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량 시스템 약리학(QSP)이 복잡한 항암제 임상 시작용량을 정하는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셀트리온 다중항체 신약후보 ‘CT-P72(ABP-102)’가 QSP를 통해 기존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고, 임상에서 의미 있는 시작용량을 찾은 사례로 제시됐다.
셀트리온 김종인 신약개발 담당장은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엠갤러리에서 열린 서타라(Certara) ‘Certainty Korea 2026’ 세미나에서 ‘혁신적 이중항체 중개연구: CT-P72(TCE) QSP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임상에 들어갈 때 용량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핵심 고민이었다”며 “T세포 인게이저라는 특성 때문에 독성시험의 무관찰유해영향수준만으로 임상 용량에 접근하기에는 제한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QSP를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시작용량을 가져갈 수 있고, 이는 회사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장점이 있다”며 “궁극적으로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에게도 더 윤리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량 시스템 약리학(quantitative systems pharmacology, QSP)은 약물, 표적, 세포, 조직, 질환 생물학 사이의 상호작용을 수학적 모델로 연결해 약리 반응을 예측하는 접근이다. 쉽게 말해, 후보물질이 몸 안에서 어떤 표적과 얼마나 결합하고, 그 결합이 세포 반응과 임상 용량으로 어떻게 이어질지를 계산해 개발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방법이다.
HER2 TCE, 남은 미충족 수요를 겨냥하다
CT-P72는 셀트리온이 미국 바이오텍 에이비프로(Abpro Holdings)와 공동 개발 중인 HER2×CD3 표적 T세포 인게이저(T-cell engager, TCE) 기반 다중항체 면역항암제다. HER2를 발현하는 암세포와 T세포 표면 CD3를 동시에 연결해 T세포가 암세포를 사멸하도록 유도한다.
CT-P72는 2025년 12월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 승인을 받았고,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HER2는 유방암, 위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활용돼 온 대표적 항암 표적이다. 그러나 HER2 표적 치료제가 이미 존재한다고 해서 미충족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HER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가 여러 고형암으로 승인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발표자료 기준 이상반응에 따른 투여 일시중단 약 39%, 용량 감량 약 23%, 치료 중단 약 16%가 보고됐다. 치료 중단 중 약 8%는 간질성 폐질환·폐렴과 관련됐다. 비유방암 암종에서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10개월 미만으로 제시됐다.
이 때문에 엔허투 불내약 또는 치료 후 진행 환자, 유방암 외 HER2 양성 암종에서는 후속 치료 전략에 대한 수요가 남아 있다. CT-P72는 이 영역을 겨냥한 차세대 HER2 표적 면역항암제다.
독성 낮추고 활성을 남기는 설계
TCE는 암세포와 T세포를 인위적으로 연결해 면역세포 활성을 유도하는 만큼 사이토카인 방출증후군(CRS) 같은 면역 독성 위험을 함께 안고 간다.
셀트리온은 CT-P72 설계에서 HER2 결합력과 CD3 결합력을 모두 낮췄다. HER2 결합력 감소는 HER2를 낮게 발현하는 정상세포에서 표적 발현 정상조직 독성(on-target off-tumor toxicity) 반응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CD3 결합력 감소와 Fc 기능 제거(Fc silencing)는 과도한 T세포 활성과 CRS 위험을 낮추기 위한 장치다. 대신 2+2 ‘TetraBi’ 구조를 적용해 HER2에 이가적으로 결합하도록 했다. 결합력은 낮추되 결합 수를 늘려 다중결합력(avidity)을 보완하는 접근이다.
다시 말해, CT-P72는 HER2와 CD3에 대한 결합 강도를 낮춰 독성 가능성을 줄이면서, 2+2 구조를 통해 암세포 표면에서는 충분한 결합력을 확보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김 담당장은 “HER2와 CD3 결합력을 낮춰 독성을 줄이고, 2+2 구조를 통해 충분한 활성을 유지하는 것이 개발 콘셉트였다”며 “궁극적으로 치료지수를 넓히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MABEL 한계를 보완한 QSP
그렇다면 QSP는 CT-P72 개발에서 어떤 지점에 도움을 줬을까.
