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률 99%의 R&D는 실패나 다름없다" 논문과 특허 창출에 머물던 기존 바이오 R&D의 관행을 깨고,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적 난제 해결'에만 집중하는 파격적인 대규모 프로젝트가 첫발을 내디뎠다.
그 돌파구로 초미세 생체 신호까지 읽어내는 '양자 센싱' 기술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꽉 막혀있던 조기 진단 시장에 새로운 길이 열릴지 제약·바이오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K-헬스미래추진단은 2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2026년도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임무 3(바이오헬스) 제안자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기존 추격형 연구에서 벗어나 사회적 난제 해결을 정조준한 이재명 정부의 바이오헬스 초격차 기술 확보 전략이 실제 임상 현장의 과제로 이어지는 첫 관문으로, 기존 진단 기기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을 '양자 센서'가 초격차 확보를 위한 핵심 돌파구로 제시됐다.
선경 K-헬스미래추진단 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 R&D 성공률이 99%인 것은 나머지 1%가 실패가 아니라 징계 대상이기 때문"이라며, 처음부터 목표를 낮게 잡는 '추격형 R&D'의 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선 단장은 "이번 사업은 보건의료 분야에서 최초로 도전하고 혁신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지향하며, 대신 실패는 용인해 주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특별한 기술이나 단기적 제품 개발에 얽매이는 대신,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적 난제' 해결에 집중하겠다는 한국형 ARPA-H의 핵심 철학을 보여준다.
바이오헬스 산업의 혁신을 이끌 '임무 3'은 2024년부터 2032년까지 약 1조 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창복 PM은 "의료 수요가 질병 발생 후의 치료에서 질병의 사전 예측 및 조기 개입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현재의 진단 장치들은 물리적 한계에 부딪혀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센서의 감도 한계를 뛰어넘어 초미세 생체 신호를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양자 센서'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과제의 캐치프레이즈는 '센서 X를 위한 양자 센서 탐색(Quantum Sensor Exploration for Super Sensor X)'으로 명명됐으며, 약 4.5년 동안 물리적 검증부터 생물학적 유용성 확인, 임상 적용 가능성 탐색까지 3단계에 걸쳐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양자 센서의 기본 개념부터 이를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파격적인 연구 방향들이 차례로 제안됐다.
가장 먼저 발제에 나선 이동헌 고려대 교수는 "양자 센서는 원천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이미 국방 등 여러 산업 현장에서 속속 활용되며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서두를 열었다. 이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양자 플래그십 과제를 소개하며, 기존의 거대하고 값비싼 저온 의료 장비를 대체할 다이아몬드 NV 센터 기반의 소형 나노 양자 MRI와 심자도(MCG) 센서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해 전체 과제의 기초를 닦았다.
이어 손석균 경희대 교수는 빛으로 반응하는 유기 분자 기반 양자 센서인 '펜타신(Pentacene)' 플랫폼을 제안했다. 고체 결함 기반 센서와 달리 분자 설계가 가능하고 생체 친화적인 펜타신은 미세 온도 변화, 압력, 활성산소(ROS) 등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손 교수는 이를 암 미세 환경 분석 및 약물 반응 평가 등에 특화된 다중 환경 변수 판독 플랫폼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기 성균관대 교수는 저출산 시대의 난제인 '난임' 진단 및 치료에 양자 센서를 접목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존의 정자 농도나 외형 등 단편적 지표에 의존하던 산전 검사를 넘어, 양자 터널링 등을 이용해 건강한 생식 세포를 비침습적이고 정량적으로 판별하겠다는 구상이다. DNA 분절 등을 정밀 분석해 체외 수정 성공률을 극대화하고, 향후 환자 맞춤형 오가노이드 칩과 결합해 임신 전 주기를 관리하는 시스템으로의 확장을 제안했다.
김윤경 KIST 책임연구원은 실패율이 99.8%에 달하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돌파구로 '혈액 기반 조기 진단'을 지목했다. 임상 증상이 발현되기 전, 뇌에 쌓이기 시작하는 극미량의 독성 병리 단백질 응집체(올리고머)를 혈액에서 포착하기 위해 단일 스핀 단위까지 측정 가능한 초민감 양자 센싱 기술의 도입을 역설했다. 이는 난치성 치매 환자의 세밀한 조기 분류를 가능케 해 신약 개발과 임상 현장의 난맥상을 풀 핵심 열쇠로 주목받았다.
플로어에서는 양자 소재의 국내 양산 인프라 부재, 임상 검증에 소요되는 장구한 시간 등 현장의 현실적인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창복 PM은 "그 한계를 어떻게 뛰어넘을지 함께 극복해 보자는 것이 본 사업의 취지"라며, 연구실을 넘어선 실질적 임상 유용성 확보를 위해 병원 등 수요자가 반드시 참여하는 산·학·연·병 컨소시엄 구성의 중요성을 거듭 당부했다.
