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정부는 제네릭 접근성저해 조항 철회해야"
국경없는의사회, RCEP협상에서 적정가 의약품 전세계 접근성 강조
입력 2017.10.20 11:33 수정 2017.10.2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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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는 인천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20차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협상과 관련해 적정 가격 복제약의 전 세계 접근성을 저해할 조항들을 철회해 줄 것을 한국과 일본 정부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RCEP는 아세안(ASEAN) 10개국과 그들의 자유 무역 협력국인 한국, 일본, 중국, 인도, 호주, 뉴질랜드의 협상가들은 17-28일 인천에서 20차 RCEP 협상을 진행한다. RCEP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에 영향을 미치는 다자간 무역 협상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한국과 일본 정부는 제약회사들의 지적재산권 보호 확대를 통해 각 기업의 영향력을 연장하는 조항을 RCEP에 포함시키고자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는 복제약을 통한 시장 경쟁 및 무역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조항은 WTO TRIPS의 요구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TRIPS플러스'라고 불리며, 약품 및 백신의 특허 기간을 연장하고 각국의 의약품 규제 체계 속에서 새로운 독점 행태(데이터 독점)를 견고히 하겠다는 의미라는 것.

국경없는의사회는 또 '개발도상국의 약국'이라고 알려진 인도와 같은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며, 결국 이는 타 제조사들의 시장 진입을 지연시켜 가격 인하를 막고, 전세계 사람들이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의약품과 백신을 고가에 구입하도록 만든다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사무초장 티에리 코펜스는 "지적재산권과 공중보건 사이의 균형은 무너진 듯하다"며 "부적합한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느라 양질의 적정 가격 신약 개발 및 도입이 막히고 있다. 이는 국경없는의사회 등 전 세계 인도주의 단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한국 환자들이 적정 가격의 의약품을 제때 구할 수도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세계적인 제약회사에서 보유한 특허 및 지적재산권은 한국 제조업자들에게도 장애물이 된다"며 "한국의 약 제조업자들은 백신 등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개발하는 선구자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각 정부에 약을 제공할 수 없게 되는 셈으로, 무너진 균형의 여파로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은 우리 환자들뿐만 아니라 고공행진 하는 독점 가격 속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 고군분투하는 의료 시스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한국과 인도에서 승인을 받은 에버그리닝 특허들로 인해 감염성 폐렴구균 질환으로 인한 부담을 해소하는 데 필요한 더 저렴한 PCV(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출시를 막고 있다. 폐렴구균 박테리아는 아동에게 폐렴을 일으키는 주요인 중 하나로, 해마다 약 1백만 명의 아동들이 이 병으로 목숨을 잃는다.

화이자는 PCV 개발 및 경쟁을 제한하는 이른바 특허 티켓을 형성해 왔다. 화이자(구 와이어스/Wyeth)는 보다 저렴한 버전의 PCV 개발에 장벽을 세우기 위해 한국과 인도에 특허를 신청해 이를 승인 받았다. 이 특허 에버그리닝을 위해 기존 7가 폐렴구균 단백결합백신에 단지 몇몇 혈청형을 추가했을 뿐인데, 사실 이는 앞으로도 수년간 화이자의 독점을 고수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와 백신 제조회사들은 화이자 특허에 이의를 제기하고 이를 파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 동아시아 총괄 책임자 브라이언 데이비스(Brian Davies)는 "지적재산권을 연장하는 것이 전세계적인 의약품 혁신 및 접근성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이제 각 정부는 공중보건과 기업의 이익 사이의 올바른 균형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고, 자유 무역 협상으로 의약품 독점을 강화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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