이번 발표의 초점은 전임상 효능보다 임상 시작용량 설정이었다. 첫 인체 투여 연구에서 시작용량은 안전성을 우선해 낮게 잡는 경우가 많다. 특히 TCE처럼 면역세포를 직접 활성화하는 약물은 ‘최소예상생물학적효과수준(minimal anticipated biological effect level, MABEL)’을 중요한 기준으로 검토한다.
문제는 지나치게 낮은 시작용량이 임상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늘리고, 환자를 비효율적 용량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김 담당장은 “T세포 인게이저는 작용제적 특성이 있어 독성시험의 무관찰유해영향수준(no observed adverse effect level, NOAEL)만으로 임상 용량에 접근하기에는 제한이 있었다”며 “두 개 표적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수용체 점유율 기반 접근도 적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노몰구스 원숭이 독성시험에서는 20, 40, 80mg/kg을 주 2회 4주간 총 8회 투여했다. 발표 기준 CT-P72의 NOAEL은 최고용량인 80mg/kg으로 결정됐고, 반감기는 1.0~1.7일이었다. 발열은 관찰되지 않았다. MCP-1 등 케모카인과 IL-6, IL-10 등 사이토카인, CD69 양성 T세포 증가는 일시적으로 나타난 뒤 회복됐다.
QSP는 이 지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CT-P72 사례에서는 T세포 표면 CD3, 종양세포 HER2, TCE가 형성하는 삼중복합체(trimer)를 모델링해 약리활성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활용됐다.
김 담당장은 “QSP는 표적세포, 효과기 T세포, T세포 인게이저가 만드는 삼중복합체 형성을 고려해 활성을 예측할 수 있다”며 “시험관 내 활성과 실제 환자 종양 환경의 차이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CT-P72에서 QSP 기반 접근이 표준 MABEL 대비 1000배 이상 높은 시작용량 검토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CT-P72 시작용량, 왜 ‘삼중복합체’가 기준이 됐나
김 담당장이 언급한 1000배 이상의 시작용량 차이는 TCE의 작용기전과 맞닿아 있다.
조지 카피타노프(Georgi Kapitanov) 서타라 응용 바이오시뮬레이션 시니어 디렉터는 TCE 용량 설정에서 중요한 것은 수용체 점유율이 아니라 T세포와 암세포 사이에 형성되는 삼중복합체라고 설명했다.
일반 항체는 표적을 얼마나 점유했는지가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TCE는 다르다. T세포의 CD3와 암세포의 HER2 같은 종양항원을 동시에 붙잡아 두 세포를 연결해야 약리활성을 낸다. 약물이 표적에 많이 붙는 것보다, T세포와 암세포를 실제로 마주 보게 만드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카피타노프 디렉터는 “TCE의 활성은 항체가 표적을 얼마나 많이 점유했느냐가 아니라, T세포와 암세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항체 농도와 약효가 항상 비례하지 않는다. 항체 농도가 높아지면 처음에는 삼중복합체 형성이 늘지만, 일정 지점 이후에는 오히려 줄어드는 후크 효과(hook effect)가 나타날 수 있다. 항체가 과도하면 CD3와 HER2를 각각 따로 점유해 두 세포를 잇는 가교(bridge) 형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MABEL 접근은 가장 민감한 시험관 내 세포독성 시험에서 나온 EC10~EC50 농도를 기준으로 시작용량을 보수적으로 산정한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TCE의 실제 작용기전인 세포 간 연결과 종양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그 결과, 사람에서 약리활성이 낮은 용량으로 출발해 여러 단계의 용량증량을 거쳐야 할 수 있다. 기존 승인 TCE에서도 시작용량과 승인 또는 임상 용량 사이에 수백~수천 배 차이가 나타났다.
