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호주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유전자 변형(GM)을 통해 닭이 조류 인플루엔자(AI)에 감염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기능식품업계에서도 상당한 관심사로 부각될 전망이다.
자칫 치명적인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균주가 사람들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동시에 가금류 업계와 낙농업계, 나아가 식품업계 전체의 발전에도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기 때문.
영국 캠브리지대학 수의학과의 로렌스 S. 틸리 박사가 총괄한 연구팀은 ‘사이언스’誌 14일자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논문의 제목은 ‘유전자 변형 닭들에게서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의 억제’.
틸리 박사에 따르면 이 연구의 핵심은 shRNA(short-hairpin RNA) 발현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이식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폴리메라제의 복제에 관여하는 것과 유사한 유전자 “교란”(decoy) 물질로 작용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세포들 사이를 통과하는 데 필요로 하는 효소의 작용이 저해되어 바이러스 증식이 차단되고 감염을 원천봉쇄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조류 인플루엔자 내성 닭은 또 H5N1 균주를 직접 주사하면 폐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이 경우에도 주위의 건강하고 유전자를 변형시키지 않은 닭들을 감염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언급했다.
틸리 박사는 “이 유전자 변형 닭은 조류 인플루엔자에 내성이 확보되어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다른 일반 닭들과 아무런 차이가 없으므로 먹어도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얻어진 유전자 변형 닭은 연구용일 뿐, 식용으로 사용을 염두에 두었던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특히 유전자 변형 닭은 내성이 영구적으로 내재되도록 한 것이어서 후대에까지 그 같은 특성이 유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틸리 박사는 강조했다.
그렇다면 백신을 예방접종하는 방식의 경우 효과가 일부 균주들에 한해 제한적으로 나타날 뿐 아니라 바이러스 변이에 따라 정기적으로 재접종을 필요로 한다는 점과 결정적인 차이가 눈에 띄는 대목인 셈이다.
동물들의 복지(welfare)와 사람들의 건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류 인플루엔자 내성 유전자 변형 닭 연구가 기능식품업계에도 핫이슈의 하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