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버섯을 복용하는 환자
“약사님,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 (Amanita Muscularia)라는 버섯 들어보셨어요?”
“네?”
“야생버섯인데 이것을 캡슐로 만든 것이 있어요. 제가 가끔 만나는 주술가(샤만)가 줘서 복용하는데 아주 좋아요. 기분이 편안해지고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약사님도 한 번 써 보세요.”
LB는 원격혈압 측정기를 이용한 임상시험에 참가한 60대초반의 환자다. 그는 나와 오늘 처음 만나는 것임에도 – 그것도 전화로 -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나에게 이 야생버섯을 권유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는 빨간색 바탕에 흰점들로 이루어진 갓을 가진 화려하게 생긴 버섯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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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화려한 버섯들은 독버섯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버섯이다. 이같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는 마법의 버섯 (magic mushroom)이라고 불리면서 최근 인기를 크게 얻고 있는 것 같다. 구글 검색 자료에 의하면 2023년에 이 버섯을 검색어로 사용한 빈도가 2022년에 비해 114 퍼센트나 증가했다고 하니 말이다.
이와같이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환각작용 때문이다. 이 버섯의 머스시몰 (muscimol)과 이보테닉 산 (ibotenic acid) 성분은 시각과 청각을 예민하게 만들고 색깔이 이상하게 보이게 하며 무중력 상태에 있는 느낌을 만드는 등의 환각작용을 일으킨다. 즉, 현실세계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니 마법의 버섯이라고 불리는 것 같다.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가 가진 환각작용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이용되어 왔다. 특히, 북극에 사는 원주민들이 겨울 동지를 기념하는 의식을 열때 주술가들이 이 버섯을 점술에 써 왔다고 한다. 버섯의 환각작용을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 버섯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산타 클로스 (Santa Claus) 이야기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환각작용을 일으켜서 주술 의식에 사용해 왔던 버섯과 성탄절에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다니며 전세계의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인 산타클로스. 둘은 과연 어떤 관계가 있을까? 먼저, 산타가 입는 옷의 색깔 - 빨간색과 하얀색 - 과 버섯의 색깔이 동일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옷은 산타를 마케팅에 사용하기 위해 코카콜라 회사가 1931년에 이 버섯의 색깔을 참고하여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이다 (마케팅 포인트인 쾌활하며 장난을 잘 치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산타 클로스의 이미지에 맞는 색깔). 또, 산타가 굴뚝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방법도 북극의 샤만들이 텐트의 지붕을 통해 내려와 원주민들에게 점을 알려준 것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썰매를 끄는 순록들도 이 버섯과 관련이 있다. 사람들이 이 버섯을 먹으면 이보테닉 산 때문에 독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순록들은 이를 독성이 덜한 머스시몰로 대사시켜 오줌으로 배출한다. 그래서, 샤만들은 노루에게 이 버섯을 먹인 다음 오줌을 받아서 이를 먹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독성을 줄여주었던 노루들이 선물을 전달하는 것으로 그 역할이 바뀌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직접 먹지 못하고 노루의 오줌을 받아 먹어야 할 정도로 독성이 강한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를 LB의 사례에서 보듯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버섯을 함유한 젤리제품 (gummies)을 인지기능 향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마케팅하여 인터넷과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이를 복용한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한 사례가 늘자 2024년 12월, 미국 식의약청은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나 그 성분을 이용한 상품을 만들지 못하도록 경고하는 서한을 식품제조업체에 보냈다.
“LB님,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 버섯은 치명적일 수 있어요.”
“캡슐에 들은 양이 적어서 괜찮아요. 제가 요즈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요. 제가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이 버섯이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되요.”
“LB님의 상황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약사로서 독성이 우려되는 그 버섯을 계속 쓰시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버섯은 혈압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지금까지 보고에 따르면 이 버섯은 혈압을 크게 올릴 수도 있고 크게 떨어뜨릴 수도 있는 등 예측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원격혈압측정기 기록을 보니 LB님의 혈압은 매우 높습니다. 수축기 혈압이 최고 190까지 올라가는 등 항상 160이상이었고, 이완기 혈압도 100에서 120 사이로 목표치인 130/80 미만보다 훨씬 높았어요. 스트레스가 혈압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LB님은 벌써 혈압약을 두 종류나 복용하고 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혈압이 높은 데에는 그 버섯이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알았어요. 복용횟수를 줄여 주말에만 써 볼께요.”
“고맙습니다. 복용횟수를 줄였음에도 혈압이 계속 높으면 아예 끊는 것을 진지하게 상의해 봅시다.”
이후 2주동안 LB의 혈압은 그 높은 수준이 계속 유지되었다. 재진 때 그는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 버섯을 끊기로 결심했다. 나는 그의 혈압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고혈압약을 하나 더 추가하는 등 그의 혈압약을 조정하였다. 이후, 그의 혈압은 목표치에 도달하여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처럼 식용버섯이 아닌 것들은 혈압을 올리는 등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그래서,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버섯은 피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필자소개> 신재규 교수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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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버섯을 복용하는 환자
“약사님,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 (Amanita Muscularia)라는 버섯 들어보셨어요?”