서타라는 CT-P72의 시작용량을 산정하기 위해 CD3·HER2 발현 데이터, 시험관 내 결합력·세포독성 데이터, 시노몰구스 원숭이 약동학 자료를 QSP 모델에 반영했다. 이를 통해 CT-P72가 어느 용량에서 T세포와 암세포 사이에 약리적으로 의미 있는 삼중복합체를 형성하는지 예측했다.
이 차이가 1000배 이상의 격차로 이어졌다. 카피타노프 디렉터는 CT-P72에서 표준 MABEL 방식으로 산정한 용량은 EC50 기준에서도 QSP 기반 시작용량보다 약 1000배 낮았고, EC10 기준으로는 차이가 9200배까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즉, QSP는 단순히 더 높은 용량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MABEL 방식이 놓칠 수 있는 TCE의 실제 약리활성 기준을 반영해 시작용량을 다시 계산한 것이다.
그는 “QSP 모델은 강한 약리학적·기전적 근거를 갖고 있으며 미국 FDA의 항암제 용량 최적화 기조인 Project Optimus 방향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Project Optimus는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최대내약용량 중심의 용량 설정 관행을 바꾸고, 안전성·약동학·약력학·노출-반응 자료를 종합해 적정 용량을 조기에 찾도록 유도하는 FDA의 용량 최적화 이니셔티브다.
카피타노프 디렉터는 “QSP는 높은 용량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아니라, 약리적으로 의미 있는 시작점을 찾는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 인기기사 | 더보기 + |
| 1 | 셀트리온 다중항체 신약 CT-P72, 'QSP'로 임상 시작용량 전략 세웠다 |
| 2 | 압타바이오 이수진 대표 “BIO USA는 기술수출 전초전…임상 데이터 확보 본격화” |
| 3 | FDA "데이터 한 번 만들면 여러 신약 활용"…CGT 개발 패러다임 바뀐다 |
| 4 |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건설 완료-사용승인 획득 |
| 5 | 이노퓨틱스, 파킨슨병 유전자치료제 국가신약사업 과제 선정 쾌거 |
| 6 | 라메디텍, '핸디레이-글루' 론칭 ..'바늘 없는 당뇨 혈당측정' 개막 |
| 7 | “세계 기준 맞춘 임상 설계 배운다”…식약처, ICH 최신 가이드라인 교육 가동 |
| 8 | 현대바이오 '제프티',숙주세포 표적 기전 난제 '유전독성'..GLP시험 안전성 입증 |
| 9 | 이노보테라퓨틱스, 흉터 치료제 'INV-001' 국내 임상 3상 승인 |
| 10 | 일양약품'원비-디' 완제품 중국 수출 본격 재개 |
| 인터뷰 | 더보기 + |
| PEOPLE | 더보기 + |
| 컬쳐/클래시그널 | 더보기 + |


정량 시스템 약리학(QSP)이 복잡한 항암제 임상 시작용량을 정하는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셀트리온 다중항체 신약후보 ‘CT-P72(ABP-102)’가 QSP를 통해 기존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고, 임상에서 의미 있는 시작용량을 찾은 사례로 제시됐다.
셀트리온 김종인 신약개발 담당장은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엠갤러리에서 열린 서타라(Certara) ‘Certainty Korea 2026’ 세미나에서 ‘혁신적 이중항체 중개연구: CT-P72(TCE) QSP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임상에 들어갈 때 용량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핵심 고민이었다”며 “T세포 인게이저라는 특성 때문에 독성시험의 무관찰유해영향수준만으로 임상 용량에 접근하기에는 제한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QSP를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시작용량을 가져갈 수 있고, 이는 회사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장점이 있다”며 “궁극적으로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에게도 더 윤리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량 시스템 약리학(quantitative systems pharmacology, QSP)은 약물, 표적, 세포, 조직, 질환 생물학 사이의 상호작용을 수학적 모델로 연결해 약리 반응을 예측하는 접근이다. 쉽게 말해, 후보물질이 몸 안에서 어떤 표적과 얼마나 결합하고, 그 결합이 세포 반응과 임상 용량으로 어떻게 이어질지를 계산해 개발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방법이다.
