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유병환자 17만 시대, 남성이 여성보다 많다
국내 최초의 전국적인 뇌전증 역학 조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번 역학조사연구는 대한뇌전증학회(회장 김흥동)의 역학위원회(위원장 정기영)가 2009년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와 의무기록조사자료에서 산출된 청구 코드의 정확도를 이용해 진행됐다.
대한뇌전증학회 역학위원회에서 진행한 이번 역학조사연구 결과 뇌전증의 국내 전체 유병 환자수는 17만 1,806명이며,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3.52명(CI: 3.37~3.67)으로 추정됐다. 남성(4.0명)이 여성(3.1명)보다 유병률이 높았으며, 연령별로는 10세 미만 소아와 70세 이상 고령층에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의무기록조사를 통한 뇌전증 환자의 임상 양상을 볼 때, 새로이 진단된 뇌전증 환자의 비율은 5세 미만 소아와 70세 이상 고령층에서 높아 약 50% 이상이지만, 젊은 연령층에서는 비교적 낮게 관찰됐다.
절반 정도의 환자에서 뇌전증의 원인을 확인할 수 있었고, 원인을 알 수 있는 뇌전증 환자에서 가장 흔한 원인은 뇌졸중과 뇌 외상이 비슷한 빈도로 발견됐으며, 뇌 감염이나 해마 경화증 순이었다. 소아 연령의 환자나 20세 미만에서 뇌전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주산기 손상이나 중추신경계 발달장애에 따른 뇌전증의 빈도가 높았고, 중년 연령에서는 뇌 외상 비율이 비교적 높았으며, 노인 연령층에서는 뇌졸중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
20세 미만 환자에서는 50% 이상이 뇌 영상 소견상 뇌전증의 원인이 발견되지 않은 특발성 혹은 잠재성 뇌전증이었지만, 20세 이후에서는 특발성 혹은 잠재성 뇌전증의 비율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78.1%의 환자가 국소성 뇌전증으로 분류됐으며, 8.0%의 환자가 전신성뇌전증, 1.1%의 환자가 특수 증후군으로 분류됐다. 12.9%의 환자는 정보 불충분으로 분류할 수 없었다.뇌전증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2.2명에서 41명으로 매우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지만 보통 4~10명 정도며, 일생 동안 누적 발생률(cumulative incidence)은 약 4.5%로 보고된다.
뇌전증은 전 세계적으로 약 6,500만 명이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이며(WHO, 2004), 사망원인별 사망자 수에서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많으며, 서부 태평양 지역의 경우 소득이 중간 이하 수준인 지역은 소득수준이 높은 지역의 사망자 수에 비해 사망자 수가 1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뇌전증은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하지만 대륙별, 국가별, 사회경제적 상태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뇌전증 유병률은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약간 높으며, 개도국에서 선진국보다는 높고, 대륙별로는 아프리카대륙이 최고, 아시아와 유럽이 최저로 보고되고 있다.
뇌전증은 환자 자신이나 보호자들이 증상을 인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부정적 사회 인식이나 차별로 인해 환자 자신 및 가족들이 뇌전증을 앓고 있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거나, 의료제도 이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대한뇌전증학회 정기영(고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역학위원회 위원장은 “국내에서는 전국 규모의 체계적인 역학 조사 자료가 전무한 실정이다”며 “이번 조사에서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뇌전증의 질병 부담, 연도별 유병률 추이 등의 추가적인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전향적인 뇌전증 코호트 연구를 통해 뇌전증 발생률에 대한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뇌전증은 전 세계적으로 약 7,000만 명이 앓고 있는 비교적 흔한 만성신경질환으로 이에 대한 역학연구는 중요하다.
최재경
2013.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