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 신약개발의 불확실성이 다시 정치권과 규제기관, 자본시장의 신뢰 문제로 번졌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이던 2021년 바이오기업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과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에 고발됐다.
김 후보자의 요청이 실제 심사 순서나 승인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후보자 측은 심사 기준 완화나 절차 생략을 요구한 사실이 없으며, 통상적인 고충민원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승원·김강립 전 식약처장 등 고발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4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김 후보자와 김강립 전 식약처장 등을 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전 시의원은 제넨셀 설립자 강모씨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이 늦어질 것을 우려해 양모씨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식약처 심사의 신속한 처리를 부탁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고발인이 제기한 의혹으로, 고발장에 적시된 혐의가 성립하는지는 수사기관에서 판단되지 않았다.
관련 판결문과 김 후보자 측 설명에 따르면 제넨셀은 2021년 9월 23일 담팔수 잎 추출물 기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의 국내 임상 2·3상 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식약처는 같은 달 30일 인도 임상시험 결과의 상세 근거자료 등 14개 항목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양씨는 10월 8일 김 후보자에게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김 후보자는 10월 12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과 관련 담당 부서를 언급하며 업무가 빠르게 처리될 수 있도록 살펴봐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제넨셀은 10월 18일 최종 보완자료를 제출했고, 식약처는 같은 달 26일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김 후보자가 메시지를 보낸 날로부터 14일 뒤다.
승인 7일 전 113억원 투자…후보자 측 “민원 전달”
세종메디칼은 임상시험계획 승인 7일 전인 10월 19일 강씨가 보유한 제넨셀 주식 66만주를 62억8980만원에 취득하고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약 113억원이었다.
투자 공시와 임상시험계획 승인의 시간적 선후관계는 확인된다. 그러나 해당 투자와 김 후보자의 요청, 식약처 승인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었다고 확인되거나 사법적으로 판단된 것은 아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해당 임상시험계획이 김 후보자의 연락으로 앞당겨졌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준비단에 따르면 제넨셀은 2021년 6월부터 식약처 사전상담제도를 통해 협의를 진행했고, 6월 23일에는 임상 관련 사전회의도 열었다. 당시 코로나19 치료제에는 보완자료 접수 후 15일 이내 처리를 기준으로 하는 신속심사 절차가 적용됐으며, 제넨셀의 임상시험계획도 해당 기간 안에 처리됐다는 설명이다.
김 후보자 측은 치료제 허가나 우선 심사, 심사 기준 완화 또는 절차 생략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국내 중소기업의 임상 절차가 부당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살펴봐 달라는 공익적 고충민원을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1심은 설립자 유죄 판단…김 후보자 영향 여부는 판단 안 해
서울서부지법은 2024년 12월 제넨셀 설립자 강씨의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약사법 위반 등 공소사실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1심 법원은 강씨가 임상시험계획 승인 과정에서 실제 실험 내용과 다르게 작성된 동물실험 자료를 제출하고, 햄스터 사망 등 불리한 결과가 자료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도록 해 식약처 담당자들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신속한 처리를 부탁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통화한 사실만으로 정식 심사 절차를 생략하거나 다른 업체보다 우선 검토해 달라는 청탁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김 후보자가 자료의 문제를 알고 있었는지, 김 후보자의 연락이 임상시험계획 승인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해당 판결의 판단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서부지검은 관련 수사 이후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는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으로 법원의 유죄 확정판결과는 구분된다. 김 후보자는 해당 처분이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세종메디칼 주가 급등락…임상 잠정 중단 보도
당시 주가 시세를 보면 임상시험계획 승인 사실이 알려진 2021년 10월 27일 세종메디칼 주가는 장 초반 전 거래일보다 15% 이상 상승했다가 하한가인 5300원으로 마감했다. 10월 25일 종가 7840원과 비교하면 29일 종가 4115원까지 4거래일 동안 47.5% 하락했다.
다만 주가 변동이 김 후보자의 요청이나 식약처 승인 과정에서 비롯됐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ES16001 임상도 계획이 조정됐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제넨셀이 당초 공개한 약 1100명 규모의 글로벌 임상 2·3상 계획은 이후 424명 대상 임상 2상으로 변경됐다. 실제 무작위배정된 환자는 100명으로 424명의 23.6%였다.
제넨셀은 2023년 5월 중간 통계분석과 임상 전략 수정을 이유로 임상시험수탁기관에 시험 잠정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보도됐다.
