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체육시설 중금속 발암물질 ‘범벅’
17개 시도와 시군구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운동장과 체육관 등이 중금속과 발암물질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분당을,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지자체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 점검용역 보고서’와 ‘지자체 우레탄트랙 조사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두 자료는 수년 전부터 우레탄과 인조잔디의 중금속 오염이 사회문제가 되자 정확한 실태 조사를 거쳐 대책을 세우기 위해 문체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인증기관에 의뢰하여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지자체 체육시설의 오염 실태를 분석한 내용이다.
우레탄트랙= 조사대상 1332개 체육시설의 우레탄트랙 중 835개가 납(Pb), 6가크롬(Cr6+) 등 함유량이 법적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측정되어 10개 중 6개 꼴로 중금속과 발암물질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대전(87%), 울산(85%), 강원(77%), 전북(76%), 대구(69%), 경기(67%), 전남(67%), 서울(66%), 인천(66%) 순으로 오염 시설 비율이 높았고 광주(25%)를 제외한 16개 시도 전체가 절반 이상의 오염도를 기록하였다.
오염물질별로는 납과 6가크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개보수 지원 대상을 선별하기 위해 각 지자체로부터 오염실태를 제출받은 678개 시설 중 KS(한국산업표준) 기준 허용치를 초과한 오염물질이 한 개 이상인 곳은 596개인데, 그 중 납이 595개 6가크롬이 131개로 절대다수를 차지하였다.
반면 카드뮴(Cd) 허용치 초과 시설은 10개, 수은(Hg),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s),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허용치 초과 시설은 각각 한 자리수를 기록하였다.
우레탄트랙 유해성 조사는 각 지자체가 2016년 7월부터 10월까지 인증기관에 의뢰하여 관내 우레탄트랙 유해성을 분석한 것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3월 환경부의 '우레탄 트랙 위해성 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제 위험 정도를 판단하는 위해성 평가를 거쳐 위해유려수준(HQ)에 따라 ‘즉시교체’와 ‘순차교체’가 필요한 363개소를 선별하여 개보수에 착수하였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363개소를 개보수하는 데만 약 978억 원이 소요된다.
인조잔디 운동장=최근 설치 시설까지 조사한 우레탄트랙과 달리 인조잔디 운동장 오염도 분석은 지자체 소관 공공체육시설의 인조잔디 운동장 2,703개소 중 유해성 안전 기준이 제정된 2010년 이전에 설치한 933개소를 대상으로 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하여 지난 해 7월부터 10월까지 실시하였다.
운동장에서 잔디 잎 모양으로 생긴 파일시료와 고무알갱이 모양의 충전재시료를 추출하여 여기에 포함된 중금속과 발암물질인 PAHs 함유량을 측정하여 유해성 여부를 판정하는 절차를 거쳤다.
조사 결과 55%인 512개 운동장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었고 14개 시도 67개 시군구에 산재한 136곳이 허용기준치를 초과하였다. 안전기준을 초과한 136개 운동장의 경우 파일시료에서는 중금속 성분이, 충전재 시료에서는 중금속과 PAHs 성분이 주로 검출되었다.
납 성분이 허용치를 초과한 곳은 120개 운동장에 달했다.
64개 운동장에서는 납과 함께 대표적인 중금속인 6가크롬(Cr6+)이 허용기준치가 넘게 검출되었다.
시도별로는 울산(88%), 부산(76%), 대전(75%), 제주(72%) 등 12개 시도에서 분석 대상의 절반 이상의 운동장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었고, 제주(44%), 충남(22%), 서울․전북(21%), 대구(20%) 등 5개 시도에서는 20% 이상의 운동장에서 허용 기준치가 넘는 중금속 및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 허용치 초과 유해물질이 검출된 운동장이 없는 시도는 광주, 세종, 충북의 3곳에 그쳤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들 운동장을 모두 개보수하는 데는 320억여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지자체에 사업비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시민들이 스포츠를 즐기고 건강을 돌보려 공공 체육시설을 찾았다가 중금속과 발암물질에 오염된 우레탄트랙과 인조잔디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일이 일어나선 안 될 것”이라며 “시설별로 오염정도를 정확히 알리고 개보수 작업에 박차를 가하여 안전하고 쾌적한 공공 체육시설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권구
2017.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