“네?”
“야생버섯인데 이것을 캡슐로 만든 것이 있어요. 제가 가끔 만나는 주술가(샤만)가 줘서 복용하는데 아주 좋아요. 기분이 편안해지고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약사님도 한 번 써 보세요.”
LB는 원격혈압 측정기를 이용한 임상시험에 참가한 60대초반의 환자다. 그는 나와 오늘 처음 만나는 것임에도 – 그것도 전화로 -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나에게 이 야생버섯을 권유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는 빨간색 바탕에 흰점들로 이루어진 갓을 가진 화려하게 생긴 버섯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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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화려한 버섯들은 독버섯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버섯이다. 이같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는 마법의 버섯 (magic mushroom)이라고 불리면서 최근 인기를 크게 얻고 있는 것 같다. 구글 검색 자료에 의하면 2023년에 이 버섯을 검색어로 사용한 빈도가 2022년에 비해 114 퍼센트나 증가했다고 하니 말이다.
이와같이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환각작용 때문이다. 이 버섯의 머스시몰 (muscimol)과 이보테닉 산 (ibotenic acid) 성분은 시각과 청각을 예민하게 만들고 색깔이 이상하게 보이게 하며 무중력 상태에 있는 느낌을 만드는 등의 환각작용을 일으킨다. 즉, 현실세계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니 마법의 버섯이라고 불리는 것 같다.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가 가진 환각작용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이용되어 왔다. 특히, 북극에 사는 원주민들이 겨울 동지를 기념하는 의식을 열때 주술가들이 이 버섯을 점술에 써 왔다고 한다. 버섯의 환각작용을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 버섯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산타 클로스 (Santa Claus) 이야기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환각작용을 일으켜서 주술 의식에 사용해 왔던 버섯과 성탄절에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다니며 전세계의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인 산타클로스. 둘은 과연 어떤 관계가 있을까? 먼저, 산타가 입는 옷의 색깔 - 빨간색과 하얀색 - 과 버섯의 색깔이 동일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옷은 산타를 마케팅에 사용하기 위해 코카콜라 회사가 1931년에 이 버섯의 색깔을 참고하여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이다 (마케팅 포인트인 쾌활하며 장난을 잘 치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산타 클로스의 이미지에 맞는 색깔). 또, 산타가 굴뚝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방법도 북극의 샤만들이 텐트의 지붕을 통해 내려와 원주민들에게 점을 알려준 것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썰매를 끄는 순록들도 이 버섯과 관련이 있다. 사람들이 이 버섯을 먹으면 이보테닉 산 때문에 독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순록들은 이를 독성이 덜한 머스시몰로 대사시켜 오줌으로 배출한다. 그래서, 샤만들은 노루에게 이 버섯을 먹인 다음 오줌을 받아서 이를 먹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독성을 줄여주었던 노루들이 선물을 전달하는 것으로 그 역할이 바뀌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직접 먹지 못하고 노루의 오줌을 받아 먹어야 할 정도로 독성이 강한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를 LB의 사례에서 보듯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버섯을 함유한 젤리제품 (gummies)을 인지기능 향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마케팅하여 인터넷과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이를 복용한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한 사례가 늘자 2024년 12월, 미국 식의약청은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나 그 성분을 이용한 상품을 만들지 못하도록 경고하는 서한을 식품제조업체에 보냈다.
“LB님,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 버섯은 치명적일 수 있어요.”
“캡슐에 들은 양이 적어서 괜찮아요. 제가 요즈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요. 제가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이 버섯이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되요.”
“LB님의 상황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약사로서 독성이 우려되는 그 버섯을 계속 쓰시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버섯은 혈압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지금까지 보고에 따르면 이 버섯은 혈압을 크게 올릴 수도 있고 크게 떨어뜨릴 수도 있는 등 예측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원격혈압측정기 기록을 보니 LB님의 혈압은 매우 높습니다. 수축기 혈압이 최고 190까지 올라가는 등 항상 160이상이었고, 이완기 혈압도 100에서 120 사이로 목표치인 130/80 미만보다 훨씬 높았어요. 스트레스가 혈압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LB님은 벌써 혈압약을 두 종류나 복용하고 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혈압이 높은 데에는 그 버섯이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알았어요. 복용횟수를 줄여 주말에만 써 볼께요.”
“고맙습니다. 복용횟수를 줄였음에도 혈압이 계속 높으면 아예 끊는 것을 진지하게 상의해 봅시다.”
이후 2주동안 LB의 혈압은 그 높은 수준이 계속 유지되었다. 재진 때 그는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 버섯을 끊기로 결심했다. 나는 그의 혈압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고혈압약을 하나 더 추가하는 등 그의 혈압약을 조정하였다. 이후, 그의 혈압은 목표치에 도달하여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아마니타 머스큘라리아처럼 식용버섯이 아닌 것들은 혈압을 올리는 등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그래서,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버섯은 피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필자소개> 신재규 교수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