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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두메부추(Allium senescens)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 /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입력 2018-01-10 09:38 수정 최종수정 2018-01-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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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 /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 /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볼 수 있는 꽃 중에 두메부추가 있다. 원래 두메부추는 울릉도를 대표하는 식물 중의 하나지만 북부지방의 비교적 높은 산의 볕이 잘 드는 척박한 곳에도 잘 자라며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이다.

땅속에는 파뿌리와 비슷한 비늘줄기가 있고 부추 잎과 같은 가는 잎 여러 개가 뿌리에서 모여서 돋아난다. 뿌리에서 돋아난 꽃줄기가 30-50 센티미터 정도로 곧게 자라고 줄기 끝에 둥근 공 모양의 홍자색 꽃이 피는데 지역에 따라 꽃 색이 진하기도 하고 엷은 홍색을 나타내기도 한다.

꽃송이는 수많은 작은 꽃들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즉 꽃줄기 끝에는 20-30개 정도의 짧은 꽃줄기가 방사상으로 갈라지고 꽃줄기 끝마다 작은 꽃이 하나씩 달린다. 그래서 꽃송이 전체 모습은 파 꽃과 같은 둥근 꽃차레(산형화서)를 만들므로 둥글게 보인다. 작은 꽃은 꽃잎이 6개이고 수술 6개 그리고 암술은 하나이며 수술은 꽃 잎 밖으로 길게 뻗으며 꽃 밥은 자주색이다.

두메부추는 농가에서 재배하는 부추의 형제식물로서 산부추, 강부추, 산마늘, 산달래, 한라부추 등 유사 종이 많다. 특히 두메부추와 산부추를 혼동하기 쉬워서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자생지, 잎의 모양, 그리고 꽃의 생김새와 개화시기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두메부추의 잎은 두텁고 육질이 많은 반면 산부추의 잎은 굴기가 가늘다. 또한 산부추의 꽃송이는 작은 꽃의 수가 적어서 다소 엉성하게 보인다. 산마늘은 꽃 피는 시기가 5-7월로 빠르고 흰 꽃을 피운다. 하지만 부추의 종을 구별하기는 용이하지 않다.

부추 속 식물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잎을 잘라서 단면의 모양을 관찰해 보면 단면의 모양이 각각 다르다고 한다. 산부추는 단면이 삼각형, 강부추는 속이 빈 원형, 또는 어떤 부추는 반달형, 마름모 모양이라고 한다.

두메부추 식물명은 두메에 나는 부추라는 뜻일 거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높은 산골짜기에 자라는 부추라는 뜻이다. ‘두메’는 도시에서 멀리 덜어진 산골을 의미하지만 식물명에서는 보통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뜻한다.

속명 알리움(Allium)은 라틴어로 ‘마늘‘을 의미하지만 이 말은 ’피한다‘는 희랍어 알레오(aleo)에서 유래했다. 서양 사람들은 마늘냄새를 싫어해서 피한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비늘줄기를 비롯해서 식물 전체를 나물로 먹을 수 있는데 비늘줄기는 쪽파처럼 맵싸하면서 맛이 일품이다. 한방에서 두메부추뿐만 아니라 야생 부추 형제식물을 야산(野蒜)이라 하고 이뇨, 강장제로 사용했고 항균작용이 있어서 염증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두메부추에서 나는 양파냄새는 마늘냄새처럼 유황화합물 때문이다.

절에서는 육식을 금하고 채소와 나물로 식단을 차린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물 중에서도 계율로 정하여 금기시 하는 5 가지가 있는데 이것이 오신채(五辛菜)이다. 자극성이 있는 5 가지 채소류라는 뜻으로 파, 마늘, 달래, 무릇과 함께 부추가 해당된다.

이 식물들은 양기를 돋우고 정력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금욕해야하는 수도승에 적합지 않다하여 금기시 하는 것이다.

특히 부추는 정력과 관련된 이색적인 별명이 많다. 재미있는 것 중의 하나는 부추의 파옥초(破屋草)라는 별명이다. ‘파옥’이란 집이 무너진다는 의미이니 ‘집 무너뜨리는 풀’이라는 뜻이다. 부추가 양기를 북돋우는 최음효과가 강해서 부부가 밤낮 없이 집이 부서질 정도로 성 생활을 요란스럽게 하게 된다하여 생긴 별명이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부추를 정구지(精久持)라 하는데 부부간의 정을 오래 유지시켜 준다는 뜻이고 남자의 양기를 세우는 풀이라는 기양초(起陽草), 장복하면 오줌 줄기가 벽을 뚫는다는 파벽초(破壁草), 과부 집 담을 넘을 정도로 힘이 세 진다는 월담초(越담草) 등 다양하게 불린다. 불가에서 왜 오신채에 부추를 포함시켰는지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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