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급격한 고령화와 행위량 중심의 진료비 증가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며, 적정진료 관리 강화와 통합돌봄, 사무장병원 단속, AI 기반 행정 혁신을 축으로 한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6일 서울 영등포구 건보공단 기자실에서 열린 신년 정례브리핑 및 기자간담회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증가 추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이 시점에서 공단이 할 수 있는 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먼저 건강보험 재정 환경에 대한 위기 인식을 분명히 했다. 우리나라는 다른 주요 국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6년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보험료율과 수가는 일정한데 급여비 지출은 매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며 “지출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보험료 인상이나 정부 지원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 이사장은 급여비 증가의 원인을 인구 증가나 고령화 자체로만 돌리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는 “노인 인구 증가율은 연 5% 수준인데, 급여비는 8~10%씩 증가하고 있다”며 “결국 같은 질병에 대해 검사와 시술, 처치가 반복적으로 늘어나는 ‘행위량 증가’가 핵심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번 하면 될 검사를 두 번, 두 번이면 될 것을 네 번 하는 구조에 도달했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 인식의 연장선에서 공단이 전면에 내세운 것이 ‘적정진료 추진단(NHIS-CAMP)’이다. 정 이사장은 “적정진료는 의료계 입장에서 불편한 주제일 수 있다”면서도 “행위별 수가 체계 하에서 행위량을 바로잡지 않으면 지불제도 혁신 이전에 제도가 먼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질병별·행위별 급여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질의·현장 확인·후속 조치·효과 분석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본격 가동 중이다. 현재까지 74건의 분석을 수행했으며, 이 중 46건에 대해 후속 조치를 진행했고 28건은 추가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정 이사장은 “대부분의 의료기관을 문제 삼겠다는 것이 아니라, 평균에서 현저히 벗어나는 일부 사례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라며 “빙산의 일각일 수 있지만 방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국민 진료비 정보 공개 계획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추진된다. 정 이사장은 “공단이 준비 중인 정보 공개는 질병 단위별로 실제 진료비의 최저·최고·평균 수준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비급여도 약 1,000여 개 항목을 수집하고 있어, 급여와 결합한 ‘실제 체감 진료비’에 가깝게 제공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급여 항목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심평원과 달리, 공단은 질병별 진료비 구조 전체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 단속을 위한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에 대해서도 분명한 선을 그었다. 정 이사장은 “특사경은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을 운영하는 불법 주체를 겨냥한 것”이라며 “연간 수사 대상은 수백 개 수준으로, 선량한 의료기관이 접촉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수사권 도입에 대비해 별도의 추진단을 구성하고, 외부 자문위원단을 포함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통합돌봄과 관련해서는 공단이 ‘연계 관리자’ 역할을 맡겠다는 구상을 재확인했다. 정 이사장은 “퇴원 환자의 절반 이상이 관외 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에 머무는 현실에서, 병원이나 지자체 단독으로는 돌봄 연계가 어렵다”며 “전국 지사망과 전산 시스템을 가진 공단이 의료·요양·지자체를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돌봄 지원법 시행에 맞춰 공단은 전국 229개 시군구를 아우르는 전담 조직을 구축한 상태다.
이와 함께 공단은 AI 상담사 ‘나이스콜’과 AI 업무비서 ‘나이스메이트’, 통합 앱 ‘건강보험 25시’ 등을 통해 디지털 기반 행정 혁신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AI는 자동화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직원들이 더 따뜻하고 깊이 있는 행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공단은 제도를 새로 설계하는 기관이 아니라, 제도가 지속 가능하도록 관리하고 연결하는 보험자”라며 “소통과 배려를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 건강보험의 미래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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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이 급격한 고령화와 행위량 중심의 진료비 증가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며, 적정진료 관리 강화와 통합돌봄, 사무장병원 단속, AI 기반 행정 혁신을 축으로 한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6일 서울 영등포구 건보공단 기자실에서 열린 신년 정례브리핑 및 기자간담회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증가 추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이 시점에서 공단이 할 수 있는 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먼저 건강보험 재정 환경에 대한 위기 인식을 분명히 했다. 우리나라는 다른 주요 국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6년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보험료율과 수가는 일정한데 급여비 지출은 매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며 “지출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보험료 인상이나 정부 지원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 이사장은 급여비 증가의 원인을 인구 증가나 고령화 자체로만 돌리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는 “노인 인구 증가율은 연 5% 수준인데, 급여비는 8~10%씩 증가하고 있다”며 “결국 같은 질병에 대해 검사와 시술, 처치가 반복적으로 늘어나는 ‘행위량 증가’가 핵심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번 하면 될 검사를 두 번, 두 번이면 될 것을 네 번 하는 구조에 도달했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 인식의 연장선에서 공단이 전면에 내세운 것이 ‘적정진료 추진단(NHIS-CAMP)’이다. 정 이사장은 “적정진료는 의료계 입장에서 불편한 주제일 수 있다”면서도 “행위별 수가 체계 하에서 행위량을 바로잡지 않으면 지불제도 혁신 이전에 제도가 먼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질병별·행위별 급여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질의·현장 확인·후속 조치·효과 분석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본격 가동 중이다. 현재까지 74건의 분석을 수행했으며, 이 중 46건에 대해 후속 조치를 진행했고 28건은 추가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정 이사장은 “대부분의 의료기관을 문제 삼겠다는 것이 아니라, 평균에서 현저히 벗어나는 일부 사례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라며 “빙산의 일각일 수 있지만 방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국민 진료비 정보 공개 계획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추진된다. 정 이사장은 “공단이 준비 중인 정보 공개는 질병 단위별로 실제 진료비의 최저·최고·평균 수준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비급여도 약 1,000여 개 항목을 수집하고 있어, 급여와 결합한 ‘실제 체감 진료비’에 가깝게 제공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급여 항목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심평원과 달리, 공단은 질병별 진료비 구조 전체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 단속을 위한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에 대해서도 분명한 선을 그었다. 정 이사장은 “특사경은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을 운영하는 불법 주체를 겨냥한 것”이라며 “연간 수사 대상은 수백 개 수준으로, 선량한 의료기관이 접촉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수사권 도입에 대비해 별도의 추진단을 구성하고, 외부 자문위원단을 포함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통합돌봄과 관련해서는 공단이 ‘연계 관리자’ 역할을 맡겠다는 구상을 재확인했다. 정 이사장은 “퇴원 환자의 절반 이상이 관외 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에 머무는 현실에서, 병원이나 지자체 단독으로는 돌봄 연계가 어렵다”며 “전국 지사망과 전산 시스템을 가진 공단이 의료·요양·지자체를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돌봄 지원법 시행에 맞춰 공단은 전국 229개 시군구를 아우르는 전담 조직을 구축한 상태다.
이와 함께 공단은 AI 상담사 ‘나이스콜’과 AI 업무비서 ‘나이스메이트’, 통합 앱 ‘건강보험 25시’ 등을 통해 디지털 기반 행정 혁신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AI는 자동화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직원들이 더 따뜻하고 깊이 있는 행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공단은 제도를 새로 설계하는 기관이 아니라, 제도가 지속 가능하도록 관리하고 연결하는 보험자”라며 “소통과 배려를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 건강보험의 미래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