HER2 TCE, 남은 미충족 수요를 겨냥하다
CT-P72는 셀트리온이 미국 바이오텍 에이비프로(Abpro Holdings)와 공동 개발 중인 HER2×CD3 표적 T세포 인게이저(T-cell engager, TCE) 기반 다중항체 면역항암제다. HER2를 발현하는 암세포와 T세포 표면 CD3를 동시에 연결해 T세포가 암세포를 사멸하도록 유도한다.
CT-P72는 2025년 12월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 승인을 받았고,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HER2는 유방암, 위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활용돼 온 대표적 항암 표적이다. 그러나 HER2 표적 치료제가 이미 존재한다고 해서 미충족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HER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가 여러 고형암으로 승인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발표자료 기준 이상반응에 따른 투여 일시중단 약 39%, 용량 감량 약 23%, 치료 중단 약 16%가 보고됐다. 치료 중단 중 약 8%는 간질성 폐질환·폐렴과 관련됐다. 비유방암 암종에서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10개월 미만으로 제시됐다.
이 때문에 엔허투 불내약 또는 치료 후 진행 환자, 유방암 외 HER2 양성 암종에서는 후속 치료 전략에 대한 수요가 남아 있다. CT-P72는 이 영역을 겨냥한 차세대 HER2 표적 면역항암제다.
독성 낮추고 활성을 남기는 설계
TCE는 암세포와 T세포를 인위적으로 연결해 면역세포 활성을 유도하는 만큼 사이토카인 방출증후군(CRS) 같은 면역 독성 위험을 함께 안고 간다.
셀트리온은 CT-P72 설계에서 HER2 결합력과 CD3 결합력을 모두 낮췄다. HER2 결합력 감소는 HER2를 낮게 발현하는 정상세포에서 표적 발현 정상조직 독성(on-target off-tumor toxicity) 반응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CD3 결합력 감소와 Fc 기능 제거(Fc silencing)는 과도한 T세포 활성과 CRS 위험을 낮추기 위한 장치다. 대신 2+2 ‘TetraBi’ 구조를 적용해 HER2에 이가적으로 결합하도록 했다. 결합력은 낮추되 결합 수를 늘려 다중결합력(avidity)을 보완하는 접근이다.
다시 말해, CT-P72는 HER2와 CD3에 대한 결합 강도를 낮춰 독성 가능성을 줄이면서, 2+2 구조를 통해 암세포 표면에서는 충분한 결합력을 확보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김 담당장은 “HER2와 CD3 결합력을 낮춰 독성을 줄이고, 2+2 구조를 통해 충분한 활성을 유지하는 것이 개발 콘셉트였다”며 “궁극적으로 치료지수를 넓히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MABEL 한계를 보완한 QSP
그렇다면 QSP는 CT-P72 개발에서 어떤 지점에 도움을 줬을까.
이번 발표의 초점은 전임상 효능보다 임상 시작용량 설정이었다. 첫 인체 투여 연구에서 시작용량은 안전성을 우선해 낮게 잡는 경우가 많다. 특히 TCE처럼 면역세포를 직접 활성화하는 약물은 ‘최소예상생물학적효과수준(minimal anticipated biological effect level, MABEL)’을 중요한 기준으로 검토한다.
문제는 지나치게 낮은 시작용량이 임상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늘리고, 환자를 비효율적 용량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김 담당장은 “T세포 인게이저는 작용제적 특성이 있어 독성시험의 무관찰유해영향수준(no observed adverse effect level, NOAEL)만으로 임상 용량에 접근하기에는 제한이 있었다”며 “두 개 표적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수용체 점유율 기반 접근도 적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노몰구스 원숭이 독성시험에서는 20, 40, 80mg/kg을 주 2회 4주간 총 8회 투여했다. 발표 기준 CT-P72의 NOAEL은 최고용량인 80mg/kg으로 결정됐고, 반감기는 1.0~1.7일이었다. 발열은 관찰되지 않았다. MCP-1 등 케모카인과 IL-6, IL-10 등 사이토카인, CD69 양성 T세포 증가는 일시적으로 나타난 뒤 회복됐다.