각사 공시와 재무제표 관련 보도에 따르면 세종메디칼이 약 63억원에 취득한 제넨셀 지분은 이후 전액 손상 처리됐고, 한국파마가 보유한 제넨셀 지분도 2026년 1분기 말 기준 공정가치와 장부금액이 0원으로 계상됐다. 이는 투자자산에 대한 회계상 평가로, 제넨셀의 모든 기술이나 기업가치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임상시험계획 승인과 품목허가는 달라
임상시험계획 승인은 제출된 계획에 따라 후보물질을 사람에게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도록 허용하는 절차다.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최종 입증됐거나 판매를 위한 품목허가를 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제넨셀 사건과는 별도로 지난 7월 30일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임상시험 결과와 기술이전 규모 등이 과도하게 해석돼 투자자의 판단을 흐리는 문제를 줄이려는 취지다.
개선안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기업은 IPO 공모가를 산정할 때 예상 시장규모와 임상시험 성공확률, 허가·심사 위험, 개발기간 및 소요비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기술이전 계약도 계약금과 개발 마일스톤, 허가·판매 마일스톤, 로열티를 구분해 조건부 금액의 성격을 알리도록 했다.
정기공시에는 파이프라인별 ‘연구개발 이력관리 총괄표’를 도입해 개발 완료와 중단, 기술이전, 품목허가 등 주요 경과를 누적 공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감원은 투자 판단에 중요한 정보를 공시를 통해 먼저 공개하고 보도자료는 공시 내용과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언론보도 가이드라인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수시공시 개정안은 한국거래소가 검토 중이며, 최종 언론보도 가이드라인은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와의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 인기기사 | 더보기 + |
| 1 | 불법 CSO, '약가 우대' 날린다… 대법 실형 확정, 제약업계 '초긴장' |
| 2 | 국산 CAR-T '림카토' 약평위 넘었다…급여 등재 한발 더 |
| 3 | "한국 성인 비만 경제적 부담 연 23조원 이상…치료 접근성 높여야" |
| 4 | 제약바이오협회 "약가인하 내년 4월 연기… 업계 요구 대폭 수용 결과” |
| 5 | 페니트리움바이오,고형암 대상 'Penetrium' 임상2a상 미국 FDA 승인 |
| 6 | [제약 AI 대전환 ⑧·끝] 지속 가능한 제약 AX 마지막 관문 '운영과 성과' |
| 7 | “표적·전달·면역을 연결하다” ADC·BiTE, 정밀 항암 신약개발 진화 |
| 8 | 우리그룹 윤지용 대표 "광원 60년 '제조 DNA'로 글로벌 바이오기업 도약” |
| 9 | "치료 필요한 비만 환자 놓친다"…BMI 넘어 국가 관리체계 마련해야 |
| 10 | “편두통, 이제 ‘참는 두통’ 아냐…치료 목표는 ‘Headache-free’ |
| 인터뷰 | 더보기 + |
| PEOPLE | 더보기 + |
| 컬쳐/클래시그널 | 더보기 + |

바이오 신약개발의 불확실성이 다시 정치권과 규제기관, 자본시장의 신뢰 문제로 번졌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이던 2021년 바이오기업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과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에 고발됐다.
김 후보자의 요청이 실제 심사 순서나 승인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후보자 측은 심사 기준 완화나 절차 생략을 요구한 사실이 없으며, 통상적인 고충민원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승원·김강립 전 식약처장 등 고발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4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김 후보자와 김강립 전 식약처장 등을 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전 시의원은 제넨셀 설립자 강모씨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이 늦어질 것을 우려해 양모씨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식약처 심사의 신속한 처리를 부탁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고발인이 제기한 의혹으로, 고발장에 적시된 혐의가 성립하는지는 수사기관에서 판단되지 않았다.
관련 판결문과 김 후보자 측 설명에 따르면 제넨셀은 2021년 9월 23일 담팔수 잎 추출물 기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의 국내 임상 2·3상 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식약처는 같은 달 30일 인도 임상시험 결과의 상세 근거자료 등 14개 항목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양씨는 10월 8일 김 후보자에게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김 후보자는 10월 12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과 관련 담당 부서를 언급하며 업무가 빠르게 처리될 수 있도록 살펴봐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제넨셀은 10월 18일 최종 보완자료를 제출했고, 식약처는 같은 달 26일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김 후보자가 메시지를 보낸 날로부터 14일 뒤다.
승인 7일 전 113억원 투자…후보자 측 “민원 전달”
세종메디칼은 임상시험계획 승인 7일 전인 10월 19일 강씨가 보유한 제넨셀 주식 66만주를 62억8980만원에 취득하고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약 113억원이었다.
