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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빈 원희목후보 24시 동행 밀착 취재
본지는 대한약사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어떻게 선거운동을 전개하는지, 직선제에 대한 일선 약사들의 반응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후보자와 하루를 함께 하며 현장 밀착 취재를 시도했다.
이번 현장 취재에는 후보자들의 약사사회 현안에 대한 가치관과 선거운동 방향성 등을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더이상 질질 끌려 다니는 약사회가 되지 않겠습니다. 우리 손으로 우리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강한 약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이는 대약회장 후보에 나선 문재빈씨가 약국을 방문할 때마다 약사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문재빈씨는 이같은 강렬한 문구를 약사들에게 강조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회원들의 정서에 호소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의식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회원들에게 강한 약사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할 경우 그것은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의무와 정신무장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문재빈후보의 설명이다.
기상청에 의해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21일 문재빈 후보는 인천지역에서 선거운동을 실시했다.
문재빈 후보를 비롯해 선거 유세팀 6명과 인천지역에서의 지원봉사자 6명 등 총 12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숨가쁘게 인천시약 관내 8개 구약사회에서 득표활동을 벌였다.
오전 10시 인천 부평 작전동에 소재한 카리프 호텔 커피숍에서 선거운동 전략에 대해 논의를 한 문재빈 후보는 선거운동 유세단을 3개팀으로 구성하기로 하고 각자 할당된 지역에서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인천지역 자원봉사자 2명과 문재빈 후보, 그리고 선거운동 유세자로 참여한 신상직 부회장은 부평구를 시작으로 남동·남동구·중구에 소재한 약국 120여곳을 방문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다른 팀들은 연수구·남구 등을 순례하며 이날 400여곳에 육박하는 약국을 방문하는 고된 행군을 했다.
10시 30분 부평에 소재한 K약국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한 문재빈 후보는 강한 약사회를 건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회장에 당선될 경우 약국 재고약 및 약사감시 문제는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문재빈 후보는 "선거 운동을 하다 보니 약국 재고약 및 약사감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피부로 절감했다"며 "그동안 집행부로 활동하며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방안 마련을 요구했는데 집행부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분업제도의 정착에만 집중하는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고 대약 집행부에 대한 불만을 선거 운동 기간중 기자에게 수차례 말했다.
그는 또 "나 또한 대약 집행부의 일원으로써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은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회원들의 안정적인 약국경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약의 최우선 순위를 약사감시와 재고약 문제 해결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강한 약사회 건설 유권자에게 강조
하루 120곳이상 약국 방문 강행군
인천에서 첫 번째로 약국을 방문하고 나온 문재빈후보의 표정을 다소 어두어 졌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문후보는 "일부 약사들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의약분업 시행이후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심화돼 후보들이 약국을 방문해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새로 당선되는 회장은 집행부에 대한 회원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약사회를 중심으로 회원들이 하나로 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며 "강한 약사회 건설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고 강조했다.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문재빈후보도 약국을 방문하는 시간을 길어야 1-2분에 불과했다.
그 짧은 시간에 회원들에게 후보를 알리기 위해 문재빈 후보는 약국을 방문하기 전 약사의 출신교·약국이 특성 등 사전자료를 충분히 인지하고 그에 맞는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첫 약국을 방문한 이후 한동안 표정이 어두었던 문재빈 후보는 4번째 L 약국을 방문하고는 얼굴이 펴졌다.
L약국의 약사가 문 후보를 보고 반가운 얼굴로 "이 먼데까지 왜 오셨습니까, 홍보물과 신문기사 등 언론매체를 통해 문 후보를 잘 알고 있으니 걱정마시고 다른 지역을 방문하십시오, 이 지역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며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
약국을 방문하고 나오면서 문 후보는 기자에게 "지난 30여년간의 약사회무를 그냥 허되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선거 운동을 하면서 알게 됐다"고 "이런 약사들의 뜻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문후보가 방문한 약국에서 일부 약사들을 문 후보에게 약국 경영상의 어려움을 전하고 이를 해결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곳도 상당수 있었다.
