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국내 탈모 인구 ‘1,000만 시대’다. 다수의 통계에 따르면 앞으로 탈모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탈모로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만큼 탈모 치료제 시장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현재 탈모 약물 치료제 시장은 MSD의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와 아보다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가 양분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남성호르몬에 대한 활성효소(5알파-환원효소)의 작용을 차단해 남성형 탈모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발생을 감소시켜 남성형 탈모의 진행을 억제한다.

프로페시아는 자타공인 ‘가이드라인 최다 등재’ 남성형 탈모 치료제다. 프로페시아가 언급된 가이드라인은 무려 3개에 이르며, 해당 가이드라인이 제정된 국가도 다양하다.
먼저 지난 2013년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을 포함한 아시아 7개국 연구진이 참여한 아시아 컨센서스위원회가 발표한 남성형 탈모 치료 알고리즘 가이드라인에서 프로페시아는 남성형 탈모 치료에 강력하게 권장되는 A등급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 선정됐다.
또 유럽피부과학포럼이 발표한 2011년 남성형 탈모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18세 이상의 경증-중등도(mild-moderate) 남성형 탈모증 환자에게 복용이 권장됐으며, 일본 피부과학회가 발표한 2010년 남성형 탈모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프로페시아는 가장 강력하게 권장되는 A등급 치료제로 선정됐다.
이 같은 가이드라인 등재는 역시 프로페시아의 발모 효과를 입증한 다수의 임상이 바탕이 됐다. 남성형 탈모를 겪고 있는 남성들 중 프로페시아로 치료한 10명 중 9명의 환자가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거나 더 이상 탈모가 발생하지 않은 치료 효과를 보였으며, 7명에서는 가시적인 발모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4년간 단일 센터에서 진행된 임상 연구에서 프로페시아는 모발 중량(Hair Weight)도 증가시켰다. 모발 중량 증가 효과는 12주에서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4년 경과 시점에서는 프로페시아를 복용군의 경우 21.6%의 증가를 보인 반면 위약군의 경우 오히려 2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쟁 약물인 아보다트는 일본피부과학회로부터 가장 최근 A등급을 추천받은 탈모 치료제다. 일본피부과학회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남성형 및 여성성 탈모증 진료 가이드라인 2017년판’에서 남성형 탈모증에 대한 아보다트 내복 요법을 쓰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는 뜻의 A등급을 부여했다.
아보다트의 임상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은 프로페시아와의 직접 비교를 통해 한국인 탈모 환자들에 최적화된 치료제임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M자 탈모’에 대해 빠르고 우수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타스테리드 0.5mg군과 피나스테리드 1mg군 사이 나타나는 지름 1인치(2.54cm) 부위에서 측정한 모발 수의 기준점 대비 조정 평균값 변화를 분석한 결과, 실험 3개월 째에 두타스테리드군은 82.3점이 개선된 반면 피나스테리드는 50.9점이 개선됐다. 6개월 째에는 두타스테리드군은 89.6점, 피나스테리드군은 56.5점이 각각 개선됐다.
또 복용 24주차에 두타스테리드 0.5mg군과 피나스테리드 1mg군의 효과를 사진으로 기록해 중앙값 대비 평균값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정수리 탈모에서 두타스테리드군은 0.63, 앞이마 탈모에서 0.58의 변화를 기록해 피나스테리드군의 0.49/0.34점보다 앞섰다.
이어 모발 성장 환자 만족도 평가 측정법(Hair Growth Satisfaction Scale, HGSS)를 통해 환자 스스로 모발 성장 만족도를 평가하게 했다. 피나스테리드군은 10.4점으로 나타난 반면 두타스테리드군은 12.0으로 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국내 제약사도 뛰어들고 있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두타스테리드 제제를 정제로 개발하기 위한 노력 끝에 최근 JW중외제약이 이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JW중외제약은 난용성 약물전달시스템 SMEDDS(Self micro emulsifying drug delivery system)을 적용해 잘 녹지 않는 성질을 가진 연질캡슐 제형의 두타스테리드가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도록 했다.
지금까지 캡슐 형태의 제네릭 제품은 다수 출시됐지만, 국내 제약사가 정제 형태의 두타스테리드 제제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전립선비대증의 1차 치료제인 알파차단제와의 복합제 개발이 가능해 최근 관련 질환 치료의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는 병용처방에 있어 새로운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기존 탈모 치료제 시장의 강자들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제품 탄생을 꿈꾸는 국내 제약사의 개발 역량까지 더해짐에 따라 앞으로 국내외 시장 판도는 어떻게 변화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