투자 공시와 임상시험계획 승인의 시간적 선후관계는 확인된다. 그러나 해당 투자와 김 후보자의 요청, 식약처 승인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었다고 확인되거나 사법적으로 판단된 것은 아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해당 임상시험계획이 김 후보자의 연락으로 앞당겨졌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준비단에 따르면 제넨셀은 2021년 6월부터 식약처 사전상담제도를 통해 협의를 진행했고, 6월 23일에는 임상 관련 사전회의도 열었다. 당시 코로나19 치료제에는 보완자료 접수 후 15일 이내 처리를 기준으로 하는 신속심사 절차가 적용됐으며, 제넨셀의 임상시험계획도 해당 기간 안에 처리됐다는 설명이다.
김 후보자 측은 치료제 허가나 우선 심사, 심사 기준 완화 또는 절차 생략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국내 중소기업의 임상 절차가 부당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살펴봐 달라는 공익적 고충민원을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1심은 설립자 유죄 판단…김 후보자 영향 여부는 판단 안 해
서울서부지법은 2024년 12월 제넨셀 설립자 강씨의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약사법 위반 등 공소사실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1심 법원은 강씨가 임상시험계획 승인 과정에서 실제 실험 내용과 다르게 작성된 동물실험 자료를 제출하고, 햄스터 사망 등 불리한 결과가 자료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도록 해 식약처 담당자들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신속한 처리를 부탁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통화한 사실만으로 정식 심사 절차를 생략하거나 다른 업체보다 우선 검토해 달라는 청탁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김 후보자가 자료의 문제를 알고 있었는지, 김 후보자의 연락이 임상시험계획 승인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해당 판결의 판단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서부지검은 관련 수사 이후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는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으로 법원의 유죄 확정판결과는 구분된다. 김 후보자는 해당 처분이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세종메디칼 주가 급등락…임상 잠정 중단 보도
당시 주가 시세를 보면 임상시험계획 승인 사실이 알려진 2021년 10월 27일 세종메디칼 주가는 장 초반 전 거래일보다 15% 이상 상승했다가 하한가인 5300원으로 마감했다. 10월 25일 종가 7840원과 비교하면 29일 종가 4115원까지 4거래일 동안 47.5% 하락했다.
다만 주가 변동이 김 후보자의 요청이나 식약처 승인 과정에서 비롯됐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ES16001 임상도 계획이 조정됐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제넨셀이 당초 공개한 약 1100명 규모의 글로벌 임상 2·3상 계획은 이후 424명 대상 임상 2상으로 변경됐다. 실제 무작위배정된 환자는 100명으로 424명의 23.6%였다.
제넨셀은 2023년 5월 중간 통계분석과 임상 전략 수정을 이유로 임상시험수탁기관에 시험 잠정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보도됐다.
각사 공시와 재무제표 관련 보도에 따르면 세종메디칼이 약 63억원에 취득한 제넨셀 지분은 이후 전액 손상 처리됐고, 한국파마가 보유한 제넨셀 지분도 2026년 1분기 말 기준 공정가치와 장부금액이 0원으로 계상됐다. 이는 투자자산에 대한 회계상 평가로, 제넨셀의 모든 기술이나 기업가치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임상시험계획 승인과 품목허가는 달라
임상시험계획 승인은 제출된 계획에 따라 후보물질을 사람에게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도록 허용하는 절차다.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최종 입증됐거나 판매를 위한 품목허가를 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제넨셀 사건과는 별도로 지난 7월 30일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임상시험 결과와 기술이전 규모 등이 과도하게 해석돼 투자자의 판단을 흐리는 문제를 줄이려는 취지다.
개선안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기업은 IPO 공모가를 산정할 때 예상 시장규모와 임상시험 성공확률, 허가·심사 위험, 개발기간 및 소요비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기술이전 계약도 계약금과 개발 마일스톤, 허가·판매 마일스톤, 로열티를 구분해 조건부 금액의 성격을 알리도록 했다.
정기공시에는 파이프라인별 ‘연구개발 이력관리 총괄표’를 도입해 개발 완료와 중단, 기술이전, 품목허가 등 주요 경과를 누적 공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감원은 투자 판단에 중요한 정보를 공시를 통해 먼저 공개하고 보도자료는 공시 내용과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언론보도 가이드라인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수시공시 개정안은 한국거래소가 검토 중이며, 최종 언론보도 가이드라인은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와의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