약사감시와 약국재고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문 후보의 공약에 의약분업 문제의 개선을 촉구하는 의견도 개진됐으며, 약사회원간의 화합을 위한 방안 마련도 요청됐다.
문 후보는 "선거 운동을 하고 수천곳의 약국을 방문하다 보니 약사들의 어려움을 피부로 절감할 수 있음은 물론 이들로부터 정책에 반영될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할 수 있어 몸은 힘이 들지만 마음은 가볍다"고 말했다.
오후 2시까지 50여곳의 약국을 방문한 문 후보는 유세진과 중간에 합류해 설렁탕집에서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2시 30분부터 또 다시 약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계속했다.
문 후보는 "예전의 간선제의 경우 대의원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식사시간이 길어지고 술도 많이 마시게 됐으나 직선제가 시행되니 술을 마실 시간이 없고 돈도 덜 쓰게 된다"며 직선제의 장점을 설명했다.
문후보가 방문한 인천지역은 중앙대약대출신의 동문이 많다 보니 자원봉사 형식으로 참여하는 약사들이 상당수 있었다.
모 약사의 경우는 약국을 방문하고 나오는 문후보에게 "여기에서 몇십미터 떨어진 곳에 약국이 있는데 그 약사는 동문을 틀리지만 문후보의 정책이 인물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며 그 약국을 방문해 선거운동을 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약국을 방문하는 이동 중간 중간에 문 후보에게는 문후보를 지지하는 약사들과 전국 각지의 선거운동자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문 후보는 "일각에서는 선거 초반에 내가 모 후보에 비해 밀린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그 것은 허상을 본 것이다"며 "선거 운동을 하는 동안 밑바닥의 정서를 읽을 수가 있었고 이들로부터 상당수의 지지의사를 확보해 두었다"며 자신의 우세를 간간이 기자에게 설명해 주었다.
선거 운동중의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지방을 내려가다 보니 약국의 위치를 잘 알지 못해 "약" 또는 "국"가 간판이 보인 곳을 찾아가 보는데 가서 보면 '해장국' 집 등이어서 허탈한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고 웃으며 이야기 했다.
저녁 7시30분까지 약국 방문을 마치고 문 후보는 인천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약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식사 대접을 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저녁 9시가 넘어서는 참모진과의 선거운동 성과를 점검한 후 다음날 선거운동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문 후보는 22일 오전 인천지역에 방문하지 못한 약국을 찾아 선거운동을 했으며, 서울 동대문구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후 인천시약 연수교육에서 후보 정견발표를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기자가 문후보를 취재한 21일은 전영구후보측과의 단일화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된 날이었다.
"약사회에는 심판 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나는 이번 기회에 유권자들이 말로 회무를 하는 말꾼이 아니라 발로 뛰는 진정한 일꾼을 선택하리라고 확신한다. 일선 약사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하고 있다"
원희목 후보는 약사회장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확실한 비전제시, 신뢰확보, 자기혁신 등 3가지를 꼽았다. 이러한 덕목을 갖춘 사람이 진정한 약사회의 수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 후보는 이러한 참된 일꾼을 만들어 달라고 하루 평균 150곳 이상의 약국을 방문하며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어떤 날은 200곳 이상의 약국을 소화하는 그야말로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항간에서는 타동문회 특히 여동문회 영향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동문의 영향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바닥민심에게 호소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약국을 최대한 많이 방문하는 것만이 나에 대한 지지도를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21일 기자가 원희목 후보와 함께 동행한 날은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진 매우 추운 날이었다. 원 후보는 오전시간 촬영 등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구리시 약국가와 남양주 일부 지역 방문에 나섰다. 이날 약국방문 일정은 약 80군데를 소화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원희목 후보는 선거운동과 날씨가 아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며 걱정을 많이 하는 눈치였다. 원 후보는 "우선 구리지역은 처음 가는 곳이라 약국들의 반응에 대한 두려움이 약간 있는 것이 사실이고, 특히 추운 날 이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약국의 반응자체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즉, 날씨가 따뜻하고 화창한 날에 약국을 방문하는 것과 춥거나 비오는 날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설명이다. 날씨가 좋으면 일선 약국가도 웃으며 후보자를 반겨주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왠지 약사들의 표정이 밝지 않아 사기가 떨어진다는 것이 원희목 후보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 후보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구리지역 첫 약국을 방문하는 순간부터 약사들이 원 후보를 대하는 태도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특히 구리지역 대부분 약사들이 원희목 후보를 다 알아본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 이처럼 오랫동안 쌓아온 인지도는 원희목 후보의 가장 큰 무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많은 약국에서 '신문에서 봤어요'라든가 'TV에서 봤어요'라는 인사를 하는 약사들이 많았으며 이날 방문한 약국들의 약 80%정도는 원희목 후보를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약국방문 시간은 채 1분이 되지 않았다. 원희목 후보에 따르면 처음 약국을 방문했을 때에는 약국당 약 5분에서 10분 이상 소요됐다고 한다. 자신을 알리고 약사를 설득하는 시간이 그 정도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문시간은 점차 줄더니 이제는 30초에서 1분 정도의 시간이면 약국 한곳을 소화했다.
