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R&D③]복지부, '국민 생명'과 '글로벌 도약' 두 축으로 1조 원 투입
2026년 복지부 주요 R&D 예산 1조 652억 원...전년 대비 12.6% 증액
4대 추진전략 구체화...난제 해결(ARPA-H),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AI 대전환, 생태계 조성
R&D 방향으로 본 약가 개편...'혁신 신약'엔 파격 보상, '필수의료'엔 수가 가산 예고
입력 2026.01.21 06:00 수정 2026.01.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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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산업은 최근 정부의 일방적인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 여파로 현장 전반에 위축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수익 구조가 흔들리면서 연구개발(R&D)과 투자 여력까지 동반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산업이 직면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고 해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정부는 R&D 예산을 확대하며 생명공학 기술과 제약바이오 신약개발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기술 기반 기업과 연구 조직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신호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부와의 합리적인 약가 협의와 함께, 변화된 정책 환경을 냉정하게 해석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접근이다. 확대되는 연구개발 재원과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놓치지 않고 정교하게 연결한다면, 이번 위기는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약업신문은 보건의료·제약바이오 산업이 선택지와 전략을 점검할 수 있도록 ‘2026 정부 R&D 사업 부처합동 설명회’를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1월 20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강당에서 열린 '2026년 정부 R&D 사업 부처합동설명회'.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보건복지부가 2026년 보건의료 연구개발(R&D)의 청사진으로 '국민의 더 건강한 미래'와 '바이오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 20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강당에서 열린 '2026년 정부 R&D 사업 부처합동설명회'에서 복지부는 이 같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4대 중점 추진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2026년 보건복지부의 주요 R&D 예산안은 총 1조 652억 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2025년(9,464억 원) 대비 약 12.6% 증가한 수치로, 정부 R&D 지출 효율화 기조 속에서도 바이오헬스 분야가 국가 필수 전략 기술이자 미래 성장 동력임을 재확인한 결과다.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 바이오헬스R&D 혁신TF팀 박성민 팀장.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복지부 R&D 4대 추진전략...'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체질 개선
이날 발표된 복지부의 R&D 추진방향은 기존의 백화점식 지원을 탈피하고, ▲임무 중심 ▲기술 주권 ▲디지털 혁신 ▲기반 조성이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4대 전략으로 구조화되었다.

가장 최우선 순위는 국가적 보건 난제 해결이다. 이를 위해 '한국형 ARPA-H 프로젝트'가 핵심 동력으로 작동한다. 2026년 예산이 1,087억 원(전년 대비 72.2% 증액)으로 대폭 확대된 이 프로젝트는 백신·치료제 주권 확보, 암·희귀질환 정복 등 실패 위험이 크지만 성공 시 파급력이 큰 고위험·고수익 연구에 집중한다. 또한, 시장 논리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투자가 강화된다. 응급, 외상, 소아 등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정신건강 문제 및 저출산·고령화 등 시급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공익적 기술 개발에 재정을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개발혁신본부 R&D정책전략팀 이슬기 팀장.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는 '글로벌 협력'이 꼽혔다. 복지부는 일명 '보스턴 코리아 프로젝트'로 불리는 글로벌 공동연구 지원을 확대하여 국내 연구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힌다. 이는 국내 바이오헬스 기술 수준을 단기간에 글로벌 선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패스트 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전환(DX)을 넘어선 'AI 대전환(AX)'도 본격화된다. 복지부는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을 통해 양질의 임상·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산·학·연이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고도화한다. 특히 2026년부터는 신약 개발 과정에 AI를 접목하여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AI 신약 개발'과, 의료 현장에서의 진단·치료 정확도를 높이는 'AI 의료기기' 실증 지원 사업이 확대된다.

이번 R&D 투자 전략은 단순히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향후 보건복지부의 약가제도 개편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나침반이다. 정부가 '돈을 쓰는 곳(R&D)'에 '보상(약가)'도 따른다는 정책적 일관성을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은 약가 제도 변화가 강력히 점쳐진다.

'혁신 가치'에 대한 확실한 보상체계 구축 (Value-based Pricing)
'한국형 ARPA-H'와 'AI 신약개발'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결과물인 혁신 신약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약가 우대를 제공하겠다는 시그널이다. 기존의 원가 중심 약가 산정 방식에서 벗어나, 임상적 유용성이 개선되거나 대체 치료제가 없는 혁신 신약에 대해서는 '가치 기반 약가(Value-based Pricing)'를 적용하여 개발사의 R&D 투자 회수를 보장하고 재투자를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산 AI 신약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는 약가 유연성 제도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필수의료' 의약품의 공공적 가치 인정 
필수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R&D 투자는 해당 의약품의 '공공형 약가 정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소아·희귀질환 치료제나 채산성이 낮아 공급 중단 위기가 있는 필수의약품에 대해서는, 경제성 평가를 면제하거나 원가 보전 수준을 넘어선 '필수의료 수가 가산' 개념을 약가에도 도입할 공산이 크다. 이는 R&D 성과가 실제 의료 현장의 공급 안정성으로 이어지게 하는 핵심 고리가 될 것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이중 약가' 논의 가속화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국내 약가가 해외 수출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동반할 것이다. 국내의 낮은 약가가 해외 수출 가격의 기준(Reference Price)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 약가와 표시 약가를 달리하거나 환급형 위험분담제(RSA)를 확대 적용하는 등 '수출 친화적 약가 구조'로의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재활원, 장애인·노인 위한 '체감형 기술'에 집중

국립재활원 연구기획팀 임성민 팀장.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국립재활원은 '수요자 중심'의 실용적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2026년 재활연구개발용역사업 예산은 약 81억 원 규모로, 내부 연구와 용역 연구를 병행하여 추진한다.

특히 2026년에는 총 13개의 신규 과제가 공고될 예정이다. 대표적인 과제로는 ▲뇌졸중 환자의 회복을 위한 AI 기반 하지재활 평가 및 훈련 시스템 개발(4억 원) ▲통합돌봄 서비스 연계 AI 기반 지역사회 재활 기술 기획(0.7억 원) ▲청각 보조 통합 솔루션 개발(4억 원) 등이 있다. 국립재활원은 이를 통해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돌봄 부담을 완화하고, 장애인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국립암센터, '암 정복' 위한 전주기 연구 강화...K-Cancer 통합 관리

국립암센터 구정연 사무국장.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국립암센터는 암 예방부터 진단, 치료, 예후 관리에 이르는 전주기적 연구를 강화한다. 2026년 국립암센터의 주요 R&D 예산(출연금 기준)은 약 679억 원 규모로 편성되었다.

주요 사업으로는 ▲공익적 암 연구사업(271억 원) ▲암 정복 추진 연구개발사업(151억 원) ▲한미 암 공동연구사업(106억 원) 등이 포함되었다. 특히 '한미 암 공동연구사업'은 미국의 '캔서 문샷(Cancer Moonshot)' 이니셔티브와 연계하여 첨단 암 연구 분야의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2026년 신규 공모로 '한국형 암 임상연구 네트워크(KCON)' 구축을 지원하여 다기관 임상연구의 질을 높이고 협력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결국 2026년 보건의료 정책의 핵심은 'R&D 혁신'과 '약가 보상'의 톱니바퀴를 맞추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술 패권 경쟁 시대에 R&D 투자는 곧 국가 생존 전략"이라며, "투자된 기술이 시장에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R&D 성과가 실제 국민 건강 증진과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유연하고 혁신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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