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 ‘식욕억제제’의 도움도 나쁘지 않다
한 해외 연구에 따르면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 등으로 비만을 치료한 사람 중 고작 10-30%만이 4년 후에도 감량 체중의 절반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비만은 치료가 어렵고 재발하기 쉬운 ‘만성질병’이기 때문에 운동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되곤 한다. 그 중 하나가 체중 조절을 위한 식욕억제제다. 식욕억제제는 식욕을 느끼는 뇌에 작용하여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거나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약을 말한다. 식사, 운동 및 행동수정 요법의 보조요법으로서 복용법과 주의사항 등을 유의해 복용하면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체중조절약에는 작용기전에 따라 식욕을 느끼는 뇌에 작용해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거나 포만감을 증가 시키는 식욕억제제, 음식물로 섭취한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를 차단해 섭취 지방이 체내 흡수 되는 것을 줄이고 밖으로 배설되게 하는 지방흡수억제제가 있다.최근에는 혈당 농도에 자극을 받아 분비되는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 포만감을 유발하는 글루카곤양펩티드(GLP-1)도 출시돼 있다. 국내에서 식욕억제제로 허가 받은 의약품 성분은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로카세린, 부프로피온염산염∙날트렉손염산염 복합제가 있다. 각 제제들은 향정신성 의약품과 비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나뉘고, 3개월 미만의 단기 복용과 장기 복용으로 승인된 약제로 구분할 수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이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는 의약품을 말한다. 식약처는 의존성이나 내성이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별도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국내 시판된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유럽 국가에서 시판되지 않는다.향정신성의약품으로 관리되고 있는 식욕억제제 성분은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로카세린이 있다. 부프로피온염산염과 날트렉손염산염이 복합된 제제는 식욕억제제 중 유일하게 비향정신성 의약품에 해당한다.향정신성 식욕억제제로 분류된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제제는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 혹은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시켜 식욕을 억제하거나 포만감을 높인다.마진돌 제제의 경우 신경전달물질인 카테콜아민의 재흡수를 차단함으로써 신경 연접부 내 농도를 높여 식욕을 억제하고, 로카세린 제제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2C(5-HT2c) 수용체에 직접적으로 작용, 식욕억제중추(pro-opiomelanocortin, POMC)를 활성화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인다.비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인 부프로피온염산염과 날트렉손염산염 복합 제제는 부프로피온 성분이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를 억제, 뇌의 시상하부의 식욕억제중추(POMC)를 활성화해 식욕을 억제하거나 포만감을 높인다.날트렉손 성분은 오피오이드 길항제로서 오피오이드 수용체와 연관된 POMC의 자가억제를 차단해 POMC 의 식욕 억제 작용을 강화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한다. 두 성분은 뇌의 보상중추(reward pathway)에도 작용해 식욕뿐 아니라 배가 불러도 다른 것을 섭취하고자 하는 식탐도 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식욕억제제 처방 시 중요한 것은 약물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적극적인 상담이다. 각 약물의 성분 별로 복용할 수 있는 체질량지수(BMI) 등의 기준과 복용을 금하는 환자, 주의사항, 부작용 등이 다르기 때문에, 복용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민원 홈페이지(ezdrug.mfds.go.kr) 등을 통해 해당 약물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진단 및 상담 시에는 환자의 과거에 앓았던 병력, 건강기능식품까지 포함한 복용중인 약물과 식품이 공유돼야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질환 병력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며, 최근 1년 이내에 식욕억제제 복용 경험이 있다면 복용 시점과 약물의 이름 공유가 필수적이다.
전세미
2018.03.05