약국 10여 곳을 방문하고 원희목 후보는 차안에서 "약국 당 1분 미만 머무르는 것은 선거운동 자체가 유권자를 설득하는 작업보다는 나 자신에 대한 인지도 알리기가 더욱 중요한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약국을 방문해 나의 느낌을 전달하느냐가 승부"라고 말했다.
약국에서는 원희목 후보를 볼 때마다 여기까지 오셨냐고, 대체적으로 반겨주는 분위기였다 특히 여약사들의 반응은 더욱 좋았다. 한 여약사는 "신문과 TV에서 볼 때보다 실물이 훨씬 미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약국을 방문했을 때 기분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원희목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방문하지 않은 약국에 들어갔을 때가 제일 좋다"며 "타 후보들이 방문하지 않은 약국에 들어가면 '아 이 약국은 내 표다'라는 확신이 들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발로 뛰는 진정한 약사회 일꾼 되겠다"
약국 방문마다 반기는 유권자…당선 확신
특히 원 후보는 약국을 방문했을 때 약사들의 표정만 봐도 이 사람이 나를 지지하는지 안 하는지 대번에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희목 후보는 "약국 문을 여는 순간 겸연쩍은 표정을 하는 약사를 만나게 되면, 시간을 좀더 투자해서라도 약국 방문시간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원희목 후보는 "내가 그 동안 선거운동 하다보니까 대략 60%정도는 나에게 희망적인 표정을 보여주었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매일같이 약국을 돌아다보니까, 드링크를 마시는 것도 큰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약국을 방문하는 곳마다 수고한다고 드링크를 따주는데, 그 많은 드링크를 마시는 것도 원 후보에게는 고역인 셈이다. 그러나 감기걱정은 안 한다고 원 후보는 덧붙였다. 이날도 갑자기 기온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원 후보는 옷을 따뜻하게 입지 못해 감기기운이 돌았는데, 약국에서 감기약과 쌍화탕류를 건네 받고는 다시 힘을 내곤 했다.
원희목 후보와 함께 동행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세대와 남녀를 초월해 넓은층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나이가 지긋한 한 원로 약사는 "요즘은 젊은 세대 추세이고, 개혁적인 성향을 가진 원 후보가 꼭 당선될 것"이라고 용기를 주기도 했다.
원희목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은 약사회 회무기간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며 "동문과 세대를 초월한 고른 지지 덕분에 나중에 약사회장이 되더라도 힘이 있는 강한 약사회장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특히 "뒤에 앉아 심판만 보는 임원이 많으면 약사회는 망한다"며 "팔짱만 끼고 너 한번 열심히 해봐라 잘되면 같이 잘한 것이고 잘못되면 전부 네 탓이라고 하는데 누가 열심히 일을 하겠냐"고 반문했다.
원희목 후보는 "말로만 뛰는 말꾼들의 회무가 아니라 발로 뛰는 일꾼들의 회무가 필요하다"며 "회원을 위한 일꾼의 자세를 가지고 약사회와 약사의 희망찬 미래를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재종합
2003.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