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 비만 경제적 부담 연 23조원 이상…치료 접근성 높여야"
본인부담 의료비 정상체중군 대비 79~174%↑…결근·생산성 저하 손실도 커
김원석 교수 "비만, 임상적 문제 넘어 보건경제학적 문제…지속가능한 중재 필요"
입력 2026.09.03 14:18 수정 2026.09.0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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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석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3일 열린 ‘국가 비만관리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한국 성인 비만의 경제적 부담과 중재의 잠재적 효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국내 성인 비만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이 의료비와 노동생산성 저하, 조기사망 등을 합쳐 연간 23조원을 넘어선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비만 유병률이 경제활동이 활발한 30~40대에서 높게 나타나는 가운데, 비만으로 인한 부담이 환자 개인의 의료비를 넘어 결근과 근무 중 생산성 저하 등 사회 전체의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비만을 단순한 체중 문제가 아닌 보건경제학적 문제로 보고 효과적인 중재와 치료 접근성 확대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원석 을지대 의대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비만학회 보험법제위원회)는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국가 비만관리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한국 성인 비만의 경제적 부담과 중재의 잠재적 효과’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국내 비만 유병률 증가세와 함께 의료비, 결근, 근무 중 생산성 저하, 조기사망 등 비만이 초래하는 직·간접적인 경제적 부담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우선 국내 비만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남성 비만 유병률은 51.1%, 여성은 27.7%로 나타났으며 복부비만 역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30~40대의 높은 비만 유병률이 주목됐다. 특히 35~39세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59.2% 수준으로 나타났다. 1단계 비만뿐 아니라 2·3단계 비만 역시 과거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젊은 연령층의 비만 증가가 향후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부담 측면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만에 노출되는 시점이 빨라질수록 생애에 걸쳐 비만의 영향을 받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경제활동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건강 악화는 노동생산성 손실로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분석에서는 비만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의료비에 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체중·비만 성인의 본인부담 의료비는 정상체중군보다 79~174%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1인당 연간 본인부담 의료비는 약 140만원으로 추산됐으며, 전체 부담 규모는 약 15조원으로 제시됐다. 특히 비만도가 높아질수록 의료비 부담 역시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간접비용도 상당했다.

비만과 관련한 연간 초과 결근일수는 약 463만일로,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약 5750억원으로 추산됐다. 출근은 했지만 건강 문제 등으로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근무 중 생산성 저하일수는 연간 약 6260만일에 달했으며, 이에 따른 손실은 약 8조원으로 분석됐다.

조기사망에 따른 부담도 포함됐다. 2025년 기준 비만에 기인한 조기사망은 연간 약 1500명으로 추산됐으며,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약 331억원으로 제시됐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본인부담 의료비와 결근, 근무 중 생산성 저하, 조기사망에 따른 손실 등을 종합할 경우 국내 성인 비만이 초래하는 경제적 부담이 연간 23조원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비만의 경제적 부담은 개인의 의료비를 넘어 고용주와 사회 전체의 생산성 및 노동력 손실로 확장된다”며 비만을 개인의 임상적 문제뿐 아니라 중요한 보건경제학적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미중재 비용(Cost of Inaction)’을 고려하면 비만 치료의 가치를 체중감량 효과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효과적인 비만 중재를 통해 체중과 비만 단계를 개선하고 비만 관련 질환 및 사망 위험을 낮춘다면 개인의 의료비뿐 아니라 생산성 손실과 조기사망에 따른 사회적 부담도 줄일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임상적으로도 5~10% 수준의 의미 있는 체중감량이 당뇨병과 고지혈증, 고혈압 등 비만 관련 질환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에서 제시된 분석 모델에서도 체중감량 수준이 커질수록 비만 관련 질환 발생 위험 감소 효과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참여율 역시 중요한 변수로 제시됐다. 발표에서 제시된 분석에 따르면 약물치료와 비만대사수술 등 비만 치료 참여율이 약 11%인 경우 질환 발생률은 1~3%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참여율을 60% 이상으로 높일 경우 질환 발생률 감소 폭은 7~20%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분석은 특정 비만 치료제나 중재의 비용효과성을 직접 평가한 것은 아니다. 현재 확인된 비만의 경제적 부담을 토대로 체중감량과 비만 단계 개선, 임상적 위험 감소가 의료비와 생산성 등 경제적 가치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살펴본 분석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비만을 임상적 문제이자 경제적 문제로 인식하고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중재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비만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효과적인 비만 중재는 임상적 전략일 뿐 아니라 건강과 생산성에 대한 잠재적 투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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