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실패를 두려워 않는 바이오텍 생존법 ‘헌트-FcRn과 이뮤노반트’
바이오스펙테이터가 출간한 김성민 수석기자의 신간 ‘헌트-FcRn과 이뮤노반트’.©바이오스펙테이터신약개발을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는 ‘사냥’에 빗대어 바이오텍의 도전과 전략적 판단을 조명한 신간이 출간됐다. 과학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빠르게 검증하며, 실패하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는 신약개발의 본질을 실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풀어냈다.바이오스펙테이터는 김성민 수석기자가 집필한 신간 ‘헌트-FcRn과 이뮤노반트’를 지난 9월 30일 출간했다. 이 책은 미국 바이오텍 로이반트(Roivant)와 이뮤노반트(Immunovant), 국내 한올바이오파마의 신생아 Fc 수용체(FcRn) 표적 신약개발 과정을 중심으로 신약개발 산업의 성공 조건과 위험을 분석한다.시장이 주목하지 않은 FcRn…5억 달러 기술이전으로 이어진 선택책의 출발점은 2014년 미국에서 로이반트를 창업한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다. 투자업계에서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평가하던 그는 제약·바이오산업이 유행하는 연구 분야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장기적인 혁신보다 단기적인 투자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에 문제의식을 가졌다.라마스와미가 선택한 전략은 시장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지만 과학적 가치가 충분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해 개발 속도와 투자 효율을 높이는 것이었다. 로이반트는 2017년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하던 FcRn 표적 항체에 주목해 약 5억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3000만 달러였다.이후 2018년 이뮤노반트를 설립하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당시 한올바이오파마는 항체 신약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경험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기존 산업계가 상대적으로 주목하지 않았던 FcRn이라는 표적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다.FcRn은 면역글로불린 G(IgG)가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재활용되도록 돕는 수용체다. 하지만 일부 자가면역질환에서는 IgG 자가항체가 정상 조직을 공격해 질환을 유발한다. FcRn의 IgG 재활용 기능을 차단하면 병원성 IgG의 분해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주목받았다.책은 이 같은 과학적 배경과 함께 한올바이오파마의 초기 연구개발, 기술 확보, 로이반트와의 협력, 이뮤노반트의 임상개발과 경쟁 구도 등을 추적한다. 특히 연구개발 경험이나 기존 산업의 유행보다 중요한 것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기회를 판단하고, 실패 가능성이 확인되면 신속하게 전략을 수정하는 능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실패를 빠르게 판단하고 다시 도전하는 '전략적 사냥꾼'김 기자는 책에서 “이 책은 신약개발 바이오텍과 제약기업, 투자자들이 어떻게 하면 ‘실패를 전제로 하는 사냥’에 다시 나서는 ‘전략적인 사냥꾼’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한다.또한 신약개발은 예측 가능한 작은 성과를 반복적으로 거두는 농사가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 유망한 표적과 후보물질을 찾아내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사냥에 가깝다고 바라본다. 모든 시도가 성공할 수는 없지만, 실패를 빠르게 판단하고 다음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책은 ‘실패로 부유해지는 사냥 이야기’를 시작으로 ‘브램벨 리셉터’, ‘보이 스카우트’, ‘첫 번째 사냥’, ‘FcRn’, ‘두 번째 사냥’, ‘난투 그리고 함정’, ‘세 번째 사냥’, ‘당신의 마지막 사냥은 언제입니까’ 등 총 9개 장으로 구성됐다. 부록에서는 FcRn 표적 신약개발을 둘러싼 추가적인 이야기도 다룬다.저자 김성민 기자는 ‘아웃포스트: 누가 한국에서 신약을 만들고 있는가’, ‘좋은 바이오텍에서 위대한 바이오텍으로’, ‘키트루다 스토리’ 등 신약개발 산업을 다룬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헌트-FcRn과 이뮤노반트’는 신약개발의 과학적 가능성과 투자 판단, 기업의 전략적 선택이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보여준다. 나아가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신약개발 산업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선택하고, 언제 지속하거나 중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026-10-09 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