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식약청, ‘다이안느35’ 수수방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다이안느35’에 대한 시정조치가 핵심을 비껴가고 있다.
핵심이 ‘다이안느35’의 안전성 및 유효성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은 “허가 당시 적법한 절차에 의해 시판을 허용했다”며 문제의 본질을 한국쉐링의 과대광고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식약청의 말대로라면, ‘다이안느35’의 안전성 및 유효성에는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그러나 실제 ‘다이안느35’의 문제점은 단순히 과대광고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이안느35’의 본질적인 문제는 △이미 90년대 중반 피임약으로서의 수명이 다된 의약품을 피임약으로 시판허가 했다는 점 △외국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처방되는 것이 국내에서는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 쉐링, ‘한물 간’ 의약품 한국서 판매
‘다이안느35’는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피임약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독일, 영국 등지에서의 잇단 부작용으로 피임약으로서의 기능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며, 美 FDA는커녕 미국 진출의 관문에 해당하는 캐나다에서 조차 수차례 허가가 지연되다 97년에서야 여드름치료제로 승인됐다.
또한 ‘다이안느35’를 소개한 사이트(www.diane35.com)에서는 “이 사이트는 미국과 영국을 제외한 나라에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라며 “자신의 국가에서 다이안느35가 어떤 적응증으로 승인됐는지 확인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한마디로 ‘의약품 관리가 부실한 국가에서는 사용에 주의하라’는 경고문인 셈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쉐링이 ‘다이안느35’ 이후 ‘야스민’이라는 피임약을 개발했음에도, 한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에서만 ‘다이안느35’를 피임약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한물 간’ 의약품을 국내에서는 신약인양 버젓이 판매한 것이다.
◆ 식약청, 무지의 소치인가? 의도된 방관인가?
또한 ‘다이안느35’의 판매가 심각성을 더하는 이유는 그것이 일반약이라는 점이다.
외국의 경우 간암 유발 등 ‘다이안느35’의 부작용 때문에 여드름 2차 치료제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제한적으로 사용토록 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반의약품이기 때문에 약국에서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식약청이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것.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은 “피임에 대한 효능ㆍ효과는 영국, 캐나다 등 외국 허가사항도 우리와 동일한 의미이며 표현방법만 상이하다”며 “다이안느35는 의약품 허가 및 안전성ㆍ유효성 심사 등 적법한 절차에 의해 허가됐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다이안느35’가 2001년부터 국내에 시판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식약청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2001년이면 이미 ‘다이안느35’에 대한 세간의 평판이 알려질 대로 알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만약 식약청이 이러한 사실들을 몰랐다면 그것은 무지의 소치를 드러내는 것이고, 만약 알았다면 그것은 의도된 방관 다름 아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식약청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식약청이 부실한 인허가로 국민건강을 스스로 해치고 있다”고 식약청을 비난하고 있다.
손정우
2007.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