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약사사회 현안, 성과의 시간으로 향하나…집행부 '시험대'
대체조제 전산화·통합돌봄 시행…제도 변화로 확인된 정책 성과
성분명 처방은 여전히 과제…성과 확장 여부가 향후 평가 가를 변수
입력 2026.01.05 06:00 수정 2026.01.05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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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직능을 둘러싼 제도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성과와 과제가 함께 놓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픽사베이

약사사회를 둘러싼 주요 현안들이 제도 변화로 하나둘 구체화되면서, 대한약사회 집행부의 지난 대응과 향후 과제를 놓고 평가 국면이 열리고 있다.

성분명 처방, 한약사 문제, 비대면 진료 대응, 창고형 약국 문제 등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여전한 가운데서도, 일부 사안에서는 가시적인 제도 성과가 나타나며 약사사회 내부에서도 기대와 요구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올해 약사사회가 맞이한 변화 가운데 가장 뚜렷한 성과로 꼽히는 것은 대체조제 사후통보 절차 간소화다. 오는 2월 2일부터 약사는 동일 성분·제형·용량의 의약품으로 대체조제한 경우, 의료기관에 전화나 팩스로 직접 통보하지 않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보시스템을 통해 전산으로 사후통보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약사법 개정안에는 대체조제 사후통보 전산화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담겼다. 대한약사회는 당시 “사후통보 전산화는 동일성분 대체조제를 실질적으로 작동시키는 법적 토대”라며 제도적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보건복지부는 제도 안착을 위해 사후통보 활성화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정보시스템 테스트를 거쳐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4월부터는 약사법 개정에 따라 전산 사후통보 적용 범위도 넓어진다. 약사회에 따르면, 약국 청구프로그램과 심평원 시스템 간 API 연동을 통한 ‘원클릭 사후통보’ 체계는 관련 예산 반영과 시스템 구축을 거쳐 2026년 이후 본격 적용될 전망이다. 의약분업 이후 20여 년간 유지돼 온 대체조제 실무 환경이 구조적으로 정비되는 셈이다.

약사사회에서는 이를 단순한 행정 편의 개선을 넘어, 동일 성분 조제를 둘러싼 제도 경험과 데이터가 축적되는 출발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대체조제가 가능은 했지만 실제로 활용하기 어려웠던 구조가 처음으로 바뀌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제도의 전국 시행 역시 약사 직능 확대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꼽힌다. 오는 3월 27일부터 시행되는 통합돌봄 제도는 노쇠·질병·장애 등으로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의료, 요양, 건강관리,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이번 제도에서는 약사가 약국은 물론 통합지원 대상자의 가정이나 사회복지시설에서도 복약지도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에 명시됐다. 그간 시범사업이나 지자체 재량에 머물렀던 방문약료·지역약료 역할이 제도 틀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에서, 약사 직능이 돌봄 체계의 주변이 아닌 구조 안으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러한 성과가 약사사회를 둘러싼 모든 현안을 해소한 것은 아니다. 성분명 처방은 지난해 사회적 공감대 확장과 정책 의제화에는 성공했지만, 제도화 문턱을 넘지는 못한 채 과제로 남아 있다. 의료계 반대와 제도 설계에 대한 이견 속에서 정부 역시 원론적 공감과 신중론을 병행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약사회는 충돌보다는 정책의 본질을 설명하는 전략적 대응을 택했다. 지난 11월 전문언론 대상 브리핑에서 약사회는 “성분명 처방은 의사·약사의 이해싸움이 아니라 국민 이익의 문제”라며, 즉각적인 정면 대응보다 정확한 정보 확산과 사회적 인식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체조제 활성화와 동일 성분 복용 경험 축적을 통해 성분명 처방 논의의 현실적 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약사사회 내부에서는 대체조제 사후통보 전산화가 성분명 처방 논의의 현실적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동일 성분 조제가 제도적으로 축적될 경우, 단계적 도입이나 제한적 모델 논의로 이어질 여지가 생긴다는 판단이다. 성분명 처방이 단숨에 제도화되기보다, 관련 제도들이 순차적으로 정비되는 흐름이라는 해석도 함께 제기된다.

이와 함께 한약사 문제와 비대면 진료 제도화 대응, 창고형 약국 확산에 따른 약국 질서 문제 역시 여전히 집행부 앞에 놓인 과제로 남아 있다. 불법 행위에 대한 고발과 제도적 정비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 체감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약사회 집행부가 마주한 ‘시험대’는 성과의 유무보다는 이미 만들어낸 성과를 얼마나 확장하고, 현장 변화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가깝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제도 변화의 출발선에 선 지금, 그 다음 걸음을 어디까지 내딛을 수 있을지가 향후 집행부 평가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약사직능 현장을 실제로 변화시키고 회원에게 자부심으로 직결되는 ‘확실한 성과’를 만들겠다”며 행동과 실천을 강조했다. 집행부 스스로 제시한 ‘확실한 성과’가 현장 변화로 이어지는지 여부가, 향후 약사사회가 집행부를 평가하는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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