적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의한 2차 감염은 현대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난제로 남아 있다. 특히 면역력이 저하된 중환자에게서 발생하는 박테리아·바이러스 복합감염은 치료가 매우 어렵고, 사망률을 크게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항생제 내성균의 확산과 잦은 변이를 보이는 바이러스 감염은 기존 치료제와 백신 중심의 대응 전략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감염이 발생하기 전에 인체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병원균 침입 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준비시키는 전략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특정 병원체를 직접 공격하는 방식이 아니라, 면역세포가 위기 상황에서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상태를 조율하는 접근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서휘원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개념에 착안해, 기존에 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성분 안정화용 보조제로 사용돼 온 물질을 활용해 선천면역을 선제적으로 활성화하는 새로운 감염 예방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물질은 DDM(n-도데실-β-D-말토사이드)이다. 그간 계면활성제 성격의 보조 성분으로만 알려졌던 DDM이 체내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면역조절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가 진행됐다.

동물실험에서 연구팀은 병원균 감염 하루 전 DDM을 투여한 뒤, 병원성이 강한 항생제 내성균과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대조군이 모두 사망한 것과 달리, DDM 투여군은 100% 생존하며 뚜렷한 감염 방어 효과를 보였다.

기전 분석 결과, DDM은 병원균을 직접 사멸시키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선천면역의 핵심 세포인 호중구를 감염 부위로 신속히 동원하고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이 발생하면 호중구가 빠르게 집결해 식세포 작용과 살균 기능을 극대화함으로써 병원균 제거 효율을 높였다. 이러한 호중구 활성은 병원균 침입 시에만 선택적으로 유도됐으며, 감염이 없는 상태에서는 과도한 염증 반응이나 뚜렷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면역 반응을 무조건 강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만 정확하게 작동하도록 조절하는 ‘면역 준비’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항생제 내성 문제와 신종 감염병 위험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특정 병원체에 의존하지 않는 범용적 감염 예방 접근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중환자실 환자, 고령자, 면역 저하자 등 감염 취약군을 보호하는 새로운 예방 전략으로의 활용 가능성도 제시된다.

연구책임자인 서휘원 박사는 “이번 연구는 면역 촉진을 통해 복합감염에 대응하도록 돕는 새로운 감염 대응 전략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항생제 내성균이나 신종 바이러스처럼 예측이 어려운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범용적인 감염 예방 전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eBioMedicine(IF 10.8)에 1월 29일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Innate immune priming by n-dodecyl-β-D-maltoside in murine models of bacterial and viral infection’이며, 교신저자는 서휘원·류충민 박사, 제1저자는 박지선 연구원이다(DOI: 10.1016/j.ebiom.2026.106143).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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