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케어, 스트레스·수면까지 관리한다
정서 안정·수면 관리 결합해 기능 확장… ‘관리’에서 ‘삶의 설계’로
입력 2025.12.30 06:00 수정 2025.12.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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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 산업이 건강 관리 영역을 넘어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경제 분야로 확장되면서 스킨케어 제품 출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웰니스 연구소(Global Wellness Institute)가 최근 발표한 ‘2025년 글로벌 웰니스 경제 모니터’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웰니스 경제 규모는 6조8000억 달러로 2013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보고서는 시장 확대와 함께 스킨케어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이번 분석에선 스킨케어가 단순한 피부 관리 제품을 넘어, 정서 안정과 회복력 관리까지 포함하는 웰니스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는 양상이 드러났다. 스트레스·수면 부족·정서 불안·환경 변화 같은 일상적 부담 속에서도 몸과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생활 전반의 대응 능력을 의미하는 '라이프 레질리언스(Life Resilience)'와 결합되면서 스킨케어의 성격이 일상 컨디션과 삶의 질을 관리하는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웰니스 산업 영역이 확대되면서 정서 관리 등을 포함하는 스킨케어 제품의 출시도 늘어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장수와 회복탄력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막연한 개념이 아니라, 일상에서 관리할 수 있는 목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 데이터에 따르면 소비자의 약 60%는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을 삶에서 매우 중요하거나 최우선적인 목표로 인식하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은 스킨케어 브랜드가 단일 효능 중심 메시지를 넘어, 건강과 회복력 전반을 아우르는 가치로 접근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정서적 안정은 장수와 회복탄력성 인식 변화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소비자들은 기분과 스트레스 수준, 수면 리듬 같은 내부 상태가 외모와 피부 컨디션, 노화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점차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맥킨지 조사에서 Z세대의 40%는 자신이 ‘거의 항상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다. 피부 문제의 원인을 외부 환경이나 제품 선택으로만 설명하기보다, 감정 상태와 생활 리듬에서 찾으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정서적 균형은 부가적인 웰니스 요소가 아닌 관리 항목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미국 국립보건복지연구소의 2020년 공공 보건 연구에 따르면 만성 스트레스는 기대수명을 평균 2.8년 단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 정서 안정은 장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관리 대상이 됐다. 소비자 관심은 소셜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스트레스 완화’를 키워드로 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1년 사이 260% 이상 증가했다. 틱톡에선 스트레스 조절과 연관된 성분에 대한 관심이 뚜렷하게 늘었다. 적응원(adaptogen) 관련 콘텐츠 조회수는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고,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마그네슘과 라벤더 관련 검색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스트레스 관리가 개념 차원을 넘어, 성분과 사용 루틴 단위로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소비자 인식 변화에 맞춰 뷰티·웰니스 브랜드의 접근 방식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스킨케어를 피부 개선 기능에 한정하지 않고, 정서 안정이나 수면 관리와 연결된 사용 경험으로 확장하고 있다. 일본계 스킨케어 브랜드 타차(Tatcha)는 멘탈 웰니스 플랫폼과 협업해 호흡 훈련과 명상 콘텐츠를 스킨케어 루틴에 결합한 캠페인을 선보였다. 시슬리 그룹의 뉴로코스메틱(neurocosmetics) 브랜드 네우레이(Neuraé)는 수면과 정서적 안정을 콘셉트로 한 야간 케어 제품을 통해 스킨케어 경험을 휴식과 회복의 시간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제품 형태 역시 생활 밀착형으로 바뀌고 있다. 구미 형태의 보충제나 입욕 제품처럼 섭취나 목욕 등 일상 루틴에 자연스럽게 결합되는 포맷이 확대되고 있다. 신경계 관리와 정서 안정이 일회성 체험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습관으로 자리 잡도록 설계된 결과다. 스킨케어는 웰니스 보조 수단을 넘어, 생활 관리 시스템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다.

수면 관리도 중요한 부분이다.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조사에 따르면 수면 시간·규칙성 등 수면 지표에 따라 수년 단위의 기대수명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관리에 대한 인식이 향상함에 따라 스킨케어 영역에서도 수면과 생체 리듬을 고려한 제품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멜라토닌 유사 신호 전달을 콘셉트로 한 야간 마스크, 경피 흡수를 통해 수면 중 회복을 돕는 바디 제품, 밤 시간대 피부 스트레스를 낮추는 보습제 등이 출시됐다. 피부 표면 관리에 그치지 않고, 신경계와 생체 리듬까지 함께 고려한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보고서는 이 제품들이 ‘잠들기 전에 사용하는 화장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밤 시간 회복 과정을 설계하는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스킨케어가 수면 환경의 한 요소로 편입되고 있다는 평가다.

언급된 사례들은 정서 안정과 수면 관리, 생체 리듬 조절을 결합한 이른바 ‘정서 지능형 뷰티’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차분함과 안정감은 감성적 요소에 머무르지 않고 장수와 건강을 뒷받침하는 관리 요소로 재해석되고 있다"며 "웰니스 경제 확장 속에서 스킨케어는 피부 문제 해결을 넘어 감정과 생활 리듬, 회복력을 함께 관리하는 영역으로 역할이 넓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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