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와 정부가 '의정 협의 재가동'을 위한 만남을 앞둔 가운데, 복지부가 의협의 새 집행부와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간다는 기대를 밝혔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오는 11일 의료계 정부 협력을 위한 주제로 상견례를 가질 계획이다.
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난 9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이번 만남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이 정책관은 지난 의-병-정협의체가 결렬된 이후 다시 시작되는 의-정협의에 임하는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지난 의-병-정협의체에서도 그랬지만 서로간에 성실하고, 진정성 있게 협의를 진행하겠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를 할 수도 있겠지만, 대화를 통해 신뢰가 쌓일 수 있다"며 의협 집행부에 적극적 소통을 제안했다.
이어 "지난 의-병-정협의체는 10차 회의까지 하면서 우리가 큰 타협을 하기 위해 합의문을 만들었지만 결렬됐다"며 "기본 정신은 살아 있지만 협의문 자체가 살아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의협의 의견을 듣고 다시 협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이 정부에 요구하는 문재인 케어 중단 및 상복부초음파 급여 중지에 대해서는 큰 방향성을 들어 설득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정책관은 "의협이 요구하고 있는 내용과 우리가 추진하는 정책이 다른 부분이 있지만 가는 방향은 같다"며 "의협도 보장성 강화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의협은 점진적으로 건보재정을 고려하면서 가자는 것으로 우리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보장성을 강화하고, 연도별, 단계적으로 정리해 같이 가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존동이(求同存異)'라는 사자성어와 같이 대화를 통해 합치를 찾아갈 수 있으리라 본다"고 기대했다.
이기일 정책관은 의-정 협의 일정과 관련해 "11일 상견례 이후, 빠른 시일내 실무협의 날짜를 잡고 진행하겠다"이라며 "다만 정부가 협의 일정을 일방적으로 정할 수는 없고. 의협과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의료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번 의-정협의가 의협 총파업 명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에는 "협의 상대방에서 이번 의-정협의를 어떻게 이용하던지 간에 그것은 상대방의 몫"이라고 선을 그으며 "우리는 최대한 진정성 있게 대화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정책관은 "여당과 청와대도 복지부와 같은 입장으로, 국민의 건강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의료계의 의견을 진솔하게 듣고, 충분히 협의해 달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같은날 복지부 박능후 장관도 '정부 출범 1년 성과 및 향후 추진 방향' 브리핑에서 의료계와의 대화 의지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지난해까지 의정협의체를 통해 의료계와 활발한 대화를 진행해 9차례에 걸쳐 보장성 강화 사안별 개선책을 깊이 논의해 왔다"며 "그 결과 큰 틀과 실현 방안은 의료계와 소통이 된 상태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의협 집행부가 여러 의견을 제기하고 있기어 여러 채널을 통해 활발한 대화를 하고 있다"며 "오는 11일 신임 집행부와 복지부가 소통할 계획이다. 점차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박 장관은 "의협이 오는 20일 총궐기대회 예고를 했는데, 이는 의료계 나름의 필요성이 있기에 의사표출의 방법중 하나로 대화 과정에서 얘기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표출되는 의견을 세심하게 듣고 진지하게 의견을 들어나가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