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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돌단풍(Aceriphyllum rossii)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입력 2018-01-24 09:38 수정 최종수정 2018-01-2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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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맑은 물이 흐르는 산 계곡의 바위틈에 자라는 식물 중에 돌단풍이라는 식물이 있다. 강원도와 중부 이북 지역의 산에 주로 분포해서 산에 가야 볼 수 있었지만 근래는 식물원이나 공원 같은 곳에 조성된 개울가에도 관상용으로 많이 심어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돌단풍은 야생에서처럼 반드시 개울가에서만 자라는 것은 아니고 적응성이 좋아 평지 마른 땅에서도 잘 자란다. 하지만 돌단풍은 예외적인 경우이고 대부분의 야생화는 자생지를 옮기면 적응하지 못하고 말라죽는다.

산에서 가져온 야생화를 정원이나 화분에 심어놓으면 십중팔구 말라죽는 경험을 많은 사람이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야생화는 자연 상태에서 자신이 뿌리박고 자라던 환경이 바뀌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말라죽게 된다.

돌단풍은 범위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5월에 흰 바탕에 옅은 분홍색이 감도는 자잘한 꽃을 피운다. 바위틈 사이에 뿌리를 내린 관계를 뿌리줄기가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른 봄 뿌리에서 여러 개의 새순이 돋아나며 처음은 붉은 색을 띄고 있지만 자라면서 녹색으로 변한다.

새순은 기다란 잎줄기와 어린이 손바닥 크기로 자라고 단풍나무 잎처럼 5-7 갈래로 갈라진다. 뿌리에서 돋아난 꽃줄기는 30 센티미터 정도 높이로 곧게 자라고 잎을 갖고 있지 않다. 끝 부분이 몇 가닥으로 갈라지고 5월경에 줄기 끝에 자잘한 옅은 분홍색을 띈 흰 꽃들이 모여서 핀다.

꽃 전체의 모습은 고깔 모양이다. 작은 꽃을 관찰해보면 꽃받침 6개, 꽃잎 5-6개, 수술 6개, 암술은 1개이고 암술대는 2개이다. 꽃받침이 꽃잎보다 길고 수술은 꽃잎보다 약간 짧지만 꽃이 필 무렵 꽃받침과 꽃잎은 뒤로 젖혀진다. 여름이 시작되면 열매가 익기 시작하고 계란 모양을 한 열매가 충분히 익으면 스스로 벌어져 좁쌀만 한 씨앗을 사방에 퍼뜨린다.

나무 잎은 가을에 단풍이 들지만 풀(초본식물)들은 가을까지 기다릴 수 없다. 대부분의 풀들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나면 가을이 되기 전에 잎을 비롯해서 식물전체가 말라버리므로 풀잎단풍은 보기 드물다. 돌단풍은 초본식물 중에서도 예외적으로 가을까지 잎이 남아 있다가 붉게 물들기 때문에 예뿐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돌단풍은 꽃이 피기 전 어린잎과 꽃줄기를 데쳐서 나물로 먹거나 생으로 먹을 수 있다.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옛 문헌에 돌단풍이 민간약이나 한방약으로 쓰인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돌단풍 잎 추출물에서 항산화작용과 피부노화억제 효능으로 주름살방지 효과가 있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돌단풍의 이름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돌 + 단풍 즉 바위틈에 자라는데다 잎의 모양이 단풍잎을 닮았기 때문일 거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잎은 가을에 실제로 단풍이 들기도 한다. 바위틈에 자라는 나리꽃 같다고 해서 ‘돌나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속명 아세리필럼(aceriphyllum)은 라틴어로 ‘단풍나무’인 ‘아서’(acer)와 ’잎’ 이라는 뜻의 필루스(phyllus)의 합성어로 ‘단풍잎’이라는 뜻이다.

강원도 동강은 동강할미꽃의 자생지로 유명 하다. 강 양쪽의 산이 깎아지른 듯 절벽을 이루고 있고 절벽에 동강할미꽃이 만개하는 이른 봄에 가 보면 강물과 어울려 절경을 이루고 있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동강의 할미꽃이 시들 무렵 돌단풍이 뒤를 이어 하얀 꽃으로 장식한다.

신선은 먹지 않아도 늙지 않고 수 백 년을 산다고 했다. 모든 식물이 좋아하는 비옥한 대지가 아니라 척박한 절벽에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저 꽃들은 신선임에 틀림없지 않겠는가. 동강할미꽃이나 돌단풍은 연약한 풀에 지나지 않으나 험난한 자연환경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그 강인함에 한 번 더 경외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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