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숍 주변 화장품점 매출 12% 감소
중기청, 드럭스토어 현황 보고서…인근 소매점포 절반이 ‘금전적 피해’
입력 2013.09.2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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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GS왓슨스, W스토어 등 대기업이 전개하는 H&B숍(드럭스토어)들이 인근 소매점포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결과가 공개됐다.

판매 품목이 겹치는 화장품점, 약국, 슈퍼마켓, 편의점 등 소매점포 절반 정도가 H&B숍이 들어서면서 금전적 손해를 입었고 그중에서도 화장품점의 매출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드럭스토어 현황 결과보고’를 통해 드러난 내용이다. 보고서는 서울특별시와 부산·대구·울산·대전·광주·인천 등 6개 광역시 내에 있는 H&B숍 가운데 48개를 추리고 그 근처에 있는 727개 소매점포를 조사해 작성됐다.

조사대상 소매점포 가운데 52.3%(380개)는 대기업의 H&B숍 출점으로 인해 ‘금전적 피해가 있었다’고 응답했고 47.7%(347개)는 ‘금전적 피해가 없었다’고 답했다.

금전적 피해를 봤다고 밝힌 380개 소매점포 가운데 업종별 종사자 수와 H&B숍의 이격거리 범위(800m내) 등의 기준을 초과한 곳을 제외한 369개를 추려 최근 3개월간의 점포운영상태를 묻자 70.5%가 ‘현상유지’, 14.6%는 ‘적자’라고 응답했다.

‘적자’ 응답 비중은 슈퍼마켓이 19.8%로 가장 높았고 화장품점(14.1%), 약국(12.8%), 편의점(11.0%)이 차례대로 뒤를 이었다. 또 33m²(10평) 미만 점포 가운데 16.2%가 적자를 보고 있고 있다고 답하는 등 대체로 규모가 작을수록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H&B숍 출점 전엔 하루 평균 73만7,900원이었으나 출점 후엔 66만5,500원으로 7만2,400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매출이 하락한 업종은 화장품점(일평균 9만2,000원)으로 출점 전 74만9,000원이던 평균 매출이 65만6,600으로 줄었고 하락 폭이 가장 적은 업종은 약국(일평균 6만4,000원)이었다.

보고서는 “지속적인 매출 하락 추세를 보이진 않지만 시장 선점을 위한 대기업들의 전략에 변화가 온다면 소규모 점포의 급격한 매출 하락으로 폐업이 속출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H&B숍 출점 전후 고객 수를 비교해보면 전체 평균 일일 8.3명이 감소했는데 슈퍼마켓이 14.9명으로 가장 많았고 화장품점은 8.7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객 수와 매출이 하락하면서 조사 대상 소매점포 중 7.3%는 ‘영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영업을 그만두겠다는 곳 가운데 74.0%는 향후 ‘폐업과 업종전환’을 계획하고 있으며 14.8%는 ‘근로취업’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화장품점의 경우 4%가 ‘영업 중단’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 중 50%는 ‘폐업’을, 또 다른 25%는 ‘점포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를 공개한 홍일표 의원은 “실태조사를 통해 H&B숍의 주요 경쟁상대가 골목상권이 아니라 화장품전문점 및 약국으로 나타나는 등 향후 시장 변화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H&B숍 주변 소매점포의 52.3%가 ‘금전적 피해’를 본다고 느끼고 있는 만큼 정부가 시장의 흐름, 피해 대책, 규제 필요성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H&B숍 업태에는 현재까지 달리 적용되는 규제사항이 없다. 대형마트나 SSM이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해 개설 제한, 사전 입점예고제, 영업시간 제한(자정~오전10시), 의무휴무제(월 2회) 등의 규제를 받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사단법인 화장품전문점협회는 올 2월 대기업들이 더 이상 화장품 소매사업을 확장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서를 동반성장위원회에 제출하면서 그 대상에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당시 전문점협회 관계자는 “화장품 유통의 건강성을 위협하는 인위적 시장재편의 수단으로 자행돼온 대기업의 소매업 직접 진출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이를 통한 화장품전문점 시장의 부활은 고사 직전의 중소 화장품제조사들의 판로 회복과도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대 ·중소기업 간 상생문화를 위해 대기업 집단이 자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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