한편, K-헬스미래추진단은 이날 수렴된 전문가와 현장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오는 5월 중순경 최종 제안요청서(RFP)를 확정 및 공고할 예정이다. 6월 말까지 제안서를 접수하고 심사를 거쳐 7월 말 협약을 체결, 올해 안으로 과제를 본격 런칭할 계획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담한 R&D 혁신 실험이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에 진정한 초격차를 가져올 수 있을지 제약·바이오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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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돌파구로 초미세 생체 신호까지 읽어내는 '양자 센싱' 기술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꽉 막혀있던 조기 진단 시장에 새로운 길이 열릴지 제약·바이오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K-헬스미래추진단은 2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2026년도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임무 3(바이오헬스) 제안자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기존 추격형 연구에서 벗어나 사회적 난제 해결을 정조준한 이재명 정부의 바이오헬스 초격차 기술 확보 전략이 실제 임상 현장의 과제로 이어지는 첫 관문으로, 기존 진단 기기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을 '양자 센서'가 초격차 확보를 위한 핵심 돌파구로 제시됐다.
선경 K-헬스미래추진단 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 R&D 성공률이 99%인 것은 나머지 1%가 실패가 아니라 징계 대상이기 때문"이라며, 처음부터 목표를 낮게 잡는 '추격형 R&D'의 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선 단장은 "이번 사업은 보건의료 분야에서 최초로 도전하고 혁신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지향하며, 대신 실패는 용인해 주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특별한 기술이나 단기적 제품 개발에 얽매이는 대신,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적 난제' 해결에 집중하겠다는 한국형 ARPA-H의 핵심 철학을 보여준다.
바이오헬스 산업의 혁신을 이끌 '임무 3'은 2024년부터 2032년까지 약 1조 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창복 PM은 "의료 수요가 질병 발생 후의 치료에서 질병의 사전 예측 및 조기 개입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현재의 진단 장치들은 물리적 한계에 부딪혀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센서의 감도 한계를 뛰어넘어 초미세 생체 신호를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양자 센서'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과제의 캐치프레이즈는 '센서 X를 위한 양자 센서 탐색(Quantum Sensor Exploration for Super Sensor X)'으로 명명됐으며, 약 4.5년 동안 물리적 검증부터 생물학적 유용성 확인, 임상 적용 가능성 탐색까지 3단계에 걸쳐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양자 센서의 기본 개념부터 이를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파격적인 연구 방향들이 차례로 제안됐다.
가장 먼저 발제에 나선 이동헌 고려대 교수는 "양자 센서는 원천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이미 국방 등 여러 산업 현장에서 속속 활용되며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서두를 열었다. 이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양자 플래그십 과제를 소개하며, 기존의 거대하고 값비싼 저온 의료 장비를 대체할 다이아몬드 NV 센터 기반의 소형 나노 양자 MRI와 심자도(MCG) 센서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해 전체 과제의 기초를 닦았다.
이어 손석균 경희대 교수는 빛으로 반응하는 유기 분자 기반 양자 센서인 '펜타신(Pentacene)' 플랫폼을 제안했다. 고체 결함 기반 센서와 달리 분자 설계가 가능하고 생체 친화적인 펜타신은 미세 온도 변화, 압력, 활성산소(ROS) 등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손 교수는 이를 암 미세 환경 분석 및 약물 반응 평가 등에 특화된 다중 환경 변수 판독 플랫폼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기 성균관대 교수는 저출산 시대의 난제인 '난임' 진단 및 치료에 양자 센서를 접목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존의 정자 농도나 외형 등 단편적 지표에 의존하던 산전 검사를 넘어, 양자 터널링 등을 이용해 건강한 생식 세포를 비침습적이고 정량적으로 판별하겠다는 구상이다. DNA 분절 등을 정밀 분석해 체외 수정 성공률을 극대화하고, 향후 환자 맞춤형 오가노이드 칩과 결합해 임신 전 주기를 관리하는 시스템으로의 확장을 제안했다.
김윤경 KIST 책임연구원은 실패율이 99.8%에 달하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돌파구로 '혈액 기반 조기 진단'을 지목했다. 임상 증상이 발현되기 전, 뇌에 쌓이기 시작하는 극미량의 독성 병리 단백질 응집체(올리고머)를 혈액에서 포착하기 위해 단일 스핀 단위까지 측정 가능한 초민감 양자 센싱 기술의 도입을 역설했다. 이는 난치성 치매 환자의 세밀한 조기 분류를 가능케 해 신약 개발과 임상 현장의 난맥상을 풀 핵심 열쇠로 주목받았다.
플로어에서는 양자 소재의 국내 양산 인프라 부재, 임상 검증에 소요되는 장구한 시간 등 현장의 현실적인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창복 PM은 "그 한계를 어떻게 뛰어넘을지 함께 극복해 보자는 것이 본 사업의 취지"라며, 연구실을 넘어선 실질적 임상 유용성 확보를 위해 병원 등 수요자가 반드시 참여하는 산·학·연·병 컨소시엄 구성의 중요성을 거듭 당부했다.
한편, K-헬스미래추진단은 이날 수렴된 전문가와 현장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오는 5월 중순경 최종 제안요청서(RFP)를 확정 및 공고할 예정이다. 6월 말까지 제안서를 접수하고 심사를 거쳐 7월 말 협약을 체결, 올해 안으로 과제를 본격 런칭할 계획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담한 R&D 혁신 실험이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에 진정한 초격차를 가져올 수 있을지 제약·바이오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