QSP는 이 지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CT-P72 사례에서는 T세포 표면 CD3, 종양세포 HER2, TCE가 형성하는 삼중복합체(trimer)를 모델링해 약리활성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활용됐다.
김 담당장은 “QSP는 표적세포, 효과기 T세포, T세포 인게이저가 만드는 삼중복합체 형성을 고려해 활성을 예측할 수 있다”며 “시험관 내 활성과 실제 환자 종양 환경의 차이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CT-P72에서 QSP 기반 접근이 표준 MABEL 대비 1000배 이상 높은 시작용량 검토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CT-P72 시작용량, 왜 ‘삼중복합체’가 기준이 됐나
김 담당장이 언급한 1000배 이상의 시작용량 차이는 TCE의 작용기전과 맞닿아 있다.
조지 카피타노프(Georgi Kapitanov) 서타라 응용 바이오시뮬레이션 시니어 디렉터는 TCE 용량 설정에서 중요한 것은 수용체 점유율이 아니라 T세포와 암세포 사이에 형성되는 삼중복합체라고 설명했다.
일반 항체는 표적을 얼마나 점유했는지가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TCE는 다르다. T세포의 CD3와 암세포의 HER2 같은 종양항원을 동시에 붙잡아 두 세포를 연결해야 약리활성을 낸다. 약물이 표적에 많이 붙는 것보다, T세포와 암세포를 실제로 마주 보게 만드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카피타노프 디렉터는 “TCE의 활성은 항체가 표적을 얼마나 많이 점유했느냐가 아니라, T세포와 암세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항체 농도와 약효가 항상 비례하지 않는다. 항체 농도가 높아지면 처음에는 삼중복합체 형성이 늘지만, 일정 지점 이후에는 오히려 줄어드는 후크 효과(hook effect)가 나타날 수 있다. 항체가 과도하면 CD3와 HER2를 각각 따로 점유해 두 세포를 잇는 가교(bridge) 형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MABEL 접근은 가장 민감한 시험관 내 세포독성 시험에서 나온 EC10~EC50 농도를 기준으로 시작용량을 보수적으로 산정한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TCE의 실제 작용기전인 세포 간 연결과 종양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그 결과, 사람에서 약리활성이 낮은 용량으로 출발해 여러 단계의 용량증량을 거쳐야 할 수 있다. 기존 승인 TCE에서도 시작용량과 승인 또는 임상 용량 사이에 수백~수천 배 차이가 나타났다.
서타라는 CT-P72의 시작용량을 산정하기 위해 CD3·HER2 발현 데이터, 시험관 내 결합력·세포독성 데이터, 시노몰구스 원숭이 약동학 자료를 QSP 모델에 반영했다. 이를 통해 CT-P72가 어느 용량에서 T세포와 암세포 사이에 약리적으로 의미 있는 삼중복합체를 형성하는지 예측했다.
이 차이가 1000배 이상의 격차로 이어졌다. 카피타노프 디렉터는 CT-P72에서 표준 MABEL 방식으로 산정한 용량은 EC50 기준에서도 QSP 기반 시작용량보다 약 1000배 낮았고, EC10 기준으로는 차이가 9200배까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즉, QSP는 단순히 더 높은 용량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MABEL 방식이 놓칠 수 있는 TCE의 실제 약리활성 기준을 반영해 시작용량을 다시 계산한 것이다.
그는 “QSP 모델은 강한 약리학적·기전적 근거를 갖고 있으며 미국 FDA의 항암제 용량 최적화 기조인 Project Optimus 방향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Project Optimus는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최대내약용량 중심의 용량 설정 관행을 바꾸고, 안전성·약동학·약력학·노출-반응 자료를 종합해 적정 용량을 조기에 찾도록 유도하는 FDA의 용량 최적화 이니셔티브다.
카피타노프 디렉터는 “QSP는 높은 용량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아니라, 약리적으로 의미 있는 시작점을 찾는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