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의전원법 즉각 처리 촉구…지역·필수의료 공백 "더는 못 기다린다"
의료인력 수급추계 논쟁과 분리해 입법 추진 요구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
입력 2026.01.1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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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필수·공공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국립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시민·노동·환자단체의 공동 요구가 제기됐다.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13일 공동성명을 통해 국회에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국립의전원법)’을 즉각 심사·의결할 것을 촉구하고, 의료인력 양성과 전공의 수련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를 요구했다.

연대회의는 2027년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의료인력 수급 논의가 일부 의사단체의 문제 제기로 사실상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구성과 절차를 문제 삼으며 감사 청구까지 거론하는 행태는, 추계 결과에 해당 단체가 추천한 전문가의 판단이 포함돼 있음에도 결과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합의 민주주의를 왜곡하는 ‘분석에 의한 마비’ 전략에 해당한다는 비판이다.

이들은 국립의전원법 발의 배경으로 이미 현실화된 지역 의료 붕괴를 들었다. 공공병원과 민간병원을 가리지 않고 의사 인력 부족으로 진료가 축소되고 병상이 닫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으며, 응급·분만·외상·중환자 등 필수의료 영역에서 당직 과중과 진료 공백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계획된 구조조정이 아닌 ‘의사를 구하지 못해 병상을 줄이는’ 비정상적 축소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는 시장에만 맡길 수 없는 필수 공공서비스라는 점이 재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연대회의는 의료가 정보 비대칭과 지역 편재가 결합된 전형적인 시장 실패 영역인 만큼, 국가가 의료인력 양성과 배치를 공공적으로 설계하고 책임 있게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 인력 수급 불균형은 단순한 인력 부족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료 기능 자체를 붕괴시키는 복합 실패로, 여야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생명과 안전의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국립의전원 설계와 관련해 기존 의대 정원 논쟁에만 매몰돼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의료인력수급추계위 논의와 별개로 정원 외 방식 등 다양한 제도 설계를 통해 지역·필수·공공의료에 필요한 인력을 신속히 양성·공급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안에 포함된 지역 공공의료기관 의무복무 역시 ‘강제’가 아니라, 공적 재정과 교육 기회가 투입되는 만큼 공공적 책무가 결합되는 사회적 계약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공의 수련에 대한 국가책임제 도입 필요성도 강하게 제기됐다. 수련을 병원 경영 논리에 맡길수록 필수과와 지역 수련은 취약해지고, 수련 여건이 비용 절감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대가치수가에 전공의 수련 비용이 포함돼 있음에도 전공의 기본급 삭감 계약이 이뤄지는 현실을 문제 삼으며, 수련 인프라를 공공재로 명확히 규정하고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역 단위 수련센터 또는 공공 수련 네트워크를 통해 필수과·지역의료 수련 기반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포함됐다.

아울러 연대회의는 의료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유인 구조에 대한 사회적 논의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이 기대하는 의사는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건강을 돌보는 ‘동네 의사’인데, 전문의 면허가 미용 중심 진료에 과도하게 활용되는 현실은 또 다른 의사가 되고자 하는 인재의 기회를 박탈하고 의료 인력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주장이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경실련, 보건의료노조, 한국노총, 환단연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의료인력 수급추계 논쟁과 별개로 국립의전원법 제정을 즉시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가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 양성의 국가책임 원칙을 분명히 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연대회의는 “국립의전원 설립과 국가책임 수련체계 구축은 코로나19와 의료대란을 거치며 상처 입은 국민을 치유하고, 무너지는 지역·필수·공공의료를 되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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