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제한 반대 청원 5만 명 돌파…국회 복지위 회부
원산협 "시행규칙안 그대로면 이용자 3명 중 2명 이용 제한 우려"
초진 처방 7일·지역 제한에 반발…실제 이용 행태 반영한 재검토 촉구
입력 2026.11.0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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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10시 기준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 캡쳐 화면.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앞두고 정부가 마련한 시행규칙안에 반대하는 국민동의청원이 5만 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됐다.

원격의료 산업계는 초진 환자의 처방일수와 진료 가능 지역을 제한하는 현행 시행규칙안이 실제 이용자의 의료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공동회장 이슬·선재원, 이하 원산협)는 지난 10월 1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국민이 6년간 1600만 번 이용해 온 비대면 진료의 지속적인 이용 보장 요청에 관한 청원'이 공개 22일 만인 11월 4일 오후 2시 기준 동의자 5만 명을 넘어섰다고 5일 밝혔다.

해당 청원은 공개 후 30일 이내 5만 명 동의 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돼 심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원산협은 오는 12월 24일 개정 의료법 시행을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시행규칙안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기존 비대면진료 이용자 3명 중 2명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초진 환자의 처방일수 제한과 진료 가능 지역이다.

원산협이 설명한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동일 의료기관에서 최근 6개월 이내 동일 증상으로 대면진료를 받은 이력이 없는 환자는 초진으로 분류돼 처방일수가 7일 이내로 제한된다.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도 원칙적으로 주민등록상 주소지 또는 증빙을 통해 인정받은 실거주지와 같은 시·도에 소재한 의원으로 제한된다.

원산협은 이 같은 기준이 만성질환자의 지속적인 약물치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간 같은 약을 복용해 온 환자라도 해당 의료기관에서 최근 6개월 이내 대면진료를 받은 이력이 없다면 초진으로 분류돼 처방일수 제한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이용 행태와의 차이도 문제로 제기했다.

원산협이 인용한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경험자 2066명 중 67.6%는 평소 다니던 병원이 아닌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이유는 기존에 다니던 의료기관이 비대면진료를 제공하지 않거나 플랫폼에 등록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청구자료상 비대면진료 초진 비중도 2023년 9월 3%에서 2025년 10월 39%로 증가한 것으로 제시됐다.

처방일수 제한에 따른 만성질환자의 불편도 우려했다.

원산협이 제시한 자료에서 비대면진료 평균 처방일수는 33.7일이며, 전체 처방의 46.3%가 30일 이상이었다. 질환별 30일 이상 처방 비율은 고지혈증 94.1%, 고혈압 92.2%, 당뇨병 80.4%로 나타났다.

원산협은 초진 처방일수가 7일로 제한되면 기존에 월 1회 진료로 약을 처방받던 만성질환자가 동일한 약을 받기 위해 여러 차례 진료와 약국 방문을 반복해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진찰료와 조제료 등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진료 가능 지역을 주소지와 같은 시·도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원산협에 따르면 비대면진료를 실시하는 의료기관은 전체의 5~10% 수준으로, 지역과 진료과목에 따라 분포가 고르지 않다. 이 때문에 거주 지역 내 이용 가능한 의료기관이 부족한 환자는 비대면진료 접근성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야간과 휴일에는 진료 가능한 의료기관이 줄어드는 만큼 지역 제한이 의료취약지 주민의 이용 불편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산협은 처방일수를 일률적으로 7일로 제한해야 할 구체적인 안전성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를 인용해 2020년부터 2022년 11월까지 보고된 환자안전사고 2만6503건 가운데 비대면진료 관련 사고는 5건이었으며, 모두 처방 누락 등 경미한 사례였다고 설명했다.

선재원 원산협 공동회장은 "처방일수는 의사의 전문적 판단과 개별 환자의 기록, 실제 의료 수요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는 게 원산협의 입장"이라며 "비대면 환경에서 처음 진료를 받는 병원에 직접 내원한 적이 없다는 이유로 처방을 7일로 묶고 지역까지 제한하면 사실상 비대면진료 이용이 매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5만 명이 청원에 동의했다는 점은 직역단체 의견뿐만 아니라 비대면진료를 실제 이용하는 환자의 이용 행태를 반영해 달라는 국민적 요구"라며 "정부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하위법령을 수정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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